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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된 청지기가 되는 길 (누가복음 12장 41-48절)

by 【고동엽】 2023. 1. 6.

복된 청지기가 되는 길 (누가복음 12장 41-48절) < 복된 청지기가 되는 길 >

 성도는 욕망을 잘 절제해야 한다. 하나님이 주신 돈과 권력을 평안과 평화의 도구로 쓰지 않으면 나중에는 더 많이 잃는다.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삶은 복을 잘 활용하지 못해 저주로 만드는 삶이고 제일 고독한 삶은 복을 나눠줄 곳이나 나눠줄 사람이 없는 삶이다. 열심히 돈을 벌었는데 그 돈을 잘못 사용하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그때까지 돈을 벌려고 투자했던 시간은 어디서 보상받는가? 부자에게도 언젠가 고독한 순간이 찾아온다. 열심히 부를 쌓고 한숨을 돌릴 때쯤 다가오는 것은 이웃의 칭송보다 이웃의 시기다.

 부를 지켜야 하는 고통도 크다. 신경 쓸 일이 많아 불면증이 생기기도 한다. 전도서 기자의 고백대로 노동자는 먹는 것이 많든지 적든지 잠을 달게 자지만 부자는 그 부요함 때문에 자지 못한다(전 5:12). 부를 지키는 고통보다 이웃의 시기 대상이 되는 고통은 더 크다. 결국 심한 피해의식으로 주변과 담을 쌓으면서 고독해진다. 어떻게 그 고독을 벗어나는가? 복을 나눔으로 이웃을 친구로 삼을 때다. 많은 소유보다 많은 친구가 소중하다. 결국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부자는 고독의 가능성을 잘 극복한 위대한 부자가 된다.

 “얼마나 잘 버느냐?”보다 “얼마나 잘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 의미 있게 쓸 줄 모르면서 돈을 버는 것은 탐욕이지만 의미 있게 쓰면서 돈을 버는 것은 소명이다. 그런 소명의식을 가지라. 참된 행복은 욕망의 충족보다 소명의 충족을 통해 온다. 성도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소명적인 목적을 이룸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지혜롭고 진실한 청지기가 되어야 한다. 그런 복된 청지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1. 맡은 사명을 잘 관리하라

 본문의 청지기는 주인 대신 재산과 종을 관리하는 리더 종을 뜻한다. 그가 맡은 사명은 진실과 지혜로 주인의 가정을 잘 꾸리고 하위 종들을 관리하며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눠주는 일이다. 그 일을 잘 감당한 청지기는 복이 있어서 결국 주인이 모든 소유를 그에게 맡긴다(43-44절). 세상에서 청지기 성도가 충성스럽게 맡은 사명을 잘 감당하면 복도 주어지고 천국 권세가 주어진다는 비유다.

 사명대로 살면 하나님이 신기하게 필요를 채워주시지만 사명을 외면하고 축복만 바라면 오히려 축복이 끊긴다. 10여 년 전만 해도 한국 성도들은 선교사를 최고로 예우하고 대접하고 후원했다. 그러나 선교사가 크게 증가하면서 교회나 교인이 선교사를 무조건 지원하기보다 옥석을 가려 지원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한인 목회를 하는 선교사나 선진국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는 재정 후원 기도제목을 내놓아도 성도들이 잘 반응하지 않는다. 선교의 본래 사명에 충실할 때만 후원하겠다는 뜻이다.

 오지나 험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도 옛날처럼 무조건 돕지 않는다. 개중에는 ‘선교 사명’에 충실하기보다 ‘선교 보고’에 충실한 선교사도 있기 때문이다. 감동적인 선교 보고를 듣고 감동했는데 근처에서 사역하는 다른 선교사들로부터는 전혀 다른 얘기가 들린다. 선교 사명에 불성실한 선교사가 오히려 과장하거나 남의 사역을 도용하거나 혼자 사역을 다 한 것처럼 홍보하면서 후원을 받으러 여기저기 선교 집회를 다닌다는 얘기다.

