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할 것이 없는 사람(고린도전서 9: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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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할 것이 없는 사람(고린도전서 9:11-17)

 

우리가 너희에게 신령한 것을 뿌렸은즉 너희 육신의 것을 거두기로 과하다 하겠느냐 다른 이들도 너희에게 이런 권을 가졌거든 하물며 우리일까보냐 그러나 우리가 이 권을 쓰지 아니하고 범사에 참는 것은 그리스도의 복음에 아무 장애가 없게 하려 함이로라 성전의 일을 하는 이들은 성전에서 나는 것을 먹으며 제단을 모시는 이들은 제단과 함께 나누는 것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이와 같이 주께서도 복음 전하는 자들이 복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명하셨느니라 그러나 내가 이것을 하나도 쓰지 아니하였고 또 이 말을 쓰는 것은 내게 이같이 하여 달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차라리 죽을지언정…누구든지 내 자랑하는 것을 헛된 데로 돌리지 못하게 하리라 내가 복음을 전할지라도 자랑할 것이 없음은 내가 부득불 할 일임이라 만일 복음을 전하지 아니하면 내게 화가 있을 것임이로라 내가 내 임의로 이것을 행하면 상을 얻으려니와 임의로 아니한다 할지라도 나는 직분을 맡았노라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할 일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간혹 일이 너무 많고 피곤하다고 불평하기도 하며 또는 너무 바빠서 살기 힘들다고 불평을 합니다만 만일 그들에게 할 일이 없다고 한다면, 바쁠 때보다 훨씬 더 힘들고 불행하게 될 것입니다. 할 일이 없고 쓸모가 없고 그 누구에게도 필요치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 얼마나 불행하겠습니까?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 내 생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 주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불행한 사람은 자랑할 것이 없는 것입니다. 소유와 긍지는 같은 것이 아니기에 돈은 없어도 긍지는 있어야 하고 지위는 없어도 명예는 있어야 합니다. 자랑이라 함은 정치적인 자랑, 경제적인 자랑, 도덕적인 자랑, 종교적인 자랑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돈이 많아서 그것을 자랑거리로 삼는 사람, 혹은 남을 다스리는 위치에 앉았다는 권좌가 자랑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자랑은 도덕적 자랑입니다. 진실했다는 자랑, 순결하고 깨끗하게 살았고 양심에 가책이 없이 살았다는 자랑만큼 더 좋은 자랑은 없을 것입니다. 많은 것을 벌었어도 양심에 가책을 느끼고, 권좌에 앉았어도 도덕적으로 부패했다면 부끄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부끄러움이란 사람을 아주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마지막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다 모른다 해도 하나님만은 아시는 것, 즉 하나님과 나 사이에만 있는 긍지 이것을 종교적인 자랑이라고 합니다. 고통은 참을 수 있지만 부끄러움은 참기 힘듭니다. 때로는 자랑스러운 고통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비록 가난하고 헐벗고 괴로워도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자기만이 소유하고 있는 행복한 자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가정도 재물도 세상 지위도 없었던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자랑이 있었습니다. 순결하고 거룩하게 살았고 하나님과 나 사이에 가진 고귀한 자랑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리스도의 종이 되었다고 하는 자부심을 가지고 복음을 위하여 부름받고 복음을 위하여 보냄을 받은 사도라는 자랑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사도의 표로써 인내를 내세웠습니다. "사도의 표 된 것은 내가 너희 가운데서 모든 참음과 표적과 기사와 능력을 행한 것이라"(고후 12:12). 즉 내가 사도 된 표를 가진 것은 오래 참았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인내는 큰 자의 것입니다. 위대한 자만이 참을 수 있다는 것으로 얼마나 참고 어떤 일에 참았느냐에 그 사람의 위대함을 말해주게 됩니다. 오래 참음이 자랑거리가 됨은 우리가 잘 아는 바입니다.

인내는 참으로 귀한 긍지입니다.

본문에 사도 바울은 당연한 권리를 다 쓰지 않았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자는 복음과 함께 살고 전도하는 자는 전도하면서 얼마든지 그로부터 먹고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복음으로 하여금 아무 장애가 없게 하려고 대접을 받고 비용을 받을 수 있었지만 자기 손수 벌어가면서 전도했다고 했습니다. 특히 고린도에 갔을 때에 그러했습니다.

