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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보던 일을 셈하라 (눅 16:1-8)

by 【고동엽】 2022. 3. 31.

네가 보던 일을 셈하라 (눅 16:1-8)

   오늘이 2010년 마지막 주일입니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을 시점입니다. 새삼스럽게 시간의 존재가 무섭도록 실감이 납니다.

  그리스 올림푸스 신전에는 크로노스의 신상이 있습니다. 그 모습은 이렇습니다. 옷을 하나도 걸치지 않은 몸통에, 발에는 날개가 달려있고, 오른 손에는 날카로운 칼이 들려있고, 이마에는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이 늘어져 있고, 뒷통수는 민대머리입니다.

 

   이 크로노스의 신상은 인간이 이해하고 있는 시간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발에 날개가 달려있다는 것은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간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오른 손에 날카로운 칼이 들려있다는 것은 시간은 그 누구도 저항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마에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이 늘어져 있다는 것은 시간은 앞에서 미리 대비하면 잡아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에 비해 뒤통수가 민대머리라는 것은 시간은 지나가면 뒤에서는 결코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습니다. 발에 날개가 달린 크로노스를 좇을 수 없는 것처럼 정말 시간은 빨리 지납니다. 2010년 신년주일을 지난 것이 그야말로 엊그제 같은데 오늘이 벌써 2010년을 마감하는 송년주일입니다. 우리는 정말 빠른 시간의 흐름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른 손에 날카로운 칼을 든 크로노스 앞에 모두 어쩔 수 없는 것처럼 우리 모두 이 시간 앞에 정말 무력한 존재임을 깊이 깨닫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생의 덧없음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크로노스의 뒷머리처럼 지나간 2010년은 붙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다가올 2011년은 곱슬곱슬한 앞머리를 잡을 수 있는 것처럼 미리 잘 준비하면 보다 풍성한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한 해를 보내며 새 해를 준비해야 할까를 생각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를 위해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본문은 소위 “불의한 청지기의 비유”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시 사두개인들과 바리새인들을 책망하시기 위해 말씀하신 비유입니다. 이들을 책망하시기 위해서 이들을 ‘불의한 청지기’라고 하신 것입니다.

 


   이 비유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한 부자 집에 그 집 재산을 맡아 관리하던 청지기가 있었습니다. 그가 주인에게 비리가 발각돼서 실직을 당할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그가 실직 뒤를 생각해서 한 가지 음모를 꾸미게 되었습니다. 주인에게 빚진 자를 하나씩 불러 그 빚을 감해 준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이 사람들이 자기를 고맙게 생각하게 될 것이고, 이후에 자신을 도와 줄 것이라고 기대한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의 사태가 발생되면 이 사람들을 공범으로 끌어들여서 자기의 책임을 줄여볼 생각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주인이 자초지종을 다 알게 된 후에 이것을 오히려 지혜롭다고 칭찬했다는 것입니다.

 


   이 비유를 통해서 한 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주시는 메시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1. 중간평가를 하라

 


   2절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주인이 그를 불러 이르되 내가 네게 대하여 들은 이 말이 어찌 됨이냐 네가 보던 일을 셈하라 청지기 직무를 계속하지 못하리라 하니” 주인이 생각지 못하던 때 청지기를 불러 갑작스럽게 평가를 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청지기입니다. 맡은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맡은 기간이 있습니다. 그 일을 그 기간 동안에만 하는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일을 내가 하고 싶은 기간 동안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맡은 기간이 끝나게 되면 반드시 평가가 있습니다. 그냥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교육학에서는 일반적으로 평가를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합니다.

 


  첫째 유형은 진단평가입니다. 교육을 실시하기 전에 하는 평가를 말합니다. 학생들의 학습능력, 학습동기, 선수학습 정도를 평가하게 됩니다. 이 평가를 기초로 교육의 방향을 결정하게 됩니다.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 어느 수준으로 가르칠 것인지 등을 결정하게 됩니다.

 


  둘째 유형은 형성평가입니다. 교육이 진행되는 과정에 하는 평가를 말합니다. 교육에 관한 학생들의 피드백을 체크해 보는 평가를 말합니다. 교육의 과정과 방법을 수정하기 위해 이 평가를 하게 됩니다.

