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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고통

by 【고동엽】 2021. 9. 30.


십자가의 고통
갈3:1
순복음성남교회/엄기호목사


예수 그리스도의 33년 일생은 베들레헴 말구유에서부터 아리마대 부자 요셉의 새 무덤까지
어느 하나 사랑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도 갈보리 산상 십자가에 못 박혀 거
룩한 몸이 높이 달려 계시는 주님의 형상을 바라볼 때마다 새삼 예수님의 위대한 사랑 앞에
감격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먼저 가신 믿음의 선진들은 다 하나같이 이 십자가의
감격 속에 살아왔습니다.
사도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 십자가 외에는 다른 것은 일체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
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십자가의 복음만을 전했고, 십자가의 예수님만 자랑했고, 십자가의
신앙만 말했고, 십자가의 진리만 전했습니다.
예수님의 달린 십자가는 우리 구원의 빙거요 인류 역사의 중심이요, 기점이며 상도의 생
활 표준이요, 하늘 나라 가는 데에 길이요 개방입니다.
그래서 성 어거스틴은 자기 서재 안에 ?십자가는 우주의 중심이요 인류의 생명이니라?
고 쓰고 십자가를 늘 묵상하였으며, 성 프랜체스코는 자기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나는 제
군에게 전해 줄 만한 책자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나는 제군에게 전할 만한 설교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내가 제군들에게 전해 줄 유일한 것은 바로 이것밖에 없습니다?고 하며 십자
가 지팡이를 들어 보여 주었답니다.
한국의 순교자 주기철 목사는 ?학생이 배우는 길은 학교로 가야 되고 어부의 고기 잡는
길은 물로 가야 되고 인간의 활로는 십자가로 가야 한다?며 평양 감옥에서 일본 경찰의 박
해 중에 ?영문 밖의 길?이라는 십자가를 명상하는 가사를 짓고 친히 십자가 제단에 순교
의 제물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옛 성도들은 이처럼 십자가를 깊이 생각하면서 살았습니다. 이
시간 우리 같은 흉악한 죄인을 위하여 내가 죽는 대신 그 거룩하신 몸이 상하시고 죽어 보
배로운 피로 나를 구속해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앙망합시다.
오늘 본문에서 바울은 미련한 갈라디아 인들에게도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
신 형상이 ?밝히 보이거늘?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우리도 육신의 눈을 감고 신령한 마음
의 눈을 열어 저 갈보리 산상의 십자가 위에 두 손, 두 발이 못 박혀 붉은 피를 흘리며 달
려 계시는 주님의 형상을 주목합시다.
지금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힌 채 달린 형상이 보입니까? 거룩하신 주님의 성체에서
줄줄 흘러내리는 선지 핏자국이, 그 머리 위에 씌워진 끔찍스러운 가시 면류관이 보입니까?
가시로 상한 머리에서 점점이 떨어지는 붉은 피로 얼룩진 예수님의 얼굴이, 악인들의 무자
비한 단련으로 피곤해서 움푹 들어 가 버린 주님의 눈, 창상으로 그 옆구리에서 흘러내리는
핏자국이 보입니까? 불법한 빌라도 채찍에 맞아 터지고 멍든 그 몸의 상처, 지금 우리 주님
의 전신에서 예리하게 흘러내리는 보배로운 피를 다시 한 번 쳐다봅시다.
우리 주님의 고통의 그 넓이와 높이와 깊이를 인간의 적은 두뇌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못
합니다. 그러나 그 주님의 고통을 우리 한 번 생각해 보기로 합시다.


주님의 신성으로 당한 고통


예수 그리스도는 전능하신 하나님이시요, 만물을 통치하시는 분이시며, 만왕의 왕이시고,
만주의 주시며, 지존 지성하신 하나님의 독생자이십니다. 그런데 인간들은 그분에게 모욕을
가했습니다.
거룩하신 하나님의 아들에게 영광의 면류관 대신 가시관을 씌웠고, 왕의 홀 대신에 갈대
를 그 손에 들리어 주었고, 황금 옷 대신에 낡아 떨어진 홍포를 입혔고, 화려한 궁전 대신에
감옥에 가두었고, 의장병 대신에 포악한 로마병정을 부쳤고, 호산나 만세 대신에 십자가에
못박으라 아우성 쳤고, 최대의 존경대신에 모독적 언사로 농락했고, 예물 대신에 침뱉고 뺨
을 쳤으며, 최대의 경례 대신에 불법한 태장으로 쳤습니다.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예배 대신에 십자가에 못박아 무참히도 살해했습니다. 이 얼마나
큰 고통이요 큰 모욕이며 큰 희생입니까?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이시며 그 본체의 형상이시
고 그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독생자를 이처럼 모욕과 고통을 주었습
니다.


