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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빈-하나님의 시험과 사탄의 시험은 서로 전혀 다르다

by 【고동엽】 2010.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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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시험과 사탄의 시험은 서로 전혀 다르다
 

 
사탄은 무너뜨리고 정죄를 받고 내어쫓김을 당하게 하기 위해서 시험하지만, 하나님은 그의 자녀들을 연단하심으로써 그들의 신실함을 시험하시며, 시험을 통해서 그들을 강건하게 하시며, 그들의 육체를 죽이고 정결하게 하고자 하신다. 이처럼 절제시키지 않으면 육체는 스스로 교만과 방종에 빠져서 걷잡을 수 없이 되는 것이다. 그 외에도 사탄은 무장을 갖추지도 않고 공격을 받을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자들을 공격하여 그들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완전히 무너지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시험을 주시는 가운데서도 피할 길을 주셔서 그의 백성들이 그 닥치는 모든 것들을 인내로 견딜 수 있도록 하시는 것이다(고전10:13,벧후2:9).

 

“우리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마6:13). ‘악’은 마귀로 이해하든 죄로 이해하든 별 차이가 없다. 사탄은 우리의 생명을 찾으려고 기다리고 있는 철천지 원수이며(벧전5:8), 더욱이 그는 죄로 무장하고서 우리를 멸망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어떠한 시험이 오더라도 거기에 압도되어 무너지지 않고, 우리를 공격하는 모든 적대 세력들을 주의 권능으로 대적하며 굳게 서게 해주시기를 위해서 기도하여야 한다. 우리가 주님의 보살피심과 보호하심을 받아 죄와 사망과 지옥의 문들과 마귀의 권세 전체를 견디며 승리하도록 해주시기를 위하여 다시 말해서 악에서 구해주시기를 위하여 기도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조심스럽게 주목해야 할 것은, 그 큰 용사 마귀와 싸우며 그의 힘과 공격을 견디는 일이 우리의 능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자기들 스스로 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자들은 그들의 대적하고 있는 그 원수가 얼마나 사납고 얼마나 무장이 잘되어 있는지를 잘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 마귀는 미친 듯이 울부짖는 사자와도 같기 때문에, 만일 주께서 그 죽음의 상태에서 우리를 건져내지 않으시면, 우리로서는 즉시 그 마귀의 날카로운 이와 발톱에 갈가리 찢기고 그에게 삼키운 바 되고 말 것이다. 그러나 주께서 우리와 함께 계셔서 우리를 위해서 싸우신다는 것을 알면, 우리는 얼마든지 잠잠히 있을 수 있고, “하나님을 의지하고 용감하게 행할” 수가 있는 것이다(시60:2). 우리는 오직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고 그 안에서 강하게 서 있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야고보의 증언처럼 하나님께서는 누구도 시험하지 않으시니(약1:13) 하나님께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라고 구한다는 것은 오히려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부분적으로 이미 해결된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정욕이 우리를 무너뜨리는 모든 시험의 원인이며(약1:14) 따라서 시험의 책임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야고보의 의도는 다만 우리에게 책임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 스스로 범하게 되는 그런 악행들에 대한 책임을 하나님께 떠넘기는 것이 헛되며 부당하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일 뿐이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선하신 뜻을 따라, 정의롭고 은밀하신 그의 판단에 의하여, 우리를 사탄에게 넘기기도 하시며, 우리를 불신앙의 마음과 헛된 정욕 속에 던져넣기도 하시며, 우리를 시험으로 인도하기도 하시는 것이다.

 

- 존 칼빈, 『기독교 강요』, 중권(크리스챤다이제스트), pp 50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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