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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길을 준비하는 사람(마 3:13-17) / 이수영 목사

by 【고동엽】 2021. 12. 16.

주의 길을 준비하는 사람
마3:13-17


새문안교회 주일예배


설교 이수영 목사


구약성경 사40:3에는 "외치는 자의 소리여 이르되 너희는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 사막에서 우리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하게 하라"는 예언이 있고, 말3:1에는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보라 내가 내 사자를 보내리니 그가 내 앞에서 길을 준비할 것이요 또 너희가 구하는 바 주가 갑자기 그의 성전에 임하시리니 곧 너희가 사모하는 바 언약의 사자가 임하실 것이라"는 예언이 있습니다. 복음서기자들은 이 예언이 바로 세례요한을 가리킨 것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마3:1-3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때에 세례 요한이 이르러 유대 광야에서 전파하여 말하되/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하였으니/ 그는 선지자 이사야를 통하여 말씀하신 자라 일렀으되 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가 있어 이르되 너희는 주의 길을 준비하라 그가 오실 길을 곧게 하라 하였느니라". 세례 요한의 아버지 사가랴는 요한이 태어났을 때 이미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 예언하기를(눅1:67) "이 아이여 네가 지극히 높으신 이의 선지자라 일컬음을 받고 주 앞에 앞서 가서 그 길을 준비하리라"(눅1:76) 했습니다. 세례 요한 자신도 스스로를 그렇게 여기고 있었습니다.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 세례 요한을 찾아와 "네가 누구냐?" 물었을 때에(요1:19) 그 자신의 증언이 "나는 선지자 이사야의 말과 같이 주의 길을 곧게 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로라"(요1:23)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예수님께서도 세례 요한을 그렇게 인정하셨다는 사실입니다. 마11:10, 14에 따르면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확인해주셨습니다: "기록된 바 보라 내가 내 사자를 네 앞에 보내노니 그가 네 길을 네 앞에 준비하리라 하신 것이 이 사람에 대한 말씀이니라 ... 오리라 한 엘리야가 곧 이 사람이니라".






이렇게 세례 요한은 그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주의 길을 준비하기 위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 예언대로 세상에 태어나서 주님의 길을 준비하는 삶을 철저하게 살았습니다. 그는 어떻게 주님의 길을 준비하는 삶을 살았습니까? 그 한 면모를 오늘 본문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세례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신 일을 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례 요한에게는 예수님께서 자신에게서 세례를 받으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이 누구이신지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기에게 나아오시는 예수님을 보고 말하기를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요1:29) 했던 사람입니다. 그는 또 평소에 "나보다 능력 많으신 이가 내 뒤에 오시나니 나는 굽혀 그의 신발끈을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었거니와 그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시리라"(막1:7-8)고 말해왔었습니다. 따라서 자기가 예수님에게 세례를 베푼다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예수님께서 그에게서 세례를 받으려 하시자 본문 14절에서 읽는 대로 "내가 당신에게서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당신이 내게로 오시나이까" 반문하며 예수님을 말렸습니다. 그러나 그는 결국 예수님께 세례를 행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이제 허락하라 우리가 이와 같이 하여 모든 의를 이루는 것이 합당하니라"(15)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죄가 없으신 예수님께서 사람의 아들이며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행하는 세례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신 것은 죄인들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사람의 몸을 입고 이 세상에 오셨고 그 죄인들과 하나되기를 원하신 뜻을 표하시는 것이었으며, 메시아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었던 것처럼 영광스러운 정치적 승자로서 오는 것이 아님을 공포하시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요한이 예수님에게 세례를 행한 것은 금방 왜 예수님께서 자기에게서 세례를 받으셔야 하는지 이해가 되어서라기보다는 그것이 주님의 말씀이었고 그 말씀에 따르는 것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의 사고와 논리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일지라도 그것이 주님의 뜻이라 할 때 순종하는 것이 주의 길을 준비하는 사람의 올바른 자세인 것입니다. 내 생각과 주장을 내세우기보다는 주님의 말씀을 앞세우는 것이 주의 길을 준비하는 사람의 삶의 모습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살기 위하여 나를 기꺼이 죽일 줄 아는 것이 주의 길을 준비하는 사람의 삶입니다.






요한의 제자들이 요한에게 와서 말하기를 "선생님, 선생님과 함께 요단 강 저편에 있던 분, 즉 선생님이 증언하시던 그 이가 세례를 베푸니 사람들이 다 그에게로 갑니다" 하자 요한이 뭐라고 답했습니까?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요 그의 앞에 보내심을 받은 자라고 한 것을 증언할 자는 너희니라/ 신부를 취하는 자는 신랑이나 서서 신랑의 음성을 듣는 친구가 크게 기뻐하나니 나는 이러한 기쁨으로 충만하였노라/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 하니라"(요3:26-30) 했습니다. 세례 요한은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요3:30)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었던 사람입니다. 예수님의 구원사역은 이렇게 전적으로 그의 뜻을 따르는 일꾼들의 준비와 함께 시작된 것입니다.






