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을 얻는 길 (사도행전 15장 13-18절)>1. 말씀을 앞세우라
야고보는 회의의 결론을 내릴 때 “기록된 바”라고 말하며 구약의 아모스 말씀을 인용해 결론을 내렸다. 그것은 그가 말씀을 많이 알고 최대한 존중했다는 암시다. 특히 야고보는 예수님의 말씀을 누구보다 정확히 많이 알고 있었다. 야고보가 쓴 야고보서는 신약성경의 어떤 서신보다도 예수님의 말씀이 많이 인용되었다.
사람들은 보통 바울이 쓴 로마서와 갈라디아서를 중시한다. 종교개혁자 루터는 갈라디아서를 중시해서 아내도 ‘갈라디아’라고 불렀다. 반면에 야고보서는 행위를 강조했다고 해서 ‘지푸라기 서신’이라고 비하했다. 그것은 루터의 잘못이다. 로마서와 갈라디아서는 예수님을 강조하면서 “예수님을 믿으면 구원을 얻는다.”라는 교리 설명에 탁월했지만 정작 예수님의 말씀은 하나도 인용되지 않았다.
교회생활에 관한 탁월한 교훈으로 가득 찬 고린도전후서에도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한 곳은 한 곳도 없다. 바울은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처음 뵙고 나서 구약 율법을 예수님의 십자가의 은혜로 재해석함으로 복음을 변증한 가장 위대한 사도가 되었다. 그러나 예수님과 직접 지낸 적이 없었기에 예수님의 생애와 말씀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반면에 야고보는 야고보서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상당히 많이 인용했다. 야고보서 말씀 중 약 3분의 1이 예수님의 말씀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야고보는 예수님의 말씀을 확실히 꿰뚫어 알고 있었다. 그처럼 말씀 중심적으로 살면서 말씀을 최대한 높였고 특히 예수님의 말씀을 많이 알았기에 그의 권위는 누구도 넘보지 못했다. 아는 것은 힘이다. 특히 말씀을 아는 것은 더욱 큰 힘이다. 사탄이나 문제도 말씀 앞에서는 꼼짝 못한다. 성경을 덮어놓고 믿지 말고 열심히 펴고 보면서 믿으라. 집회에 많이 다니려고 하기보다 성경을 조금 더 알려고 하라. 성경을 보면 거기에 그토록 찾던 진리와 평안과 행복이 있다.
2. 치우치지 말라
야고보는 예수님의 동생이란 사실만으로도 상당한 권위를 인정받았지만 본문에 나오는 그의 어투는 권위적이 아니었다. 그는 철저히 말씀을 앞세워 “이방인 중에서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자들을 괴롭게 말라.”고 결론 내렸다. 말씀을 많이 알면 지혜롭게 되고 지혜롭게 되면 우로나 좌로나 치우치지 않는 온유한 믿음이 나온다. 그런 온유한 믿음을 통해 절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절대 권위는 권위적인 태도를 버릴 때 주어진다.
어디서든지 보수파와 진보파가 있다. 어느 진영에 속해도 되지만 극단에는 치우치지 말라. 극단에 치우치면 한 진영의 강력한 리더는 되어도 전체를 이끄는 권위 있는 리더는 될 수 없다. 진짜 권위는 보수파와 진보파를 다 아우르는 손길을 통해 생긴다. 극단주의는 잠시 마음을 시원하게 하지만 나중에는 마음을 서늘하게 하는 벼랑 끝에 서게 만든다. 좋은 리더는 자기 절제를 통해 팔로워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상황을 최대한 막아주는 리더다.
참된 리더가 되기를 원하면 자기 스타일을 고집하거나 그 스타일로 남의 신앙 유무와 성숙 유무를 판단하지 말라. 남을 잘 판단하면 언젠가는 내가 판단 받는다. 생각뿐만 아니라 스타일에서도 치우치지 말아야 리더십과 권위의 영향력도 오래 지속된다.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것을 품는 통전성이 있어야 리더는 공동체를 평화롭게 이끌 수 있다. 극단주의로 전체를 굴복시키려는 시도는 대개 실패한다.
사도 바울은 율법 있는 사람에게는 율법 있는 것처럼, 율법 없는 사람에게는 율법 없는 것처럼 하라고 했다(고전 9:20-21). 흑백논리에도 빠지지 말라. 진리의 본질적인 면에서는 흑백논리가 필요해도 비본질적인 문제까지 흑백논리로 재단하면 오히려 권위를 잃는다. 상대를 없앰으로 경쟁에서 승리하기보다 상대와 나눔으로 경쟁에서 승리하라. 리더가 자기 의견과 지향점이 있어도 치우치지 않으려고 힘쓸 때 평화를 낳을 수 있고 공동체를 살리는 리더십을 얻을 수 있다. 통전적인 통 큰 사람에게 참된 권위와 리더십이 생긴다.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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