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평안을 누리는 길 (역대하14:1-7)
통일왕국 이스라엘이 솔로몬이 죽은 후 남왕국 유다와 북왕국 이스라엘로 나뉜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분열 후 남왕국 유다의 첫 왕은 르호보암이었습니다. 르호보암 다음의 왕은 아비야였고 그 다음 왕이 아사였습니다(본문 1절). 아사는 예루살렘에서 사십일 년 동안 유다 왕국을 다스렸습니다(왕상15:10). 오늘 본문은 유다 왕 아사 시대에 있었던 일들 중 일부를 전하고 있으며, 나라가 평안을 누리는 길이 무엇인지를 우리로 하여금 깨닫게 해줍니다.
아사는 남북왕국의 왕들 가운데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몇 안 되는 왕 중의 하나입니다. 오늘 본문 1절에 보면 “그의 시대에 그의 땅이 십 년 동안 평안했다”고 합니다. 5절에서도 “나라가 그 앞에서 평안함을 누렸다”고 합니다. 6절에서는 “여호와께서 아사에게 평안을 주셨으므로 그 땅이 평안하여 여러 해 싸움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7절은 아사 자신이 “주께서 우리 사방에 평안을 주셨다”고 말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아사 왕의 시대는 태평성대였다는 것입니다. 그 비결이 무엇인지에 우리는 관심을 기울이게 됩니다.
오늘 본문 2-5절은 그 비결을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아사가 그의 하나님 여호와 보시기에 선과 정의를 행하여 이방 제단과 산당을 없애고 주상을 깨뜨리며 아세라 상을 찍고 유다 사람에게 명하여 그 조상들의 하나님 여호와를 찾게 하며 그의 율법과 명령을 행하게 하고 또 유다 모든 성읍에서 산당과 태양상을 없애매 나라가 그 앞에서 평안함을 누리니라.” 7절에 보면 아사 자신이 “우리가 우리 하나님 여호와를 찾았으므로 이 땅이 아직 우리 앞에 있으며 ... 우리가 주를 찾았으므로 주께서 우리 사방에 평안을 주셨다”고 말함으로써 하나님을 찾은 것이 평안을 누리는 길이었다고 밝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왕상15:11-13의 증언을 보면 “아사가 그의 조상 다윗 같이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하게 행하여 남색하는 자를 그 땅에서 쫓아내고 그의 조상들이 지은 모든 우상을 없애고 또 그의 어머니 마아가가 혐오스러운 아세라 상을 만들었으므로 태후의 위를 폐하였다”고 하며, 14절에서는 “아사의 마음이 일평생 여호와 앞에 온전하였다”고 합니다. 요약정리하면 우리는 아사를 다음과 같은 사람으로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는, 정직하여 선과 정의를 행했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자기 어머니에게서조차도 아세라 상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태후의 위를 폐할 정도로 철저하게 우상을 제거하며 우상숭배를 타파했다는 것입니다. 셋째는, 백성으로 하여금 오직 하나님을 찾게 했다는 것입니다. 넷째는, 백성에게 하나님의 율법과 명령을 지켜 행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아사를 하나님께서는 마음에 흡족해하셨으며 그에게 온 나라가 평안을 누리는 복을 주셨다는 것입니다.
아사 왕 시대에 나라가 평안을 누렸다 했지만 실제로 그의 당대에 전쟁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왕상15:16에 보면 “아사와 이스라엘의 왕 바아사 사이에 일생 동안 전쟁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북왕국 이스라엘과의 전쟁뿐 아니라 외국과의 전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싸워주시고 물리쳐주셔서 유다 왕국은 평안을 누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을 곧 뒤따르는 8-9절에 보면 세라라고 하는 장수가 이끄는 구스족속의 백만 대군이 병거 삼백 대를 앞세우고 쳐들어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때 아사는 자기의 군대보다 훨씬 큰 침략군을 맞아 싸우러 나아가서 하나님께 이렇게 부르짖었습니다: “여호와여, 힘이 강한 자와 약한 자 사이에는 주밖에 도와 줄 이가 없사오니 우리 하나님 여호와여 우리를 도우소서. 우리가 주를 의지하오며 주의 이름을 의탁하옵고 이 많은 무리를 치러 왔나이다. 여호와여, 주는 우리 하나님이시오니 원하건대 사람이 주를 이기지 못하게 하옵소서”(대하14:10-11).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구스 사람들을 아사와 유다 사람들 앞에서 치셨고 구스 사람들은 도망쳤으며 아사와 그의 군대는 구스 사람들을 추격하여 완전히 패망시키고 매우 많은 전리품을 거두어 예루살렘으로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대하14:12-15).