우리가 수고함으로 칭찬 받을 수 있습니다만 혹시 칭찬 받기 위해 수고한 것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 또는 수고하고 보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만 그러나 보수를 위하여 수고했다는 사람이 될까 두려운 것입니다. 만일에 돈 벌기 위해 전도했다면 얼마나 우스운 얘기입니까? 혹은 대접받기 위해서 전도 여행을 다녔다면 얼마나 본래의 뜻에서 어긋나는 일입니까? 혹시라도 이러한 오해, 이러한 결과가 없게 하기 위해서 그는 깨끗하게 살고자 애썼다는 것입니다.

청렴 결백하고, 충성되고, 진실했습니다. 오직 그리스도, 복음의 역사에 아무 장애를 없이 하려고 최선을 다한 것입니다. 이것이 그의 긍지였고 자랑이었습니다. 본래 그가 가졌던 자랑을 버렸습니다. 이스라엘 사람이라는 긍지, 베냐민 지파라는 것, 혹은 바리새 교인이라는 것 등 예전에 가졌던 과거적이고, 전래적이고, 민족적이며 선민적인 자랑을 다 배설물과 같이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오직 그리스도를 아는 것을 가장 고상하게 여기고 그리스도를 얻고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되는 그리스도를 전하고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에 동참하고 교회를 위하여 고난 당하는 것을 최고의 영광으로 알고 살았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종으로서 그리스도의 흔적을 몸에 지녔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전도를 하다가 어떤 때에 핍박을 당하고 굴욕을 당해서 몸에 상처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이것을 훈장으로 생각하고 몸에 흔적을 가졌다고 자랑을 한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위하여 수난 당하고 고통 당한 사실을 그는 높은 긍지로 삼고 있었습니다.

그는 또한 15절에서 "누구든지 내 자랑하는 것을 헛된 데로 돌리지 못하게 하리라"고 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이 자랑만은 지켜 나가겠다는 것입니다. 어떤 오해도 받고 싶지 않았고 가진 것은 없어도 그리스도를 위해 깨끗하게 산 하나님의 종이라는 긍지만은 지키겠다는 신념이었습니다. 누구든지 내 자랑을 헛된 데로 돌리지 못한다고 그는 자랑을 소중히 여겼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더 중요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자랑할 것이 없다(16절)고 했습니다. 자랑 못하겠다는 것입니다. 복음을 전했기에 자랑을 버렸다는 깊고 오묘한 말입니다. 그가 자랑을 버린 이유는 당연한 것으로, 종으로서 주인을 위하여, 사도로서 보낸 자를 위하여 희생하고 수고하는 것은 타당하고 합당하기에 자랑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라 할지니라"(눅 17:10)하고 친히 말씀하셨습니다. 종은 어떤 수고를 했더라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으로 보상도 칭찬도 바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누가복음 17:9에 보면, "종이 명한 대로 하였다고 그 종에게 사례하겠느냐"고 하셨습니다. 종에게는 사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바울이 그리스도의 종이기에 수고했다는 무슨 칭찬과 자랑이 있겠느냐 하는 뜻입니다.

