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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설교〓/설교.자료모음

미국의 기독 지성운동과 한국적 상황 -<제임스 사이어 강연요약>

by 【고동엽】 2021. 11. 5.

미국의 기독 지성운동과 한국적 상황

제임스 사이어

(이 글은 2000년 5월 20일에 있었던 제임스사이어 초청강연회의 발표내용을 요약한 것임)

I. 불가능한 주제
그리스도인 역사학자 마크 놀(Mark Noll)은, "복음주의 지성의 스캔들은 복음주의 지성이 그리 많지 않다"고 했다. 불행히도, 놀의 말은 옳다. 교회가 확장될 때마다 뛰어난 사상가들이 등장했지만, 복음주의권은 지성의 활동을 전혀 강조하지 않았고 많은 지성인을 배출하지도 못했다. 많은 그리스도인은 자기 신앙의 내용과 지적 활동이 관련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신앙과 이성은 별개의 영역이다. 그들은 지성을 세속적인 것처럼 여기고, 이러한 '사고 행동'(reasoning)이 그들의 영성과 관련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하지 않는다. 한편 그들은 훌륭한 도덕적 삶을 존중하고 그렇게 살지만, 자신이 그리스도인으로서 믿고 아는 것이 자신이 공부하는 학문 영역과 상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경향이 있다. 특히 자연 과학에서 이런 현상이 가장 두드러진다.

II. 기독 지성인이란?
독일 출신의 그리스도인 철학자인 조셉 피퍼(Josef Pieper)는 철학자란 '사물의 근원을 깊이 묵상하고 지혜를 사랑하고 추구하는 모든 사람'이라고 정의했는데 지식인의 정의도 이러할 것이다.
나는 지식인은 관념 혹은 생각(ideas)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그것을 헌신적으로 규명하며 발전시키며 비판하며 이리저리 숙고해 보고, 그 함의(implications)를 알며, 차례대로 쌓아올리며 배열하며, 새로운 관념이 떠오르고 옛 것이 스스로 재배열될 때 조용히 지켜볼 줄 알며, 관념을 갖고 놀며 언어 유희를 하며, 그것들이 서로 충돌하는 것을 보고 그 조각들 건져 올리며, 다시 시작하며, 판단하며 판단을 보류하기도 하며, 변화를 주며, 다른 사고 체계 안에서 그 대응물과 견주어 보기도 하며, 정찬에 초대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해주며 이 평범한 삶에 유익한 것이 되도록 적절히 매만지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한다. 기독 지식인은 상기한 모든 것에 해당되며 그렇게 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린다.
생각은 사적인 활동이며 다른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는다면--즉 '출판되거나', '방송되거나' 하지 않는다면--공식 활동이 되지 못한다. 기독 지식인(혹은 그 역사에 대해 쓸 수 있는 어떤 지성인이라도)은 다소 공적인 인물이어야 할 것이다. 즉, 상당수의 사람이 그를 '지식인'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다음 지식인은 자신의 전문 영역 밖에서까지 활동해야 한다. 그는 평범한 사람들이 직면하는 광범위한 이슈들까지 연구해야 한다. 지성인으로 행세하려면 각 학문을 넘나들며 활동하고 말해야 한다.
기독 지성인을 이렇게 정의하면 과거 수세기 동안, 심지어 오늘날에도, 명석하긴 하지만 지식인의 자격을 갖춘 신학자는 거의 없음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신학자들은 '신학적' 혹은 '영적' 혹은 '도덕적' 이슈만을 다루었다. 그들은 도덕성 외에 공적 관심사가 되는 이슈들을 거의 다루지 않았다. 그들은 환경, 경제, 공공 교육, 정치, 예술, 문학, 오락, 영화, 음악, 과학 기술의 문제들에 대해 별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III. 미국의 기독 지성인들의 역사
