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장
빌립보서1)
빌립보서는 골로새서, 에베소서, 벨레몬서와 함께 바울이 옥중에서 쓴 서신들 중의 하나로 분류되고 있다. 이들 중 빌립보서는, 바울이 4:1에서 빌립보 교인들을 향해 “나의 사랑하고 사모하는 형제들, 나의 기쁨이요 면류관인 사랑하는 자들아”라고 부르는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바울이 쓴 서신 중에서 가장 감사와 기쁨이 넘치는 편지이며, 또한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서신이다.2)
2 제2부 바울과 그의 서신
1. 저자와 기록 장소 문제
빌립보서가 사도 바울에 의해 쓰여졌다는 것에 대해서는 학자들간에 별다른 이견이 없다. 1:1에 나오는 “그리스도 예수의 종 바울과 디모데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빌립보에 사는 모든 성도와 또는 감독들과 집사들에게 편지하노니”라는 서두, 3:5-9에 나오는 바울 자신의 자서전적인 기록, 그리고 기타 빌립보서에 나타나는 중요 내용들이 빌립보서가 바울에 의해 쓰여졌다는 사실을 강하게 입증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3)
그러나 빌립보서가 언제, 어디서 쓰여졌느냐 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아직도 토론이 계속되고 있다. 바울이 서신 가운데서 자신이 감옥에 있을 때 빌립보서를 기록했다고 말하고는 있지만(1:7,13,17), 그것이 언제, 어느 감옥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일체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도행전에 보면 바울은 가이사랴에 2년간 갇혀 있었고(행 23:33; 24:27), 로마에서도 한때 감옥에 있었다(행 28:16). 그러나 바울이 그의 서신에서 자기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감옥에 갇혔다고 말하고 있는 것을 볼 때(고후 11:23), 사도행전이나 그의 서신에 기록되지 않은 투옥 생활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장소 문제와 관련해 다음 3가지 설이 제기되어 왔었다.
1) 로마설
사도행전에 따르면, 바울은 가이사랴에서 로마로 압송되어 로마 황제로부터 재판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행 28:16-31). 로마설은 바울이 이 때에(AD 61-63) 빌립보서를 썼다고 본다.4) 이 입장은 1:13에 나오는 ‘시위대’라는 말, 4:22의 로마 황제 집안 사람들을 가르키는 ‘가이사의 집’이라는 구절, 편지 말미에 암시된 바울의 죽음 준비, 그리고 어느 정도 자유로운 바울의 활동에 대한 언급 등을 근거로 삼는다. 그러나 로마설은 다음과 같은 난점을 갖고 있다. 첫째, 빌립보서에는 수차례의 빌립보 여행, 디모데의 여행(2:22-23), 에바브로디도의 두번의 여행(2:25,26) 등 여러 번의 여행 기록이 나오는데, 당시 로마에서 빌립보까지의 거리가 약 1800km였던 것을 고려할 때, 과연 이러한 빈번한 여행이 가능했겠는가? 둘째, 바울은 자신이 출옥하면 빌립보에 다녀가겠다고 말하는데(2:24), 이것은 로마서에 나타나는 바울의 스페인 선교 여행 계획(롬 15:24,28)과 일치하지 않는다.
3 제2부 바울과 그의 서신
2) 가이사랴설
사도행전에 따르면 바울은 제3차 선교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에 돌아온 후 그곳에 있는 유대인들의 고소를 받아 로마 총독 벨릭스에 의해 체포되어 로마로 압송될 때까지 약 2년간(주후 59-60년) 로마 총독이 거주했던 가이사랴에 구금되어 있었다(행 24:1-27). 가이사랴설은 이때에 바울이 빌립보서를 썼다고 본다.5) 이 입장도 로마설의 난점을 그대로 갖고 있다. 최근에 이 입장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거의 없다.
