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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교파의 권사와 권찰 제도

by 【고동엽】 2009. 5. 16.
 

    - 국내 주요교파의 권사와 권찰 제도 -

   16세기 종교개혁 당시 개혁자들의 표어이며 구호 가운데 첫 번째가 ‘오직 성경’이었다. 이것이 개혁주의 기본 정신이며 또한 신자들의 믿음과 생활에 있어 최종적인 기준이었다. 이와 같이 성경의 원리로 돌아가려는 이 운동은, 교회가 전통보다는 성경이 우선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내세웠던 것이다. 따라서 교회의 전통도 성경의 권위 아래 있으며, 성경적 근거가 없는 전통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던 것이다. 

    오늘날 전세계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개신교파도, 그들의 헌법에 ‘성경을 최고의 권위’로 인정하고 있다. 장로교의 종주국인 스코틀랜드 교회헌법의 서문에서도 “교회의 법은 근본적인 원리를 변경시킬 수 없으며 교회의 근본적인 법은 성경에서 유래한다”고 씌어 있다. 또한 미장로교 헌법 역시 “교회의 법은 성경을 따르며 성경의 범위 내에서 한정되어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대부분의 개신교파들의 헌법은 성경을 제일 원칙으로 삼아야 하며, 함부로 편법이나 편의성을 적용하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 주요교파의 헌법도 마찬가지로 성경을 최고의 권위로 내세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먼저, 장로교 헌법의 신앙고백서 ‘제1장 성경’에서는 성경에 대하여 “우리는 신구약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며, 종교개혁자들이 내건 ‘성경만’이라는 기치처럼 우리의 신앙과 행위에 대한 정확무오한 유일의 법칙임을 믿는다. 성경과 신앙과 행위에 관한 가장 정확한 표준이므로 그것에 관련된 모든 것은 성경에 의해서 판단받아야 한다”라고 씌어 있다. 이와 같이 성경과 관련된 모든 것은 성경에 의해 판단받아야 한다고 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성결교의 헌법에서도 ‘제2장 성경’에 대해 “우리는 성경을 하나님의 유일한 묵시로 믿으며, 성경에 기초하지 않은 신학설이나 신비설이나 체험설은 인정하지 않으며, 성경의 묵시됨을 부인하거나 가감하거나 비평적으로 풀이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함을 용인하지 않는다”라고 씌여 있다. 나머지 국내 주요교파인 감리교회나 침례교회나 순복음교회 등에서도 ‘성경’을 신자들의 신앙에 대한 최고의 권위와 최종적인 기준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서두에 언급한 유럽이나 북미의 교회 헌법은 과거보다도 비성경적인 부분이 더 많이 생겨났다. 그리고 국내의 헌법은 유럽이나 북미보다 훨씬 더 비성경적인 면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특히 교회직분에 있어 그 정도가 더욱 심한 편이다. 국내의 주요교파들은 말로는 성경을 최우선으로 여긴다고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성경에 반하는 동떨어진 내용을 나타내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모순이며 언어도단이라 아니할 수 없다.   
  
    여기에서는 국내 주요교파에서 운영하고 있는, 소위 권사와 권찰제도는 성경과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고자 한다. 국내 대부분의 교회에서 시행되고 있는 권사나 권찰에 관한 직분은 성경에서 그 이름조차도 찾아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용어가 교회안에서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오늘날 가톨릭에서 성경에 없는 ‘수녀’라는 용어가 자연스럽게 불리어지듯이 개신교에서도 오늘날 ‘권사나 권찰’이란 직분이 자연스럽게 불리어지고 있다. 하긴 무엇이든지 오랫동안 사용되다 보면 전통이 되고 익숙해지게 되니, 이젠 교회내에서 권사나 권찰이 없다면, 가톨릭에 수녀가 없다고 가정하는 것처럼, 오히려 이질감을 느낄지도 모를 일이다. 
  
