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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학의 정체성 (서철원 신학 서론에서)

by 【고동엽】 2021. 11. 10.


개혁신학의 정체성 (서철원 신학 서론에서)


우리의 신학은 개혁교회(ecclesia reformata)의 신학 곧 개혁신학이므로 개혁교회의 신앙고백(confessiones ecclesiae reformatae)을 규범(norma)과 근본(fundamentum)으로 삼는다. 그리고 칼빈과 그의 후계자들의 신학을 기초로 삼는 다. 특히 칼빈의 기독교 강요(Institutio Christianae religionis)에 나타난 신학 전개와 그의 주석에 나타난 성경 이해를 준거해서 신학한다. 물론 고대 교회의 교리를 기본 진리로 받아서 시작함은 말할 필요가 없다.


개혁교회는 종교개혁 교회이므로 루터교회와 함께 종교개혁의 기본원리들을 기본으로 취한다. 신학함에 있어서 루터교회는 중생(regeneratio) 혹은 이신칭의(iustificatio) 교리를 실질적인 원리(principium materiale)로 삼고 이신칭의 교리를 교회의 서고 넘어짐의 조항으로 삼는다. 따라서 개혁 신학도 이신칭의 교리를 기본으로 삼고 또 출발점으로 삼음에는 루터교회와 동일하다. 즉 믿음으로만 구원에 이른다는 이신칭의 교리로 신학함의 근본을 삼는다.


또 개혁신학은 루터교회와 함께 중생과 칭의를 강조하면서 개혁교회는 성화(sanctificatio)를 강조고 거기에로 나아간다. 칭의에서 출발하고 칭의에로 되돌아오는 루터교회 신학과 달리 성화 곧 믿음에 의한 거룩한 생활을 강조한다. 따라서 개혁신학에서는 윤리가 합당한 강조와 존경을 받는다.


종교개혁은 모든 믿음의 내용들을 다 성경에 근거시켰다. 따라서 개혁신학은 성경을 모든 신학함의 원리와 근거로 삼는다. 성경은 하나님의 입에서 나온 말씀이므로 성경의 권위를 신적 권위로 받는다. 모든 신학함을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서 하고 믿음의 내용도 다 성경에서 도출되고 성경대로 구성한다. 그리하여 성경을 신학의 형식적 원리로 받고 고수한다.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에 매이는 것을 바른 신학함의 원리로 삼는다.


개혁신학은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한다. 하나님은 창조주이시므로 모든 일을 자기의 경륜대로 이루셨다. 그리고 구원을 이루심도 자기의 작정대로 일하신다. 따라서 다른 신학에 별 자리를 갖지 못하는 예정 교리를 합당한 교리로 받는다. 예정교리는 실은 은혜의 주권성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개혁신학은 다른 신학 체계가 전혀 고려하지 않는 언약 사상을 중요한 교리로 삼는다. 하나님은 구원 협약 때도 삼위간에 협약하셨다. 그리고 사람들과 일을 하실 때 언제나 언약 체결을 통해서 일하신다. 언약이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식이다. 따라서 언약교리를 개혁신학의 기본으로 삼는다. 그러나 그 언약은 행위언약과 은혜언약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고 첫 언약은 하나님의 백성됨의 약정으로 이해해야 바른 성경적 진리에 부착하는 것이다.


개혁신학은 인간의 타락 상태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성경대로 부정적이다. 전적인 부패와 무능(corruptio tota et impotentia)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구원에 이르기 위해 사람이 스스로 하나님께로 갈 수 없고 하나님의 은혜 아니면 불가능하다. 구원은 창조처럼 하나님의 주권적인 사역이요 인간의 능력에 의한 시발이나 보충이 불가능하다. 전적 부패와 무능이므로 전적으로 은혜가 일한다. 구원 얻음의 시작점인 부르심도 하나님의 은혜의 사역일 뿐 아니라 중생시켜 믿음에 이르게 하신다. 전적이 부패와 무능을 강조하므로 다른 신학체계들 특히 로마교회로부터 개혁신학이 많은 비난을 받는다.