중국에 선교사로 갔던 미국 선교사 한 분이 어느 날 홍수에 휘말려 물에 떠내려가게 되었습니다. 마침 지나가던 사람이 이 선교사를 구해주었습니다. 죽을 뻔했다가 살았기에 너무 고마워서 선교사는 은인의 이름을 알고자 했습니다. 일생 동안 잊지 않고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때에 구조해 준 사람은 껄껄 웃으면서, "성경에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름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그냥 지나갔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지나치다가 물에 빠져있는 사람을 보면 건져주는 것이 사람다운 일이지 그것이 무슨 대단히 선한 일입니까? 인도적으로나 신앙적으로나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저는 가끔 신문에 보도되는 기사를 보고 쓴웃음을 웃게 됩니다. 어느 택시 기사가 손님이 놓고 내린 돈 뭉치를 파출소에 갖다 주었다고 훌륭하다고 기사화 되었습니다. 자기 돈이 아닌 것을 쓰지 않았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가 아닙니까? 이것은 타당한 얘기지 선행으로 기사화될 것이 아닙니다. 내 돈을 남을 주어야 선행이지 남의 돈을 내가 쓰지 않았다고 칭찬할 것이 되겠습니까? 자식을 낳아 기를 때도 부모가 자식에게 너를 키우느라고 내가 수고하고 희생한다고 자꾸 강조하면 아이들은 속으로 "누가 낳으랬나?" 이렇게 말한다고 합니다. 자식은 부모에게 고맙게 생각해야겠지만, 부모가 제 자식 위해 수고하면서 위세부릴 것이 못 됩니다. 자랑거리도 아니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 아내가 남편 위해 수고한다, 남편이 가정을 위해 수고한다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되었으면 전도하는 것 당연하고, 사도가 되었으면 수고하는 것 지극히 당연한 얘기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 피곤치가 않습니다. 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 생각할 때 피곤이 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랑으로 하고, 미쳐서 하면 피곤치가 않는 것입니다.

또한 사도 바울이 자랑할 것이 없다고 한 이유는 은혜를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의 은혜, 하나님으로부터 너무 많은 은혜를 받았기 때문에 그 은혜에 비하면 내가 하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갚을 사랑이 없다는 것입니다. 내 자식이 내게 효도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고 내가 부모에게 얼마나 효도했는가가 문제입니다. 내가 받은 사랑이 얼마나 큰 것이냐가 문제입니다. 이것을 생각해보면 내가 이제 조금 한 것은 아무 것도 아닌 것입니다. 은혜를 아는 자는 그 은혜 앞에서 자기를 볼 때에 자기는 너무 작아서 마지막에는 자기는 없고 큰 은혜만이 있음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혹 있다면 은혜의 열매가 있을 뿐이기에 자랑할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크신 사랑, 크신 은혜에 비추어 볼 때에 아무 것도 없기에 자랑은 없다는 것입니다.

또 자랑할 것이 없음은 부득불 할 일이다(16절)라고 했습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의 일을 할 때에 즐거운 마음으로 감사해서 자원하여 기쁨으로 일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믿음이 식어지고 사랑이 식어서 나태해져서 할 수 없이 억지로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피곤하고 징계도 받고 또 하나님의 강한 손에 이끌리어 강제로 만신창이가 되어 하나님의 일을 하게 됩니다. 하기는 했지만 억지로 했으므로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

사실은 기뻐서 했던 것보다는 억지로 한 일이 더 많았습니다. 우리가 가정을 위해 수고할 때도 때로는 사랑하고 즐겁게 일을 하지만 또 어떤 경우에는 팔자를 논하며 신세를 한탄하며 억지로 살아 온 적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성공할 수도 있고 잘 살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자랑할 것은 없습니다.

교역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때는 기쁨과 감사에 넘쳐서 봉사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좀 쉬었으면 할 때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도 억지로라도 부득이하게 나가다 보면 무엇인가 이루어 놓기는 했습니다만 그러나 자랑할 것은 없습니다. 만일 내 마음 조금 잘못되었을 그 때에 판단을 잘못했더라면 다 끝이 났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무엇을 자랑하겠습니까?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다고 하겠습니까? 하나님의 강한 능력이 잘못될 때마다 견책하시고 징계하셨기에 여기까지 무사히 왔습니다. 자랑할 것은 없습니다.

갈라디아서 4:13에서 바울은 "육체의 약함을 인하여 너희에게 복음을 전한 것을 너희가 아는 바라." 이 말씀을 다시 의역하면 "내가 육체가 약한 것이 동기가 되어 내가 너희에게 복음을 전한 것을 너희가 아는 것이다." 이렇게 바울은 너무 솔직하게 자기의 이런 경우를 있는 그대로 표현했습니다. 그런고로 오늘 위대한 사도가 되었고 큰 역사를 이루었지만 자랑할 것이 없다라고 했습니다.