3) 에베소설
비록 사도행전에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바울은 제3차 선교 여행시 적어도 에베소에서 2년 이상 체류했었다. 에베소설은 바울이 이 때에(AD 54-57) 유대인들의 모함을 받아 일시적으로 구금되었고, 이 기간에 바울이 빌립보서를 썼다고 본다.6) 이 입장은 빌립보 교회가 여러 번 바울의 선교 후원금을 보낸 일(4:10-15), 바울의 빌립보 교회 방문 희망(2:24), 빌립보서의 내용이 로마서, 고린도전후서, 갈라디아서와 가깝다는 점 등에 의해 지지를 얻고 있다. 에베소와 빌립보와의 거리가 170km밖에 되지 않아 빈번한 여행이 가능하고, 게다가 에베소에 로마 시위대가 있었다는 비문이 발견됨에 따라 더욱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그러나 에베소설도 결정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빌립보서의 기록 장소 문제는 여전히 미해결의 문제로 남아 있다.
4 제2부 바울과 그의 서신
2. 빌립보 교회의 설립 배경
빌립보 교회의 설립 배경은 사도행전 16:11-40과 20:1-6에 잘 나타나 있다. 바울은 제2차 선교 여행을 하던 중(주후 49-52년) 아시아를 떠나 유럽에 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성령의 지시를 받아(행 16:6-10), 로마 관할 항구 도시로서 동서양을 연결하는 드로아에서 실라, 디모데, 누가와 함께 배를 타고 유럽의 관문이며 로마 제국의 직할 도시인 빌립보 성에 들어갔다. 이 빌립보 성은 본래 주전 356년 알렉산더 대왕의 부친인 빌립 2세에 의해 세워졌으며, 주전 168년부터 로마의 지배 아래 들어갔고, 주전 31년 안토니의 군대가 옥타비아누스에 의해 패배한 이후, 다시 로마에 소속되어 군사 도시로 발전했다.7) 그래서 빌립보 성은 로마 제국의 직할 도시로서(Colonia Iulia Augusta Philippensis) 공식 언어는 라틴어였고, 공식 화폐도 로마와 동일한 로마 화폐였다. 따라서 바울 당대 빌립보 사람들은 로마 시민권자로서의 특권(jus Italicum)을 누리고 있었다.8)
우리는 빌립보 교회의 설립 과정을 다음과 같이 재구성해 볼 수 있다:
(1) 바울 일행(바울, 실라, 디모데, 누가)이 빌립보 지역에 도착했으나 그곳 에는 바울의 선교에 있어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접촉점 역할을 했던 유 대인 회당이 없었다.9) 그래서 기도처를 찾아가는 중에 두아디라 성의 자주 장사 루디아(여인)를 만나 그녀와 그 가정을 전도했다. 루디아는 이방 여인이었지만, 바울을 만나기 전 이미 유대교를 통해 하나님을 믿 고 있었던 자였다. 그러다가 바울을 통해 복음을 듣고 루디아의 온 집이 세례를 받아 유럽 지역의 최초의 신자가 되었다(행 16:13-15). 아마도 루디아는 빌립보에 있는 자기 집을 바울에게 모임 장소로 제공했을 것 이다.
5 제2부 바울과 그의 서신
(2) 바울은 귀신에 들려 점을 쳐서 자기 주인에게 재정적 유익을 주었던 어 떤 여종을 만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그 여종에게 있던 귀신을 쫓 아냈다.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이 여종이 바울을 통해 복음을 받았을 것 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바울은 그 여종의 주인으로부터 고소를 당해 감 옥에 투옥되었다(행 16:16-18).
(3) 바울이 빌립보에서 로마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밤중에 옥문이 열렸으 나 바울 일행은 감옥에 그대로 있었다. 잠이 깬 간수가 옥문이 열린 것 을 보고 죄수가 탈옥한 것으로 생각하여 자결하려 했으나 바울이 만류 하고 복음을 전했다. 그로 인해 바울을 지켰던 간수와 그의 가족들이 바 울의 복음을 듣고 하나님을 믿었다(행 16:17-34).
(4) 루디아 집에 빌립보 교회가 세워졌다(행 16:40).
