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아내가 전도를 위해 따뜻한 답장메일을 주자 한분이 오해하고 이런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저는 좋은 남편이고 싶은데 생활이 나를 속여요. 이것도 인연인데 행복하세요. 저는 43세이고 키는 173센티에 남자답고 매너가 좋답니다.” 점차 노골화 되었습니다. “너무 급하면 안 되죠? 사랑할 마음이 들 때까지 서서히 다가설게요. 다음엔 당신 소개를 받고 싶네요.” 우리 부부는 그 메일을 읽고 함께 웃었습니다.
옛날에는 ‘아내의 외출’을 문제 삼았지만 요새는 ‘아내의 두문불출’을 문제 삼습니다. 몸은 집에 있지만 컴퓨터 채팅으로 많은 가정들이 깨지고 있습니다. 그 문제점을 인식하고 요즘 현명한 남편은 아내의 교회활동을 적극 지원해줍니다. 믿지 않는 남편 중에도 “당신만은 교회에 나가라!”는 남편들이 많아졌습니다. 아내가 ‘건전한 열린 공간’으로 나오는 만큼 삶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가정도 행복해짐을 알기 때문입니다.
요새 교회에 대한 비판도 많습니다. “몇 십 억씩 들여 건축하면서 구제는 안한다! 교회까지 세습한다! 교인들의 말과 행동이 다르다!” 그런 비판에 대해 교인들도 안타까워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감사한 비판입니다. 그 비판은 교회니까 남보다 잘해야 한다는 비판으로 교회에 대한 기대가 아직도 여전하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 개화기에 수많은 고등 교육기관은 거의 교회에서 세웠습니다. 냉동실이 없어 시체가 썩어도 9일장, 21일장, 39일장까지 할 때, 교회가 3일장을 권하니까 상놈이라고 욕했지만 지금은 다 칭찬합니다. 옛날에는 일을 결사적으로 안 해야 양반이었지만 교회는 노동은 거룩한 것이고, 땀을 흘려야 진짜 양반이라고 가르쳤습니다.
지금 교회는 허물 중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기 기증자들과 유산 물려주지 않기 운동 가입자들 대부분이 교인입니다. 세계 기아문제 해결을 위한 재정과 물자가 대부분 교인에게서 나오고, 정상 부부의 경우 목사의 고아 입양비율은 일반인의 수십 배입니다. 헌혈과 골수기증에 교인들이 가장 앞장서는 사실도 그런 노력의 흔적입니다.
가정 파탄의 첫째 이유가 ‘배우자의 불륜’인 요즘, 미국의 한 통계를 보면 정기출석 교인은 일반인에 비해 불륜 확률이 남자는 3분의 1 이하, 여자는 10분의 1 이하라고 합니다. 교회는 최대의 인생지킴이고 가정지킴이입니다. 성탄이 주는 진정한 메시지는 “세상을 사랑하고 지키는 교회 본연의 자세를 회복하라!”는 것입니다.
오래 전, 예수님이 말구유에 태어나신 것은 약한 자와 함께 하라는 뜻이었습니다. 교회가 약한 자의 고통을 분담하려고 할 때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교회가 됩니다. 기적은 ‘기적적인 방법’을 통해 오기보다는 대개 ‘소자를 찾아 사랑을 베푸는 방법’으로 옵니다. 예수님이 태어나신 말구유를 생각하며 새롭게 이웃 사랑을 결심할 때, 마음의 구유에도 기쁨과 보람과 행복한 미소가 새롭게 태어날 것입니다. (061221)
ⓒ 글 : 이한규 http://www.john316.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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