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심에 합당하게! (에베소서 4장 1~6절)

부르심에 합당하게!   (에베소서 4장 1~6절)


그러므로 주 안에서 갇힌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가 부르심을 받은 일에 합당하게 행하여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오래 참음으로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고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 몸이 하나요 성령도 한 분이시니 이와 같이 너희가 부르심의 한 소망 안에서 부르심을 받았느니라 주도 한 분이시요 믿음도 하나요 세례도 하나요 하나님도 한 분이시니 곧 만유의 아버지시라 만유 위에 계시고 만유를 통일하시고 만유 가운데 계시도다     에베소서 4장 1~6절 말씀


  이솝의 우화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사자 한 마리가 산에서 사람들이 파놓은 함정에 빠졌다. 너무 깊어서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빠져 나올 수가 없었다. 한 사흘을 굶으면서 죽을 지경이 되었는데 토끼가 지나가다 그 모습을 보았다. 그러자 숲 속의 왕인 사자가 눈물을 흘리며 좀 살려달라고 사정을 했다. 그러자 마음 약한 토끼가 고민을 하다가 건져주어도 안 잡아먹는다고 약속하고 큰 나뭇가지 하나를 구덩이에 던져주었다. 사자는 그것을 이용해서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막상 나오고 나니까 사자의 마음이 바뀌었다. 사흘 동안이나 굶어서 제 정신이 아닌데 지금 눈 앞에 맛있는 먹이감이 있으니 욕심이 난 것이다. 그래서 토끼에게 "내가 배가 너무 고파서 너를 잡아먹어야겠다." 그러니 토끼가 깜짝 놀라서 "세상에 이런 배은망덕한 일이 어디 있습니까? 내가 당신을 살려주었는데 이럴 수가 있습니까?"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때 마침 여우가 지나가다가 그 모습을 보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토끼가 자초지종을 이야기 해 주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여우가 지혜를 발휘했다. "사자왕이여, 이 토끼가 구해 주기 전에는 어떤 모습으로 있었습니까?" 그러자 사자가 함정으로 다시 뛰어 들어가더니 "이렇게 하고 있었지" 라고 했다. 이에 여우가 "그럼 원래대로 그냥 그렇게 계십시오" 라고 한 후에 "토끼야 가자"하고 그냥 가버렸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자신의 본래성을 잊어버리면 안 된다. 내가 본래 어떤 사람이었는가? 그것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것을 잊어버리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사도바울은 여기서 교회론을 말씀하고 있다. 원천적으로 우리는 부르심을 받은 존재들이요 하나라는 것이다. 허물과 죄로 죽었던 우리를 불러서 하나님의 자녀로 삼으셨다. 그래서 그 부르심에 합당하게, 신분에 맞게 행하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이 부르심 속에는 우리의 삶의 의미가 있고, 사명이 있고, 미래에 대한 약속이 있다.  


   애굽에서 부름받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라. 그들은 애굽에서 사백년동안 노예생활을 했다. 이 말은 곧 이스라엘 백성 모두가 노예생활 중에 태어난 사람임을 보여준다. 노예로 태어나서 노예로 살다가 노예로 죽어갈 사람들이었다. 그런 처지의 사람들을 하나님께서 불러내셨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그들은 조금만 어려움이 있고, 불편함이 있으면 견디지 못하고 왜 애굽에서 종살이 하도록 가만두지 않고 데리고 나와서 이 불편한 광야에서 고생만 하다가 죽게 만드느냐? 차라리 애굽으로 돌아가자! 그러면서 하나님을 원망하고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 모세를 원망하고 어떤 때는 모세를 죽이겠다고 설치기도 했다. 생각해 보면 노예로 살다가 노예로 죽을 인생이 자유인이 되었으니 이제 광야에서 죽어도 행복한 것 아닌가? 그러나 그들은 약속에 매인 자도, 사명에 매인 자도, 신앙에 매인 자도 아니었다. 그들은 오직 육신에 매인 자들이었다. 결국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심판하셔서 출애굽 1세대는 여호수아와 갈렙을 빼고는 모두 광야에서 죽었다. 그들의 죄가 무엇인가?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불신앙의 죄요, 원망의 죄다. 그것은 자신들이 원래 어떤 존재요, 어떤 처지의 사람이었는지를 망각한 데서 온 죄다. 그러므로 허물과 죄로 죽은 상태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성도여러분!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었으면, 하나님의 부르심이 아니었으면 영원히 죽었을 존재임을 잊지 마시기 바란다. 그래서 어떤 일이 있어도 원망하지 말고 약속의 말씀을 끝까지 믿고 따르기를 축원한다.  