 


  셋째 유형은 총괄평가입니다. 교육이 끝난 뒤에 하는 평가를 말합니다. 학생들의 교육성취도를 점검하는 평가를 말합니다. 이 평가를 중심으로 성적을 정하게 됩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도 이와 같은 평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진단평가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우리를 평가하셨습니다. 그 진단평가 결과 우리는 택함 받아서 하나님의 백성이 됐고, 또 하나님의 일꾼도 됐습니다.

 


   다음으로 총괄평가입니다. 하나님께서 장차 마지막 때에 심판대 앞에서 하실 평가를 말합니다. 우리는 때가 되면 이 세상을 떠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그 때 하나님의 평가가 있을 것입니다.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악하고 게으른 종아... 이 무익한 종을 바깥 어두운 데로 내 쫓으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리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형성평가입니다. 이 평가는 다른 말로 하면 중간평가입니다. 이 중간평가는 신앙생활 도중에 기회를 만들어서 자주해야 할 평가입니다. 그런데 이 중간평가는 우리 스스로 해야 할 평가입니다. 현재 자신의 신앙상태를 면밀하게 돌아보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잘하고 있는 것은 더욱 힘을 쏟고, 잘못하고 있는 것들은 바로잡는 기회를 갖는 것을 말합니다.

 

 

 

 


  젊고 유능하고 유명한 산부인과 의사가 있었습니다.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그는 늘 이렇게 권면했습니다. "6개월마다 정기검진을 받으세요. 조기 진단만이 부인병을 면할 수 있는 길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아내가 몸이 좋지 않아서 진찰을 해보니 결과는 부인병이었습니다. 병이 깊어서 수술을 받고 얼마 안 되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문제는 그의 아내가 10년 동안 한 번도 검진을 받은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6개월마다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하면서 이런 일이 자기 집에 찾아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의 중간평가를 하지 않습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신앙의 중병이 들고 있는데 그것을 모른 채 병을 키웁니다. 나중에는 돌이킬 수 없는 큰일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바로 이렇게 한 해를 마감하는 이런 때 우리 신앙의 중간평가를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금년 한해 내 자신의 신앙생활을 점검해 보고, 내년도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는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2. 중간평가로 이것을 점검하라

 


   본문의 비유는 중간평가를 할 때 무엇을 점검해야 할 것인지를 가르쳐줍니다. 두 가지입니다.

 

 

 

 


첫째, 옳은 지를 점검하라

 


   본문에 나오는 청지기는 8절에 보면 예수님께서 “옳지 않은 청지기”라고 평가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이 말씀은 우리가 중간평가를 할 때 우선 우리가 옳은지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사실 많은 경우 중간평가를 할 때 양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목표량을 얼마만큼 달성했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니다. 나라의 금년 경제성장률은 목표치의 어느 정도 달성됐는가? 교회는 금년에 어느 정도 성장했는가? 학생의 성적은 얼마나 올랐는가?

 


   그러나 주님은 중간평가시 그것보다 더 중요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 있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바로 바르게 살아왔느냐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올바르게 해왔느냐는 것입니다. 교회생활, 가정생활, 직장생활 하나님 보시기에 바르게 해왔느냐는 것입니다. 우리가 중간평가를 시도할 때 이것을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러면 본문의 이 청지기는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기에 옳지 않은 청지기라고 평가를 받게 되었을까요? 두 가지입니다.

 

 

 

 


하나, 주인의 소유를 낭비했다는 것입니다.

 


   1절을 보면 “그가 주인의 소유를 낭비한다는 말이 그 주인에게 들린지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청지기가 옳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는 주인의 소유를 낭비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주인의 소유를 낭비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요? 한 마디로 말하면 주인이 맡긴 것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을 말합니다. 주인이 청지기에게 재산을 관리하라고 맡겼는데 제대로 관리하지를 못해서 재산이 축이 난 것입니다. 이것이 옳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가 중간평가로 스스로를 점검해야 할 것이 이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맡기신 것들이 있습니다. 교회에서, 가정에서, 직장에서 맡겨주신 일들이 있습니다. 이 일들을 성실히 감당하지 않아서 그 소중한 시간, 돈, 재능, 기회 등이 낭비되는 일이 있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한 번은 저녁에 종합관을 둘러본 일이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이었습니다. 여름행사 준비로 여러 부서가 저녁 늦도록 종합관 여러 방을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늦어서인지 모두들 다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방마다 불이 켜있었고, 문도 열려있었고, 심지어 에어컨마져 켜 있었습니다. 이미 상당한 시간 동안 그렇게 방치되어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각방을 돌며 에어컨을 끄고 불도 끄고 문을 닫았는데 여러 방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이런 것이 옳지 않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맡겨주신 것을 낭비하는 것 이것이 옳지 않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차분하게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맡기신 시간, 재물, 건강, 기회들을 낭비하지 않았는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둘, 주인의 소유를 착복했다는 것입니다.

