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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주권 사상이 캘빈 신학의 핵심

by 【고동엽】 2021. 11. 11.
하나님의 주권 사상이 캘빈 신학의 핵심

특집 캘빈과 로잔
이종윤 목사 인터뷰

서울교회를 담임하는 이종윤 목사는 한국장로교신학학회 회장, 한기총신학위원장, 아시아 로잔위원회 의장 등으로 섬기면서 개혁교회 전통과 복음주의 전통이 한국 교회에 더욱 뿌리 내리도록 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캘빈 탄생 500주년을 맞이하면서 한국 교회와 목회자들이 되찾아야 할 캘빈의 삶과 신학은 무엇인지, 제3차 로잔 대회를 위한 국제지도자대회를 한국에서 유치하게 된 의의는 무엇인지를 들어보았다.

일시 2009년 5월 28일
장소 서울교회 당회장실
진행 최원준 편집장
정리 이한진 기자

캘빈의 삶과 목회 사역이 한국 교회 목회자들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저는 주로 캘빈의 호칭을 목사님이라고 합니다. 캘빈은 아주 신실한 목회자였습니다. 당시에 페스트가 아주 유행을 했는데, 그 병에 걸린 환자들을 직접 심방을 하곤 했지요. 제네바를 떠나 스트라스부르로 가 있는 동안 제네바 교회 교인들이 새로운 목사님의 성찬예식을 거부했습니다. 캘빈이 아니면 안 받겠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캘빈이 제발 그러지 말라고 편지를 보낼 정도로 교회의 질서를 강조하는 좋은 목회자였습니다.
캘빈은 우리에게 경건의 모델이 되지 않습니까? 캘빈의 아내가 캘빈보다 먼저 돌아가셨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그는 오직 하나님만 찾은 사람이었습니다. 어떤 면에서 인간미가 없다고 할 만큼 하나님 중심으로 범사를 행했습니다. 우리 목회자들은 결혼을 해서 가정을 가지고 있기에 자녀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겠죠.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아내 있는 자는 없는 자처럼 하라고 말씀하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 우리가 지나치게 세속화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가정이 매우 중요하지만 하나님이 더 우선시되어야 합니다.

캘빈은 장로교회의 신학적 아버지입니다. 오늘날 장로교회의 정체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국 교회가 캘빈 탄생 500주년을 기념하면서 장로교회의 정체성을 먼저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장로교가 무엇인지, 감리교회가 무엇인지, 성결교회가 무엇인지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정체성이 상실되었기 때문입니다. 상실된 정체성을 회복하려면 원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캘빈이 무엇을 말했는지를 우리가 찾아야 합니다.
캘빈의 「기독교강요」를 읽어보면 제일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연합’입니다. 캘빈이 연합을 강조한 거지요. 종교개혁 당시에 많이 분열되었습니다. 루터 이후 서로 자기가 옳다고 우후죽순으로 많이 나타났지요. 캘빈은 이것을 연합시키려고 영국 런던도 찾아가고 스위스도 찾아다녔습니다. 가톨릭교회와의 연합은 포기한 것이지만, 개신교회들은 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교회의 가장 아픈 상처 가운데 하나가 사분오열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모두 개혁교회라고 합니다. 우리 장로교회만 해도 지금 한국장로교총연합회에 가입된 교단이 스물일곱 개입니다. 그런데 가입되지 않은 교단이 백 교단이 넘습니다.
한국 교회가 연합을 많이 이야기하죠. 조금 진보적인 교회에서는 구조적인 연합을 추구합니다. 반면에 조금 더 복음주의적인 교회는 닮은꼴 연합을 원하죠. 그렇다면 성경은 무엇을 말합니까? 영적인 연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곧 교회가 그리스도와 연합되는 것입니다. A라는 교회가 그리스도와 연합되고, B라는 교회가 그리스도와 연합되고, C라는 교회가 그리스도와 연합하면 A교회, B교회, C교회는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해서 한 몸을 이루는 것이 가능합니다.

