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자신을 살피라 (고후13:5-10)
오늘 우리는 한해를 마감하는 마지막 주일에 서 있습니다. 흔히 우리는 생활이나 사업에서 주말이나 월말 또는 한해를 결산하는 것을 매우 중요시합니다. 왜냐하면 반성하고 결산할 줄 모른다면, 자기 만족에 빠져 오히려 퇴보 내지는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본문에서 고린도 교인들은 여태껏 바울의 사도권을 의심하고 오히려 거짓 교사들의 가르침에 미혹되었는데, 그것은 그들의 신앙이 미성숙했거나 믿음에서 멀리 떠나 있는 상태에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밝힙니다.
사도 바울은 본문에서 고린도 교회 성도들이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 올바로 서기를 권면하면서, 만일 회개하지 않을 경우에는 단호히 벌할 것을 예고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바라는 것은 고린도 교회 성도들이 주안에 바로 서서 선을 행하며 온전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1. 시험하여 보고 확증하라(5절)
(고후 13:5) 너희가 믿음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너희 자신을 확증하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신 줄을 너희가 스스로 알지 못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너희가 버리운 자니라
'너희 자신'이라는 말을 본 절에 세 번이나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믿음에 관하여 남을 운운하지 말고 자기 스스로를 시험해 보고 확인해 보라는 뜻입니다.
삶의 모든 문제는 근본적으로 믿음의 결여에서 온 것입니다. 그러므로 스스로 믿음이 있는가를 시험하고 확증하는 것은 언제나 잊어서 안 될 근본적 문제입니다. '시험하고 확증하라'는 것은 자기 자신을 살피는데, 이는 제련소에서 순금을 골라내는 작업처럼 지난 과거의 시간에 자기가 믿음 안에서 바로 살았는가를 가려 보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신앙생활의 결점과 약점이 무엇인지를 잘 살펴보고 골라내라는 의미입니다.
'시험하고 확정하라'는 말은 구체적으로 "믿음이 있는가"를 확인하라는 것입니다. 이 말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도 안에 계신 것을 알아보라는 말입니다. 즉 믿음이란 '그리스도와 같이 있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바울은 그들에게 '믿음에 있는가'를 스스로 살필 것과 '그들 안에 그리스도께서 계신가'를 확증해 보라고 하였습니다.
(롬 8:9) 만일 너희 속에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면 너희가 육신에 있지 아니하고 영에 있나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라
이러한 본문의 물음은 곧 우리 성도들이 스스로의 신앙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지침이 됩니다. 믿음이 있으면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 것이요, 이것을 알지 못 한다면 믿음이 없는 것이요, 버리운 자라는 것입니다.
'버리운 자'( )란 앞서 지적한 것같이 '순금을 골라내고 남은 불합격된 찌꺼기로서 제거된 부분'을 가리킵니다. 이 말은 신약에 8회 나타나는데, 그 중 7번은 바울의 용어입니다(롬 1:28, 고전 9:27, 고후 13:5,6,7, 딤후 3:18, 딛 1:16, 히 6:8).
오늘 우리는 '나 자신이 정말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가?, 그리스도가 내 안에 있는가?'를 확인하고 믿음 가운데 바로 서야 할 것입니다.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을 향한 이런 책망과 경고를 통하여 그들이 회개하기를 촉구합니다. 그러나 만약에 그들이 깨닫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도록 깨닫지 못한다면, 그들은 진정 버리운 자들, 즉 아직까지는 믿음의 합격자들이 될 수 없는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남을 비판하고 판단하기는 쉽지만 자기 스스로를 성찰하기란 어렵습니다. 그러나 만약에 우리가 말씀의 거울 앞에서 우리 자신을 살핀다면 결코 남을 비판할 만한 자고함이 사라질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성도들은 신앙생활은 물론 자신의 일상생활까지도 반성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 선을 행하도록 하라(6-8절)
고린도 교인들을 향한 바울의 궁극적 바람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고린도 교인들이 선을 행하고 하나님께서 그들로 하여금 악을 행치 않게 해주시기를 바는 것이었습니다.
(고후 13:7) ...오직 우리는 버리운 자 같을지라도 너희로 선을 행하게 하고자 함이라
여기서 '버리운 자'란 '실패한 자'를 말합니다. 그런데 그 실패란 고린도 교인들에게 자신의 사도적 권위를 납득시키지 못한 실패를 가리킵니다. 그래서 고린도 교인들은 하나님의 종으로 부름 받아 사역하는 사도 바울에게 오히려 어려움을 주었고, 더 나아가서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을 듣는 일에도 소홀히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고린도 교인들은 진리를 거부한 채 거짓 교훈을 가르치는 자들을 따라 명예나 부에 미혹되어 하나님의 진리를 등한히 여기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결국은 아무런 풍성함을 얻지 못하고 가장 약한 자로서 패배하는 삶을 사는 것으로 전락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바울의 근본적 관심은 그들이 하나님 안에서 바르게 행하는 것입니다. 즉 그들이 올바르게 행하기만 한다면 그들이 비록 바울 자신의 권위를 부인하고 무시하더라도 개의치 않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곧 자기는 죽고 대신 그리스도께서 온전히 드러나게 하는 참 목자로서의 행위입니다.