    권사제도는 분명히 성경에 나오지 않는 직분인데 어떻게 이것이 생겨났을까? 그것은  18세기에 감리교의 창시자 존 웨슬리에 의해 생겨나게 되었다. 그는 성경에 나오는 ‘권위하는 자(롬12:8)’라는 구절에서 ‘권사’라는 직분을 만들어 내어 사용하였다. 당시에는 교회내에 설교자가 부족해서 평신도 가운데 헌신적인 신자를 뽑아서 일정 기간 훈련을 시켜 ‘평신도 설교자’를 만들어 설교를 시켰으며, 나아가 초신자들의 신앙을 지도하는 역할까지 맡아  부족한 목사역할을 대신하게 했다. 
  
    이렇게 생겨나 유지되어 왔던 감리교의 권사제도는, 미국에서는 비성경적이라 판단을 내려 1939년 미연합감리교단에 의해 그 제도를 폐지하였다. 그러나 한국에 들어온 감리교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권사제도를 운영해 오고 있다. 이렇게 국내 감리교회에서 운영하는 권사제도를, 국내의 장로교가 1955년 제40회 총회에서 그 제도를 받아들였다. 그 이유는 신앙연조가 오래된 여자평신도를 남자안수집사와 같은 대우를 해주면서 교회봉사를 시킬 목적으로 만든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그러면 먼저 권사제도의 원조인 감리교의 권사직분에 대해 살펴보자. 권사의 자격은 “집사로 선출된 후 5년 이상 그 직을 연임한 35세 이상 되고 70세 미만인 자, 신앙이 돈독하고 감리회의 ‘교리와 장정’을 공부한 자, 감리회에서 제정한 권사과정고시에 합격한 자, 타 교파에서 온 안수집사나 권사는 권사의 반열에 두고 담임자가 증서를 준다” 등의 항목이 있다. 감리교는 권사직분을 남자나 여자 모두에게 준다. 또한 권사가 장로가 되려면 5년 이상 권사직분을 감당해야 하므로, 권사는 집사와 장로의 중간에 위치하는 직분이다. 
  
    다음으로 장로교의 헌법에서 권사의 자격은 “권사의 자격은 30세 이상된 여자로서 무흠 세례교인으로 5년을 경과한 자이며, 직무는 교회의 택함을 받고 제직회의 회원이 되며 목사를 도와 궁핍한 자와 환란당한 교우를 심방하고 위로하며 교회에 덕을 세우기 위해 힘쓰는 자”로 설명되어 있다. 한국 장로교는 감리교의 권사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장로교의 원칙을 벗어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장로교의 원칙이란 ‘교회의 근본적인 법은 성경에서 유래한다’는 것이다. 한국 장로교는 원칙보다 편의를 선택했고, 감리교 제도를 모방함으로써 한국의 장자교단으로서의 위신과 체면을 구겼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성결교도 감리교로부터 권사제도를 전수 받아 헌법에 권사제도의 근거를 감리교와 똑같이 로마서 12장 8절에 두었다. 권사의 자격은 “본 교회 산하 한 교회에서 4년 이상 근속한 집사로서 나이 40세가 넘은 자로서 본 교단의 교리와 정치에 순종하며 십일조 헌금을 바치는 자로 한다”고 씌어 있다. 여기에서 성결교는 감리교와 비교할 때 권사의 자격을 따기가 약간은 쉬운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성결교 산하라고 해도 한 교회라고 지정한 것과 십일조 헌금을 바치는 것도 못을 박아 놓아 그렇게 쉬운 것도 아님을 알 수 있다.  
  
    침례교에서는 성경에 나오는 직분은 오직 장로와 집사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성경에 입각하여 권사나 권찰제도를 두지 않았다. 현재 국내의 침례교단은 기독교한국침례회, 대한기독교침례회, 한국성서침례회, 대한선교침례회연합회 등이 있다. 이러한 침례교는 과거에는  권사와 권찰제도는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침례교는 원래 개교회의 독립성을 내세우기 때문에, 예전과 달리 오늘날 국내의 침례교는 많이 변질되어, 타 교파처럼 교회의 실익을 우선시하여 지금은 권사나 권찰제도는 물론이고 장로와 여자목사를 두는 교회도 생겨났다. 그리고 그 운영적인 면에서도 다른 교파와 같이 대동소이하게 실행하고 있다. 
  