기독교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이해하는 미국인들은 과거 300년을 되돌아볼 때 누구를 지식인으로 꼽게 되는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많은 조사 연구를 하지 않았지만 나는 과거의 인물들로는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1745-1801), 아브라함 링컨(Abraham Lincoln, 1809-1865), 프란시스 쉐퍼(Francis A. Schaeffer, 1912-1984) 등을 꼽고 싶다.
그리고 생존해 있는 사람들로는 칼 헨리(Carl F. H. Henry, 신학), 에버렛 쿠프(C. Everett Koop, 의학), 윌리엄 버클리(William F. Buckery, Jr., 저널리즘)을 꼽고 싶다.
각 분야별로는 경제학에는 로날드 사이더(Ronald Sider), 교육학에는 스티븐 가버(Steven Garber), 역사학에는 나단 해치(Nathan Hatch), 스티븐 켈러(Stephen J. Keillor), 조지 마스덴(George Marsden), 마크 놀(Mark Noll), 리처드 피라드(Richard Pierard), 저널리즘에는 낸시 펄시(Nancy Pearcy), 문학과 예술에는 토머스 하워드(Thomas Howard), 로저 런딘(Roger Lundin), 진 에드워드 비스(Gene Edward Veith, Jr.)등을 꼽을 수 있다.
철학에는 비교적 많은 사람을 언급할수 있다. 윌리엄 알스턴(William Alston), 스티븐 에반스(C. Stephen Evans), 데이비드 길(David Gill), 더그라스 그루투이스(Douglas Groothuis), 스탠리 하우어웨스(Stanley Hauerwas), 피터 크리프트(Peter Kreeft), 리처드 미들톤(Richard Middleton), J. P. 몰랜드(Moreland), 리처드 마우(Richard Mouw), 앨빈 플란틴가(Alvin Plantinga), 브라이언 왈쉬(Brian Walsh), 니콜라스 월터스토프(Nicholas Wolterstorff)등을 기독교 지성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밖에 정치학과 사회 철학에는 찰스 콜슨(Charles Colson), 진 엘쉬테인(Jean Bethke Elshtain), 스티븐 몬스마(Stephen V. Monsma), 리처드 뉴하우스(Richard John Newhouse), 글렌 틴더(Glenn Tinder), 그리고 심리학에는 메리 반 루우윈(Mary Van Leeuwen), 과학자로는 스탠리 자키(Stanley Jaki), 찰스 택스턴(Chales Thaxton), 사회학에는 로버트 벨라(Robert Bellah), 오스 귀니스(Os Guinness), 제임스 헌터(James Davidson Hunter), 로버트 우스나우(Robert Wuthnow), 진화와 창조(지적 설계)에 대한 이슈(학제간)에는 마이클 베히(Michael Behe, 생화학), 윌리엄 뎀스키(William Dembski, 수학과 철학), 필립 존슨(Phillip Johnson, 법학)등이 있다.
상기한 사람들은 학계의 인정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이든 비그리스도인이든 대중의 인정을 받은 사람은 거의 없다. 에버렛 쿠프(일반 외과의였던)를 제외하고 널리 각광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지성인들은 대개 다른 지성인들에게 관심을 갖는다. 사실 미국은 반지성적이고 실용주의가 우세한 나라이다.
또 기독 지식인들을 위한 저널에는 Book and Culture(Christian Today 간행), First Things, Radix, Inklings, Image, 한국에는 「복음과 상황」「신앙과 학문」「통합연구」등이 있다고 들었다.