장로교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장로교회가 다른 교단과 다른 독특성은 무엇입니까?
캘빈 신학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뭐니 뭐니 해도 성경입니다. 그리고 캘빈은 성경에서 하나님의 주권 사상을 강조했습니다. 우리의 모든 생사화복은 물론이고 국가의 흥망성쇠가 다 하나님의 주권 속에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하나님의 주권 사상이 장로교회의 뿌리입니다. 그래서 장로교인들은 모든 것을 하나님의 섭리로 받아들입니다. 한국 장로교회가 하나님의 주권사상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 캘빈 탄생 500주년에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한국 교회 안에 알미니안주의 신학이 많이 강조되면서 인간적인 노력, 인간적인 선함이 지나치게 강조되었고, 기복사상과 같은 것들이 교회 안에 유행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아픔을 주고 고통을 주실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주권을 믿으면 고통을 당하면서도 기뻐하고 감사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것은 저주로 알고 있습니다. 내가 하나님 앞에서 은혜를 받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니까 한국 교회가 빛을 잃어버리고 소금의 사명을 잃어버린 겁니다.

캘빈 탄생 500주년을 기념하면서 캘빈 목사님의 신학을 다시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한국 교회가 트랜드를 잘 읽고 신학적으로 대응하려는 노력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불신자들 가운데 교회를 싫어하는 이유로 장로교회가 지나치게 고리타분하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캘빈의 사상이 오늘날에도 필요한 이유는 캘빈이 철저히 하나님 중심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말씀한 부분은 인간 중심입니다. 인간의 구미를 끌고, 인간을 편안하게 하고, 인간을 즐겁게 하고, 예배도 인간 중심의 예배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캘빈은 하나님 중심의 예배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면 캘빈의 주장은 케케묵은 것이니 버리자고 말할 것입니까? 자, 한번 보십시오. 지난 3월 23일자 「타임」Time의 커버스토리 주제가 “지금 당장 세상을 바꾸는 열 가지 아이디어”10 Ideas Changing the World Right Now입니다. 그런데 이 10가지 아이디어 중에 하나로 신캘빈주의The New Calvinism가 꼽혔습니다. 캘빈의 사상이 녹슨 것이 아닙니다. 진리는 영원합니다.
작년 말 미국발 경제 위기가 왜 생겼습니까? 이미 아시다시피 모기지mortgage를 통해서 집을 사는데 그것을 얻으려면 반드시 담보가 있어야 합니다. 신용이 있어야 한다고요. 그래서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집을 사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 대출금을 갚을 길이 없으니까 다들 도망가면서 텅 비어버린 집이 미국에 수십 만 채가 생긴 겁니다. 은행이 돈을 빌려줬다가 돈을 못 받으니 큰 데서부터 무너지기 시작한 겁니다.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고 성경에서 말했는데, 왜 돈도 없으면서 집을 사려고 하는 겁니까?
캘빈이 성경의 진리를 강조하면서 절제와 검약 정신을 가르쳤는데 사람들이 거기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겁니다. 또 민주주의는 누가 만들었어요? 민주주의의 효시는 캘빈주의입니다. 장로 정치가 대의정치 아닙니까? 그 장로 제도를 캘빈이 만들었죠. 자본주의가 어디에서 나왔어요? 역시 노동 신성을 외쳤던 캘빈의 사상으로부터 자본주의가 나온 거죠. 캘빈은 예배에서 구제헌금을 반드시 했습니다. 구제에 대해 엄청난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예배마다 구제헌금을 했던 겁니다. 그런 사람이 캘빈입니다. 오늘날 우리들이 얼핏 생각할 때 포스트모더니즘이 만연한 세상에서 어떻게 캘빈주의를 고수할 수 있을 것인가를 묻지만 진리는 영원하다고 봅니다. 영원한 진리거든요.
예배가 무엇입니까? 현대인의 구미에 맞는 예배를 드리자는 주장이 있죠. 그러나 칼 바르트는 예배의 정의를 이렇게 내렸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 가장 긴급한 것, 가장 영광스러운 것.” 예배는 가장 중요한 거예요. 놀이가 아닙니다. 내가 기분 내고, 내가 은혜 받는 것이 아닙니다. 예배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찬양하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자기 기분에 맞춰서 찬양을 해요. 자기가 좋아하는 대로만 하는 거죠. 연극도 하고 다양한 시도를 예배에 도입하고 있는데, 전도 집회에서는 할 수 있지만 공예배에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장로교가 뚝심을 가지고, 앞을 바라보면서 성경대로 해야 합니다. 시대가 변했으니까 바꿔야 한다는 것은 자신의 근본을 잃어버리는 교회가 되고 맙니다.

