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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전날(1950년 )

by 【고동엽】 2020. 12. 24.

1950년 성탄절 전날,

강원도 원주 부근에서 영하 16도의 혹한 중에 만삭의 여인이 피난을 가고 있었다.

 

피난 중에 진통이 시작되어 다리 밑에 간신히 자리를 잡아 분만했다.

그때 추위에 울부짖는 아기를 위해 엄마는 해줄 것이 없었고,

아기를 덮어 줄 것조차 없었다.

 

할 수 없이 엄마는 치마와 저고리와 속옷까지 하나씩 벗어 아기를 꽁꽁 감싸주었다.

결국 엄마는 추위에 얼어 죽었다.

 

마침 그때 한 미군 장교가 차의 휘발유가 떨어져 부대에 연락을 취하고 근처에서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서 그곳으로 가보니까 한 여인이 거의 벌거벗은 채 몸을 꼬부린 자세로 아기를 품에 안고 죽어 있었고, 아기는 엄마 품에서 울고 있었다.

 

그 장면을 보고 장교는 무언의 소명을 느껴 그 엄마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고,

아기를 양자로 삼아 미국에서 잘 키웠다.

 

그 아이는 18세가 되던 성탄절에 자신의 출생비밀을 들었다.

곧 그는 양부모의 도움을 받아 고국에 있는 어머니의 무덤을 찾았다.

 

그는 먼저 무덤 주위를 깨끗하게 치우고,

자신의 옷을 하나씩 벗어 어머니의 무덤을 덮고,

마침내 속옷까지 벗어 거의 벌거벗은 채 눈 위에 무릎 꿇고 바르르 떨었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려 무릎아래 눈을 녹였다.

그는 말했다.

“어머니!

그때 저 때문에 많이 힘드시고 부끄러우셨죠?

그때 저 때문에 추우셨죠?

이제 제가 따뜻하게 해드릴게요.”

 

모든 사람에게는 출생비밀이 있다.

우리는 사랑을 안다고 하지만 진짜 사랑은 잘 모른다.

우리의 온기는 누군가의 희생의 산물이다.

누군가 우리 대신 죽었기에 우리가 살게 된 것이고,

누군가 그 자신을 주었기에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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