    순복음교회에서 권사의 자격은 “권사는 여자로서 안수받지 않은 항존직이며 담임목사를 받들어 교회를 봉사하며 교우를 심방하고 권면하며 특별히 병자와 고난 당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에 힘쓰며 신앙향상을 위하여 덕을 세우며 충성하는 명예로운 직분이다. 본교회에서 무흠히 서리집사로 5년 이상 봉사한 여자라야 한다. 성령세례의 체험이 있어야하고 연령은 40세 이상 65세 미만으로 하고 재혼한 사실이 없어야 한다”라고 씌어 있다. 순복음교회도 장로교 처럼 여자권사만 허용하며, 그들은 담임목사를 받들며 심방도우미 역할을 주로 하고 있다.        다른 한편, 권찰제도는 미국 북장로교 출신인 ‘사무엘 마펫’ 선교사에 의해 시작되었다. 그는 한국 최초의 신학교인 평양신학교를 설립하고 평양에 장대현교회를 세우기도 했다. 이전에 그는 자신이 몸 담았던 필라델피아 교회에서, 모든 교인을 10명 단위의 소그룹으로 나눈, 소위 권찰(Leader of Ten)제도를 운영했다. 이러한 권찰은 소그룹의 리더로서의 역할을 맡은 자를 말한다. 따라서 당시의 권찰제도는 오늘날 장로교의 구역장 제도나 감리교의 속장제도, 그리고 제자훈련을 채택하는 교회의 순장제도와 유사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렇게 미국의 한 교회에서 발생한 ‘권찰’은 성경에 나오지 않는 직분과 호칭이다. 그래서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어느 개신교단에서도 ‘권찰제도’ 같은 것은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사무엘 마펫’에 의해 1909년 백만인 구령운동이 전개될 때에 권찰제도가 평양에 도입되어 전국에 확산되면서, 나중에는 장로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교파에서도 받아들여 시행되어 왔다. 이 권찰제도는 처음 시행될 때와는 달리 오늘날에는 그 뜻이 왜곡되고, 그 용도가 오용되면서 국내 개신교파내에서 온갖 부작용과 함께 부패의 산물로서 역사하고 있다. 
  
    그러면 국내의 주요교파에서는 권찰제도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먼저 장로교부터  살펴보고자 한다. 장로교 헌법에 ‘권사직분’에 대해서는 나오지만 ‘권찰’에 대한 언급은 없다. 왜냐하면 장로교 목사들은, ‘권찰’이 ‘권사’보다 더욱 비성경적이며 세계 어느 교단에도 ‘권찰제도’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헌법에 권찰제도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권찰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권찰은 대개의 경우 당회장인 담임목사의 직권으로 주일성수와 십일조 납부를 잘하는 여자들을 대상으로 권찰이라는 직분을 맡을 것을 권유한다. 
  