본문에서 말하기를 "내가 임의로 이것을 행하면 상을 얻으려니와 임의로 아니한다 할지라도 나는 직분을 맡았노라"(고전 9:17). 즉 하고 싶어서 한 일이 아니었는데 일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니 자랑할 것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는 내가 복음을 전하지 아니하면 상은 고사하고 저주를 받을까 무서워서 복음을 전할 때도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큰 역사가 이루어지긴 했어도 나는 자랑할 것이 없다는 깊은 신앙고백을 한 것입니다.

행복이 여기에 있습니다. 아무리 뒤돌아보아도, 억지로 십자가를 졌든 좋은 마음으로 졌든 간에 잘했다는 것입니다. 영원히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긍지, 이것이 행복입니다. 더 나아가서 하나님의 미쁘시고 우리에게 향하신 큰 은혜를 깨닫고 그 은혜 안에 감사하면서 자기 자랑을 다 잃어버린 사람, 할 말이 없는 사람, 업적은 있으나 자랑이 없고 칭찬 받으나 부끄러운 것뿐인 사람이 행복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외모로 보지 않으시고 중심을 보시고 깨끗한 진실을 보십니다. 자랑이 있습니까? 그러나 자랑을 스스로 버렸습니다. 자랑할 것이 없고 자랑하지 않는 자가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사람입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행복한 사람입니다. 이 겸손, 이 감사로 살아갈 때 항상 생산적이요. 승리의 능력이 함께 하실 것입니다.

 

기도 : 은혜로우신 아버지여 저희를 권고하시고 붙드시사 아무 자랑할 것도 없고 아무 내어 놓을 것도 없고 그저 부끄럽기만 한 저희들을 이 자리에 또 불러 주심을 감사합니다. 주여 이 시간에 믿음을 더하사 분명히 우리에게 향한 주의 뜻을 알게 하시고 이제 부끄러움을 씻고 주 앞에서 주와 나만이 아는 귀한 자랑이 있게 하여 주시기를 기도D뭆TXT婉합니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생각하면서 이 자랑마저도 깨끗이 버리고 자랑할 것이 없고 오직 감사와 헌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믿음의 사람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자랑할 것이 없는 사람(고린도전서 9:11-17)

 

우리가 너희에게 신령한 것을 뿌렸은즉 너희 육신의 것을 거두기로 과하다 하겠느냐 다른 이들도 너희에게 이런 권을 가졌거든 하물며 우리일까보냐 그러나 우리가 이 권을 쓰지 아니하고 범사에 참는 것은 그리스도의 복음에 아무 장애가 없게 하려 함이로라 성전의 일을 하는 이들은 성전에서 나는 것을 먹으며 제단을 모시는 이들은 제단과 함께 나누는 것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이와 같이 주께서도 복음 전하는 자들이 복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명하셨느니라 그러나 내가 이것을 하나도 쓰지 아니하였고 또 이 말을 쓰는 것은 내게 이같이 하여 달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차라리 죽을지언정…누구든지 내 자랑하는 것을 헛된 데로 돌리지 못하게 하리라 내가 복음을 전할지라도 자랑할 것이 없음은 내가 부득불 할 일임이라 만일 복음을 전하지 아니하면 내게 화가 있을 것임이로라 내가 내 임의로 이것을 행하면 상을 얻으려니와 임의로 아니한다 할지라도 나는 직분을 맡았노라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할 일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간혹 일이 너무 많고 피곤하다고 불평하기도 하며 또는 너무 바빠서 살기 힘들다고 불평을 합니다만 만일 그들에게 할 일이 없다고 한다면, 바쁠 때보다 훨씬 더 힘들고 불행하게 될 것입니다. 할 일이 없고 쓸모가 없고 그 누구에게도 필요치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 얼마나 불행하겠습니까?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 내 생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 주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불행한 사람은 자랑할 것이 없는 것입니다. 소유와 긍지는 같은 것이 아니기에 돈은 없어도 긍지는 있어야 하고 지위는 없어도 명예는 있어야 합니다. 자랑이라 함은 정치적인 자랑, 경제적인 자랑, 도덕적인 자랑, 종교적인 자랑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돈이 많아서 그것을 자랑거리로 삼는 사람, 혹은 남을 다스리는 위치에 앉았다는 권좌가 자랑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자랑은 도덕적 자랑입니다. 진실했다는 자랑, 순결하고 깨끗하게 살았고 양심에 가책이 없이 살았다는 자랑만큼 더 좋은 자랑은 없을 것입니다. 많은 것을 벌었어도 양심에 가책을 느끼고, 권좌에 앉았어도 도덕적으로 부패했다면 부끄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부끄러움이란 사람을 아주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마지막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다 모른다 해도 하나님만은 아시는 것, 즉 하나님과 나 사이에만 있는 긍지 이것을 종교적인 자랑이라고 합니다. 고통은 참을 수 있지만 부끄러움은 참기 힘듭니다. 때로는 자랑스러운 고통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비록 가난하고 헐벗고 괴로워도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자기만이 소유하고 있는 행복한 자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가정도 재물도 세상 지위도 없었던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자랑이 있었습니다. 순결하고 거룩하게 살았고 하나님과 나 사이에 가진 고귀한 자랑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리스도의 종이 되었다고 하는 자부심을 가지고 복음을 위하여 부름받고 복음을 위하여 보냄을 받은 사도라는 자랑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사도의 표로써 인내를 내세웠습니다. "사도의 표 된 것은 내가 너희 가운데서 모든 참음과 표적과 기사와 능력을 행한 것이라"(고후 12:12). 즉 내가 사도 된 표를 가진 것은 오래 참았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인내는 큰 자의 것입니다. 위대한 자만이 참을 수 있다는 것으로 얼마나 참고 어떤 일에 참았느냐에 그 사람의 위대함을 말해주게 됩니다. 오래 참음이 자랑거리가 됨은 우리가 잘 아는 바입니다.