캘빈은 경건과 학문을 이야기했습니다. 일평생 하나님 앞에서 경건하게 살기 위해 노력했고, 하나님의 말씀을 지속적으로 탐구했던 캘빈의 삶에 비추어 이 시대 한국 교회 목회자의 영성에 대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일반적인 용어로 한국 교회 목사님들을 이야기하셨는데, 목사도 천차만별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세계에서 가장 들어가기 힘들다는 신학교도 있습니다. 강의의 질도 저마다 다릅니다. 그런데 천차만별의 신학교를 나온 분들이 다 목사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물론 모두 다 목사지요. 문제는 학문과 영성입니다. 결국 신학교 문제입니다.
제가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상임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이 있어서 신학교 인준위원회 이야기를 임원회에서 꺼내놨습니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신학교를 인정해주지만 태국이나 방글라데시는 신학교가 정부로부터 인정을 못 받습니다. 이슬람 국가, 불교 국가에서 어떻게 신학교가 공식적인 인정을 받겠습니까? 굉장히 난감하거든요. 제가 1976년에 귀국해서 1978년도에 아시아신학연맹을 결성했습니다. 그때 아시아에 있었던 신학교의 수가 969개였습니다. 그 신학교들의 수준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9명의 인준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인준위원회가 아시아 전체를 다니면서 신학교를 검증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969개의 신학교 중에서 정말 이것은 학교도 아니라고 할 만한, 도서도 없고, 교수도 없는 그런 학교가 태반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인준위원회가 학교의 질을 높여주기 위해 노력을 했지요. 장신대나 총신대와 같이 역사가 있는 학교도 이번에 모두 인준을 받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제시하는 기준에 해당하지 못한 학교들은 그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끌어주는 일을 해보겠다는 겁니다. 9명으로 인준위원회를 만들고 매뉴얼을 만들었어요. 그것을 캘빈 500주년 기념사업회가 하고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공부를 할 때 제 친구 중에 공부를 아주 잘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박사과정에 진학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 친구는 그냥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겁니다. 그분은 목회를 하고 싶다면서, 목회를 선택하겠다는 겁니다. 그때 제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가르칠 수 없는 목사는 목사가 아니고, 목회할 수 없는 교수는 교수가 아니라고요. 신학은 양면을 다 갖춰야 합니다. 언제든지 목회하는 목사가 강의실에서 신학교 교수를 할 수 있어야 하고, 교수가 언제든지 목회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르치는 사람은 영성이 있어야 하고, 영적인 사람은 지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목표입니다. 저 역시 아직 거기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것을 목표를 잡고 있습니다.

