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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설교〓/설교.자료모음

복음주의 기반은 청교도운동

by 【고동엽】 2021. 11. 5.
목창균 교수 / 서울신대 신학전문대학원장
청교도운동은 철저한 개혁에 대한 열망으로부터 일어난 교회 갱신운동이다. 그것은 건전한 신학과 윤리적 삶을 강조하는 이론적이며 도덕적 운동인 동시에, 뜨거운 종교적 감정과 체험적 신앙을 강조한 영적 부흥운동이었다. 청교도주의, 곧 청교도 정신이란 독실한 신앙적 태도, 부패된 것을 정화시키려는 문화적 힘, 그리고 지성 및 도덕적으로 엄격한 것을 말한다.
청교도운동은 프로테스탄교회 개혁 목표의 원형이다. 그 토대 위에 세워진 것이 18세기 복음주의 부흥운동이요, 그 후예들이 현대 복음주의자들이다. 그렇다면 청교도운동의 특징은 무엇이며, 그것은 현대 복음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청교도운동과 현대 복음주의 사이의 연속성은 무엇이며, 불연속성은 무엇인가?
청교도운동의 특징은 여러 면에서 다양하게 지적될 수 있다. 그러나 복음주의 형성과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그것은 몇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성경 중심주의다. 청교도들은 성경을 인류에게 주신 하나님의 주권적 계시요, 유일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고 그것에 절대성을 두었다. 따라서 성경을 교리나 신앙만이 아니라 삶의 전 영역의 기준으로 삼았다. 그들은 성경에 개인, 교회, 사회 및 정부와 국가에 대한 필수 지침이 담겨져 있다고 믿고, 성경의 말씀을 모든 분야에서 실천하려고 했다. 즉 “자신들이 이해하는 대로의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을 삶의 유일한 표준으로 삼았다.
둘째, 철저한 개혁에 대한 열망이다. 청교도운동은 미흡한 종교개혁에 대한 불만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종교개혁 이후에도, 프로테스탄트 교회에는 아직도 로마 가톨릭적 요소들이 많이 남아 있었다. 그것들을 일소하여 교회를 정화하고자 일어난 것이 청교도운동이다. 청교도들은 예복과 예배의식과 같은 실제적 문제로부터 시작하여 교회의 본질과 같은 교리문제에 이르기까지 가톨릭교회와 영국교회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교회를 철저히 개혁하려 했다.
셋째, 지성에 대한 존중이다. 16세기 종교개혁자들, 특히 지적 엄밀성을 강조하는 개혁파 교회 전통을 이어받아 한결 같이 지성을 존중한 것이 17세기 청교도들의 특징이었다. 청교도들은 고도로 학식 있는 사람들이었으며 많은 교육을 받은 계층들이었다. 그들은 기독교적 지성을 계발하는데 열심이었으며, 방대한 양의 경건 서적과 자료들을 만들어 냈다. 청교도들의 시각은 포괄적이었다. 그들은 종교적 탐구와 삶을 분리하거나 종교적 탐구에서 비 교회적인 문제들을 배제하기를 거부했다. 그들은 기독교적 관점으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이러한 특징은 종교개혁의 신학과 세상에 대한 포괄적 시각을 결합시키려는 노력의 산물이었다.
넷째, 엄격한 규율과 도덕율에 대한 중시다. 청도교운동은 윤리적 삶에 관심을 두는 도덕 운동이었다. 청교도들은 구약 율법의 실제적 적용을 강조한 반면, 그리스도인은 율법을 지킬 필요가 없다고 보는 도덕 폐기론(antinomianism)을 반대했다. 그리스도께 대한 헌신은 율법에 대한 복종을 포함한다. 또한 청교도들의 깊은 관심사는 성화와 경건의 추구였다. 그들은 청빈하고 거룩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으며, 사회와 국가를 도덕적으로 정화하려 했다.
다섯째, 영적 체험주의다. 청교도운동은 건전한 신학과 윤리적 삶뿐만 아니라 종교적 감정과 경험을 강조했다. 청교도들은 체험적 신앙을 중시하여 중생을 하나님의 선택의 표준으로 간주했다. 청교도 신학의 중심 주제는 중생이었다. 특히 그들은 ‘평범한 스타일’의 설교를 통해 대중들에게 회심을 열정적으로 호소했다. 청교도들이 신비체험을 강조한 것은 이런 영적 체험주의의 결과였다.
복음주의에 대한 청교도운동의 영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지적한대로, 18세기 복음주의 부흥운동은 청교도운동을 기반으로 해서 일어난 것이다. 청교도들은 “부흥운동 이전의 복음주의자들”이었다.
특히 18세기에 복음주의의 새로운 토양을 형성한 웨슬리에 대한 청교도 전통의 영향은 심원하다. 웨슬리와 감리교도들은 청교도로부터 근본적인 유산을 상속했다. 웨슬리가 그의 추종자들을 위해 만든 50권의 <기독교 도서>(Christian Library)목록에 많은 수의 청교도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는 것은 그에 대한 청교도의 영향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청교도 전통과 감리교는 예전, 목회, 가족 경건, 윤리 등에서 상당 부분 유사하다.
복음주의가 신앙의 체험적 측면을 강조하고, 그것이 그 중요한 특징이 된 것은 청교도운동의 영향이었다. 청교도들은 구원의 주관적 증표로 중생의 체험을 강조했으며, 미국의 초기 청교도들은 그 체험을 고백하는 사람만을 회원으로 받아들였다. 복음주의가 주로 영어문화권에서 성장, 발전한 것은 청교도운동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 복음주의적 영성 역시 청교도운동에서 기원된 것이다.
베빙톤이 복음주의의 주요한 특징으로 지적한 4가지 모두가 청교도주의에서 발견된다. 회심주의, 성경주의 및 십자가 중심주의는 청교도 신앙의 중심부를 형성하고 있으며, 활동주의는 하나님의 선택의 증표로 간주되었다. 따라서 복음주의는 청교도 개혁운동을 계승하여 그 신앙과 실천의 영역을 확장한 것으로 이해된다.
한편, 현대 복음주의가 청교도들의 신앙과 정신을 계승하지 못한 것도 적지 않다. 그 가운데 하나가 지성에 대한 존중이다. 지성에 대한 존중은 16세기 종교개혁자들과 17세기 청교도들의 공통적 특징이었다. 청교도들은 개혁파 교회의 지적 성향과 크리스천 삶의 경험적 측면을 함께 강조했다. 그것이 현대 복음주의자들 사이에 폭 넓게 확산되지 못했다. 그들은 청교도들의 포괄적인 사고, 즉 “기독교적 영향력으로 먼 영역에까지 걸쳐 형성된 지성”을 누리지도 못하고, “지성적 삶을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활동무대”로 간주하지도 않았다.
복음주의는 대중의 취향에 알 맞는 단순한 신앙형태로 발전하여, 대중적 차원에서 큰 성공을 거둔 반면, 진지한 지성 생활을 유지하는데 실패하여, 문화 및 지성계 상층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런 반 지성주의가 복음주의를 위기에 처하게 한 요인 가운데 하나다. 반 지성주의는 복음주의의 단점으로, 스캔들로, 위기로 지적되고 있다.출처 : 문화와 설교연구원
글쓴이 : 쉐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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