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에 나타난 안식일/바리새인들 '어떻게'에 치중한 불편한 안식일 이번 호에서는 구약을 물려받은 유대인들 특히 바리새인들이 자신들의 전통적인 종교 체제 안에서 안식일을 어떻게 이해하였고 또한 지켰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예수께서 안식일 문제와 관련하여 바리새인들과 부딪치시게 된 배경을 이해해 보고자 한다. 1세기 당시 바리새인들의 안식일에 관한 자료는 주로 200년께 편집된 미쉬나와 토세프타 그리고 그밖의 랍비 문학 작품들에 나타나 있다. 다음의 내용은 그러한 작품들에 기초한 것들이다. # 안식일 이전에 일 끝내기 랍비들은 안식일이 시작하기 전에 일을 끝내도록 하기 위해 다양하고 세심한 조처들을 취하고 있다. 라반 시므온 벤 가말리엘 2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의 아버지의 집에서 그들은 보통 이방인이 경영하는 세탁소에 안식일 3일 전에 흰색 옷들을 맡기고는 하였다'. 여기서 '안식일 3일 전'이라는 시간 제한은 이방인이라고 할지라도 안식일까지 세탁 일을 끌고 가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조처다. 랍비 엘리에젤은 '케이크 밑바닥이 딱딱해질' 시간이 남아 있지 않는 한 케이크를 숯불에 올려놓는 것을 금하고 있다. # 안식일에 금지된 행동들 랍비들은 안식일에 허용된 행동들과 금지된 행동들을 매우 세세한 부분까지 규정하고 있다. 랍비 엘리에젤은 여인이 안식일에 관(冠;일명 '황금 도시'), 헤어네트, 향수병 등을 장식하고 집을 나가는 것을 허용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랍비들은 이들 모두를 금하고 있다. 한편 한 사람이 말린 무화과 용량보다 적은 양의 채소 씨앗이나, 두 개의 오이 씨앗, 두 개의 조롱박 씨앗 등을 집에서 가지고 나간다면 그는 속죄제를 드려야 한다. 랍비 엘리에젤은, 만일 한 사람이 그의 손톱이나 머리카락 등을 깎거나 뽑으면 그리고 한 여인이 자신의 머리를 손질하거나 자신의 눈꺼풀에 화장하는 등의 행동을 하면, 그러한 자는 속죄제를 드려야 한다고 선언한다. 안식일에 두 글자를 이어 쓰는 것을 금하는 규정과 관련하여, 라반 가말리엘 2세는 만일 한 사람이 동일한 안식일에 무심코 행한 두 행동 중에 각각 한 자씩 써서 두 자를 썼을 경우, 그가 과실이 있다고 선언한다. 이에 반해 현자(賢者)들은 그가 과실이 없다고 선언한다. 랍비 엘리에젤은 꿀벌 통에서 꿀을 긁어모으는 자는 과실이 있다고 선언한다. 왜냐하면 그는 꿀을 긁어모으는 행동을 '추수 행위'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랍비 요하난은 인간의 안전을 위해 전갈을 접시로 덮어놓는 행동을 허용하는 것을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 이는 아마도 그가 그러한 행동을 동물을 사냥하는 행동으로 간주하기 때문인 것 같다. # 안식일에 우선하는 문제들 1세기 랍비들은 안식일의 구속력을 벗어나는 몇 가지 예외 규정들을 만들었다. △할례 △안식일 제사 △유월절 △화재로부터 성경이나 음식물을 구해내는 일 △생명을 구하는 일 △자기 방어적 전쟁. 한편 랍비 아키바는 무슨 일이든지 안식일 전날에(혹은 전야에) 행해질 수 있는 일은 안식일에 우선하지 않지만, 안식일 전날에(혹은 전야에) 행해질 수 없는 일은 안식일에 우선한다는 일반 원칙을 규정한다. # 여행 한계에 관한 규례들 안식일 여행 한계가 2천 규빗(약 900m)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식일 여행 한계에 관한 1세기 랍비들의 규칙은 매우 상세하고 세부적이다. △이방인이 한 사람을 다른 도시나 가축(家畜) 우리에 데려다 놓았을 때, 그 사람이 움직일 수 있는 거리 △바다 위에 항해하고 있는 배 위에서 걸을 수 있는 거리(전 영역; 4 규빗) △여행 중에 밤이 된 줄을 모르고 잠이 들었던 사람이 움직일 수 있는 거리(2천 규빗, 4 규빗, 2 규빗) 등. # 안식일과 언약 3세기 랍비 문학 전체를 통해 우리는 안식일을 지킨 자들에 대한 약속과 관련된 두 가지 언급을 발견한다. 랍비 여호수아는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세 개의 축제들(즉 유월절, 오순절, 장막절)을 주실 것이라고 말한다. 랍비 엘리에젤은 그들이 세 가지 재앙(즉 곡의 날, 메시아의 도래에 앞서 있게 될 환난, 대심판의 날)을 피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필자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언급들이 3세기 랍비 문학 전체를 통해 안식일의 언약적 의의(意義)에 대한 바리새적 사상을 그것도 간접적으로나마 증거해주는 모든 경우이다. 랍비 문학의 특성을 고려해볼 때, 랍비 문학에서 안식일의 언약적 의의에 관한 어떤 직접적인 신학적 진술을 발견해내려고 시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도로 많은 양의 세부 규례들에 비교해볼 때 안식일의 언약적 의의에 관한 간접적인 자료조차도 지극히 희귀하다는 사실은, 랍비들이 안식일의 언약적 성격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지 않았으리라는 추론을 가능케 한다. 지금까지의 모든 논의는 1세기 때 바리새인들의 안식일 이해 및 준수와 관련하여 다음 몇 가지 점들을 제안해주고 있다. △안식일과 관련하여 랍비들은 지극히 세밀한 결의론을 발전시켰다는 점 △그들의 세부적인 규례 가운데는 다양성이 존재하였다는 점 △그들의 논의에 있어서 안식일의 언약적 의의와 축제적 성격에 대한 강조가 결여되고 있다는 점. 이렇게 볼 때, 랍비들은 주후 100년에 이르기까지 안식일에 금지된 일들에 관한 구약 성경의 일반 규칙들을 더 구체적이고 세밀한 결의론적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갔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발전은 아마도 안식일 율법을 당대의 상황보다 잘 적용할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함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러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보다 구체적이고 세밀한 규례의 증가 수효는 안식일 율법을 보다 불편하고 짐스러운 것으로 만들어주었으며, 사람들의 관심을 '안식일을 왜 지켜야 하는가'로부터 '안식일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로 돌려놓는 결과를 초래하였던 것이다. 결국 예수님은 안식일 문제와 관련하여 이러한 바리새인들과 정면 충돌을 일으키시게 된다. 양용의 /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주일 문제와 관련해 양용의 교수의 글이 연재됩니다. 연재되는 글은 필자의 책 「예수와 안식일 그리고 주일」(이레서원 펴냄)의 내용을 <뉴스앤조이> 독자들을 위해 요약 재구성한 것입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을 보기 원하시는 분들은 앞의 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양용의 |
출처: 송수천목사설교카페입니다! 원문보기 글쓴이: 송수천목사설교카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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