   힘든 현실 속에도 하나님의 부름심이 있고 약속이 있다. 나에게 주어진 현실, 내가 맞닥뜨리고 살아가는 현실이라는 형편은 내 마음에 들든지 안 들든지 하나님께서 그 현실 속으로 나를 부르셨다. 그 현실에 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약속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데 현실이라고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과정만 허락하신다. 그 과정을 꼭 거쳐야 약속 된 미래, 부르심의 자리, 영광스럽고 복된 결과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효과적인 부르심(Effctive Calling)이라고 한다. 하나님의 약속에는 어그러짐이 없다.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헛된 것이 없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면서 끝까지 가보면 반드시 아름다운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그러므로 부르심에 응답하여 가는 길에 어떤 일을 만나도 과거를 기억하며, 본래 내 모습을 기억하며 원망하지 마시기 바란다. 어려운 현실을 바라보고 원망하면 우리의 본래 상태도, 약속도, 사명도 부르심의 의미도 다 잊어버린다. 그러면 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때론 흔들리고 실패하고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서 끝까지 약속을 붙들고 믿음으로 나아가시기 바란다. 그래서 부르심에 합당한 삶, 하나님이 부르신 목적을 이루는 삶을 사시기를 축원한다.  


   2~3에서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길을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1) 겸손 - "부름에 합당하게 행하여 모든 겸손과"라고 말씀한다.  


   당시의 사고 방식에서 겸손은 종이나 노예가 가져야 할 덕목이었다. 자유인들은 그것을 악덕이라고 생각했다. 겸손은 종이나 노예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지 주인이나 지배자들이 겸손할 필요는 없었다. 종을 부려야 하는데 주인이 겸손하면 큰일난다. 이것이 그 당시 사람들의 사고방식이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크고 중요한 덕은 겸손이다. 그래서 예수님도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와서 배우라."고 하셨다. 겸손은 무엇인가? 자기를 비우는 것이다. 자신이 죄인이요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인간이 진정으로 겸손하려면 예수님 앞에 나아가야 한다. 예수님이 겸손 자체이기 때문이다. 겸손한 사람 앞에서는 모든 것이 하나가 된다. 겸손하면 평화가 온다. 겸손하면 내가 아닌 예수님이 세워지고, 나의 법이 아닌 예수님의 법이 이루어진다.  


   2) 온유 -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온유는 "길들여진 말"을 의미한다. 힘이 있지만 그 힘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고 극도로 절제하고, 꼭 필요한 곳에만 선하게 사용할 줄 아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온유한 사람은 마음에 분노가 생겨도 그 감정이 성령하나님에 의해서 조절된다. 온유는 긴장과 분노의 마음을 풀어준다. 온유한 사람은 다른사람으로 하여금 평화로움을 느끼게 한다. 온유는 다툼을 누그러뜨리고 성도를 하나 되게 한다.  