인내는 참으로 귀한 긍지입니다.

본문에 사도 바울은 당연한 권리를 다 쓰지 않았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자는 복음과 함께 살고 전도하는 자는 전도하면서 얼마든지 그로부터 먹고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복음으로 하여금 아무 장애가 없게 하려고 대접을 받고 비용을 받을 수 있었지만 자기 손수 벌어가면서 전도했다고 했습니다. 특히 고린도에 갔을 때에 그러했습니다.

우리가 수고함으로 칭찬 받을 수 있습니다만 혹시 칭찬 받기 위해 수고한 것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 또는 수고하고 보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만 그러나 보수를 위하여 수고했다는 사람이 될까 두려운 것입니다. 만일에 돈 벌기 위해 전도했다면 얼마나 우스운 얘기입니까? 혹은 대접받기 위해서 전도 여행을 다녔다면 얼마나 본래의 뜻에서 어긋나는 일입니까? 혹시라도 이러한 오해, 이러한 결과가 없게 하기 위해서 그는 깨끗하게 살고자 애썼다는 것입니다.

청렴 결백하고, 충성되고, 진실했습니다. 오직 그리스도, 복음의 역사에 아무 장애를 없이 하려고 최선을 다한 것입니다. 이것이 그의 긍지였고 자랑이었습니다. 본래 그가 가졌던 자랑을 버렸습니다. 이스라엘 사람이라는 긍지, 베냐민 지파라는 것, 혹은 바리새 교인이라는 것 등 예전에 가졌던 과거적이고, 전래적이고, 민족적이며 선민적인 자랑을 다 배설물과 같이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오직 그리스도를 아는 것을 가장 고상하게 여기고 그리스도를 얻고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되는 그리스도를 전하고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에 동참하고 교회를 위하여 고난 당하는 것을 최고의 영광으로 알고 살았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종으로서 그리스도의 흔적을 몸에 지녔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전도를 하다가 어떤 때에 핍박을 당하고 굴욕을 당해서 몸에 상처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이것을 훈장으로 생각하고 몸에 흔적을 가졌다고 자랑을 한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위하여 수난 당하고 고통 당한 사실을 그는 높은 긍지로 삼고 있었습니다.