IV. 주요 분석 작업
이 글에서는 상기한 사람들중 세 인물을 선택해서 간단하게 살펴보겠다.

A. 프란시스 쉐퍼
쉐퍼는 1960년대 초반에 그의 아이들이 대학생일 때, 그들은 제네바 대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을 주말에 집으로 데려왔다. 쉐퍼의 가족을 중심으로 전개된 대화는 신학적이고 영적일 뿐 아니라 매우 지적이었다. 그는 회의론자인 학생들의 '정직한 질문'에 대한 '정직한 답변'을 찾으면서 심오한 '문화 신학'을 개발했다.
쉐퍼는 학생들이 제기하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성경과 신학 전통을 연구했다. 궁극적으로 무엇이 존재하는가?, 내가 어떻게 모든 것을 알 수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모두 누구인가? 우주는 친근한 것인가? 어떻게 해서 우주와 우리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가? 역사는 의미가 있는가? 현재의 회화는 1세기 전과 왜 그렇게 다른가? 예술가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그러면 어떻게 살 것인가?(이 마지막 질문은 그의 책 제목이기도 하다) 쉐퍼는 이들 질문―그 주제는 제반 학문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에 대해 기독교적 답변을 찾는 과정에서 널리 알려진 지식인이 되었다.
전 세계에서 온 학생들이 그가 만든 라브리(L'Abri) 공동체를 방문했다가 그리스도인이 되어 집과 학교로 돌아가자 그의 명성은 높아 갔다. 처음에 그는 Huemoz에 있는 자신의 마을에서 강의했고 그 후 영국과 미국에서 찾아온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들 강연이 저술 작업으로 연결되었다. 결국 그는 20권 가량의 책을 출간했다.
나는 라브리에서 공부한 적은 없지만 그를 가장 중요한 멘토 가운데 한 사람으로 여긴다. 쉐퍼에게서 두 가지 원리를 배울 수 있다. 첫째는 정직한 질문 중에서 답변을 찾을 가치가 없는 것은 없다. 둘째는 태도가 아무리 불쾌하고 관점이 아무리 틀렸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존재로 존중받지 못할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B. 필립 존슨
약 30년 동안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법학 교수로 있는 그는 45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참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그 당시 그는 형법과 논증(argumentation) 분야에서 인정받는 주요 법대 교수였다. 그는 일반 대학과 직업 세계의 영향을 받았던 자신의 완고한 지성을 그리스도인의 삶 안에 흡수했다. 그가 받아들인 기독교 세계관은 그의 지성을 개혁했다. 그 후 10년이 채 못 되어 그는 기독교적 이성과 신앙의 무기로, 대학 세계를 지배하는 자연주의 세계관을 향해 돌격했다.
법학에서 그의 전문 분야 중의 하나는 논증이었는데, 수사학적으로, 철학적으로 그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의 강연과 기사와 책은, 특히 다윈의 진화론 대 창조론 논쟁에서 미국 대학에 큰 영향을 미쳤다. 존슨은 전통적인 다윈의 진화론에 담긴 자연주의적 전제들을 드러내는 법을 알아 내고, 이 이론이 과학 자체의 결론이 아니라 표명된 이론이 근거해 있는 신념과 관계됨을 보여 주었다. 또 그는 과학자, 철학자로 구성된 작은 집단과 함께, '설계(design)' 개념을 심도 있게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의 작업으로 리처드 도킨슨(Richard Dawkins), 스티븐 굴드(Stephen Jay Gould) 같은 무신론적 과학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고, 소위 신학에서 독립한 과학을 묵인하는 방식으로 다윈의 진화론과 타협한 유신론적 과학자들에게도 마찬가지 영향을 미쳤다. 존슨은 비그리스도인들뿐 아니라 그리스도인들도 견지하는 방법론적 자연주의의 가정은 과학과 기독교의 진리 모두에 해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1991년에 미국 IVP와 Regnery-Gateway 사가 Darwin on Trial을 출간한 이후로, 존슨은 아주 유명한 기독 지성인이 되었다.
과학자들 대부분은 유신론적 진화를 쉽게 받아들인다. 즉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셨지만 다윈주의로 설명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그렇게 하셨다고 생각하며, 과학과 신학은 별개의 영역이라고 인식한다. 과학의 성격상, 과학을 연구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방법론적 자연주의는 적절한 전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성경에 근거해서 '과학'을 읽으려 해서는 안 되며, 과학 활동을 하면서 드러내 놓고 성경적 개념을 사용해서도 안 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는 과학자가 많다.
하지만 존슨은 자연주의적 진화를 믿는 무신론자들의 논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는 그 논증들이 취약하고 근거가 없는 것임을 알았다. 그는 이 점을 Darwin on Trial 에서 지적했다. 그 주제는 그의 전공과 상관없었고 그는 과학자도 아니었기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존슨은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책들이 매우 잘 팔리고 진화론자들의 진영 내에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는 사실이 이 점을 입증한다. 그의 진화론 비판은 무신론적 과학자들을 놀래게 하였다. 많은 그리스도인 과학자들마져도 존슨의 도전을 유쾌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의 유신론적 진화관과 이것을 받쳐 주던 신앙과 과학에 대한 관계 설정(방법론적 자연주의)을 재고해야 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마이클 베히나 윌리엄 뎀스키 같은 그리스도인 과학자들과 철학자들은 존슨 주위로 집결했다. 이들이 추진하는 가장 전도유망한 사업 중의 하나는, '설계 과학'(design science)이다. 이번 여름에 출간될 존슨의 최신작은 「진리의 쐐기」(The Wedge of Truth)이다. 여기서 그는 대학의 지배적 세계관(형이상학적 자연주의)을 뒷받침해 온 것들을 무너뜨리기 위해 그가 사용하는 전술들을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교훈이 있다. 첫째, 당신이 실재에 대한 표준적 이해 방식의 지적 버팀목에 중대한 균열이 생겼음을 감지한다면, 이러한 통찰을 계속 밀고 나가라고 하나님이 당신을 부르시고 있는 것이다. 둘째, 당신이 도전하고 있는 '문화'의 대표자들이 반박할 것을 예상하라. 이들 중에는 당신이 도전하고 있는 '문화'에 완전히 적응한 그리스도인들도 있을 것이다. 셋째, 당신의 입장을 뚜렷이 밝히고, 자신의 생각을 널리 알리겠다는 결단을 밀고 나가라. 당신 자신이나 친구들이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성공적인 결과가 있을지 모른다.

