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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신부들의 세계

by 【고동엽】 2008. 7. 5.
 

신부 4100여명… 교구장-원로회의서 의사 결정

 

■ 천주교 신부들의 세계 중요한 현안 생길때 전체 사제회의 열리기도 개인활동 큰 제약 없지만 정치활동 엄격 금지 10년 수행뒤 사제 서품… ‘부복기도’ 봉사 약속 2007년 말 현재 한국 천주교회 신부는 모두 4100여 명(외국인 신부 190여 명 포함)에 이른다. 천주교 신부들은 대부분 서울 광주 대구 등 3개 대교구와 춘천 대전 인천 수원 부산 안동 등 13개의 교구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수도회나 선교회 소속으로 활동하는 신부들도 있다. 3개 대교구를 포함해 전국 16개 교구는 서로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대)교구장은 로마 교황청이 임명한다. 이들은 정년(75세)은 있으나 임기는 없다. 신부들은 전국 7개 신학교 등에서 10여 년간의 수행을 거쳐 30세 안팎에 사제로 서품된다. 신부가 되면 각 교구나 수도회 등에 소속돼 사목 활동을 벌인다. ○ 교구 단위로 독립적으로 활동 천주교회는 교구 단위로 운영된다.

 

서울 광주 대구 등 대교구장은 대주교가, 교구장은 주교가 맡는다. 교구장은 신부에 대한 인사권 등을 지니고 있다. 사제로 서품되는 신부들은 처음부터 어느 교구(또는 수도회 선교회)에 소속될지를 스스로 정하며, 소속 교구가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다. 교구별 의사 결정은 주로 교구장과 원로 사제 등이 참가하는 회의에서 이뤄진다.

 

중요 현안이 발생했을 때는 교구 소속 사제가 모두 참가하는 전체 회의에서 논의하기도 한다. 교구별 사목 활동 등은 교구 단위에서 독립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여러 교구의 사제들이 모여 구성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천주교의 공식 기구가 될 수 없다. 한국 천주교의 최고 의결 기구는 1년에 두 차례 열리는 주교회의다.

 

봄과 가을에 한 번씩 열리는 주교회의에서는 한국 천주교가 나아갈 방향 등 큰 그림을 논의하고 결정한다. 신부의 직책은 대주교 주교 외에 본당에서 일하는 주임신부 보좌신부, 본당이 아니라 교구청에서 일하는 특수사목 신부, 군종신부, 해외선교 신부 등으로 나뉜다. 이는 승진 개념이라기보다 업무의 차이로 봐야 한다는 게 천주교 관계자의 말이다. 승진 개념은 없지만 주교가 되려면 사제 서품을 받은 뒤 20여 년이 걸린다.

 

현재 국내의 주교는 약 30명으로, 모든 신부가 주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신부가 된 이들은 대부분 교구의 본당에 배정돼 보좌신부, 주임신부 등으로 성직자의 길을 걷는다. 가장 중요한 사목 활동은 미사 집전. 주일 미사 4∼5회,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의 새벽 또는 저녁 미사를 집전해야 한다. 수원교구 여주 점동본당의 홍창진 신부는 “그중에서도 주일 미사 강론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모든 신부님이 주일 미사 강론 준비에 부담을 많이 느끼고 준비도 열심히 한다”고 전했다. 사제들의 개인 활동에 대해 특별한 제약은 없다.

 

그러나 교회법에 따르면 선거직 출마 등 특정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정치 활동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 정치 활동을 하려면 사제직을 내놓아야 한다. 공공 위원회에 천주교를 대표해 참가한다거나 사회복지나 인권 차원의 대외 활동을 할 경우, 소속 교구장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 7개 신학교에서 사제 양성 한국 천주교회는 7개의 신학교(서울대교구, 대구대교구, 광주대교구, 수원교구, 인천교구, 대전교구, 부산교구)에서 사제를 양성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신학교의 경우 학부와 대학원, 새사제학교 과정을 포함해 7년 동안 학업(각종 언어, 신학, 철학 등)과 기도, 영성생활 등 수행의 길을 걷는다.

 

서울대교구의 경우 2학년을 마치면 일괄적으로 사병으로 군에 입대한다. 제대 후엔 10개월 정도 국내외 사회복지시설을 비롯해 아시아 각지의 교회 현장에서 봉사와 수련의 시간을 갖는다. 6학년 1학기를 마치고 사제 후보자인 부제(副祭)에 서품되면서 성직에 입문하게 되고 7년의 과정을 마치면 사제 서품을 받는다.

 

신학교 생활 7년, 군복무와 사회봉사 기간 약 3년을 합하면 10년 정도가 걸리는 셈이다. 사제 서품식은 ‘주님의 부르심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전파에 남은 생을 바치겠다’는 약속의 자리다. 사제 서품식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장면은 새 사제들이 바닥에 엎드려 기도를 올리는 부복(俯伏) 기도. 스스로 비천한 사람이 되어 하느님을 경배하고 하느님께 봉사하겠다는 약속을 의미한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parent.ContentViewer.parseScript('b_17406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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