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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제사장 이론에 대한 비판적 고찰”

by 【고동엽】 2021. 12. 9.

제목: 만인제사장 이론에 대한 비판적 고찰 (이광호 교수)종교개혁시대 이후 개신교회는 일반적인 만인제사장 이론을 별다른 비판 없이 수용하고 있다. 신약시대에 와서는 달리 특정계층의 제사장이 있는 것이 아니며 모든 성도는 하나님 앞에서 동등하여 누구나 제각기 제사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시대의 한국교회는 이 이론을 거의 전적으로 받아들이 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로마카톨릭에서 일컬어지는 사제의 직임은 그들에게 하나님과 일반신도 사이에서 무엇인가 중재할 내용이 있다는 의미로 잘못된 것이다. 로마카톨릭에 있는 고해성사나 성찬을 나눔에 있어서 사제와 일반신도들의 구분됨은 그 한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성경에서 요구되는 바 직분이 형식적으로 경직되거나 권위주의화 할 때 지상의 교회는 로마카톨릭과 유사한 사제적 (司祭的) 경향성을 드러내게 된다.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목사를 하나님의 종이라는 특별한 위치에 있는 자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나 일반교인들이 목사의 축복기도를 받고 싶어하는 종교심리 등은 그러한 경향성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이론적으로 만인제사장을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목사를 일반교인들과는 달리 하나님과 더 가까이 있거나 특권을 가지고 있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작금에 있어서는 소위 평신도 교회라는 용어가 등장하고 있으며, 평신도를 중심으로 한 교회들이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주장을 하고 실행에 옮기는 이들의 기본적 신앙이념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만인제사장론이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한국교회의 많은 목사들이 마치 제사장적 지위를 가진 듯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현실에 대한 저항성에 기인한다. 이렇듯이 우리시대의 기독교가 만인제사장 이론을 별다른 비판적 안목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점에 대해 다시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성도 각 개인이 제사장이라는 설명이 타당한 것인지, 아니면 잘못된 신학이론인지, 혹은 그에 대한 좀 더 광범한 이해가 요구되는지 살펴보아야 할 일이다. 신약성경이 우리시대에 요구하는 바 제사장 직분을 감당할 수 있는 주체에 대해서는 단일한 우주적 보편교회 흩어진 지교회들 각 개인 성도들을 들어 생각할 수 있다. 보편교회의 제사장 직능은 우주적이며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흩어진 지교회의 독자적 제사장 직무의 기능은 구체적이며 실천적 의미를 가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각 개인 성도들의 제사장 직무는 원리적으로 보아 교회를 떠나 독자적이 될 수 없으며 교회에 속한 성도로서 소극적 독자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구약시대, 제사장을 통해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의 관계회복이 추구되던 것이 이제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완성이 되었다. 지금은 그 원리가 주님의 몸된 교회를 통해 궁극적 완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베드로전서 2:5,9절과 요한계시록 1:6; 5:10절이 말하는 바 제사장 이론의 근저에는 주님께서 피로 값주고 사신 교회가 바탕하고 있는 것이다. 구약 시대 제사장들의 사역이 그리스도의 사역과 연관된 그림자라면, 신약시대 교회는 대제사장이신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하나님께 제사장과 제물이 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만인 제사장 이론이 모든 교인들 각자가 제사장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결국 그렇게 되면 교회를 구성하는 직분을 이해하는 데 커다란 장애가 따르게 된다. 교회는 민주적인 협의체가 되어서도 곤란하다. 그렇게 되면 교회에 속한 성도들의 개별적인 생각과 판단의 집합이 교회를 이끌어 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인간 중심적 교회로 전락하게 될 위험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성경이 가르치고 있는 바 모든 직분은 개인의 능력을 교회 가운데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세우기 위해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은사이다. 교회의 다양한 모든 직분들은 개인 성도들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물론 목사가 제사장적 성격을 지닌 직분자라는 주장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런 주장은 차라리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바 만인제사장 이론보다 더욱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 목사든 장로든 혹은 신도이든 모든 성도들이 교회로부터 부여된 직분과 직임을 가지는 것은 결국 지교회의 제사장 직능을 위해서이며 이에 넘어서면 그 직능을 제대로 행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만인제사장 이론을 잘못 받아 들이게 되면 교회를 어지럽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교회가 부여한 직분자인 목사가 맡을 수 있는 설교자로서 교사 직분과 성례를 집행할 수 있는 직분, 그리고 하나님의 언약을 말씀과 더불어 교회 가운데 선포할 수 있는 언약의 축도(benediction) 등을 이행할 수 있는 직임에 혼선이 올 위험이 있게 되는 것이다. 곧 만인이 동등한 제사장이라면 누구나 차등없이 자유롭게 직분을 행할 수 있다는 이론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중세 재세례파(Anabaptists)의 경우 만인제사장 이론을 수용하면서, 성도들 사이에 있는 모든 직분적 차이를 완전히 폐지해야 하는 것으로 잘못 받아들였던 것을 기억한다. 우리는 성경이 교회에 가르치고 있는 제사장 이론을 잘 이해함으로써, 주님의 몸된 교회가 그 참된 권위와 함께 올바르게 자라 가는 데 참여하는 성도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을 경배하며 그와 교통을 나누는 원리적 주체는 제사장 직무를 감당하는 그의 몸된 교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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