(5) 5년 뒤 바울은 제3차 선교 여행시 마게도니아 지역에 가서 석달 동안 여러 제자들을 돌보고 권면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들 중에 마게도니 아 지역의 첫번째 성인 빌립보가 포함되었을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6) 빌립보 교회는 사도행전에 언급된 성도들은 물론 빌립보서에 언급된 모 든 성도들, 감독과 집사들(빌 1:1), 특별히 에바브로디도(2:25-30), 유오 디아 (4:2), 순두게 (4:2), 부녀들(4:3), 글레멘드(4:3) 등이 포함되어 있 었을 것이다. 사도행전의 보도와 빌립보서 자체의 증거는 빌립보 교회 를 구성하고 있는 신자들이 모두 이방 사람들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참조 3:2-3).
우리는 바울이 빌립보서를 쓰게 된 과정을 다음과 같이 구성할 수 있다.
(1) 빌립보 교인들이 바울이 감옥에 투옥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2) 빌립보 교인들은 두 가지 목적을 위해 에바브로디도를 바울에게 보냈다. 첫째는 바울에 대한 빌립보 교인들의 관심을 표명하기 위해 바울에게 선물(헌금)을 전달하고, 둘째는 바울이 궁금해 하는 빌립보 교회의 상황 을 자세하게 전달하려는 것이었다.
6 제2부 바울과 그의 서신
(3) 에바브로디도가 바울에게 오는 중에 심한 병이 들어 거의 죽게 되었다.
(4) 빌립보 교인들은 이 소식을 듣고 심히 걱정하게 되었다.
(5) 다행히도 에바브로디도가 건강을 되찾아 바울에게 왔고, 선물도 전달했 다. 바울은 또한 에바브로디도를 통해서 빌립보 교회 소식을 자세히 듣 게 되었는데, 그 중에는 지도자들 사이에 내분이 있다는 소식과 (1:15-
17; 2:1-5; 4:2), 빌립보 교회에 유대주의자들이 방문했다는 것 (3:2-3), 그리고 신앙 때문에 빌립보 교인들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핍박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포함되었을 것이다(1:28).10)
(6) 에바브로디도는 자신에 대하여 빌립보 교인들이 심히 걱정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염려하게 되었다.
(7) 바울은 에바브로디도를 빌립보 교회에 다시 보내면서 그 편에 편지를 전했는데 그것이 현존하는 빌립보서다.11)
3. 바울은 왜 빌립보서를 썼으며, 빌립보서의 핵심적인 주제는 무엇인가?
우리는 빌립보서 자체를 자세하게 살펴봄으로써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보도록 하겠다.
첫째, 1:6에 언급된 ‘착한 일’이라는 말로 미루어 볼 때, 바울이 빌립보서를 쓰게 된 근본 이유는 어떤 ‘교리적 이슈’ 때문이 아니라 빌립보 교회의 ‘삶의 문제’ 때문임을 알 수 있다.
둘째, 1:27에 언급된 “너희는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라”는 권면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
셋째, 2:1-4에 언급된 빌립보 교회 성도들 사이에 다툼이 있다는 사실, 2:5-11에서 그리스도의 삶이 모범으로 제시되는 것, 2:12-16에서 다시 이루어져가야 할 구원 문제가 언급되고 모든 일을 원망과 시비 없이 하라고 교훈하고 있는 점, 그리고 편지의 마지막 장인 4:2에서 유오디아와 순두게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면서 주 안에서 같은 마음을 품으라고 교훈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7 제2부 바울과 그의 서신
넷째, 3:17; 4:9에서 바울이 감옥에 갇힌 자신을 빌립보 교인들에게 모범으로 제시하는 것과 바울 자신의 고난과 기쁨에 빌립보 교인들이 동참할 것을 여러 번 권하는 것(1:29; 3:10; 4:4,14)도 빌립보서의 목적이 고난 가운데 있는 빌립보 교인들의 신앙적인 삶을 정진시키는 데 있음을 보여 준다.12)
(5) 1:3-5; 2:25; 4:10, 15-20에는 빌립보 교인들이 바울에게 선교 후원금을 보낸 일이 언급되어 있다. 아마도 빌립보 교인들은, 바울이 데살로니가와 고린도 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하고 있었을 때(빌 4:15-16; 고후 11:8-9), 한두 차례 그에게 선교 후원금을 보낸 것 같다.