    그 외에 또다른 이유로서는 첫째, 100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전통이기 때문이다. 비록 성경이나 헌법에 나오지 않지만, 선배 목사들의 피와 땀과 얼이 담겨있는 한국식 전통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입교한 지 6개월 이상된 여자들에게 권찰직분을 주어 1년간 심방도우미나 구역장의 보조역할로써 열심히 교회봉사를 시킨 뒤 나중에 서리집사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셋째는 소속감을 심어주어 확실한 자기네 교인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넷째는 직분을 명예와 감투로 여기는 교인들에게 세속적인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구실을 하여 그에 따른 기부금 형태의 금품 수납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성결교회에서 “권찰의 자격은 입회교인 중에서 신앙이 독실하고 교양이 있으며 은혜받은 경험이 있는 자. 성결교회의 신조와 정치제도에 따르며 그 직업이 정당하고 십일조를 드리는 자이며, 그 직무는 당회의 지도로 목사를 도와 신자들의 가정을 심방하며, 환난중에 있는 자를 돌아보고 구역의 성장과 부흥을 위해 힘쓰며 임기는 1년이다”로 씌어있다. 성결교회는 헌법에 목사를 제외한 모든 직분자의 자격에 ‘십일조 납부’를 공식화하는 삯꾼의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런데 왜 유독 ‘목사의 자격’에는 십일조를 내야 한다는 항목은 빼버렸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순복음교회는 헌법에 권찰의 의의와 자격에 대해 “권찰은 담임목사의 임명을 받아 소속 구역장을 도와 심방과 봉사를 하는 귀중한 직분이다. 입교인으로서 6개월 이상 되어야 한다. 연령은 23세 이상이어야 한다. 임기는 만 1년이며 임기가 지나면 자연 사직된다. 교회제직은 아니나 담임 목사의 재량으로 제직회에 참석할 수도 있다”라고 씌어 있다. 여기에서 권찰의 주요 임무는 구역장 도우미이며, 또한 담임목사의 재량권에 따라 제직회의 참석여부가 결정되는 최하위의 직분임을 알 수 있다. 
  
    실상, 권찰이라는 직분은 비성경적며 편법으로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라 대부분의 교파에서는 교단의 헌법에까지 올리는 것은 피하고 있다. 그러나 성결교회와 순복음교회는 성경과 교회사의 흐름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비성경적인 ‘권찰직분’을 헌법에 수록하는 우를 범했다. 하지만 장로교회나 감리교회나 침례교회 등은 헌법에 올려놓지는 않았지만 교단의 전통에 입각하여 알게모르게 비공식적으로 담임목사의 재량에 따라 실익을 추구하며 운영하고 있다.  
  
   상술한 바와 같이 권사와 권찰 직분에 대해 살펴 보았는데, 최근 여러 교파 가운데 일부 양심적인 목사들은 권사와 권찰직분은 성경에 나오지 않는 직분이며, 비성경적인 것이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하고 있고, 또한 한국 여성교역자 협의회에서도 비성경적인 권사제도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통을 성경보다 앞세우는 수구적이며 세속적인 목사들과 그리고 돈을 좋아하는 삯꾼목사들의 층이 너무 두터운데다, 여러 교파와 교단이 수백개로 나누어져 있어 그 실현은 요원하기만 하다.   
  
    초신자들뿐만 아니라 권찰들이나 권사들도 대부분 ‘권찰과 권사제도’가 비성경적인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 또한 자기네들의 헌법에 그런 제도가 나와 있는지 없는지조차 잘 알지 못한다. 그리고 그들은 다른 나라의 실정에 대해선 더욱 모르고 있다. 이런 점을 악용하여 삯꾼목사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이 부패한 제도를 계속 실행해 왔다. 그러나 교인들도 정신차려야 할 것은, 그런 직분을 받았다고 해서 목사와 교인들에게는 인정받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 직분이 천국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권사와 권찰직분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한국밖에 없다. 이 제도는 거듭나지 않은 삯꾼목사들로 가득 찬 국내 주요교파에서 대부분 행해지고 있다. 단지, 극소수의 양심적인 목사들만이 이 제도를 거부하고 있을 뿐이다. 이 제도는 애당초 인간의 편법에 의해 인위적으로 생겨난 것이다. 이러한 제도는 명예와 감투를 좋아하는 세속적인 사람들에게는 환영받는 제도일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의 편의에 따라 고안된 이러한 직분들은 수많은 부작용과 함께 부패를 낳게 했고, 거룩한 하나님의 교회를 더럽혀 왔다. 따라서 이제는 이러한 비성경적인 제도가 하루빨리 폐지되고 사라져야 할 것이다. (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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