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 771회] - 종교 망명(亡命) - Religious Asylum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 (고전 10:13)
망명은 어떤 나라에서 무슨 이유로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 다른 나라로 도피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따라서 입국한 나라 입장에서 보면, 이 사람은 불법 입국이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거주를 허락 할 수 없습니다.
정치적 탄압을 피해 망명을 한 경우나 종교상 이유로 망명을 한 경우에 그를 본국으로 송환하면 그의 생명을 보장할 수 없게 될 때는, 입국한 나라는 대체로 망명을 허가합니다.
중국에는 두 종류의 교회가 있습니다. 하나는 삼자(三子:자치(自治), 자전(自傳), 자양(自養)교회이고, 다른 하나는 지하교회인 처소(處所)교회입니다. 삼자교회는 중국 공산당 정부를 인정하고 그 통제 아래에서, 정부의 시책에 순응하면서 교회를 운영해야 합니다.
반면 지하에 있는 처소교회는 삼자교회를 사이비 교회로 규정하고, 공산당 정부의 교회 정책을 거부하며, 지하에서 교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처소교회는 항상 당국의 감시와 탄압과 괴롭힘 속에서 비밀리에 교회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필자가 장신대에 재임하고 있을 때, 중국 어느 곳의 처소교회 지도자 교육을 위해 일주일간 강의를 하고 온 일이 있었습니다. 그 지역의 여러 처소교회에서 온 지도자 20여 명은 어떤 처서교회 교인 집에서 함께 먹고 자면서 지냈습니다.
필자는 그 주간 동안 한 번도 밖에 나갈 수 없었고, 학생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낮에 낯선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것이 당국에 알려지면 단속을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비밀리에 교육이 이루어졌습니다.
2012년 중국 남부 도시 심천에 있던 가정교회 교인들은 중국 정부의 모진 박해를 견디다 못해 한국으로의 망명을 결단하였습니다. 2019년 초에 목사 가족을 포함해서 60여 명이 제주도에 도착했지만, 일부 교인은 불법 노동 목적으로 입국했다는 의심을 받아 중국으로 송환되었습니다.
어렵게 한국 땅을 밟은 교인들은 제주도의 한 교회에 거처하면서, 그렇게 간절히 바라왔던 예배를 자유스럽게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장 먹고 살 길이 없어, 주중에는 감귤농장, 마늘밭, 양배추 농장에서 힘든 노동을 하면서 연명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한국 정부에 여러 차례 망명 신청을 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고, 최근 광주 고등법원은 이들의 항소를 기각하여 망명 신청은 최종적으로 거부되었습니다. 이들은 이제 중국으로 송환될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종교 탄압 감시 단체인 국제 Freedom Seekers International 대표 디나 브라운은 2022년 6월, 제주도를 찾아와 이들을 격려해 주었고, 기타 여러 단체가 외교적 보호 차원의 방문이 이루어졌습니다. 한국 고등법원에서 내린 항소 기각 결정에 관련해서 워싱턴 DC 소재 씽크 탱크 카토연구소는 한국 정부의 망명 거부 조치에 대해 비난 성명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중국으로 송환되면 중국 당국으로부터 어떤 고난을 당할지 모르고, 생명을 부지(扶持)한다는 보장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신앙을 위해 망명한 경우에는 그들이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장 해 주는 것이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원칙이며 국제사회의 불문율이라는 것을 한국 정부가 모를 리 없습니다.
더욱이 한국에는 개신교인이 약 1,000만 명, 로마 가톨릭 교인이 약 500만 명으로 1,500만의 기독교인이 있는데, 종교의 자유를 찾아 한국으로 온 이 몇 무리을 방치한다면, 이는 기독교회로, 교인으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방기(放棄)하는 것입니다.
한국 교회는 초 교파적으로 이 문제를 정부에 진정하고 호소하여, 이들이 합법적으로 거주하면서 자유롭게 예배를 드릴 수 있게 해 주어야 합니다. 인간이 추구하는 자유 가운데 종교의 자유만큼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로마 가톨릭이 한국에 처음 들어 왔을 때, 조정(朝廷)의 박해로 약 3만 명의 교도가 순교의 피를 흘린 일을 기억해야 합니다. “주님, 신앙의 자유를 찾아 한국 땅을 찾아 온 우리의 형제자매들이 온전한 자유를 누리며 살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게 해 주옵소서, 아멘.”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
박종현, 하헌규, 외 2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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