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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재앙… 기독교 전체에 직격탄

by 【고동엽】 2012. 6. 15.
 

김창인 충현교회 원로목사의 12일 교회 세습에 대한 공개 회개로 한국 대형교회의 세습 풍토의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한국 교회의 재앙’으로까지 비판받는 세습 행위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잠재된 상황에서 부자 세습 ‘제1호 목사’인 김 원로목사의 발언은 곧바로 유사한 상황에 있는 다른 교회에까지 직격탄을 날릴 가능성이 크다.

김 원로목사가 1953년에 개척한 충현교회는 1970, 80년대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교단의 최대 교회로 성장했다. 80년대 말에는 출석 교인만 3만5,000명이 넘는 초대형 교회였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장로를 시무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교회재산도 서울 강남역삼동 교회(5,000억원 정도)에다 경기 광주시의 기도원과 공동묘지 땅 등을 합치면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김 원로목사는 1987년 은퇴하면서 당초 제3자에게 담임목사직을 넘겼다. 하지만 은행원으로 일하다 뒤늦게 신학 공부한 아들 김성관 목사를 97년 담임목사로 내세웠다.

당시에도 교회 세습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고 교회 내부에 파벌싸움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교회 운영을 둘러싸고 부자간 갈등도 끊이지 않았다. 2000년 1월에는 교인들이 김성관 목사를 피습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사건의 배후가 아버지 김 원로목사라는 소문까지 돌았다. 김 원로목사는 세습을 회개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내가 20억원을 들여 일본 칼잡이를 고용해 아들을 죽이려 했다는 거짓 설교를 (아들이)수년 동안 해오면서 선량한 교인들에게 깊은 상처를 입혔다”고 한 것도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교인이 충현교회를 떠나거나 제명됐다. 현재 출석 교인수는 1만명 정도로 전성기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김 담임목사는 지난 4월 20일로 목회 정년인 만 70세가 돼 은퇴해야 하지만 후임 목회자가 임명되더라도 당분간 당회장과 교회재산이 등록된 충현교회 유지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로목사가 “교회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라”고 질책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충현교회의 세습과 갈등은 다른 교회에서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1년 당시 세계 최대 감리교회인 광림교회 김선도 담임목사는 장남 김정석 목사에게 교회를 넘겨주었다. 김선도 목사의 동생들인 김홍도(아들 김정남 목사)ㆍ국도(아들 김정국 목사) 목사도 각각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었다.

소망교회 곽선희 원로목사도 100억원을 들여 분당에 예수소망교회를 세우고 아들 곽요셉 목사를 담임으로 내세워 ‘변칙세습’ 논란을 일으켰다. 이밖에 경향교회, 강남제일교회, 동현교회, 대성교회, 인천숭의교회, 인천계산교회, 대구서문교회 등까지 확산돼 교회세습은 거의 관례처럼 굳어졌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사회인권위원장 박종언 목사는 “대형교회 세습 문제는 기독교가 비판 받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김 원로목사의 회개를 계기로 교회세습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짚어보고 자성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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