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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하나님만 두려워하라(마 10:24-33) / 이수영 목사

by 【고동엽】 2021. 12. 6.

오직 하나님만 두려워하라

마10:24-33

 

새문안교회 주일예배

 

설교 이수영 목사

 

오늘 본문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을 세 번이나 반복하셨습니다. 26절에서 "그런즉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하셨고, 28절에서는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하셨으며, 31절에서도 "두려워하지 말라" 하셨습니다. 그러면 이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은 누구에게 왜 하신 것입니까? 오늘 본문보다 앞에 있는 마10:1에서는 "예수께서 그의 열두 제자를 부르사" 했고, 마10:5에서는 "예수께서 이 열둘을 내보내시며 명하여 이르시되" 했으며, 오늘 본문보다 뒤인 마11:1에서는 "예수께서 열두 제자에게 명하기를 마치시고 이에 그들의 여러 동네에서 가르치시며 전도하시려고 거기를 떠나가시니라" 했습니다. 즉 오늘 본문의 말씀은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에게 그들을 전도파송하시기에 앞서 하신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그 말씀은 열두 제자들을 통하여 오늘 우리 모두를 향해 주신 말씀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본문 마지막 절인 32절과 33절에 가서는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시인할 것이요/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부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부인하리라" 하셨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오늘 우리를 포함한 예수님을 따르는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서의 "제자도"(Discipleship)에 관한 가르침이 이 본문 속에 들어있음을 예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의 제자들이 그의 명령을 따라 사방에 흩어져 다니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함으로써 예수의 제자들로서 알려지게 될 것과 그 때부터 그들이 당하게 될 미움과 박해를 예견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 예견과 예고의 말씀을 우리는 오늘 본문 바로 앞에 있는 22-23절에서 봅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 이 동네에서 너희를 박해하거든 저 동네로 피하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스라엘의 모든 동네를 다 다니지 못하여서 인자가 오리라." 그래서 제자들이 그러한 미움과 박해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믿음을 포기하지 않고 용감하게 복음을 전하도록 격려하실 필요를 느끼신 것입니다. 그래서 하신 말씀이 오늘 본문의 말씀이고, 특히 세 번씩이나 반복하신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먼저 24-25절의 말씀은 제자들이 미움과 박해를 받게될 때 주님을 생각하고 주님께서 먼저 받으실 고난을 생각함으로써 세상사람들로부터의 미움과 박해를 이길 것을 권면하는 말씀입니다. 24-25절의 말씀은 그런 맥락에서 이해하지 않으면 그 의미가 아리송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맥락을 떠나서, 예를 들어, "제자가 그 선생보다, 또는 종이 그 상전보다 높지 못하나니/ 제자가 그 선생 같고 종이 그 상전 같으면 족하도다"는 말씀을 "제자는 절대로 선생보다 나을 수 없다"는 뜻으로 이해한다면, 인류에게는 오직 퇴보만이 있을 뿐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언제나 제자가 선생보다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선생보다 더 훌륭한 제자들이 있었기에 인류는 오늘날과 같은 눈부신 문명세계를 발전시켜온 것입니다. 요14:12에 보면 예수님 자신도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를 믿는 자는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요 또한 그보다 큰 일도 하리라"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 24-25절 말씀의 참 뜻은 무엇이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이미 받기 시작하셨고 앞으로 십자가에서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받게 될 미움과 박해와 고난을 염두에 두시고 제자들에게 예수님 자신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을 생각을 하지 말라는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24절의 "제자가 그 선생보다, 또는 종이 그 상전보다 높지 못하나니" 하신 말씀은 그 뜻입니다. 예수님 자신도 온갖 박해와 십자가라는 극도의 고난을 받을 것인데 제자들은 그보다 더한 박해와 고난을 받지 않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한다고 단단히 마음의 준비를 시키신 것입니다. 25절의 "제자가 그 선생 같고 종이 그 상전 같으면 족하도다" 하신 말씀은 그 뜻입니다. 25절 하반절의 "집 주인을 바알세불이라 하였거든 하물며 그 집 사람들이랴" 하신 말씀에서 예수님은 자신을 집주인에, 제자들은 그 집 사람들에 비유하셨습니다. 이미 바리새인들을 위시하여 예수님을 적대시하는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귀신들린 사람들에게서 귀신을 쫓아내시자 "그가 귀신의 왕을 의지하여 귀신을 쫓아낸다"(마9:34)고 비방했었고 아예 예수님 자신을 유대인들이 마귀로 여기는 바알세불 즉 이방신의 우두머리로 몰아세우기도 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도 그들이 그렇게까지 박해한다면 예수님의 제자들에게도 박해를 가할 것은 더더욱 분명하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집 주인을 바알세불이라 하였거든 하물며 그 집 사람들이랴" 하신 것은 제자들이 예수님보다 더 큰 박해를 받을 것이라는 뜻이기보다, 제자들도 박해를 받을 것은 더더욱 분명하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할 말입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자신과 같이 그들도 미움과 박해를 받을 것임을 예고하시고 준비시키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당할 고난이 주님과 함께 받는 영광과 승리의 고난임을 상기시키시며 두려워하지 말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26절을 봅니다: "그런즉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은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느니라." 여기서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은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느니라" 하신 말씀의 뜻은 무엇이겠습니까? 이것은 의로우신 심판자이신 하나님과 그의 심판의 날을 상기시키는 말씀입니다. 모든 사람의 모든 일은 반드시 다 명명백백하게 드러나게 되어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미움과 박해와 고난을 받은 사람들은 의인으로 드러날 것이고 하나님을 거부하고 의인들을 박해한 자들은 영원한 형벌에 처해질 자들로 드러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박해를 당할 때마다 이 의로우신 심판자 하나님과 그의 심판의 날을 생각함으로써 낙심하거나 위축되지 말고 인내하며 끝까지 당당하게 복음의 진리를 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친밀히 조용히 가르쳐주신 모든 말씀을 겁먹지 말고 나가서 큰 소리로 외치라는 것입니다. 27절의 말씀이 그 말씀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어두운 데서 이르는 것을 광명한 데서 말하며 너희가 귓속말로 듣는 것을 집 위에서 전파하라."