개혁신학은 은혜의 주권성을 강조하고 합당한 존경으로 신학한다. 성화의 강조에서 은혜의 주권성을 강조하므로 구원의 성취와 적용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일이 되어 은혜에서의 탈락을 불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구원은 하나님의 선택(electio Dei)과 결합한다.


개혁신학은 구원 얻음을 그리스도와의 연합에서 시작한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으로 모든 구원 은혜가 오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이 구원 얻음에만 핵심이 아니라 교회를 구성하는 근본진리이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으로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교회가 되고 그리스도와의 연합으로 그의 생명을 공급받아 거룩한 교회가 된다. 그러므로 다른 신학에 별로 고려가 없는 그리스도와의 연합(unio cum Christo)을 칼빈의 가르침을 따라 강조한다.


개혁신학은 하나님과 피조물과의 구분을 강조하고 그 한계를 분명히 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성육신으로 하나님이 사람이 되셨어도 신성과 인성을 섞는 것이 아니고 두 존재간의 거리는 엄격하여 넘어설 수 없다. 유한은 무한을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 개혁신학의 근본원리이므로 피조물이 그 한계를 벗어나서 신되기는 결코 발생하지 않는다. 영화되는 것은 신화가 결코 아니고 그 때도 피조물로 남는다. 그리스도의 구속 때문에 낙원의 처음 상태를 넘어가나 피조물의 한계선을 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또 하나님과 피조물의 거리와 한계를 강조하므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 사람에 의해 보충되는 일이 결코 없다. 뿐만 아니라 사람의 구원에 하나님과 함께 동사하는 일은 불가능하고 전적으로 은혜로만 일이 이루어진다.


하나님의 모든 사역의 목표는 하나님의 자기 영화(glorificatio Dei sui)이다. 인간의 구원(salus hominum)을 위해 하나님께서 자기의 생을 사시는 것이 아니다. 자기의 영광을 자기 목표로 하고 일하신다. 그러므로 개혁신학은 하나님의 영광을 모든 신학의 목표로 삼는다. 이 목표를 벗어나면 인간의 구원이 모든 신학의 목표가 되어 하나님이 인간의 구원을 위해 자기의 생을 사시는 것이 된다.


개혁신학은 성화를 강조함으로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생활을 강조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의 생활의 영역에 율법이 자리를 가진다. 율법이 구원의 길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규범(norma vitae)으로 역사한다. 개혁신학은 율법에 생활 규범으로서 합당한 자리를 배정한다.


개혁신학은 모든 생활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왕권(regnum Christi)을 강조하고 그 실현을 위하여 노력한다. 그리스도가 모든 창조의 영역에서 주이시므로 그가 인간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왕이 되게 해야 한다. 그리스도가 왕이 되는 것은 그의 법이 교회와 사회의 법이 됨으로 이루어진다. 이 일을 위해 모든 영역을 복음화하고 말씀의 권세 아래 두기 위해 노력한다.


교회와 세상과의 관계에 있어서 세상은 중립적 내지 적대적 영역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는 영역으로 알아 문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그리하여 문화명령을 수행하여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게 한다. 하나님의 나라는 복음 전파와 문화명령의 수행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모든 그리스도인의 삶은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기 위한 역사가 되어야 한다.


개혁신학은 선포된 말씀에 강조를 둔다. 실제로 구원의 역사를 이루게 하고, 그리스도인으로 살게 하는 길도 선포된 말씀을 통하여서이다. 그러므로 교회도 말씀의 창조(creatura verbi)로 본다. 선포된 말씀이 믿음을 일으키고 믿음의 생활을 하게 하므로 선포된 말씀에 합당한 강조가 놓인다.
그러나 개혁교회는 말씀에 의해 개혁된 교회(ecclesia reformata secundum verbum Dei)이므로 성경 전체의 이해를 위하여 다른 교회에서 이루어진 말씀의 바른 이해를 수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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