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받음
"그 일 후에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시험하시려고 그를 부르시되 아브라함아 하시니 그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창22:1)
창세기 기자는 "그 일 후에"라는 말로 하나의 어구 안에 아브라함이 겪었던 여러 사건과 그가 노년에 얻기 시작한 편안한 삶을 표현했습니다. 아브라함은 팔십 세까지 유랑의 불안정한 삶을 살았습니다. 많은 피해에 시달리며 계속되는 어려움 속에서 비참하고 근심 가득한 삶을 어렵게 견뎌 왔습니다. 기근은 아브라함을 그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들어온 땅에서 이집트로 쫓아 냈습니다. 그는 아내를 두 번이나 뺏았겼습니다. 그리고 조카와도 헤어졌습니다.
조카가 포로로 잡혔을 때 아브라함은 자기 목숨을 걸고 조카를 구했습니다. 아브라함은 아내와의 사이에 자식이 없이 살다가 나중에는 자식을 가질 수 있는 모든 희망마져 사라지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마침내 아들을 얻은 뒤에도 그는 그 아들을 포기하고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데려가야 했습니다. 이삭은 아브라함의 특별하고 유일한 위로였습니다. 아브라함은 집에서 아들과 함께 평안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하나님께서 갑자기 하늘에서 청천벽력과도 같이 이 아들에게 사망 선고를 내리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구절의 의미는 마치 연극의 마지막 장처럼 이 시험을 통해 아브라함의 믿음이 이전보다 훨씬 심하게 검증받았다는 것입니다. 창세기 기자는 곧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시험하려는 방법, 즉 하나님의 말에 대한 이 거룩한 사람의 믿음을 하나님이 그 말 자체를 반대로 뒤집으심으로써 흔들어 보시려 한다는 사실을 말해 줍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명하는 분이 누구인지에 대해 아무 의문이 없게 하시려고 아브라함의 이름을 부르십니다. 아브라함이 자기 아들을 죽이라고 명령하는 것이 하나님의 음성임을 분명히 확신하지 않았다면 그는 근심에서 벗어났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랬다면 이삭이 아브라함의 씨를 이어 갈 것이라는 하나님의 확실한 약속에 의지하여 아브라함은 그런 암시를 사탄의 궤변으로 여겨 거부했을 것이고 그래서 아무 두려움 없이 유혹을 떨쳐 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모든 의심의 원인은 제저되어 아브라함은 이의 없이 이 음성이 하나님에게서 온 것임을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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