본문 16-17에 보면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려 자기 위에 임하심을 보시더니/ 하늘로부터 소리가 있어 말씀하시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 하시니라" 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장엄하고 놀랍기 그지없는 광경입니다. 하늘로부터 아버지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오고 아들 하나님 위로 성령 하나님께서 임하시는, 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현현은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입니다. 전에도 말씀드린 바 있지만 동방정교회에서는 예수님께서 진정 자신을 이 세상에 나타나신 것은 바로 이 세례 때라고 여기며 그래서 1월 6일 주현절을 성탄절로서 지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영광의 나타나심은 주의 길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순종에 뒤따른 것이었음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 외에도 세례 요한의 삶 속에서 주의 길을 준비하는 사람의 모습으로서 우리가 주목할 만한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세례 요한은 주님께서 전하실 말씀들을 전했습니다. 특히 그는 예수님에 앞서 죄의 회개를 외쳤으며 죄 사함의 도리를 전했습니다. 막1:4는 "세례 요한이 광야에 이르러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전파했다"고 말합니다. 그는 예수님처럼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의 위선과 불신앙에 대해서 단호하고 신랄한 비판을 가했습니다. 마3:7은 "요한이 많은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이 세례 베푸는 데로 오는 것을 보고 이르되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를 가르쳐 임박한 진노를 피하라 하더냐" 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는 죄와 불의를 폭로하고 고발하는 일에 있어서 세상의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헤롯이 그의 동생 빌립의 아내 헤로디아를 차지한 일에 대해 그것이 옳지 않다고 비판하기를 서슴치 않았고 그로 말미암아 헤롯에 의해 목이 잘려 죽임을 당했습니다(마14:4, 막6:17-18).






세례 요한은 이러한 의로운 삶을 택한 반면에 안락한 삶을 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띠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었다고 복음서는 전합니다(막 1:6).






이러한 세례 요한에 대해 예수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셨습니까? 마11:9, 11을 봅니다: "너희가 어찌하여 나갔더냐 선지자를 보기 위함이었더냐 옳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선지자보다 더 나은 자니라 ...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노니 여자가 낳은 자 중에 세례 요한보다 큰 이가 일어남이 없도다".






이미 다 아시듯이 우리 교회의 금년 표어는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자"입니다. 우리가 빛의 자녀들로서 하나님의 빛을 어떻게 발할 수 있겠습니까? 세례 요한처럼 주의 길을 준비하는 삶은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는 삶의 한 모습일 것입니다. 세례 요한은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은 사람들에게 비칠 "돋는 해"(눅1:78)로서 위로부터 우리에게 임하실 예수 그리스도, 그 빛을 준비한 주의 종이었습니다. 세례 요한의 아버지 사가랴가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 그의 아들에 관해 예언한 것을 다시 봅니다: "이 아이여 네가 지극히 높으신 이의 선지자라 일컬음을 받고 주 앞에 앞서 가서 그 길을 준비하여/ 주의 백성에게 그 죄 사함으로 말미암는 구원을 알게 하리니/ 이는 우리 하나님의 긍휼로 인함이라 이로써 돋는 해가 위로부터 우리에게 임하여/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은 자에게 비치고 우리 발을 평강의 길로 인도하시리로다"(눅1:76-79). 사도 요한은 요1:5-8에서 세례 요한에 대해 뭐라고 증언했습니까?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 하나님께로부터 보내심을 받은 사람이 있으니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 그가 증언하러 왔으니 곧 빛에 대하여 증언하고 모든 사람이 자기로 말미암아 믿게 하려 함이라/ 그는 이 빛이 아니요 이 빛에 대하여 증언하러 온 자라" 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아예 "요한은 켜서 비추이는 등불이라"(요5:35) 말씀하셨습니다.






세례 요한은 자기의 생각과 달랐던 주님의 뜻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이에 순종했습니다. 그는 주님을 결코 앞서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세상의 죄와 불의에 대해 눈을 감지 않았습니다. 그는 안락한 삶을 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로지 주의 길을 준비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 세례 요한을 주님께서는 "켜서 비추이는 등불이라"고 부르셨습니다. 이 세례 요한에게서 이 세상을 향해 빛을 발해야 할 우리의 사명을 위한 지혜와 교훈을 이끌어낼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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