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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왜 많은 교파들이 있는가?

by 【고동엽】 2021. 10. 21.
기독교에는 왜 많은 교파들이 있는가?
박일민 교수(칼빈대/신학대학원장/조직신학)


지금의 기독교는 어지러울 정도로 수많은 교파들로 나뉘어 있어, 참으로 어느 교파가 옳고 그른지를 분별하기 매우 어렵게 만든다. 또 같은 교파라 하더라도 그 안에는 여러 갈레의 교단들로 세분이 되어 극한 대립 양상까지 보인 나머지 전도의 장애물 역할을 하거나, 덕을 세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기독교는 모두가 한 하나님과 한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하면서 왜 이토록 교파들이 많은 것인가. 이제 그 배경과 유형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1. 교파의 유래


교파들이 생겨나는 데는 대체로 다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성경 해석의 차이가 교파들을 생겨나게 한다. 기독교 안의 모든 교파들은 성경을 최고의 근거로 삼는 데 동의를 한다. 그러나 성경 구절이나 단어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밝힘에 있어서는 의견을 달리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의견의 차이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고 여겨질 때에는 심각한 논쟁이 벌리게 되고, 서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나누어지게 된 결과로 교파들이 만들어진다. 이런 이유에서 비롯된 교파 분열은 로마 가톨릭과 개신교의 분열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특정한 사람에게만 성경 해석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그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전혀 성경을 해석하거나 읽는 것조차 금했던 중세시대 때까지는 성경해석의 차이 때문에 생기는 교파의 분열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성경의 해석은 특정한 사람들만의 특권이 아니라, 성경의 원저자이신 성령의 조명을 받는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든지 성경을 직접 읽고 그 의미를 깨달아 교훈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종교개혁자들이 일어나면서부터 로마 가톨릭과 개신교, 그리고 개신교 안에서도 루터파, 칼빈파, 침례파, 경건파 등의 분열이 생겨났다.


둘째, 교회 운영 방식의 차이가 교파들을 생겨나게 한다. 교회는 성도들이 교통하는 집합체이다. 집합체에는 질서와 순결의 유지를 위한 제도와 조직이 필요하다. 그런데 시대나 지역 또는 교인들의 수준이나 전통에 따라, 이 제도와 조직의 운영 방식에 있어 어떤 형태가 가장 효과적일 것인지에 대한 견해의 차이가 생기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 여러 형태의 교파가 등장하게 되었다. 장로제 운영을 택한 장로교, 감독제 운영을 택한 감리교, 회중들 중심의 운영을 택한 회중교회, 일체의 인위적 운영을 부정하는 무교회파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제 잘 알려져 있는 기독교의 대표적인 교파들에 대하여 간단하게 살펴보자.


2. 교파의 유형


1) 감리교회
교회 운영을 감독제도 방식으로 하기 때문에 갖게 된 이름이다. 요한 웨슬레가 영국에서 전개했던 회개 운동으로부터 시작된 교파이다. 웨슬레는 자기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함께 회개와 경건생활을 위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지키려 했었기 때문에, 감리교를 영어로는 Methodist(방법주의자)라고 부른다. 그러나 감독제도로 교회를 운영하는 교파는 감리교회 이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 개혁교회
종교개혁자 칼빈과 즈빙글리 등의 성경 해석을 따르는 교파이다. 한 때 개혁교회를 국교로 받아들였던 네델란드를 비롯한 스위스와 독일 남부, 스웨덴, 그리고 그들의 이주민들이 정착한 세계 여려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3) 구세군
알콜 중독자나 유흥가 종사자 같은 특수 계층 사람들에게 전도하기 위해서는 보통의 방법이 아닌 전투방식을 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감리교 목사이던 윌리암 부드에 의해 창설되었다. 독특하게 군대식 전도조직으로 교회를 운영한다. 연말이면 자선냄비 모금단체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4) 그리스도의 교회
모든 것을 버리고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환원운동’을 하면서, 소속되어 있던 교파를 나와 자신들을 ‘그리스도인’이라고만 부르던 사람들 중, 토마스 캠벨과 알렉산더 캠벨 부자(父子)를 중심으로 미국에서 시작된 교파이다. 교파를 없앨 것을 주장하고 시작했으나, 그들 스스로가 하나의 교파를 형성하게 되었다. 일부에서는 예배 때, 악기를 사용하는 것까지도 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5) 나사렛 교회
미국 남북전쟁 이후, 전국적으로 일어난 영적 각성운동의 결과로 생겨난 교파 중 하나이다. 성경 해석과 교회 운영방식에서 대체로 감리교의 방식을 따르고 있으나, 개 교회의 자치권을 더 많이 인정하려고 한다.


6) 동방 정교회
요한 계시록에 나오는 일곱 교회를 비롯하여 초대교회 때에는 동로마 지역에도 서로마 지역 못지않은 많은 교회들이 있었다. 그러나 동로마 지역의 교회들은 성경의 해석이나 교회 운영방식, 그리고 정치 문화적 배경 등에서 서로마 지역 교회들과 많은 차이가 있었다. 이러한 차이점들은 마침내 1054년 새로운 동방교회라는 교파를 생겨나게 했다. 이들은 자기들이 정통성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에서 스스로를 정교회(正敎會, Orthodox Church)라고 불렀다. 이슬람 세력이 소아시아 지역을 점령한 이후로는 북쪽으로 올라가 러시아 정교회로 발전하였고, 러시아 공사관이 들어오면서 한국 정교회가 시작되었다. 지금은 그리스에 총 대주교가 있다.