그는 또한 15절에서 "누구든지 내 자랑하는 것을 헛된 데로 돌리지 못하게 하리라"고 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이 자랑만은 지켜 나가겠다는 것입니다. 어떤 오해도 받고 싶지 않았고 가진 것은 없어도 그리스도를 위해 깨끗하게 산 하나님의 종이라는 긍지만은 지키겠다는 신념이었습니다. 누구든지 내 자랑을 헛된 데로 돌리지 못한다고 그는 자랑을 소중히 여겼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더 중요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자랑할 것이 없다(16절)고 했습니다. 자랑 못하겠다는 것입니다. 복음을 전했기에 자랑을 버렸다는 깊고 오묘한 말입니다. 그가 자랑을 버린 이유는 당연한 것으로, 종으로서 주인을 위하여, 사도로서 보낸 자를 위하여 희생하고 수고하는 것은 타당하고 합당하기에 자랑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라 할지니라"(눅 17:10)하고 친히 말씀하셨습니다. 종은 어떤 수고를 했더라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으로 보상도 칭찬도 바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누가복음 17:9에 보면, "종이 명한 대로 하였다고 그 종에게 사례하겠느냐"고 하셨습니다. 종에게는 사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바울이 그리스도의 종이기에 수고했다는 무슨 칭찬과 자랑이 있겠느냐 하는 뜻입니다.

중국에 선교사로 갔던 미국 선교사 한 분이 어느 날 홍수에 휘말려 물에 떠내려가게 되었습니다. 마침 지나가던 사람이 이 선교사를 구해주었습니다. 죽을 뻔했다가 살았기에 너무 고마워서 선교사는 은인의 이름을 알고자 했습니다. 일생 동안 잊지 않고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때에 구조해 준 사람은 껄껄 웃으면서, "성경에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름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그냥 지나갔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지나치다가 물에 빠져있는 사람을 보면 건져주는 것이 사람다운 일이지 그것이 무슨 대단히 선한 일입니까? 인도적으로나 신앙적으로나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저는 가끔 신문에 보도되는 기사를 보고 쓴웃음을 웃게 됩니다. 어느 택시 기사가 손님이 놓고 내린 돈 뭉치를 파출소에 갖다 주었다고 훌륭하다고 기사화 되었습니다. 자기 돈이 아닌 것을 쓰지 않았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가 아닙니까? 이것은 타당한 얘기지 선행으로 기사화될 것이 아닙니다. 내 돈을 남을 주어야 선행이지 남의 돈을 내가 쓰지 않았다고 칭찬할 것이 되겠습니까? 자식을 낳아 기를 때도 부모가 자식에게 너를 키우느라고 내가 수고하고 희생한다고 자꾸 강조하면 아이들은 속으로 "누가 낳으랬나?" 이렇게 말한다고 합니다. 자식은 부모에게 고맙게 생각해야겠지만, 부모가 제 자식 위해 수고하면서 위세부릴 것이 못 됩니다. 자랑거리도 아니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 아내가 남편 위해 수고한다, 남편이 가정을 위해 수고한다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되었으면 전도하는 것 당연하고, 사도가 되었으면 수고하는 것 지극히 당연한 얘기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 피곤치가 않습니다. 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 생각할 때 피곤이 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랑으로 하고, 미쳐서 하면 피곤치가 않는 것입니다.

또한 사도 바울이 자랑할 것이 없다고 한 이유는 은혜를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의 은혜, 하나님으로부터 너무 많은 은혜를 받았기 때문에 그 은혜에 비하면 내가 하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갚을 사랑이 없다는 것입니다. 내 자식이 내게 효도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고 내가 부모에게 얼마나 효도했는가가 문제입니다. 내가 받은 사랑이 얼마나 큰 것이냐가 문제입니다. 이것을 생각해보면 내가 이제 조금 한 것은 아무 것도 아닌 것입니다. 은혜를 아는 자는 그 은혜 앞에서 자기를 볼 때에 자기는 너무 작아서 마지막에는 자기는 없고 큰 은혜만이 있음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혹 있다면 은혜의 열매가 있을 뿐이기에 자랑할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크신 사랑, 크신 은혜에 비추어 볼 때에 아무 것도 없기에 자랑은 없다는 것입니다.