 어느 날 오지의 A 선교사가 B 목사에게 선교지 방문을 종용했다. “비행기 표만 끊고 오세요.” B 목사가 정말 비행기 표만 끊고 갔다. 그런데 선교지를 돌면서 수많은 헌금 압박을 받았다. 패키지여행 갔다가 물품 구매 압박을 받는 심정이었다. 대부분 선교지에 갈 때 그냥 가지 않고 헌금과 선물을 가지고 가는 것을 노리고 비행기 표만 끊고 오라고 한 것 같았다. 결국 B 목사는 A 선교사와의 관계를 끊었다. 사명에 충실하기보다 홍보에 충실해서 후원에 집착하면 대개 후원이 더 끊긴다.

 하나님은 사명에 충실할 때 복과 격려를 주신다. 그처럼 사명이 중요하기에 어떤 일을 시작하려고 기도할 때는 꼭 세 가지를 물으라. “이 일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느냐? 교회에 유익이 되느냐? 내게 기쁨과 보람을 주느냐?” 그  질문에 “예!”라는 확신이 들면 돈과 시간을 아까지 말고 사명감을 가지고 그 일을 하라. 사명을 외면하면 몸은 편해도 마음에 힘든 일이 수시로 생기지만 사명에 충실하면 잠깐 힘들어도 수많은 축복이 신기하게 주어진다.

2. 맡은 사람을 잘 관리하라

 리더 종이 주인이 늦게 올 줄 여기고 하위 종들을 때리면서 먹고 마시고 취하면 생각하지 않은 날 알지 못하는 시간에 주인이 와서 합당한 벌을 내린다(45-46절). 이 비유는 주님의 재림이 더디 이뤄질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사람의 생각을 초월해 오시고 그때 심은 대로 거두게 하신다는 뜻이다. 그때를 위해 방탕을 삼가고 특히 맡은 사람을 지혜롭게 잘 관리하라. 사람을 만들겠다고 너무 강요하거나 서두르지 말라. 기다리는 것도 사랑이다.

 사랑의 속성에는 ‘찾아감’도 있고 ‘기다림’도 있고 ‘외면함’도 있고 ‘멀리함’도 있다. 그 모든 사랑의 속성을 때에 맞게 지혜롭게 펼치라. 어떤 사람은 묻는다. “다른 속성은 이해되어도 멀리함이 어떻게 사랑인가? 모순이 아닌가?” 그러나 ‘멀리하는 사랑’도 필요하다. 부모가 자녀에게 “얘야, 좋은 친구를 사귀라.”고 하는 것은 나쁜 친구를 차별하거나 사랑하지 않아서 하는 말이 아니고 자기 아이만 생각해서 하는 말도 아니다. 그것도 사랑이 내포된 말이다.

 나쁜 친구와 어울려서 자녀가 물들면 자녀가 나빠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욕하는 친구와 어울리면 같이 욕하게 되고 음행하는 친구와 어울리면 같이 음행하게 된다. 그때는 자녀도 망치지만 자녀를 물들게 한 나쁜 친구의 영향력도 커지면서 더 나빠진다. 갈등이 고조되면 언어를 끊는 침묵으로 갈등을 조금이나마 가라앉히듯이 나쁜 친구와는 관계를 끊는 결단으로 나쁜 기운을 조금이나마 가라앉힐 수 있다. 그래서 “좋은 친구를 사귀라.”는 말은 결과적으로 나쁜 친구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는 말이다.

 ‘사랑의 사도’로 불리는 사도 요한이 요한이서 10-11절에서 이렇게 말했다. “누구든지 이 교훈을 가지지 않고 너희에게 나아가거든 그를 집에 들이지도 말고 인사도 하지 말라/ 그에게 인사하는 자는 그 악한 일에 참여하는 자임이라.” 쉽게 말하면 “이단은 상종도 하지 말라.”는 냉혹한 말씀이다. 그 명령을 보고 어떤 사람은 “그가 정말 사랑의 사도인가?” 하고 반문한다. 왜 그런 반문이 있는가? 사랑을 오해하기 때문이다. 나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멀리하는 행동적인 침묵으로 나쁜 영향을 차단해야 언젠가 그가 돌아올 가능성이 커진다.