(고후 13:8) 우리는 진리를 거스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오직 진리를 위할 뿐이니
"진리"( )는 고전어에서는 "사실"을 가리켰습니다. 그러나 신약에 와서는 하나님과 결부시켜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을,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진리'는 인격화되어 그리스도를 가리키게 되었습니다(요 14:6).
바울은 어느 누구도 하나님의 진리를 거스리고 형통하거나 번영할 수 없음을 확언하였습니다. 즉 바울은 자신은 진리를 거스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오직 진리를 위해서 일할 때 능력 있게 삶을 살게 되었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즉 '진리를 거스린다'는 것은 자기 속에 내재하시는 그리스도를 거스리는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살게 될 때에는 우리가 능력을 받아 무엇이든 할 수 있으나, 그리스도를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 진리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서 살면 담대하게 될 것이나 주님을 거역하면 그 삶이 공허와 무의미 속에 거하게 됩니다.
오늘 우리가 지난 1년을 뒤 돌이켜 보면서 느끼는 바는 우리가 진리를 위해서 살았다면, 그것은 실로 능력의 삶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에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거스려 예수님을 내 삶에 모시고 살지 못하였다면, 그것은 실패의 삶이었을 것이고 늘 약점 가운데 사는 생활이었을 것입니다.
3. 온전하도록 하라(9-10절)
(고후 13:9) ...또 이것을 위하여 구하니 곧 너희의 온전하게 되는 것이라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이 자기에게 행한 믿음의 결과를 보면 분명히 책망을 해야 하지만, 그래도 기뻐하는 것은 고린도 교인들이 회개하고 악에서 떠남으로 진리 안에서 강하게 되고 온전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온전하게 되는 것"은 '개선하는 것' 혹은 '진보하는 것'이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또 '수선함'의 뜻도 '기계의 각 부분이 모두 정상적으로 조립되어 제기능을 잘 발휘해 주는 것'을 가리킵니다. 여기서 고린도 교인들이 '온전하게 되는 것'이란 교인들이 끝내는 하나님 앞으로 바로 돌아와서 온전한 믿음의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을 말해 줍니다.
오늘 우리는 지난 1년을 돌아보면서 우리 자신의 연약한 부분을 온전하게 하여 우리의 신앙 생활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도의 참된 제기능을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해 지고 능력 가운데 사는 것은 성령께서 우리 안에 함께 하셔서 우리를 이끌 때에만 가능한 것입니다. 잘못된 모든 과거를 청산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성령의 능력 있는 변화의 삶이 있기를 원합니다.
(고후 13:10) 이를 인하여 내가 떠나 있을 때에 이렇게 쓰는 것은 대면할 때에 주께서 너희를 파하려 하지 않고 세우려 하여 내게 주신 그 권세를 따라 엄하지 않게 하려 함이니라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어서 한 사람이라도 교회에서 추방당하거나 책망 받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그에게 주신 권세로 그는 성도들을 책망하고 치리 할 수는 있지만, 그로 인하여 결코 그들의 인격을 파괴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들을 교화시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여튼 바울은 범죄한 교인에 대해서 처벌하지 않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의 모든 성도들은 자신의 생활 가운데 영육간의 잘못으로 인하여 하나님 앞에서 책망과 징계를 받는 일이 조금도 없도록 자신을 살피며 온전하여 지도록 하나님 앞에서 참으로 뉘우침과 깨달음이 있기를 원합니다.
신문에 났던 기사입니다. 1970년 12월 31일 중앙선 열차가 달리고 있었습니다. 열차는 경상북도 영주를 향하여 달리고 있었습니다. 죽령 고개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달리지 못하고 뒷걸음치면서 밀리다가는 다시 힘을 내어서 진행을 했으나 뒤로 밀려 가다가 결국 서 버리게 되었습니다. 이 때 기관사는 기지를 발휘하여 장내 방송을 하였습니다. 그것은 "지금이 11시 58분인데, 70년과 71년이 만나는 교차점에서 잠시 추억을 만들고 가라"는 것이었다. 단 시간은 5분이라고 하였습니다. 정말 우리는 이처럼 기차에 내려서 의미 있는 이 순간에 새로운 결단과 각오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젊은 친구 두 사람이 술을 마시며 방탕한 길거리를 휘젓고 다니다가 교회 앞에 붙어 있는 "죄의 삯은 사망이라"는 글귀에 눈길을 마주 쳤습니다. 이 때에 한 사람은 그 길로 새 삶의 길을 걸었고, 다른 한 사람은 계속 방탕의 길을 걸었습니다. 30년후 미국 제 24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사람은 바로 때에 큰 결단으로 새 삶을 살았던 크래브랜드 청년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시간에 계속 방탕의 길을 걷던 친구는 감옥에서 눈물을 흘리며 자신 비참함을 슬퍼하게 되었습니다.
결 론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평가할 것은 냉정히 평가하는 신앙적 결산이 있기를 바랍니다.
본문은 본서의 최종 결론으로 고린도 교인들에게 그들의 죄를 속히 회개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을 시험해 보고 확증하고 믿음에 서 있는가를 살피라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그렇지 않다면 이제부터라도 선을 행하도록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온전하게 되어 잘못을 고치고 정상적으로 믿음의 바른 자리에 서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생활을 해 나가라는 것입니다.
(고후 13:5) 너희가 믿음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너희 자신을 확증하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신 줄을 너희가 스스로 알지 못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너희가 버리운
출처/안재은목사 설교자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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