또 자랑할 것이 없음은 부득불 할 일이다(16절)라고 했습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의 일을 할 때에 즐거운 마음으로 감사해서 자원하여 기쁨으로 일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믿음이 식어지고 사랑이 식어서 나태해져서 할 수 없이 억지로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피곤하고 징계도 받고 또 하나님의 강한 손에 이끌리어 강제로 만신창이가 되어 하나님의 일을 하게 됩니다. 하기는 했지만 억지로 했으므로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

사실은 기뻐서 했던 것보다는 억지로 한 일이 더 많았습니다. 우리가 가정을 위해 수고할 때도 때로는 사랑하고 즐겁게 일을 하지만 또 어떤 경우에는 팔자를 논하며 신세를 한탄하며 억지로 살아 온 적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성공할 수도 있고 잘 살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자랑할 것은 없습니다.

교역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때는 기쁨과 감사에 넘쳐서 봉사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좀 쉬었으면 할 때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도 억지로라도 부득이하게 나가다 보면 무엇인가 이루어 놓기는 했습니다만 그러나 자랑할 것은 없습니다. 만일 내 마음 조금 잘못되었을 그 때에 판단을 잘못했더라면 다 끝이 났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무엇을 자랑하겠습니까?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다고 하겠습니까? 하나님의 강한 능력이 잘못될 때마다 견책하시고 징계하셨기에 여기까지 무사히 왔습니다. 자랑할 것은 없습니다.

갈라디아서 4:13에서 바울은 "육체의 약함을 인하여 너희에게 복음을 전한 것을 너희가 아는 바라." 이 말씀을 다시 의역하면 "내가 육체가 약한 것이 동기가 되어 내가 너희에게 복음을 전한 것을 너희가 아는 것이다." 이렇게 바울은 너무 솔직하게 자기의 이런 경우를 있는 그대로 표현했습니다. 그런고로 오늘 위대한 사도가 되었고 큰 역사를 이루었지만 자랑할 것이 없다라고 했습니다.

본문에서 말하기를 "내가 임의로 이것을 행하면 상을 얻으려니와 임의로 아니한다 할지라도 나는 직분을 맡았노라"(고전 9:17). 즉 하고 싶어서 한 일이 아니었는데 일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니 자랑할 것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는 내가 복음을 전하지 아니하면 상은 고사하고 저주를 받을까 무서워서 복음을 전할 때도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큰 역사가 이루어지긴 했어도 나는 자랑할 것이 없다는 깊은 신앙고백을 한 것입니다.

행복이 여기에 있습니다. 아무리 뒤돌아보아도, 억지로 십자가를 졌든 좋은 마음으로 졌든 간에 잘했다는 것입니다. 영원히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긍지, 이것이 행복입니다. 더 나아가서 하나님의 미쁘시고 우리에게 향하신 큰 은혜를 깨닫고 그 은혜 안에 감사하면서 자기 자랑을 다 잃어버린 사람, 할 말이 없는 사람, 업적은 있으나 자랑이 없고 칭찬 받으나 부끄러운 것뿐인 사람이 행복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외모로 보지 않으시고 중심을 보시고 깨끗한 진실을 보십니다. 자랑이 있습니까? 그러나 자랑을 스스로 버렸습니다. 자랑할 것이 없고 자랑하지 않는 자가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사람입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행복한 사람입니다. 이 겸손, 이 감사로 살아갈 때 항상 생산적이요. 승리의 능력이 함께 하실 것입니다.

 

기도 : 은혜로우신 아버지여 저희를 권고하시고 붙드시사 아무 자랑할 것도 없고 아무 내어 놓을 것도 없고 그저 부끄럽기만 한 저희들을 이 자리에 또 불러 주심을 감사합니다. 주여 이 시간에 믿음을 더하사 분명히 우리에게 향한 주의 뜻을 알게 하시고 이제 부끄러움을 씻고 주 앞에서 주와 나만이 아는 귀한 자랑이 있게 하여 주시기를 기도D뭆TXT婉합니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생각하면서 이 자랑마저도 깨끗이 버리고 자랑할 것이 없고 오직 감사와 헌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믿음의 사람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