 사람을 잘 관리하는 지혜를 구하라. 그 말은 인맥을 추구해 넓히라는 말이 아니다. 인맥을 계산적으로 추구하고 이용하면 역효과가 생긴다. 인간관계를 할 때는 그 관계를 자기 유익을 위해 이용하지 말라. 자기 십자가를 지려고 해야 인간관계도 견고해지고 축복 가능성도 커진다. 직장에서도 꼭 해야 할 정당한 일이지만 그 일이 부담스럽고 욕먹는 일일 때 자신이 조금이라도 더 욕을 먹고 이미지도 망가지고 악역을 감당하려는 책임감과 희생정신이 있어야 공동체와 리더의 인정을 받고 결국 리더가 된다.

3. 맡은 시간을 잘 관리하라

 주인을 기다릴 때는 주의 뜻을 따라 준비하면서 기다려야 한다(47절). 준비하면서 기다리라는 말은 소중한 시간을 아깝게 낭비하지 말라는 말이다. 하나님의 뜻을 알고도 시간을 낭비하고 그 뜻대로 행하지 않으면 큰 형벌이 주어진다. 인생 관리는 시간 관리와 관련이 깊다. 시간을 지혜롭게 사용해야 복된 청지기가 된다. 소중한 시간을 다 허비하고 나중에 “내게 조금 더 시간이 있었다면...”이라고 땅을 치고 후회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시간처럼 강력한 힘은 없다. 시간이 물결을 막거나 되돌릴 것은 이 땅에 없다. 사람에게는 조만간 마지막 때가 찾아온다. 시간이 지나면 대단한 권력을 휘두르던 사람이 도망자 신세가 되고 부자가 쪽박을 찰 때도 많다. 건강도 얼마 후에는 잃는다. 지금도 이 땅에서의 남은 시간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러므로 과거보다 더 절박한 심정으로 시간 관리를 하라. 인생은 무대 공연과 같다. 곧 공연 시간이 끝난다. 남은 시간을 관람자나 구경꾼으로 지내지 말고 끝까지 좋은 공연자나 경기자로 보내려고 하라.

 남을 부러워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말라. 부러워하면 한이 없게 된다. 자녀가 없으면 외롭고 자녀가 있으면 괴롭다. 힘써 좋은 대학 보내고 잘나게 키웠는데 그런 자녀가 오히려 불효할 때도 많다. 시간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나이가 들수록 심난해지고 서글퍼진다. 철이 지나도 철이 들지 않은 것은 시간 관리를 못하기 때문이다. 시간 관리를 잘하면 젊음은 잃어도 인생은 잃지 않고 심신은 피곤해도 인생 자체가 고단하지는 않다.

4. 맡은 소유를 잘 관리하라

 많이 받아서 소유가 많으면 책임도 크다(48절). 많이 받았으면 많이 드리고 나누고 베풀라. 그런 책임을 완수하지 못하면 더 큰 추락을 맞게 된다. 무엇인가를 소유하게 되면 스스로 물으라. “왜 내가 이것을 소유하게 되었는가?” 근면해서 혹은 생각보다 일이 잘 풀려 그것을 소유하게 되었을 수 있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하나님이 그것을 주셨기 때문이다. 모든 소유는 하나님의 선물의 일종이다. 그렇다면 소유한 사람은 하나님의 관점에서 누구인가?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자이면서 동시에 하나님으로부터 그 소유를 위탁받은 청지기다.