주님의 영혼에 고통


본래 주님은 이 세상에 도성인신하여 들어오실 때에 우리 인류의 죄를 대속하려고 자원
해 오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전 인류의 죄를 자기 자신의 한
몸에 인수하시고 이것을 담당하려고 하실 때 너무나 많은 죄에 놀라셨습니다. 그 수많은 죄
를 하나 하나 바라보시니 그만 놀랍고 민망하여 탄식하며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하여
?아버지여 할 수만 있거든 내게서 이 잔을 떠나가게 하소서? 부를 짖지 않을 수 없습니
다. 그것도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의 죄가 아니라, 만국, 만민, 만세, 만대, 억조 창생의 죄짐을
바라보니 그 슬픔, 그 고통, 그 답답함, 그 민망함 가히 형언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성경에 주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나와 함께 매어 있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기도하시는 주님의 이마에서는
땀방울이 떨어지는 것이 핏방울같이 되었습니다.
인간들의 끝없는 무거운 죄짐을 짊어지고 십자가에 달렸을 때는 주님도 너무도 답답하여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이여, 나의 하나님이여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
까??라고 외쳤습니다. 육신의 형제들, 친척들, 제자들 그 누구도 예수님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했습니다.
바리새인, 사두개인, 서기관, 율법사, 제사장, 장로들 모두 예수님을 쉴새없이 괴롭혔습니
다. 제자가 배신하고(막 14:10), 다른 제자들은 도망했습니다(막 14:50). 벌거벗음과 침 뱉음
을 당하셨습니다. 옆에 못 박힌 강도까지 십자가에 계신 주님을 회롱했습니다. 주님의 이 큰
고통을 누가 감히 헤아릴 수 있습니까? 성부 하나님 마저 예수 그리스도 그 아들을 버리셨
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 주님이 영적 고통을 당하신 것입니다.


주님의 육체의 고통


우리 주님이 하늘 영광 보좌를 내놓고 낮은 세상에 내려오신 것부터가 고생이셨습니다.
식민지 나라에서(눅 2:1), 말구유에서 나시고(눅 2:7), 가난하고(눅 2:24; 레 12:8), 천대받는
목수의 가정에서 자라나셨으며(마 13:55), 집 없이(눅 9:58), 산에서 기도로 지내시고(요 8:1),
행로에 곤하셨으며(요 4:6), 식사하실 겨를도 없이(막 6:31), 죄인(마 9:11), 병자(요 5:6), 귀
신들린 자(막 5:6), 슬픔당한 자(눅 7:11) 들을 돌보셨고, 곳곳에서 전도하시느라(막 1:38) 고
생이셨습니다.
십자가는 페니키아 인들이 생각해 낸 심히 악한 죄인들, 특히 노예들을 못박아 죽이던
형틀이었습니다. 온몸은 줄어들고, 손발의 피는 마르며 머리와 장부에는 피가 몰려 두통, 창
상열, 파상풍을 일으킵니다. 온 몸에 채찍에 맞으시고, 몸에는 멍들어 있고, 그 몸 군데군데
는 터지고 미어져 핏빛이었고, 그 무릎은 칠전팔기하시며, 터지고 깨졌고, 그 말은 돌 뿌리
에 채어서 붉은 피로 물들고 그 얼굴은 로마 병정들에게 맞아 멍들어 부풀어올라 분간할 수
없이 되었습니다. 겨우 겨우 갈보리 산상에 올라오니 악당들은 주님의 입은 옷을 다 발가벗
기고 십자가 위에 눕힌 채 사지를 결박하고 양손 양발에 모진 무쇠 못으로 못박으니 그 고
통이 얼마나 하셨겠습니까?
가시관을 쓰시고 고통을 덜어주는 쓸 개탄 포도주도 안 받으시고,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
지 6시간 동안 십자가에 달리셔서 몸부림치시고 목마르셨습니다. 옆구리에 창을 받아 물과
피를 다 쏟으셨습니다.
모든 인간에게 버림을 당하고 심지어 유일한 피난처이신 하나님 아버지에게 마저 버림당
하는 슬픔을 맛보셨습니다. 관리들은 예수님을 버렸습니다. 헤롯왕은 예수님을 미친 사람 취
급했습니다. 대 제사장은 예수님이 참람하다고 정죄하였고, 빌라도는 예수님의 무죄를 알면
서도 채찍질하며 사형언도를 했습니다. 민중들도 예수님을 버렸습니다 삼 사일 전에만 해도
?다윗의 자손이여 호산나 호산나?하며 종려가지를 손에 들고 환영하던 그들이 돌변하여
피에 굶주린 사자 떼 같이 ?그를 죽이소서, 그를 죽이소서, 십자가에 못박아 죽이소서? 하
며 아우성을 쳤습니다.
3년 동안 예수님을 모시던 제자들은 어디 갔습니까? 병고침 받은 사람은 다 어디 갔습니
까? 죽었다가 다시 산 나사로는, 순교를 각오했던 베드로는 어디 갔습니까? 모두 다 예수님
을 버린 것입니다.
우리 주님은 이렇게 고독하게 십자가 위에서 운명하셨습니다. 해조차 빛을 잃어 천지가
캄캄해지고, 땅은 지진으로 진동하고, 바위는 터져 잠자던 성인의 무덤이 열리고 죽은 사람
은 다시 살아나며, 성전 휘장은 위에서 밑에까지 사람이 손대지 않고 갈라졌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님의 십자가 형상을 밝히 바라봅시다. 주님의 십자가 밑에서,
주님의 사랑에 감격하여 새 출발합시다. 주님이 당하신 십자가 그 고통이 우리에게 구원과
생명과 영생을 주었습니다.
그러므로 십자가 아래서 내 재산, 내 시간, 내 생명 다 바쳐 헌신합시다. 그러면 네 영혼
이 잘됨같이 범사에도 잘되고 강건하는 놀라운 축복을 받아 누리게 될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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