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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교회교육 이야기: 화란 개혁교회2

by 【고동엽】 2021. 10. 20.

해외 교회교육 이야기: 화란 개혁교회2

임경근 목사

화란 개혁교회의 특징과 모습

화란 개혁교회의 기독교교육에 대해 설명하기 이전에, 먼저 화란 개혁교회의 특징과 실제를 아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되리라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교회를 특징짓는 요소는 크게 ‘신앙고백’과 ‘교회정치’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신앙고백을 중요시하는 교회

화란 개혁교회는 사도신경, 니케아신조, 아다나시우스 신조, 벨기에 신앙고백, 하이델베르그 교리 문답, 도르트 신조를 그들의 신앙으로 고백한다. 이 신앙고백을 통하여 화란 개혁교회가 초대교회의 신앙과 종교개혁 신앙을 아끼고 사랑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벨기에 신앙고백’(1561)은 화란 종교개혁의 대표적 산물로서, 칼빈의 제자였던 기도 드 브레스(Guide de Bres)가 만들었다. 이 신앙고백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그는 몇 년 후 체포되어 순교했다(당시 화란에서만 5만 명의 순교자가 나왔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이 신앙고백은 개신교 세계에서 아주 훌륭한 신앙고백으로 인정되고 있다. ‘하이델베르그 교리문답’(1563)은 하이델베르그 대학 교수인 울시누스(Ursinus, 칼빈의 제자)와 올리비아누스(Olevianus)가 주도하여 만든 것으로, ‘웨스트민스터 대소교리문답’에 버금가는 개신교 최고의 교리문답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도르트 신조’는 1618/19년 화란의 도르트레흐트(Dordtrecht)에서 열린 국제적 회의에서 이단 알미니안주의를 정죄한 유명한 신앙고백이다. 그러므로 화란 개혁교회의 신앙이 어떠한지 알기 위해서는 이 신앙고백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화란 개혁교회 교인들은 이 신앙고백이 성경의 권위보다 우위를 차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신앙고백이 성경을 잘 요약하고 있기에 신앙고백을 아끼고 사랑한다. 이 내용들은 설교 시간에 가르쳐 질뿐만 아니라, 교회의 여러 모임들에서도 주제로 채택되어 계속 토론되어진다. 이 때문에 일반 교인들도 이 신앙고백의 내용을 잘 알고 있다. 다른 한편 종교개혁 이후 지금까지 이 신앙고백들로부터 벗어나려는 세속화의 움직임은 계속되어 왔고, 19, 20세기에는 이 신앙고백을 거부하는 경향이 두드러져 국가 교회를 포함한 어떤 교단이 급속히 자유화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장로 중심의 교회정치

교회정치 형태로 보자면 화란 개혁교회는 로마교의 교황을 중심한 교권적 교회정치 형태를 거부하며 다른 한편 민주주의식 회중교회 정치 형태를 거부한다. 이 점에 있어서는 장로교와 동일하다. 그러면 ‘장로교’와 ‘개혁교회’ 정치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두 교회는 모두 장로정치를 고수하므로 ‘장로회’ 곧 ‘당회’를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차이가 있다.

화란 개혁교회는 16세기에 교회법을 처음 제정하면서 칼빈의 체제를 따른 프랑스 교회법을 대부분 이어받는다. 개체 교회는 기본적으로 독자적인 주님의 몸된 교회이고, 각 교회는 ‘당회’를 가진다. 그리고 주님의 명령대로 교회의 연합을 위하여 ‘시찰회’, ‘총회’로 모여 영육간에 서로 도운다. 그런데 화란 개혁교회의 정치 형태의 독특한 점은 목사를 포함한 직분자의 교회에 대한 절대적 영향력을 거부한 것이다. 한 직분이 다른 직분의 우위에 있지 않고, 한 교회가 다른 교회를 간섭할 수 없고, 상회가 하회의 우위를 점할 여지를 거부한 점이다. 목사는 말씀을 전하고 교회의 양들을 섬기는 수종자일뿐 다른 직분자보다 더 높은 자리에 있지 않다. 또한 한 교회에 목사가 여러 명 있을 경우 담임목사, 부목사 개념이 없고 동역 개념에서 똑같은 목사일 뿐이다. 화란 개혁교회 목사는 설교에서 자신이 만들어 낸 이상한 내용이나 이단적 사상을 설교하여 성도들을 쉽게 유혹할 수 없도록 되어있다. 목사가 신앙고백과 다른 말씀을 전할 때는 당회가 제재를 가하여 설교를 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만약 목사가 이단적 사상을 전하면 시찰과 노회의 동의하에 당회가 그를 치리할 수 있다. 화란 개혁교회의 매 예배 시간에 일어나는 아주 특이한 모습을 보면 이 점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예배 전 설교자로 지정된 목사는 그 주일의 수종장로의 뒤를 따라 강단 앞까지 간다. 그 장로가 목사에게 악수를 청하면서 간단하게 ‘수고하십시오’라는 인사말을 하거나, 혹은 눈길을 보낸다. 그리고 목사는 강단으로 올라가 예배를 진행한다. 이 광경은 온 교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행해진다. 이 의미는 당회가 이 목사님을 그 날 말씀의 수종자로 결정했음을 온 교회 앞에 보여 주는 것이다. 각 개체 교회의 ‘당회’는 교회 정체에 있어서 가장 최종적인 권위를 가진다. 시찰, 노회, 총회는 단순히 여러 교회 대표들이 ‘소수’ 혹은 ‘다수’ 모임에 불과하다. 여기에는 ‘상회’, ‘하회’ 개념이 없다. 이들 다수회들, 곧 시찰, 노회, 총회는 한 신앙고백 안에서 그리스도의 한 몸을 이루라는 그리스도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한 모임이고, 각 교회에서 해결하기 힘든 신앙의 문제가 있을 때 함께 성도들의 대표들이 모여서 의논하여 말씀에 일치할 때 함께 그것을 따르기로 약속하는 모임이다. 이 모임에서 총회장은 모임이 있을 동안에만 회의의 진행을 맡고 회의가 끝나면 아무런 힘이 없다. 총회는 ‘중간위원회’(interim-commitee)를 두어서 대내외적인 총회적 일을 담당하도록 한다. 요약하면, 개혁교회의 특징은 장로교와 다를 바 없지만, 직분자의 교권적 위계체제를 철저하게 없앴다는 점과, 교회 연합모임의 성격이 교권적 계단식 체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장로교와 차이가 있다.