7) 루터교회
독일의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의 성경해석에 동의하는 교회이다. 종교개혁 당시만큼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못하지만, 루터교회를 국교로 채택한 독일을 비롯하여 주로 북 유럽에 루터교회가 많다.


8) 성결교회
교회의 운영방식 보다는 개인적인 신앙생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4중복음(중생, 성결, 신유, 재림)을 강조하는 교파이다. 미국 감리교회 출신의 두 지도자가 일본에서 조직한 동양 선교회를 통해 한국에 소개되었다.


9) 영국교회(성공회)
영국 왕 헨리 8세가 자신의 이혼을 허락해주지 않는 로마 가톨릭 교회에 반기를 들고, 교회의 머리는 교황이 아니라 국왕이라고 하면서 생겨난 교파이다. 교황권 반대 등 로마 교회와 다른 성경해석을 시도하여 개신교 사상 발전의 상당한 계기가 되기도 했으나, 대부분의 성경해석과 의식(儀式)에서는 여전히 로마교회의 입장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래서 영국교회 스스로는 로마 가톨릭과 개신교의 중간 위치에서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자부심을 가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도신경의 본문 중 ‘거룩한 공회’를 한문으로 표기한 “성공회”(聖公會)를 교파의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10) 오순절 교회
성경해석이나 교회운영 방식 보다는 오순절에 나타난 성령의 역사를 지금도 개인적으로 체험할 것에 일차적 관심을 가지는 교파이다. 하나님의 성회도 오순절 교회의 입장을 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순복음 교회가 대표적인 오순절 교파라 할 수 있다.


11) 장로교회
일반 성도들이 장로를 선출하여 교회를 운영하게 하게 하는 방식을 택하는 교파이다. 장로제도는 일찌기 아브라함 때부터 있었고, 신약 성경에도 그 제도와 자격이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가장 성경적인 제도라고 주장을 하고 있다. 교황제도가 시행되던 중세에 맞서 존 칼빈이 제네바에서 장로제도를 부활시켰고, 이것을 존 낙스가 스코틀랜드에서 완전한 교회 운영제도로 정착을 시켰다.


12) 천주(로마 가톨릭) 교회
사도 바울의 서신에서 처음 언급된 이탈리아와 북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서로마 지역에는 많은 교회들이 있었다. 기독교가 공적 인정을 받으면서 제국의 수도이었던 로마의 교회는 다른 지역의 교회들보다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로마 지역의 교회가 여러 지역 교회들을 대표하면서, 로마의 교회 영향 아래에 있는 교회만이 교회일 수 있다는 의미로 ‘보편적’이라는 뜻을 가진 ‘가톨릭’이란 말을 덧붙여 로마 가톨릭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특정 지역의 교회인 로마교회를 가리켜 전체를 의미하는 가톨릭이라고 하는 것은 부분을 전체라고 하는 명칭은 매우 논리적 모순을 느끼게 한다. 로마 가톨릭 교회는 사도 베드로께서 로마교회의 최초 감독이셨다고 하고, 590년부터는 베드로 뒤를 이어 성경 해석과 교회 운영에 있어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지도자로 교황을 두는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사람에게 부여된 절대적 권한은 역사상 거친 반발과 개혁을 요구하는 심각한 오류를 생겨나게도 했었다.


13) 침례교회
세례를 침수 방식으로 행하는 교파는 침례교회 이외에도 많이 있다. 그러나 침례교회는 세례의 방법을 오직 침수 방식으로 해야만 한다는 강한 주장을 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성경 해석에 있어서는 개혁교회나 장로교회와 가깝다. 그러나 교회 운영방식에 있어서는 어떠한 권위도 인정하지 않고 모든 성도들로부터 모아진 의견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회중교회 형태를 따른다.


사도 바울께서는 “주도 하나이요, 믿음도 하나이요, 세례도 하나이요 하나님도 하나”(엡 4:5,6)라고 하시면서,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심을 힘써 지키라”(엡 4:3)고 말씀하셨다. 과연 주님이 한 분이시고, 믿음이 하나이고, 진리가 하나이라면, 우리는 여러 교파로 갈라져 있을 것이 아니라, 마땅히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한다. 교파들마다 가급적 하나가 될 수 있는 요인을 힘써 찾아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우선 같은 교파 내의 교단별 연합이나 통합부터 적극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만에 하나 기득권 유지를 위해 분리를 일삼는 일이라도 있다면, 이는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먼 자세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일치는 반드시 단순한 타협이나 이해타산이 아닌, 참 진리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져야만 한다. 아직 일치를 이루지 못한 단계에서는 모든 교파들이 다양한 악기로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는 관현악과도 같은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 모든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출처: 송수천목사설교카페입니다! 원문보기 글쓴이: 송수천목사설교카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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