C. 앨빈 플란틴가
앞에서 제시한 기독 지식인 목록 중 특별히 철학 분야에 많은 기독 지성인들이 있다. 그이유는 적어도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철학자는 광범위한 의미에서 지식인이기 때문에 그리스도인 철학자는 모두 기독 지식인이다. 둘째, 이 영역으로 이끌리게 된 많은 그리스도인이 학문적으로 탁월했고, 좋은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귄위 있는 학술지에 논문을 실었고, 인정받는 학계 출판사에서 책도 펴내었다. 셋째, 그리스도인들은 이 영역에서 공동 노력을 펼쳤기 때문이다.
철학계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많아진 것은 최근의 현상이다. 40년 전에는 상황이 아주 달랐다. 두 그리스도인 철학자가 큰 기여를 했다. 아서 홈즈(Arthur Holms: 오랫동안 휘튼 대학 철학과 학과장이었다)와 해리 젤마(Harry Jellema: 칼빈 대학 철학과의 이전 학과장)는 많은 학생들이 철학을 직업적으로 연구하도록 자극했다. 그들은 최고의 대학원에 들어가서 훌륭히 해내었고, 교수가 되고, 기독교적 관점에서 철학적 이슈들을 깊이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연구는 비그리스도인 동료들의 비판에 직면해서도 충분히 살아 남을 수 있었고 가장 신망 있는 출판사에 의해서 간행되었다. 오늘날 영국과 미국의 철학에는 기독교 사상이 깊숙이 침투해 있다.
이제 중진 세대가 되고 있는 이들 철학자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사람은 아마 앨빈 플란틴가일 것이다.
플란틴가는 칼빈 대학 동료들--특히 니콜라스 월터스토프--처럼 신앙과 이성의 관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개혁주의 인식론(Reformed Epistemology)이라 불리는 철학을 발전시켰다. 그는 수많은 책을 출간했다. 이 속에는 이 개혁된 인식론의 복합적이고 내적인 작용을 자세히 서술한 세 권의 최신작도 들어 있다. 그는 이성과 지성에 대한 다윈주의적 설명의 철학적 타당성을 반박하는 필립 존슨의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우리는 플란틴가와 다른 그리스도인 철학자들의 경우에서 뚜렷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 당신의 지적 작업을 잘 수행하라. 관념의 시장에서 여론의 주목을 받을 기회가 당신에게 주어져 있다. 둘째, 즉각적 결과를 기대하지 말라. 당신의 작업이 뚜렷한 결과를 얻기까지 10-15년이 걸릴지 모른다. 셋째, 같은 영역에 있는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연대하라. 가능한 그들과 함께 일하라. 지적으로뿐 아니라 (필요할 경우) 경제적으로, 정서적으로, 영적으로 모든 방식에서 서로 도와주라.

V. 과거, 현재, 미래: 종말론적 관점
미국 건국 초기부터 그리스도인들은 지적으로 기여한 바가 별로 없다. 하지만 지난 40년 동안, 그러한 기여를 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매우 커졌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가?

