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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속으로 〓/영성 산책 향하여 (가나다순)

죽음의 시발점은 인간의 코끝이다

by 【고동엽】 2021. 11. 16.

인생은 초침(秒針)이다. 시계판 초침의 1초 1초가 쌓여 하루가 되고, 1년이 되고, 인간의 일생이 된다는 의미이다. 인생초침은 언젠가 멈추기 마련이다. 자신의 인생초침이 언제 멈출지는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그 멈춤의 시각을 향해 모든 인간의 인생초침은 지금도 1초 1초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생초침이 멎으면, 사람들은 그 멈춤을 죽음이라 부른다. 오늘 우리가 살아 있는 것은 우리에게 아직 인생초침의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요, 오늘 누군가가 죽었다면 그에게는 더 이상의 시간이 없는 까닭이다.

죽음은 멀리 있지 않다. 죽음은 인간의 코끝에 붙어 있다. 지금 코로 내뿜은 숨을 다시 들이켜지 못하면, 그것이 바로 죽음이다. 인생의 초침이 멎으면, 인간은 더 이상 코로 숨을 들이켜지 못한다.

 

우리말로 생명을 ‘목숨’이라 하고, ‘목숨’을 거두면 죽음이라 한다. 생명이 숨길인 목에 달려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표현은 다르다. 하나님은 인간의 숨이 목이 아닌 코에 붙어 있다고 말씀하신다.

 

코로 정상적인 호흡을 하는 사람에게는 코가 숨의 첫 번째 입구인 동시에 마지막 출구다. 이런 관점에서 생명은 목숨이 아니라 코숨이다. 인간의 생명도, 죽음도 모두 코끝에 붙어 있다.

 

모든 인간은 코끝에 죽음을 매달고 다니는 존재다. 죽음은 외딴 공동묘지에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공동묘지는 죽음의 종착역일 뿐 죽음의 시발점은 인간의 코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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