설교와 관련하여 캘빈에게서 배워야 것들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캘빈의 설교는 철저하게 강해 설교입니다. 강해 설교는 제목 설교와 다릅니다. 제목 설교는 본문에 나와 있는 제목을 가지고 자유롭게 내용을 구성할 수 있지만, 강해 설교는 그 주제에 맞는 모든 성경을 다 동원하는 겁니다. 그래서 성경에 해박한 지식이 없이는 강해 설교를 못하죠. 캘빈의 설교를 보면 모두 성경입니다. 캘빈의 신학도 그렇죠. 「기독교강요」도 전부 성경 이야기로 되어 있지 않습니까? 캘빈은 신학이든 설교든 성경으로 범벅을 합니다. 요즘 그렇게 설교하면 사람들이 지루해서 안 듣는다고들 말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렇게 설교합니다. 그래도 저희 교회는 부흥하고 있습니다. 성경만을 가지고 전할 때 복음이 잘 증거됩니다.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성도들이 드라마틱한 유희를 보러 교회에 출석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복음에 대한 갈증을 가지고 교회에 오는 겁니다. 그런데 목사들이 그것을 충족시켜 주지 않고 다른 것을 자꾸 보여주니 오히려 거기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겁니다.
캘빈은 철저하게 성경만을 이야기했어요. 한국 장로교회가 정체성을 빨리 회복해야 한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성경으로 돌아오자는 겁니다. 제가 며칠 전, 장신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발표를 했습니다. WCC는 로잔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는가라는 주제를 다루었습니다. 로잔도, WCC도 성경으로 돌아와라, 그러면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이 저의 주장이었습니다. 성경으로 돌아오면 하나가 되요. 어느 쪽이든 성경을 떠나있으면 하나될 수가 없지요. 성경을 떠났다면 기독교가 아니잖아요. WCC가 하나님이 선교의 주권을 가지셨다고 말하는데, 얼마나 좋은 말입니까? 그런데 인권 문제, 해방 문제 쪽으로 치우쳤습니다. 물론 선교에 그것이 포함되지 않을 수는 없어요. 그것도 선교의 일환이지요. 그러나 지나치면 성경이 말하는 영혼 구원은 어디로 가고, 우리가 하나님 앞에 구원받는 일은 무엇이냐는 겁니다. 그러니까 성경으로 돌아와라, 돌아오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저는 다른 논리는 취하고 싶지 않습니다. 캘빈도 오직 성경만을 강조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현재 한국로잔위원회 의장으로 섬기고 계시고, 제3차 국제로잔복음화운동대회 준비를 위한 국제지도자대회가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제지도자대회가 서울에서 열리게 된 과정과 그 의의를 설명해 주십시오.
중요한 것은 로잔이 무엇이냐는 겁니다. 크게 나눠서 조금 더 진보적인 사람들로 이루어진 단체가 WCC이고, 조금 더 복음주의적인 사람들로 구성된 단체가 WEA입니다. 그런데 WCC든 WEA든 교단 차원에서 가입을 합니다. 우리나라는 개인의 자격으로 WEA에 가입을 하지만 다른 나라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일본 교단이 가입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로잔은 성경을 영감된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전도에 초점을 맞추는 모임, 그리고 WCC나 WEA 소속 여부와 관계없이 개인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는 모임입니다. 한 예로 저는 예장 통합에 속한 목사이기에 WCC 멤버가 됐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잔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WEA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교단 차원에서는 WEA에 가입되어 있어도 개인 자격으로 로잔에서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로잔은 1974년 빌리 그레이엄과 존 스토트, 그리고 아주 복음적인 신학자들와 전도자들이 모여서 형성한 기구입니다.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로잔 운동이 시작되었고, 제3차 대회가 케이프타운에서 준비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제3차 대회에서 로잔이 무엇을 할 것이냐입니다. 그것을 논의하는 자리가 이번에 장신대에서 열리는 국제지도자대회입니다. 약 200명 내지 250명의 세계적인 지도자들이 모두 모입니다. 여기에서 제3차 로잔 대회의 예행연습을 하는 거죠.
로잔 국제지도자대회의 장소로 한국을 선택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로 한국이 IT강국이라는 것과 둘째로 영성 강국이라는 점입니다. IT와 영성을 겸한 곳을 찾다가보니 장신대를 추천하게 되었죠. 그러면 왜 IT 강국을 찾았을까요? 제3차 로잔 대회에서는 대회 장소에 500개의 라운드테이블을 놓을 예정입니다. 8명이 하나의 테이블에 앉습니다. 그러면 한 공간에 총 4,000명의 대표들이 8명씩 테이블에 앉아서 회의를 할 수가 있죠. 그리고 500개의 각 테이블마다 컴퓨터가 한 대씩 들어갑니다. 그러면 이제 같은 주제로 토론을 합니다. 그리고 토론된 내용을 컴퓨터에 모두 입력을 하죠. 그때 회의실 뒤편에서는 각 테이블에서 올라오는 자료를 조합합니다. 그러한 방식으로 500개의 테이블에서 일어나고 있는 토론을 전부 조합해서 전 세계로 자료를 발송합니다. 그러면 각 나라에서는 또 다시 회의장에서의 그 의견에 동의를 하거나 다른 의견을 제시합니다. 그러한 의견이 다시 정리되어서 회의장의 각 테이블에 올라오게 되고, 그것을 다시 토론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전 세계가 참여하는 대회지요.