이렇게 아사와 그의 백성에게 군사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오직 하나님을 찾고 그를 의지함으로써 승리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주신 하나님께서는 아사랴라 하는 사람을 아사에게 보내셔서 다음과 같이 말하게 하셨습니다: “아사와 및 유다와 베냐민의 무리들아 내 말을 들으라. 너희가 여호와와 함께 하면 여호와께서 너희와 함께 하실지라. 너희가 만일 그를 찾으면 그가 너희와 만나게 되시려니와 너희가 만일 그를 버리면 그도 너희를 버리시리라”(대하15:1-2). 이 말을 들은 아사와 온 백성은 아사 왕 제십오년 셋째 달에 예루살렘에 모여(대하15:10)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조상들의 하나님 여호와를 찾기로 언약하고”(대하15:12)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를 찾지 아니하는 자는 대소 남녀를 막론하고 죽이는 것이 마땅하다”고 큰 소리로 외치며 하나님께 맹세했습니다(대하15:13-14). 이렇게 온 무리가 마음을 다하여 맹세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찾자 하나님께서도 그들을 만나 주시고 온 땅에 평안을 주셔서(대하15:15) 그때부터 아사 왕 제삼십오년까지 다시는 전쟁이 없었습니다(대하15:19).
그런데 그때까지 하나님 앞에서 행한 맹세를 잘 지키던 아사 왕이 그만 그의 생의 마지막 수년 동안은 끝까지 그 맹세를 지키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아사 왕 제삼십육년에 이스라엘 왕 바아사가 유다를 치러 올라왔을 때입니다(대하 16:1). 언제나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그를 찾아야할 아사가 그것을 잊어버리고 성전 곳간과 왕궁 곳간의 금과 은을 내어다가 신하의 손에 맡기고는 다메섹에 사는 아람 왕 벤하닷에게 보내 그의 군대로 하여금 뒤에서 바아사의 이스라엘을 쳐달라고 요청했습니다(대하 16:2-3). 아사로부터 금과 은을 받은 아람 왕 벤하닷이 아사가 요청한 대로 그의 군대 지휘관들을 보내어 이스라엘 성읍들을 치자 바아사와 그의 이스라엘 군대는 물러가고 말았던 것입니다(대하 16:4-5). 그 때에 하나니라 하는 선견자가 유다 왕 아사를 찾아와서 다음과 같이 말한 것이었습니다: “왕이 아람 왕을 의지하고 왕의 하나님 여호와를 의지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아람 왕의 군대가 왕의 손에서 벗어났나이다. 구스 사람과 룹 사람의 군대가 크지 아니하며 말과 병거가 심히 많지 아니하더이까? 그러나 왕이 여호와를 의지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왕의 손에 넘기셨나이다. 여호와의 눈은 온 땅을 두루 감찰하사 전심으로 자기에게 향하는 자들을 위하여 능력을 베푸시나니 이 일은 왕이 망령되이 행하였은즉 이 후부터는 왕에게 전쟁이 있으리이다”(대하 16:7-9). 전에 구스족속의 백만 대군이 병거 삼백 대를 앞세우고 쳐들어왔을 때도 아사가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고 싸우자 하나님께서 아사의 군대보다 훨씬 큰 침략군을 아사의 손에 넘겨주셔서 이기게 해주셨는데 왜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이방족속의 왕을 의지했느냐는 질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사는 자기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크게 노하여 그 선견자를 옥에 가두고 또 백성 중에서 몇 사람을 학대하기까지 했습니다(대하 16:10). 그뿐 아니라 그가 왕이 된 지 삼십구 년에 그의 발에 병이 생겨 매우 위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치료를 하나님께 구하지 않고 의원들에게 구하다가(대하 16:12) 이년 후 죽고 말았습니다(대하 16:13).