 청지기가 가진 것은 자기 것이 아닌 주인의 것이기에 주인 뜻대로 사용해야 한다. 그것을 자기 것처럼 자기만 위해 사용하면 안 된다. 세상에서 가장 꼴불견은 부잣집 대문을 지키는 수위의 거드름이다. 수위는 그 집에 있는 나무 한 그루나 개 한 마리도 자기 것이 아니다. 그런데 거드름 피면 방문자들이 다 역겹게 본다. 가진 자의 거드름도 부잣집 대문을 지키는 수위의 거드름과 같다. 하나님이 잠시 맡긴 것으로 거드름 피면 하나님께 찍힌다.

 하나님의 뜻은 나눔으로 사회가 조화롭게 유지되는 것이다. 그 뜻을 거역하면 사회에 갈등과 분규가 끊이지 않는다. 나중에는 사회적 대혁명이 일어나 소유한 것을 다 잃을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조만간 사회 혁명보다 더 무서운 하나님의 심판이 있다. 하나님은 많이 받은 종에게는 많이 찾는다. 많이 베풀려고 하면 많이 받아도 좋지만 나눔을 거부할 생각이면 차라리 적게 받는 것이 낫다. 하나님이 많이 주신 것은 많이 베풀라고 주신 것이다. 그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잘 수행해 마지막 심판 때에 칭찬받는 성도가 되라.

< 돈을 주는 것을 사랑하라 >

 세속적인 경제체계는 ‘소유’가 기초지만 성경적인 경제체계는 ‘나눔’이 기초다. 주는 삶을 실천하라. 주면 받는 사람도 은혜가 되지만 주는 사람에게 더 은혜가 된다. 은혜란 ‘나눌 수 있는 능력의 원천’이기에 더 많이 줄수록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도 넘치게 된다. 돈이 왜 있는가? 돈의 제일 존재 목적은 ‘나눔의 정신을 기초로 잘 돌게 하는 것’에 있다. 물품 구매와 식당 이용과 같은 서비스 구매도 나눔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라. 그런 존재 목적에 합당하게 쓰이면 돈은 훌륭한 것이 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반문한다. “돈이 훌륭한 것이라고요? 당신은 돈을 사랑합니까? 돈을 사랑하는 것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됨을 모르십니까?” 그러나 돈이 훌륭한 것이라는 말이 돈을 사랑한다는 말은 아니다. ‘돈 자체’는 사랑하지 말더라도 ‘돈을 돌게 하고 주는 것’은 사랑하라. 돈을 사랑하는 것은 일만 악의 뿌리지만 돈 주는 것을 사랑하는 것은 일만 선의 뿌리다. 의미 있는 일을 위해 돈을 돌게 하고 잘 쓰는 것이 내게 돈이 있게 된 참된 이유다.

 때가 되면 누구에게나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온다. “아무개야! 너는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라.” 그 음성을 아무도 피할 수 없다. 그 사실을 알고도 물질을 하늘 창고에 쌓지 않고 세상 창고에 쌓기만 하면 그는 이 땅에서 한 일이 별로 없는 허무한 인생이 된다. 내가 소유한 것을 의미 있는 일에 많이 쓰라. 영원히 소유할 수 없는 물질을 자기 육신만을 위해 사용하지 말라.

 사람은 태어날 때 주먹을 꽉 쥐고 태어난 후 하나씩 손에 쥐다가 죽을 때는 손을 쫙 펴고 죽는다. 그때 저절로 펴서 소유한 것을 내놓기 전에 내 손에 있을 때 그 소유로 거룩한 비전을 진전시키라. 특히 영혼 구원과 영혼 변화를 이루는 도구로 삼으라. 누구도 자기가 가진 것을 다 쓰고 가지 못한다. 결국 언젠가는 다 빼앗길 것인데 움켜쥐고 살면 죽을 때 아쉬워할 사람이 별로 없는 허무한 인생이 된다. 늘 하나님이 주신 것을 지혜롭게 잘 써서 이 땅에 많은 기쁨을 남기고 천국 상급을 예비하는 행복한 청지기가 되라.

ⓒ 이한규목사  http://www.john3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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