   3) 오래참음 - "오래 참음으로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고"  

   오래 참는 것이 무엇인가? 포기하거나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인내로 끝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자기가 분명히 옳다고 확신하는 것을 급하게, 억지로 이루려고 하지 않고 온유와 겸손으로 오래 참고 기다린다. 오래 참고 기다리므로 하나님의 복을 성취하는 것이다. 오래 참는 그것이 곧 복이요 사랑이다. 가정이나 교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서로 오래 참고 기다려주는 것이다. 실수해도 참아주고 또 참아주어야 한다. 그 사람이 하나님의 법을 깨달을 때까지 참아주고 기다려야 한다. 그럴 때 하나가 되고 사랑이 실현된다. 가정에서도 교회에서도 직장에서 그렇게 하시기를 바란다. 그러면 평화가 찾아올 것이다.  


   4) 용납 - "사랑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고" 여기서의 사랑은 아가페 사랑이다.  


   희생적 사랑, 하나님의 사랑을 의미한다. 그 사랑으로 용납하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에는 용납되지 않는 것이 없다.  


   한 번은 95세된 노인이 TV에 나와서 인터뷰를 하는데 아나운서가 이렇게 물었다. "할아버지, 건강의 비결이 무엇이십니까?" 그랬더니 할아버지께서 빙긋이 웃으면서 딱 한마디를 하는데 의미심장한 말을 하셨다. "마누라 속썩이지 마. 그래야 오래 살아." 알아들으셨는가? 무슨 말인지 다 아시죠?  


   사랑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게 될 때 서로 다른 것도, 실수한 것도, 실패한 것도, 그 어떤 장애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면 성도 모두가 하나되어서 진정한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게 된다. 그러므로 서로 다르다는 것이 더 큰 능력이 될 수 있다. 다양성을 맛보게 하는 풍성함이 된다.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서로 용납하면 서로 다르다고 하는 것이 하나님 앞에서 더 크고 엄청난 역사를 이룰 수 있는 하나님의 도구가 된다.  


   5) 평안 - "평안의 매는 줄"  


   이것은 화평이다. 우리는 서로 화평해야 한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이 우리에게 하나님과 화평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화평케 하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겸손, 온유, 오래참음, 사랑으로 용납하면 성도간에 서로 화평을 이룰 수 있다. 화평을 이루는 그것이 바로 성령께서 우리를 주 안에서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는 길이다. 왜 우리가 하나됨을 힘써 지켜야 되는가? 성령이 하나이기 때문이다. 소망이 하나이기 때문이다. 주님이 한 분이기 때문이다. 믿음이 하나이기 때문이다. 한 세례를 받았기 때문이다. 한 하나님을 섬기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나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이미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되게 하셨기 때문에 그것을 힘써 지켜야 한다.  


   사랑하는 성도여러분! 교회란 마치 오케스트라와 같다. 오케스트라에는 관악도 있고 현악도 있고 타악도 있다. 저마다 다른 소리를 내는 것들이다. 그러나 한가지는 분명하다. 다같이 악보에 충실해야되고, 정확한 소리를 내야 하고, 다같이 지휘자를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악기가 여러 가지 소리를 낸다. 그러나 자기 소리를 적절하게 절제하면서 조화를 이루고 오로지 지휘자를 따라야 한다. 그래야 그 소리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서 아름다운 작품이 된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성도들이 보는 악보는 성경이다. 그리고 그 악보의 음표는 겸손, 온유, 오래참음, 사랑, 용납이라는 음표다. 그 음을 정확하게 연주해야 한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작곡하신 "화평으로 하나 됨"이라는 곡을 완벽하게 연주할 수 있다. 그러면 아주 완벽하게 조화된 아름다운 오케스트라의 위대한 음악작품이 나오게 된다. 성도 서로간에 조화를 이루어야 아름다운 교회가 된다. 성도에게는 주인도, 소망도, 믿음도, 하나님도, 세례도 하나다. 오늘 주님께서 우리를 향해서 말씀하신다. "부르심에 합당하게 생활하라." "성령이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  

성도여러분! 겸손, 온유, 오래참음, 사랑안에서 서로 용납 하는 삶을 통해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사시기 바란다. 그리하여 그 모든 것을 통해서 서로 화평하므로 성령께서 교회를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는 성도들 되시기를 축원한다.      

출처/김종민 목사 설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