화란 개혁교회의 모습

화란 개혁교회의 ‘예배와 교회활동’들을 살펴보자. 필자가 다니고 있는 화란자유개혁교회는 주일 오전, 오후 두 번의 예배를 드린다. 한 가지 한국 교회가 배워야 할 것은 오전 예배 참석숫자와 오후 예배 참석숫자가 거의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신자들의 자녀들은 초등학교에 입학 할 때쯤 되면 부모와 함께 예배에 참석한다. 수요 예배와 새벽 기도회는 없다. 성찬은 3개월에 한 번 시행되는데, 성찬에 예식문(15분 정도)을 읽는 것 외에 설교는 없다. 왜냐하면 성찬 자체가 하나의 무언의 설교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성찬이 있은 주일 저녁에는 구역별로 한 성도의 집에 모여서 커피를 마시며 성도의 교제를 나눈다.

화란 개혁교회는 장로들의 역할이 크다. 화란 교회가 ‘개혁교회’라고 불리지만, 사실 ‘장로교’라 불려도 될 만큼 ‘장로교회’에서의 장로의 역할보다 ‘개혁교회’에서의 장로의 역할이 더 크다. 필자가 다니는 한 화란자유개혁교회의 예를 들면, 장로는 구역마다 두 사람이 배정되어 있는데, 구역 성도들을 심방하며 영혼을 돌보는 일을 책임진다. 일주일에 이틀 저녁은 교인 가정 심방을 한다. 매주 월요일 저녁에 있는 긴 당회 모임을 합하면 장로들의 교회 사역은 대단한 수준이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장로 직분은 임기가 4년인데 너무 힘들어서 교인들이 장로 되기를 싫어할 정도이다. 그래서 4년 사역하고 2년 쉬고, 다시 선거를 통해 임명받아 사역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장로 직분은 우리 한국에서와 같이 부정적 의미의 명예로운 자리가 아니라, 참으로 섬김의 직분이다. 집사 직분도 4년 임기제인데, 한국의 안수 집사에 해당된다. 구역에 한 명의 집사들이 배정되기에 집사가 장로보다 수적으로 적다.

그리고 종교개혁 이후 지금까지 화란 개혁교회는 시편 150편 전체에 곡조를 붙인 시편찬송을 파이프 오르간 반주에 맞추어 부른다. 이것은 칼빈이 여러 사람이 도움으로 만들었기에 곡조는 16세기 형태로 단순한 멜로디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의 찬송가가 대부분 영국과 미국의 부흥운동 때 불려졌던 노래들인데 비해서, 시편 찬송은 구약의 성도들부터 지금까지 사랑받는 노래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화란 개혁교회 교인들은 왜 한국 교회에 ‘시편찬송’이 없는지 의아해 한다. 반대로 한국 교회 교인들은 ‘시편찬송’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 금세기에는 화란 개혁교회도 시편 이외에도 신앙적으로 건전한 찬송이면 예배 시간에 부르기도 한다. 우리 한국 교회도 이 ‘시편찬송’을 배운다면 큰 영적인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이 두 번째 글에서 화란 개혁교회의 특징과 실제를 살펴보았다. 화란 개혁교회는 철저한 신앙고백적 신앙 위에 교회정치 체계를 세웠다. 화란 개혁교회는 개인 각자의 상이한 신앙고백보다는 그리스도의 한 몸, 곧 한 교회 안에서 동일한 신앙고백을 가짐으로 영적인 성도의 교제를 풍성하게 나누며, 더 나아가 이 신앙을 교회 정치와 모든 교회 활동에서 적용하며 살려고 몸부림 친 종교개혁의 장자 교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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