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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요 17:16-17 ) / 이수영 목사

by 【고동엽】 2021. 12. 18.

새문안교회 2003. 1. 5 주일예배

설교 이수영 목사

 

 

 

200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첫 주일 설교는 그 해의 교회표어를 제목으로 삼아 하는 것이 전통이 되었습니다. 지난 해에 우리는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자"는 표어를 걸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그 표어대로 우리가 행할 수 있기 위해서는 먼저 진리로 거룩하게 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금년의 교회표어를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로 정했습니다. 오늘 본문말씀 중 "그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 아버지의 말씀은 진리니이다" 하신 말씀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기 위하여 잡히시기 전 아버지 하나님께 드린 기도 속에서 제자들을 위하여 하신 간구 중 하나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간절한 바램이었다면 우리는 그것을 이루려고 힘써야 하겠고, 예수님처럼 우리도 하나님께 그것을 이루어주시도록 간절히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거룩하게 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합니까? "거룩하게 한다"는 말은 "성별한다", "따로 세운다"는 뜻을 갖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바쳐지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진리로 거룩하여진다"는 말은 우리의 삶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진리에 일치시키고 그를 섬기는 데에 바치는 것을 말합니다. "그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 한 것은 그들 곧 예수님의 제자들이 세상적인 사람들이어서는 안될 것을 말한 것입니다. 그들은 거룩한 사람이어야 하고 주님을 섬기기 위하여 세상과 구별된 사람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 아버지의 말씀은 진리니이다" 하신 것은 진리인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만 거룩하여질 수 있음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거룩하게 되는 것은 하나님의 진리와 별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말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진리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주저하지 않고 받아들여야 하고 행해야 합니다. 성화는 그러한 방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 했는데 진리란 무엇입니까? 성경은 진리를 언제나 하나님과 연관시켜 말합니다. 하나님과 상관없는 진리란 없습니다. 진리는 하나님의 특성이며 본성 그 자체입니다. 구약성경은 종종 하나님을 "진리의 하나님"이라고 부릅니다. 시31:5에서는 "내가 나의 영을 주의 손에 부탁하나이다 진리의 하나님 여호와여 나를 속량하셨나이다" 했고, 사65:16에서는 "이러므로 땅에서 자기를 위하여 복을 구하는 자는 진리의 하나님을 향하여 복을 구할 것이요 땅에서 맹세하는 자는 진리의 하나님으로 맹세하리니 이는 이전 환난이 잊어졌고 내 눈 앞에 숨겨졌음이라" 했습니다. 우리가 진리를 아는 것은 오직 하나님을 알 때입니다.

 

 

 

신약성경에서도 진리는 하나님과의, 특히 예수 그리스도와의 긴밀한 연관 속에서 언급됩니다. 신약성경은 하나님의 진리 그 자체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다고 말합니다. 사도 바울은 엡4:21-24에서 "진리가 예수 안에 있는 것 같이 너희가 참으로 그에게서 듣고 또한 그 안에서 가르침을 받았을진대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는 옛 사람을 벗어버리고 오직 너희의 심령이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 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밀접한 관계 속에 있는 진리는 요한복음에서 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제입니다. 1:14에서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했고, 1:17에서는 "율법은 모세로 말미암아 주어진 것이요 은혜와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온 것이라" 했습니다. 예수님 자신도 스스로를 진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14:6)

 

 

 

우리는 진리라는 것이 단순히 하나님에 관한 예수님의 가르침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드러내시는 하나님의 살아 움직이는 현실 그 자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진리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연결시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과 더불어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구원 그리고 영생과 함께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의 구원과 새 창조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구원과 새 창조의 역사를 떠난 추상적 진리를 성경은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진리는 철학적 개념이 아니라 생명과 삶의 언어입니다. 요17:3에 뭐라고 했습니까? "영생은 곧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가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니라" 했습니다. 참 진리는 우리를 예수님의 제자가 되게 하고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진리입니다. 요8:31-32을 봅니다: "그러므로 예수께서 자기를 믿은 유대인들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참 진리는 우리를 죄로부터 자유롭게 하고 하나님과 사귐이 있게 하는 진리입니다. 진리는 우리로 하여금 참된 예배를 드리게 합니다(요4:23).

 

 

 

이것은 또한 진리가 신자의 삶과의 구체적인 관계 속에서 말해지고있음을 의미합니다. 사도 바울은 고전5:8에서 "이러므로 우리가 명절을 지키되 묵은 누룩으로도 말고 악하고 악의에 찬 누룩으로도 말고 누룩이 없이 오직 순전함과 진실함의 떡으로 하자"고 말했습니다. 신자들이 거룩해지는 것은 진리로 말미암는 것입니다(17:17). 신자들이란 곧 진리에 속한 사람들입니다(18:37).

 

 

 

따라서 참 진리는 성령과도 밀접한 관계 속에서 이해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성령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계속하시기 때문입니다. 성령은 "진리의 영"(14:17)이시고, 우리에게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분(15:26)이시며, 우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는 분(16:13)이시기 때문입니다. 신자들에게서 믿음을 일으키시며 진리를 깨닫게 하시고 진리로 그들을 변화시키시며 진리로 새 사람을 창조하시는 이가 바로 성령이시기 때문입니다. 요일5:6에서는 아예 성령이 곧 진리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인간의 생각이나 세상의 방법을 따르지 않고 성령과 함께하며 그의 인도하심을 받고자 더욱 힘쓰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세속적인 사고나 판단을 좇지 말고 철저히 하나님의 말씀을 좇아 사는 새해가 되기를 원합니다. 그 어떤 사람의 추종자가 되려 하지 말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어떤 일보다도 하나님을 위하여 성별되는 이 2003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성령과 말씀을 통해서만 진리는 발견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을 아는 것이 곧 진리이고 영생입니다. 이 진리 안에서만 우리는 거룩하여질 수 있습니다. 진리로 우리 안의 모든 거짓을 내쫓고 거룩하여져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빛의 자녀들처럼 행할 수 있고, 새사람을 입는 것이며, 참으로 하나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 이 해의 우리의 기도의 제목이며 실천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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