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들에게 보내는 편지
어느 날, 한 예비군 훈련장에서 중대장이 물었다. “가정에서 어떤 결정을 할 때 아내 말을 잘 듣는 사람은 오른쪽으로 가 앉으십시오.” 그러자 예비군 350명 중에 단 한 명만 왼쪽에 앉고 다 오른쪽으로 가 앉았다. 그때 중대장이 왼쪽에 앉은 사람에게 말했다. “거기 혼자 당당하게 있는 모습이 부럽네요. 아내를 어떻게 휘어잡죠?” 그가 말했다. “그게 아니라 제 아내가 사람 많은데 가면 큰일 난다고 해서요.”
요새 각 가정마다 아내의 목소리가 커졌다. 남편들이 아내 말을 잘 듣다가 이제는 눈치까지 보는 시대가 되었다. 어떤 남편은 아내의 얼굴에 짜증 기미만 보여도 불안에 떤다. 어떤 아내는 남편보다 성격이 강하고 말도 잘하고 돈도 잘 벌어서 남편을 항상 이긴다. 남편들이 많이 왜소해졌다. 이런 때일수록 아내들은 남편들을 높여주는 일에 분발해야 한다. 남편을 물로 만들면 행복은 물거품이 된다.
아내란 말의 어원은 ‘안에’였다는 주장이 있다. 아내의 매력은 ‘남편 밖에서’보다 ‘남편 안에서’ 나타나야 한다. 아내의 매력은 ‘말과 재테크를 잘하는 것’에 있지 않고 ‘남편이란 존재의 숨은 뿌리가 되는 것’에 있다. 누군가의 숨은 뿌리가 되려면 좋은 말을 귀로 듣게 하는 것보다 좋은 행위를 눈으로 보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남편들이 가장 부담스럽게 여기는 아내는 ‘설교하는 아내’라고 한다. 어떤 아내는 남편에 대해 ‘역사 바로 세우기’를 하려고 기회만 생기면 남편에게 설교한다. 그러면 남편의 역사가 바로 세워지기보다는 곧 그 가정에 IMF가 오게 된다. 남편은 ‘설교하는 말’보다는 ‘조용한 격려’를 통해 마음을 연다.
인천에 사는 한 부부가 있었다. 아내는 ‘남편의 술 때문’에 못 살겠다고 하고 남편은 ‘아내의 말 때문’에 못 살겠다고 했다. 가끔 남편이 술 먹고 오면 아내는 화가 치밀어 말했다. “이 인간! 또 술 먹고 왔어!” 그런 말을 들으니까 남편은 술을 더 먹었다.
남편의 가장 치명적인 상처는 아내의 말로 자존심의 손상을 입는 것이다. 타인의 무시는 웬만하면 참을 수 있지만 아내의 무시는 남편에게 하늘이 무너지는 경험이다. 아내는 남편의 명예와 자존심을 최대한 지켜주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꼴에 자존심은 있어서... 돈도 못 버는 주제에...”란 말은 금물이다. 마음에 들지 않아도 남편의 명예와 자존심을 지켜주고 내일의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옛날에는 아내가 남편의 ‘손의 구타’로 많이 가출했지만 요새는 남편이 아내의 ‘입의 구타’로 많이 가출한다. 남편을 무시하면 언젠가는 남편이 ‘남의 편’이 될 수 있다. 아내는 못난 남편이라도 내 남편이 귀한 줄 알고 최고로 대접해야 한다. 그런 아내의 격려와 사랑을 먹으면서 남편은 점차 최고 남편이 된다. 남편에 대한 믿음을 힘써 가져보라. 사람 중에서 가장 믿어야 할 대상은 바로 자기 남편이다.<상처는 인생의 보물지도> 부부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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