제1회 로잔대회는 세계 복음주의 기독교가 복음화의 사명과 더불어 사회적 책임에도 민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고, 이것은 한국의 복음주의가 기독교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발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3회 로잔대회에서는 주로 어떠한 의제를 다룰 예정이며, 그것이 세계 교회와 한국 교회에 어떠한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십니까?
한기총이 시작된 지 15주년이 될 때의 일입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이야기이네요. 현재까지 60개 이상의 교단이 가입되어 있는 한기총이지만, 5년 전에 신학적 선언문을 발표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당시에 제가 한기총 신학위원장이 되었거든요. 그래서 신학위원회 위원들을 소집했습니다. 60개가 넘는 교단에서 신학자 한 명씩 보냈습니다. 그때 제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 공동신앙선언문을 작성하자고 제안했고 모두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무슨 내용으로 어떻게 작성을 할 것인가의 문제가 나오자 아무도 말을 못했습니다. 그 자리에는 침례교도 있고, 성결교도 있고, 다양한 교단에서 오신 분들이 다 있는데 개혁주의라는 말은 장로교적 색채가 강하기에 다른 교단에서 반대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복음주의라고 쓸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로잔 언약을 중심으로 공동신앙선언문을 만들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죠. 그랬더니 한 사람도 반대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로잔 언약은 2,700명의 전 세계 복음주의자들이 서명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제가 몽골을 갔습니다. 몽골 현지에는 120명의 안수 받은 목사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 118명이 모였습니다. 제가 그들에게 몽골 교회Church of Mongolia라는 단일 교단을 세우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다 동의를 해요. 그래서 한기총에서 나온 신앙선언문을 전해주었습니다. 얼마나 빠른지 금방 번역을 했더라고요. 너무 좋다는 겁니다. 그것을 기초로 단일교단을 만들기로 하고 현재 추진 중에 있습니다.
북한에도 복음이 들어간다고 가정을 하면, 북한에 어느 교회를 세울 것입니까? 또 다시 감리교를 세우고, 예장 합동을 세우고, 통합을 세울 것입니까? 그건 부끄러운 일이거든요. 그때 로잔 언약으로 만든 공동선언문을 사용하면 북한교회Church of North Korea라는 단일 교단을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그렇게 추진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로잔이 한국 교회 연합에도 상당한 도움을 준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21세기 리더는 연합을 주도하는 사람입니다. 영웅 시대는 지나갔어요. 영웅이 나와서도 안 되고 나올 수도 없습니다. 연합해서 서로를 존중하고 높여줄 때 거기서 리더십이 나옵니다. 21세기를 살면서 연합 운동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종윤 목사 인터뷰 | 200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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