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 775회] - 기독교인 자살자는 어디로 갈까?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에베소서 2:8)
필자가 군목으로 있을 때, 어떤 부대에서 한 병사가 자살을 했습니다. 부대 내에 군목이 필자 한 사람 밖에 없어, 내키지 않았지만, 집례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장례 예식은 죽은 자(死者)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고, 유가족을 위한 것이기에 예식을 진행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묻는 말 가운데 하나는 “신앙생활을 잘하던 사람이라도 자살을 하면 지옥으로 가지요?”입니다. 기독교는 자기의 생명을 끊는 자살을 살인으로 간주합니다. 따라서 비록 신앙생활을 잘하던 사람이라도, 자살을 하면, 그는 살인을 한 것이고, 또 그 죄악을 회개할 기회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구원을 받기 어렵다고 보아야 합니다.
자살을 하는 사람의 동기는 사업의 실패, 질병, 실연(失戀), 어떤 사건에 연류 되어, 외로움에 지친 노인들, 가난에 찌든 삶 등등입니다.
이렇게 자살한 사람들은 결국 자신에게 살인을 한 것이므로, 지옥으로 간다는 단순 논리로 이야기하기에는 자살자의 경우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1890년대, 경기도 갯마을 소래에서 선교하던 캐나다 선교사 William McKenzie는 후원하는 기관이나 교회도 없이 홀로 한국에 나와, 갯마을에서 한국 사람들과 더불어 살면서 전도에 진력했습니다.
무더운 여름철에도 매일 전도 여행을 하는 무리를 하다, 결국 일사병에 걸려 심하게 앓았습니다. 물 한 그릇 떠다 주는 사람 없는 외로운 처지에서, 열이 40도 이상 끓어 오르는 고통 속에서 정신착란을 일으켜, 갖고 있던 권총으로 머리를 쏘아 생명을 끊었습니다.
이 경우 누가 McKenzie는 자살을 했으니까 지옥에 갔다고 말 할 수 있을까요? 자살을 하는 사람들 중, 많은 경우, 우울증이 심각하게 진행되어, 거의 자기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최근 기독교인 자살에 대해 다른 이론을 제기한 신학자가 있습니다. 무신론자에서 기독교 변증학자로 전환한 조너단 노이어스와 선 맥도웰 기독교 변증학 교수가 “자살은 하나님이 용서 할 수 없는 죄인가?”라는 제목의 유튜브 방송에서, 두 학자는 “성경은 기독교인의 자살이 지옥으로 이끈다고 제시하지 않는다.”는 것과 “인간의 죽는 방식이 천국행 또는 지옥행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습니다.
노이어스는 에베소서 2장 8절을 인용하면서, “무신론자가 자살하면 지옥에 간다. 그것은 자살 행위 때문이 아니라, 예수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라며, “교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그들이 진정한 교인이라면 자살한 사람도 천국에 갈 수 있다.”라며 기독교인의 자살을 변증학적으로 해석했습니다.
이들 신학자들의 말은 그들의 신학 사상이므로 맞다 틀렸다고 비판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나름대로 성경을 해석하고, 말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습니다. 우리가 구원을 받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라는 데는 이의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믿음이 과연 어떤 믿음인가가 문제지요. 진정한 믿음은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생명을 끊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물론, 정신 착란을 일으켜 자기가 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분별하지 못한 경우는 예외로 인정해야 하겠지요.
결론적으로 이야기해서 기독교인의 자살에 대해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것은 그 행위를 하게 된 동기, 방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필자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기독교인이 지옥으로 가느냐, 아니면 천국에 갈 수 있느냐는 문제는 인간들이 왈가왈부 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주권에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판단 할 문제가 아닌, 하나님의 영역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신자나 불신자를 막론하고 자살은 살인이고, 해서는 절대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주변에 자살 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그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정신적,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오늘도 주님 안에서 승리합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
'◑ 자료 18,185편 ◑ > 자료 16,731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의 묵상 - 777회] - 정부의 설교 간섭 (0) | 2023.01.12 |
---|---|
[오늘의 묵상 - 776회 - 미국에 굶주리는 사람들 (0) | 2023.01.12 |
[오늘의 묵상 - 774회] - Lady First (0) | 2023.01.12 |
[오늘의 묵상 - 773회] - Eureka - ‘알았다.’ ‘발견했다.’ (0) | 2023.01.12 |
주일 아침에 읽을거리. (0) | 2023.01.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