A. 신학적 견지에서의 대답
1. 하나님의 나라를 추구함 미래가 과거보다 중요하다. 교회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점검하는 것이나 현재를 비판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가 달려나가야 할 미래가 더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의 총체적 목표는 '먼저 그의 나라를 구하는' 것이다(마 6:33). 하나님의 나라는 단순히 교회나 우리 삶의 종교적 차원만이 아니다. 하나님 나라에는 창조 세계 전체와 문화 전체가 포함된다. 하나님은 왕국을 건설하고 계시다. 우리는 그 왕국을 지금 여기서 구해야 한다.
2. 다시스의 배
프란시스 쉐퍼와 리처드 마우의 관점을 빌리면 이사야 60장에는 다시스의 배들을 선두로 열방에서 예루살렘으로 오고 있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다. 요한계시록 21장에서 이 열방은 하늘로부터 내려온 네모 반듯한 성으로 들어온다. 초월과 내재가 영원한 시온, 하나님의 성에서 만난다. 이 열방은 무엇인가? 쉐퍼와 마우는 그것을 이 세상의 구속된, 화해된, 변혁된 문화적 산물로 본다. 이 산물들 가운데 지적 산물이 들어 있을 것이며, 그것의 상당 부분은 이미 하나님 나라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을 것이다. 이 땅에 있는 그분의 백성들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3. 모든 피조물과의 화해
골로새서 1:15-20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보이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의 형상이요 모든 창조물보다 먼저 나신 자니, 만물이 그에게 창조되되 하늘과 땅에서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과 혹은 보좌들이나 주관들이나 정사들이나 권세들이나 만물이 다 그로 말미암고 그를 위하여 창조되었고 또한 그가 만물보다 먼저 계시고 만물이 그 안에 함께 섰느니라. 그는 몸인 교회의 머리라. 그가 근본이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먼저 나신 자니 이는 친히 만물의 으뜸이 되려 하심이요, 아버지께서는 모든 충만으로 예수 안에 거하게 하시고 그의 십자가의 피로 화평을 이루사 만물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을 그로 말미암아 자기와 화목케 되기를 기뻐하심이라."
4. 피조물이 종노릇에서 해방됨
로마서 8:19-22은 다음과 같이 덧붙이고 있다. "피조물의 고대하는 바는 하나님의 아들들의 나타나는 것이니 피조물이 허무한 데 굴복하는 것은 자기 뜻이 아니요 오직 굴복케 하시는 이로 말미암음이라. 그 바라는 것은 피조물도 썩어짐의 종노릇 한 데서 해방되어 하나님의 자녀들의 영광의 자유에 이르는 것이니라.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하는 것을 우리가 아나니."

B. 변혁의 대행자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하나님의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그분이 이끄시는 변혁의 대행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런 역할로 부르심받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의 역할을 잘 감당했는지 아닌지 뒤돌아볼 때, 별로 잘 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현재 상황을 보면서 소망을 갖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종말의 완성을 보는 것을 고대할 때 인간의 선한 업적--우리의 업적을 포함하여--을 모두 실은 다시스의 배들을 보게 될 것이다. 지금도 우리는 기뻐할 수 있다. 이 모든 일이 실현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향해 달려가려고 애쓴다. "당신의 나라가 임하게 하시며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VI. 결론
나는 이렇게 결론 내리고 싶다. 우리 미국인들이 과거에 해 왔던 대로 해서는 안 된다. 현재의 우리 모습 중 최상의 모습을 바라보고,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에서(여기 한국) 하나님 나라의 실현에 기여하고 그것을 향해 달려가자. 이제 우리 미국인이 여러분이 기독 지성인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게 되기를! 여러분이 어떻게 이 임무를 달성하고 있는지 보여 달라. 어떻게 이 일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알려 달라. 이제부터 우리는 여러분을 주목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열심히 우리의 역할을 감당할 때, 여러분을 쳐다보게 될 것이다. 우리는 "한국 기독 지성인들의 역사와 분석 작업과 미래"라는 강의를 듣는 날을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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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사이어(james W. Sire) 박사는
University of Missouri에서 영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여러 대학에서 가르쳤을 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유럽 등지의 백여 곳이 넘는 대학으로부터 초청받아 학생들과 학자들을 대상으로 사역하고 있는 '기독교 세계관' 분야의 세계적인 강사이다. 미국 IVP에서 다녀간 Senior Editor로 사역하였으며, 기독교 세계관 분야의 여러 저술로도 유명하다. 1984년에 번역 소개되어 기독교 세계관 분야의 필독서로 알려진 「기독교 세계관과 현대사상」은 한국의 젊은 지성인들에게 기독교 세계관이라는 개념을 소개하고 기독교 세계관 논의에 불씨를 지피기도 하였다. 1950년대 중반 한국 내 미군에서 16개월 간 근무한 적도 있다.
주요 저서로는 「기독교 세계관과 현대사상」, 「지성의 제자도」, 「홍길동, 대학에 가다」(이상 한국 IVP), 「비뚤어진 성경 해석」(생명의 말씀사), 「How to Read Slowly」(미국 IVP) 등이 있으며, Habits of the Mind가 올 가을에 미국 IVP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For more information, gihakyun@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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