 


   5절 이하를 보면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주인에게 빚진 자를 일일이 불러다가 먼저 온 자에게 이르되 네가 내 주인에게 얼마나 빚졌느냐 말하되 기름 백 말이니이다. 이르되 여기 네 증서를 가지고 빨리 앉아 오십이라 쓰라 하니” 이 청지기가 옳지 않은 또 하나 중요한 이유는 주인의 것을 자기가 착복했다는 것입니다. 주인이 자기에게 맡긴 것을 자기를 위해 빼돌렸다는 것입니다. 주인의 것을 자기를 위해 썼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지금 가지고 누리고 있는 것들은 다 하나님께서 주신 것들입니다. 예를 들어 하나님께서 재물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얻은 재물의 십분의 일만을 하나님께 바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머지 십분의 구는 하나님의 뜻 안에서 우리에게 사용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런데 십분의 일을 하나님께 돌려 드리지 않고 자기가 사용한다면 이것은 하나님의 것을 착복한 것이니 옳지 않은 것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십분의 구도 하나님의 뜻 안에서 선하게 사용하지 않고 악하게 사용한다면 이 또한 옳지 않은 것입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시간을 허락하여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 주일을 성수도록 명하셨습니다. 나머지 6일도 하나님의 뜻 안에서 사용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런데 성수주일하지 않고 주일마저도 나 자신을 위해 사용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것을 착복한 것이니 옳지 않은 것입니다. 그리고 나머지도 하나님의 뜻 안에서 선하게 사용하지 않고 악하게 사용한다면 이 또한 옳지 않은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차분하게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혹시 하나님의 것을 착복한 것이 있는지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둘째, 지혜로운 지를 점검하라

 


   본문의 청지기는 옳지 않았지만 지혜로웠다는 것입니다. 8절을 보면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주인이 이 옳지 않은 청지기가 일을 지혜있게 하였으므로 칭찬하였으니 이 세대의 아들들이 자기 시대에 있어서는 빛의 아들들보다 더 지혜로움이니라” 비록 저가 옳지 않았지만 지혜로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말씀은 우리가 중간평가를 할 때 지혜로웠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면 본문의 이 청지기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지혜롭다고 칭찬을 받았을까요? 두 가지입니다.

 

 

 

 


하나, 상황파악을 잘했다는 것입니다.

 


   3절을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있습니다. “청지기가 속으로 이르되 주인이 내 직분을 빼앗으니 내가 무엇을 할까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먹자니 부끄럽구나” 한 마디로 이 청지기는 자신의 주제파악을 잘했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잘못해서 이제 쫓겨나게 된 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무능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도 정확하게 파악했습니다. 바로 이것이 지혜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상황파악을 제대로 하고 살았는지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주변의 상황을 오판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지금 상황변화를 잘못 읽고 있지는 않았는지 면밀하게 검토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내 자신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지나치게 높이 평가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아니면 너무 무능하게 평가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면밀하게 검토해 보아야 합니다.

 

 

 

 


둘, 할 일을 잘 알았다는 것입니다.

 


   4절을 보면 “내가 할 일을 알았도다”라고 기록되어있습니다. 이 청지기는 지금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지혜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혹시 내가 쓸 데 없는 일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해서는 안되는 일에 시간과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제 2010년을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야 하는 시점입니다. 지난 한해를 어떻게 살았는지 중간평가를 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다가오는 새 해를 보다 성숙한 자세로 맞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1년을 2010년보다 더 나은 한 해로 만들어갈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중간평가를 할 때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이 옳은가 여부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바르게 살았는지 하나님 보실 때 올바른 길을 걸었는지를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지혜로운가 여부입니다. 제대로 상황파악을 잘 하고 살았는지, 내가 할 일은 제대로 하고 살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출처 : 송수천목사설교카페입니다!
글쓴이 : 송수천목사설교카페입니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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