이상의 내용 분석을 통해 우리는, 바울이 빌립보 교회에 편지를 쓸 무렵 빌립보 교회에는 성도들간에 특별히 교회의 주요 지도자들 사이에 다툼과 갈등이 있었다는 것과 바울이 이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와 자신의 삶을 모범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빌립보서의 핵심적인 주제는 그리스도의 삶(낮아지신 고난과 높아지신 부활의 기쁨)을 본받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빌립보서는 모세의 유언서로 알려진 구약의 신명기서와 신약의 예수님의 고별 설교와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다.13)
그런데 우리가 빌립보서에서 발견하는 특이한 점 하나는 바울이 그리스도를 본받는 삶을 자신이 전파하는 복음과 분리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바울은 빌립보서에서 ‘복음의 교제’(1:5), ‘복음의 참여’(4:15), ‘복음의 진보’(1:12),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1:27), ‘복음의 신앙’(1:27) 등을 ‘믿음의 진보’(1:25)와 동의어로 사용할 만큼 복음과 그 복음의 실제적인 열매를 서로 분리시키지 않는다. 이 점은 2:12의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는 권면과도 일치한다. 즉 바울에게 있어서는 전파하는 복음과 그 복음을 듣는 자들 안에서 일어나는 반응, 다시 말해, 믿음과 행위는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인격과 그의 삶이 분리될 수 없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성령이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과도 연결된다. 성령은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전파하고, 우리로 하여금 그를 믿게 할뿐만 아니라, 또한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위하여 살게 하신다.
8 제2부 바울과 그의 서신
4. 빌립보서의 문학적 구조
1) 문안 인사(1:1-2)
2) 감사(1:3-8)
3) 기도(1:9-11)
4) 바울 자신의 형편 소개(1:12-26)
5) 빌립보 교인들의 형편과 권면(1:27-2:18)
(1) 굳게 섬(1:27-30)
(2) 하나됨(2:1-2)
(3) 겸손(2:3-11)
(4) 순종과 성결(2:12-18)
6) 디모데와 에바브로디도 형편 소개(2:19-30)
7) 거짓 선생들에 대한 경고(3:1-4:1)
8) 유오디아와 순두게에 대한 권면(4:2-9)
9) 선물들에 대한 감사(4:10-20)
10) 마지막 인사(4:21-23)
5. 빌립보서 2:5-11 본문 연구
빌립보서에서 가장 많은 토론과 연구가 이루어지는 부분은 2:6-11의 본문이다. 흔히 바울 이전의 초대 교회의 기독론적 찬송시로 불리어지는 이 본문의 구조, 성격, 기능 등에 관해 그 동안 열띤 논쟁이 있어 왔다.14) 이 본문은 다음과 같이 시적인 형태로 배열될 수 있다(NA 27판 참조). 이 본문의 성격과 기능은 무엇인가?
9 제2부 바울과 그의 서신
5 tou'to fronei'te ejn uJmi'n o} kaiv ejn Cristw'/ jIhsou',
6 o}" ejn morfh'/ qeou' uJpavrcwn
oujc aJrpagmovn hJghvsato
tov ei\nai i[sa qew'/,
7 ajllav eJautovn ejkevnwsen
morfhvn douvlou labwvn,
ejn oJmoiwvmati ajnqrwvpwn genovmeno":
kaiv schvmati euJreqeiv" wJ" a[nqrwpo"
10 제2부 바울과 그의 서신
8 ejtapeivnwsen eJautovn
genovmeno" uJphvkoo" mevcri qanavtou,
qanavtou dev staurou'.
9 diov kaiv oJ qeov" aujtovn uJperuvywsen
kaiv ejcarivsato aujtw'/ tov o[noma
tov uJpevr pa'n o[noma,
10 i{na ejn tw'/ ojnovmati jIhsou'
pa'n govnu kavmyh/
ejpouranivwn kaiv ejpigeivwn kaiv katacqonivwn,
11 kaiv pa'sa glw'ssa ejxomologhvshtai
o{ti kuvrio" jIhsou'" Cristov"
eij" dovxan qeou' patrov".