 

 

 

그러나 그렇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밝은 곳에서 큰 소리로 외치는 것은 스스로에게 박해와 죽음까지도 자초할 수 있는 일임을 주님께서는 잘 알고 계셨으며 그것을 제자들에게 감추려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세상사람들이 몸은 죽일 수 있어도 결코 영혼을 죽일 수 없음을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상기시키시며 세상사람들을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오직 온 세상의 주인이시고 참된 생명의 주권자이신 하나님을 두려워해야 할 것을 가르치신 것입니다. 그것이 28절의 말씀입니다: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실 수 있는 이를 두려워하라."

 

 

 

이렇게 제자들에게 오직 하나님 외에는 두려워할 것이 없음을 가르치신 예수님께서는 보다 더 확실하게 제자들에게 그 이유를 설명하시며 그들 앞에 놓인 위험과 박해와 고난에도 불구하고 용기와 담대함을 잃지 않게 하고자 하셨습니다. 참새 한 마리나 머리털 하나까지도 다 하나님의 주권과 돌보심 가운데 있는 것인데, 바로 그 하나님을 아버지로 삼고 그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사람들이 두려워할 것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29-31절은 그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참새 두 마리가 한 앗사리온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아니하시면 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 너희에게는 머리털까지 다 세신 바 되었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는 많은 참새보다 귀하니라."

 

 

 

그러므로 이제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만을 두려워해야 하는 것입니다. 세상사람이 두려워 하나님을 부인하거나 하나님의 일을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만을 두려워하고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만이 마지막 심판의 날에 견딜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하나님만을 두려워하고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만이 하늘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되고 승리와 영광과 하나님나라의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32-33절의 말씀은 바로 그것을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시인할 것이요/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부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부인하리라." 여기서 "나를 시인한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고 신뢰하며 그에게 충성을 선언한다는 뜻입니다. 박해받는 상황하에서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고 신뢰하며 그에게 충성을 선언한다는 것은 죽음까지도 무릅쓰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만이 하나님 앞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참 제자로 인정을 받고 영원한 생명을 상급으로 받을 것이라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신 것입니다: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시인할 것이라." 훗날 사도 요한에게 주신 계시 속에서도 주님께서는 "이기는 자는 이와 같이 흰 옷을 입을 것이요 내가 그 이름을 생명책에서 결코 지우지 아니하고 그 이름을 내 아버지 앞과 그의 천사들 앞에서 시인하리라"(계3:5)고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본문에서의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예수님을 따르려는 무리들의 제자도에 대한 몇 가지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온 세상을 향해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나라의 복음을 전하도록 예수님에 의해 파송 받은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이 일을 행하기 위하여 이 세상으로부터 여러 모양으로 미움과 박해와 고난을 받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그러나 그러한 위험과 박해와 고난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하나님을 아버지로 믿는 믿음으로 오히려 더 담대히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며 하나님나라의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오직 하나님만을 두려워하고 그 외의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기꺼이 동참하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자신의 생명을 참 생명의 주이신 하나님께 온전히 맡기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의로우신 심판자이신 하나님을 믿고 불의에 굴하지 않으며, 지금 당장보다 나중의 승리와 영광과 영원한 삶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모두 예수님의 제자들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오늘 본문말씀을 통해 얻은 제자도를 가슴 깊이 새기며 주님 앞에서 받은 바 사명을 성실하고 한결같이 행하며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주의 일 하다가 낙심하거나 포기하지 맙시다. 주의 일 열심히 하고 바르게 하려면 꼭 미움과 비방과 박해와 고난을 당하게 되어있습니다. 미움과 비방과 박해와 고난은 세상으로부터 오는 것만이 아닙니다. 교회 안에서도 일어납니다. 그래서 더 괴로움이 큽니다. 겉으로는 안 그런척하면서 뒤에서 숨어서 미워하고 비방하며 박해하고 고통을 줍니다. 그러기에 더 큰 환멸을 느끼며 더 크게 시험에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있습니다. 숨어서 행하던 비방과 박해도 다 드러나고 부당하고 억울하게 당하던 고난도 다 밝혀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그의 의를 드러내실 것이며 악을 행한 모든 자들에게 정의의 심판을 하실 것입니다. 언제나 마지막 승리와 영광을 바라보고 흔들림 없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의 길을 걸어가는 우리 모두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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