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에 나타난 안식일/역사서와 예언서 '거룩한' 안식일, '나'의 안식일 구약의 안식일 자료 가운데 지난 호의 모세 오경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역사서와 예언서에 나타난 안식일 자료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역사서 역사서 가운데 나타나는 안식일 자료 대부분은 안식일의 특성을 암시적으로밖에 보여주지 않는다. 그 자료들에 나타난 내용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안식일 제의적 활동들 열왕기하 4장 23절·11장 4∼12절, 역대하 23장 1∼11절에 의하면, 주전 9세기 말에 이르러 사람들과 왕도 안식일에 거룩한 곳(즉 성전 혹은 하나님의 사람의 거처)을 방문하는 것이 통례가 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시기에 이르러 사람들과 왕이 희생 제물을 드리면서 그 날을 기념하기 위해 거룩한 장소에 함께 모이는 식으로 안식일을 정규적으로 준수하였으리라는 결론을 추론해 보게 된다. 역대상 9장 32절·23장 28∼31절, 역대하 2장 3절·8장 13절·31장 3절에 의하면, 안식일 제사는 일찍이 솔로몬 시대에 모세의 율법을 따라 드려졌다. 안식일 제사의 주요 구성 요소는 진설병(레 24:5∼9 참조)과 번제물(민 28:9∼10 참조)이었다. 제사에 소용되는 비용은 왕정 하에서는 왕들에 의해서 공급되었으나, 포로기 이후에는 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성전세가 부과되었다. 이러한 사실로부터 우리는 적어도 다음 두 가지 점이 명백하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 첫째, 역대기 저자의 시대에 이르러 안식일 제사는 성전 제사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정착되었다. 둘째, 적어도 역대기 저자 자신에게는 안식일 제사가 안식일 준수의 당연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졌다. # 안식일 관련 세부 규례들 느헤미야서에서 우리는 세부적 안식일 규례들을 포함하는 두 개의 분리된, 그러나 아마도 연관된 구절들(10:31, 13:15∼22)을 발견하게 된다. 이 구절들로부터 우리는 다음 두 가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느헤미야 시대에 안식일과 관련한 심각한 문제들이 있었으며, 느헤미야는 그 문제들을 단호하게 다룬다. 그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들을 포괄하기 위해 안식일 율법에 대한 확대 규정을 제정한다(즉 상행위를 안식일에 금지된 일로 규정한다). 그는 또한 확대 규정이 예루살렘 사람들의 생활에 효력을 발생하도록 하기 위해 몇몇 세부 규정들을 제정한다(즉 안식일에 예루살렘으로 짐을 들여오는 것을 금하고, 성문들을 닫도록 하며, 성문들을 지키도록 한다). 하지만 느헤미야의 이러한 조처들은 유대교 문학에 나타나는 규정들이 보여주는 지나칠 정도로 세밀한 조항들과는 정도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난다. △느헤미야가 보기에 안식일을 더럽히는 것은 예루살렘 멸망을 가져왔던, 그리고 또다시 가져올지도 모르는 주요 요인들 중의 하나였다. 예언서 예언서 안식일 자료들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주요 측면들을 보여준다. # 안식일 제의적 활동들 예언서에 나타나는 안식일 제의적 활동들에 관한 자료들은 주전 8세기께 이르러 안식일이 국가적 축제들 가운데 하나로 정착되어 있었으며, 그 날에 모종의 형태의 회합이 이루어졌음을 제안해준다(사 1:13, 호 2:13). 늦어도 에스겔 시대에 이르러서는 안식일에 제사장들과 군주뿐만 아니라 백성도 성전에 출석하는 것이 기대되었다(겔 46:1∼3). 예언서들은 늦어도 주전 6세기 초에 이르러 안식일 제사가 안식일 준수의 일부로 당연시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겔 45:16∼17, 46:4∼5). 백성은 제사에 소용되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군주에게 종교세를 내도록 되어 있었고, 군주는 제사를 준비할 책임이 있었다(겔 45:16∼17). 일찍이 8세기 때 이미 안식일 제도의 진정한 언약적 성격을 인지하지 못하고 안식일을 헛되이 지키는 위험의 조짐들이 있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사 1:13 / 헛된 제물을 다시 가져오지 말라 분향은 나의 가증히 여기는 바요 월삭과 안식일과 대회로 모이는 것도 그러하니 성회와 아울러 악을 행하는 것을 내가 견디지 못하겠노라). # 안식일의 언약적 의의 예언서들에서 발견되는 안식일 자료들 가운데 많은 것들은 언약적 뉘앙스를 띄고 있다. 에스겔에게 있어서 안식일은 여호와와 그의 백성 사이의 언약 관계에 대한 표로서 이해되고 있다(겔 20:12). 어떤 경우에는 안식일이 언약 전체의 대표로 간주되기도 한다(예를 들어 사 56:1∼8, 렘 17:19∼27). 그와 같은 언약적 이해에 있어서, 안식일 준수는 다양한 언약적 축복들에 대한 조건이 된다(예를 들면 여호와를 경배하는 공동체에 받아들여지는 것, 사 56:1-8 / 여호와 안에서 즐거움을 얻는 것, 사 58:13∼14 / 메시아적 왕국의 종말론적 완성, 렘 17:25∼26). 이와 반대로 안식일을 더럽히는 것은 대개 언약적 관계를 깨뜨린 것으로 간주되며, 따라서 다양한 언약적 형벌들에 대한 원인이 된다(예를 들면 가장 특징적으로 포로나 예루살렘 멸망, 렘 17:27·겔 20:23 등 / 약속된 땅에 들어가는 것으로부터 제외됨, 겔 20:15 등).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안식일 준수가 축복들에 대한 유일한 조건이 아니라는 점을 주목하는 것이 필요하다. 몇몇 구절들에서 안식일 제도의 언약적 성격에 대한 바른 인식 없이 피상적이거나 율법주의적인 안식일 준수는 여호와에 의해 거절되고 있다(사 1:13, 호 2:11, 암 8:5). 안식일 준수는 그것이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에 기초해 있을 때만 의미 있는 것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안식일이란 그 자체로서의 의미보다 언약의 표로서의 의미에서 진정한 중요성이 발견되어야 할 것이다(출 31:12∼17, 겔 20:10∼26 참조). 안식일의 이러한 언약적 특성은 안식일에 대해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특징적인 두 형용사들에 의해서도 감지된다. 즉 '거룩한' 안식일(사 58:13, 렘 17:22, 겔 20:20 등)과 '나의' 안식일(사 56:4, 겔 20:12∼24, 44:24 등). 그렇다면 예언서들에 있어서 안식일의 거룩성과 그 날에 대한 여호와의 소유권은 안식일의 언약적 특성에 대한 기반을 제공해준다고 추정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양용의 /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주일 문제와 관련해 양용의 교수의 글이 연재되고 있습니다. 지금 연재되는 글은 필자의 책 「예수와 안식일 그리고 주일」(이레서원 펴냄)의 내용을 <뉴스앤조이> 독자들을 위해 요약 재구성한 것입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을 보기 원하시는 분들은 앞의 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양용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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