위의 본문에서 볼 수 있듯이, 빌립보서 2:6-11은, 골로새서 1:15-20; 디모데전서 3:16의 경우처럼, 일종의 ‘그리스도에 대한 찬양시’의 성격을 갖고 있다. 물론 이 본문이 정확하게 초대 교회 안에서 불리어졌던 그리스도에 대한 찬송가 가사인지 정확하게 확인할 길은 없다. 그러나 이 본문이 독특한 시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만은 부인할 수 없다.15)
본문은 예수님의 인격과 사역을 중심으로 세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첫째 부분은 2:6의 성육하기 이전의 예수님의 모습, 둘째는 2:7-8의 성육, 겸비, 십자가의 죽음 등 낮아지신 예수님의 모습, 셋째는 9-11의 부활, 승천, 주 등 높아지신 예수님의 모습 등이다. 전통적으로 이 본문은 사도 바울의 중요한 기독론적 교리의 선언으로 이해되어 성육하신 예수님의 자기비하의 근거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부분이 초대 교회의 기독론적 찬송가 가사나 송영으로 보아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 기원과 기능에 관해서는 아직도 토론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바울이 빌립보 교인들에게 그리스도와 같이 겸손하게 살라고 권면하기 위해 초대 교회의 찬송가 가사를 빌립보서에서 응용했다고 보고자 한다.16) 즉 우리는 바울이 이 본문을 통해서, 예수님은 우리의 구원자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보여 주는 삶의 모델임을 강조했던 것으로 본다.
1) 빌립보서에 관한 중요한 주석들은 다음과 같다: F.W. Beare, The Epistle to the Philippians (BNTC/HNTC; London: Black/New York: Harper, 1959); P. Bonnard, Ēpitre de Saint Paul aux Philippiens (CNT: Neuchâtel: Delachaux, 1950); G.B. Caird, Paul's Letters from Prison (Ephesians, Philippians, Colossians, Philemon) (Oxford: Claredon, 1976); J.F. Collange, The Epistle of Saint Paul to the Phillippians (London: Epworth, 1979); J. Ernst, Die Briefe an die Philipper, an Philemon, an die Kolosser, und an die Ephesher (RNT; Regensburg: Pustet, 1974); G.D. Fee, Paul's Letter to the Philippians (NICNT; Grand Rapids: Eerdmans, 1995); J. Gnilka, Der Philipperbrief (HTKNT 10.3; Freburg: Herder, 1968); G.F. Hawthorne, Philippians (WBC 43; Waco: Word, 1983); J.H. Houlden, Paul's Letters from Prison: Philippians, Colossians, Philemon and Ephesians (Harmondsworth: Penguin/Philadelphia: Wesminster, 1970); J.B. Lightfoot, Saint Paul's Epistle to the Philippians (London: Macmillan, 1868); E. Lohmeyer, Die Briefe an die Philipper, Kolosser und an Philemon (KEK; Göttingen: Vandenhieck, 1964); R.P. Martin, Philippians (NCB; London: Oliphants, 1976=Grand Rapids: Eerdmans, 1980); P.T. O'Brien, The Epistle to the Philippians (NIGTC; Grand Rapids: Eerdmans, 1991); M.R. Vincent, Philippians and Philemon (ICC; Edinburgh: Clark, 1897).
2) 그래서 Fee는 그의 최근의 빌립보서 주석 Paul's Letter to the Philppians, 2-14에서 빌립보서를 가리켜 일종의 ‘권면적인 우정편지’(a hortatory letter of friendship)로 규정하고 있다.
3) 자세한 문제는 D.A. 칼슨, 더글라스 J. 무, 레온 모리스 공저, 노진순 역, [신약개론] (서울: 은성, 1994), 360-361을 보라.
4) Fee는 그의 최근 주석, Paul's Letter to the Philippians, 34-37에서 전통적으로 주장되어 온 로마설을 강력하게 옹호하고 있다.
5) L. Johnson, “The Pauline Letters from Caesarea,” ExpT 68 (1956-7), 24-26; Gerald F. Hawthorne, Philippians, WBC (Texas: Word, 1983), xliii.
6) Kümmel, Carson-Moo-Morris 등도 이 설을 지지하고 있다.
7) 주전 42년 Marc Antony와 Octavian의 연합 군대는 Julius Casesar의 암살자인 Brutus와 Cassius의 군대를 빌립보 지역에서 결정적으로 물리쳤다.
