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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문제를 극복하는 길 (이사야 36장 11-22절)

by 【고동엽】 2022. 12. 30.

큰 문제를 극복하는 길 (이사야 36장 11-22절)

 

1. 믿음을 잃지 말라

 유다의 항복을 요구하던 앗수르 장수 랍사게는 외교 언어인 아람 방언이 아닌 유다 방언으로 하나님의 뜻을 내세우며 위협했다. 랍사게의 말을 듣고 유다 사절들은 사기가 꺾인 채 그 말이 백성들에게 미칠 심리적인 충격을 생각하고 비굴하게 랍사게에게 유다 방언이 아닌 아람 방언으로 말해줄 것을 요청했다(11절). 그 요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랍사게는 호기를 부리며 더 협박했다(12절). 두려운 현실에서 두려움을 보이면 사탄이 더 신나게 찾아와 위협한다. 믿음이란 두려울 때를 위해 있는 것이다. 두려움에 빠지지 말라.

 진리의 길에 있기만 하면 매 순간이 은혜의 때가 된다. 어둠에 길들여지기를 거부하면 늘 고난이 따르지만 감당할만한 고난이다. 운명에 매여 살기보다 자유로운 세상의 비전을 가지고 사는 것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 소중한 존재는 사탄에게는 극렬하게 미운 존재이기에 고난이 따르지만 고난을 두려워하지 말라. 두려워하면 문제 앞에서 쉽게 무너지지만 믿음으로 굳게 서면 결국 문제는 사라진다.

 성도란 어둠에 길들여질 수 없는 존재다. 어둠의 질서를 거부하면 죽음과 같은 극심한 시련의 순간을 겪는다. 세례 요한이나 예수님도 그런 순간을 겪었다. 중요한 것은 어려움 중에도 자유를 향한 꿈과 거룩한 비전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거북함과 두려움으로 인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떨쳐내는 사람은 실패했어도 실패자가 아니다. 하나님의 뜻에 자신을 바치겠다고 각오하면 사탄과 사람도 두렵지 않고 사건과 사고도 두렵지 않게 된다.

2. 회유에 넘어가지 말라

 유다 백성들의 두려운 마음을 읽고 랍사게는 더 신나서 큰소리로 히스기야의 말을 믿지 말고 항복해야 포도와 무화과를 먹고 우물물을 마시게 될 것이라고 했다(13-16절). 더 나아가 유다 백성들을 먹을 것과 마실 것이 풍부한 땅으로 옮겨주겠다고 회유했다(17절). 물론 하나님의 뜻이 항복에 있다면 항복할 수도 있지만 일시적인 안위를 위해 회유에 넘어가면 대개 비참한 결말로 끝난다.

 잘못된 회유에 넘어가 영혼과 인격과 믿음을 팔지 말라. 내일의 축복도 팔지 말라. 무조건 순교의 길을 가야 한다는 순교 콤플렉스를 가지고 무조건 타협을 거부하고 개죽음을 맞이해도 안 되지만 육신적인 안일과 유익을 위해 잘못된 회유에 넘어가도 안 된다. 잘못된 회유에 넘어가면 사는 길이 죽는 길이 된다. 반대로 하나님의 뜻 안에서 죽는 길을 마다하지 않으면 그때는 죽는 길이 사는 길이 된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대로 아름답고 풍성한 삶을 사셨다. 예수님은 33년의 짧은 생애를 살면서 모든 삶의 순간을 빛 가운데 사셨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데 온전히 자신을 드렸다. 만나는 모든 사람을 하나님이 맡기신 보화로 여기고 그들을 위해 자기 생명을 죽음의 십자가에 드리신 후 결국 부활하셨다. 거룩한 뜻을 위해 자기를 바치는 것은 죽음의 늪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품에 안기는 것이다.

3. 성급히 나서지 말라

 랍사게의 말을 듣고 유다 사절들은 잠잠히 침묵했다. 히스기야 왕이 랍사게의 요구에 어떤 대답도 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내면의 상처와 끓는 분노가 있었지만 랍사게 앞에서 잠시 침묵했다. 그런 침묵도 필요하다. 성급하게 나서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좋은 뜻을 좋은 열매로 만들기 위해서는 잠시 침묵하는 순간을 인내로 견뎌내라. 무조건 바로 반응하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무슨 일이든 너무 성급히 나서지 말라. 성급함은 광기의 바람에 내몰리게 할 수 있다. 찬찬히 자기를 돌아볼 수 있어야 세상을 보는 현실안도 생기고 미래를 보는 미래안도 생긴다. 좋은 일도 너무 성급히 하지 말고 분노의 감정도 너무 성급히 나타내지 말라. 큰 문제가 닥쳤을 때 오히려 감정을 절제하고 하나님 앞에서 자기를 빚어가면서 내일의 사역과 축복을 도모하라. 하나님의 때에 나서야 더욱 복된 열매가 삶과 사역에 넘치게 된다.

 선악을 분별하는 분별력이 필요하듯이 나설 때와 들어설 때를 아는 분별력과 전진할 때와 후퇴할 때를 아는 분별력도 필요하다. 믿음 안에서의 고독과 침묵과 후퇴는 하나님이 대신 일해주심으로 오히려 인생의 가장 큰 전진과 성숙의 때가 될 수 있다. 인생에는 고음의 때도 필요하지만 저음의 때도 필요하다. 믿음 안에서의 ‘고독’과 ‘침묵’과 ‘후퇴’란 저음의 삼중창을 통해 큰 문제를 능히 극복하고 더욱 높이 올라서는 복된 존재가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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