8) A.N. Sherwin-White, Roman Society and Roman Law in the New Testament (1963), 71-83, 92-100, 176-84.
9) 유대인 성인 남자 10인 이상만 있으면 어느 곳이든 회당을 설립할 수 있었다. 빌립보 성에 유대인 회당이 없었다는 사실은 그곳에 유대인이 거의 거주하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10) 아마도 빌립보 교인들은 로마 시민권자들이었기 때문에 로마 황제 숭배를 강요받았을 것이고, 바로 이 때문에 예수님만을 주님으로 고백하여야 하는 빌립보 교인들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핍박을 받았을 것이다.
11) John T. Fitzgerald, “Philippians,” ADB 5, 320.
12) 주석가 Fee, Paul's Letter to the Philippians, 29-32에 잘 지적되고 있는 것처럼, 빌립보서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감옥에서 고난을 당하고 있는 바울이 또한 그리스도 때문에 고난 가운데 있는 빌립보 교인들을 위하여 쓴 편지라고 말할 수 있다. 아마도 빌립보 교인들은 그들의 이중적인 상황, 즉 한편으로 그리스도를 통한 하늘의 시민권자로서 그리스도만을 주님으로 섬겨야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 로마 제국의 시민권자로서 로마 황제를 주와 신으로 숭배하여야 하는 사실 때문에 고난을 당했던 것 같다.
13) Peter F. Ellis, Seven Pauline Letters (Collegeville: The Liturgical Press, 1984), 116.
14) G. Bornkamm, “On Understanding the Christ-Hymn: Philippians 2:6-11,” in Early Christian Experience (New York: Harper & Row, 1969), 112-22; J.M. Furness, “The Authorship of Philippians 2:6-11,” ExpT 70 (1959), 240-43; D. Georgi, “Der vorpaulinische Hymnus Phil. 2,6-11,” in Zeit und Geschichte, ed. E. Dinkler (Tübingen, 1964), 263-93; T.F. Galsson, “Two Notes on the Philippians (II. 6-11),” NTS 21 (1974), 133-39; G. Howard, “Phil 2:6-11 and the Human Christ,” CBQ 40 (1978), 368-87; L.D. Hurst, “Re-Enter the Pre-Existent Christ in Philippians 2.5-11,” NTS 32 (1986), 449-57; E. Käsemann, “A Critical Analysis of Philippians 2:5-11,” in God and Christ: Existence and Providence, ed. R.W. Funk (Tübingen, 1968), 45-88; E. Lohmeyer, Kyrios Jesus: Eine Untersuchung zu Phil. 2,5-11 (Heidelberg, 1928); R.P. Martin, Carmen Christi: Philippians 2:5-11 in Recent Interpretation and in the Setting of Early Christian Worship, 2nd ed. (Grand rapids, 1983); C.F. Moule, “Further Reflections on Philippians 2:5-11,” in Apostolic History and the Gospel, ed. W.W. Gasque and R.P. Martin (Grand Rapids, 1970), 264-76; J. Murphy-O'Connor, “Christological Anthropology in Phil., II, 6-11,” RB 83 (1976), 25-50; G. Strecker, “Redaktion und Tradition im Christushymnus Phil 2,6-11,” ZNW 55 (1964), 63-78; Wanamaker, “Philiphians 2.6-11: Son of God or Adamic Christology?” NTS 33 (1987), 179-93; N.T. Wright, “Jesus Christ is Lord: Philippians 2.5-11,” in The Climax of the Covenant: Christ and the Law in Pauline Theology (Edinburgh: Clark, 1991), 56-98; Gordon D. Fee, “Philippians 2:5-11: Hymn or Exalted Pauline Prose?” BBR 2 (1992) 29-46; R.J. Karris, A Symphony of the New Testament Hymns (Collegeville: Liturgical, 1996).
15) Fee, Paul's Letter to the Philippians, 40-41.
16) 바울이 초대 교회의 찬송가 가사를 그대로 옮겨온 것이 아니라, 창의적으로 응용했다고 본다면, 이 본문의 기원이 바울적이냐, 비 바울적이냐 하는 학계의 논란은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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