유다 왕 아사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아주 단순하면서 분명한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고 그를 찾으며 그에게 순종하면 언제 어디서나 무슨 일에든 하나님께서 지켜주시고 싸워주셔서 안전하고 형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하나님이 아닌 다른 힘을 찾으며 의지하려 하면 하나님의 버리심을 받아 환난과 고통을 당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본문 6절과 7절을 다시 한 번 읽어 봅니다: “여호와께서 아사에게 평안을 주셨으므로 그 땅이 평안하여 여러 해 싸움이 없은지라. 그가 견고한 성읍들을 유다에 건축하니라. 아사가 일찍이 유다 사람에게 이르되 ‘우리가 우리 하나님 여호와를 찾았으므로 이 땅이 아직 우리 앞에 있나니 우리가 이 성읍들을 건축하고 그 주위에 성곽과 망대와 문과 빗장을 만들자. 우리가 주를 찾았으므로 주께서 우리 사방에 평안을 주셨느니라’ 하고 이에 그들이 성읍을 형통하게 건축하였더라.”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사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유다 백성이 여러 해 싸움이 없었으며 견고한 성읍들을 형통하게 건축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는, 유다 백성이 전쟁의 위험 없이 도시들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이 하나님께서 평안을 주셨기 때문이라고 고백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셋째는, 하나님께서 유다 백성에게 평안을 주신 것은 그들이 하나님을 찾았기 때문이라고 믿었다는 것입니다. 이 사실은 오늘날 우리를 위해 아주 귀한 교훈을 담고 있다고 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 선진복지국가로서의 나라건설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위협 해소와 안보를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믿음이라는 것입니다. 아사와 그를 따른 유다 백성처럼 하나님 보시기에 선과 정의를 행하고 우리에게서 온갖 우상을 다 몰아내며 오직 하나님만을 찾고 그의 말씀대로 행하며 우리의 마음을 일평생 하나님 앞에 온전하게 지키는 믿음입니다. 그 믿음만 있으면 그 어떤 열강의 위협 앞에서도 두려워할 것이 없으며 튼튼하고 형통하는 나라를 세워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 사이에는 우리나라가 외교적으로나 군사적으로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인 것 아닌가 하며 걱정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4대 강국이 하나같이 우리에게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민족공조를 외치는 북한도 말로만 그러지 우리를 아주 고압적으로 대하며 사실상 우리에게 가장 큰 위협세력이 되고 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민족공조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우리가 따라가며 그들이 달라는 대로 우리가 퍼줘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전쟁밖에 없다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민족공조입니다. 이럴 때 아사가 자기의 군대보다 훨씬 큰 침략군을 맞아 싸우러 나아가서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드린 기도 즉 “여호와여, 힘이 강한 자와 약한 자 사이에는 주밖에 도와 줄 이가 없사오니 우리 하나님 여호와여 우리를 도우소서. 우리가 주를 의지하오며 주의 이름을 의탁하옵고 이 많은 무리를 치러 왔나이다. 여호와여 주는 우리 하나님이시오니 원하건대 사람이 주를 이기지 못하게 하옵소서” 한 기도가 우리의 기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 “사람이 주를 이기지 못하게 하옵소서”라고 한 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이 우리를 이기지 못하게 하옵소서”라고 하지 않고 “주를 이기지 못하게 하옵소서”라고 한 것입니다. 즉 “우리”를 “주”와 일치시킨 것입니다. “우리”를 온전히 하나님 편으로 만든 것입니다. “우리”가 지는 것은 곧 “주”께서 지는 것이 될 만큼 “우리”가 주님 편이 되게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승리는 분명해지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반드시 승리하실 것이고 따라서 “우리”도 그와 함께 승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온전한 믿음과 진실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린다면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우리를 지켜주실 것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나라들이 너무나 크고 강하고 두렵게 여겨질 때마다 하나님께서 아사랴를 통해 아사에게 하신 약속의 말씀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아사와 및 유다와 베냐민의 무리들아 내 말을 들으라. 너희가 여호와와 함께 하면 여호와께서 너희와 함께 하실지라. 너희가 만일 그를 찾으면 그가 너희와 만나게 되시려니와 너희가 만일 그를 버리면 그도 너희를 버리시리라”. 우리가 하나님을 버리지 않는 한 하나님께서 우리를 버리시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을 찾으며 하나님과 함께하는 우리 모두가 됩시다.
유다 왕 아사 이야기는 또한 한 사람 지도자의 바른 신앙이 한 나라의 평안과 행복에 얼마나 결정적인 영향을 갖는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이 나라와 이 민족을 이 시대에 온 세상을 위한 제사장 나라로 쓰시며 세계복음화의 도구로 사용하시려고 하나님께서 택하셨다고 믿는다면 정말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순종하는 사람들을 이 나라를 이끌 지도자들로 세워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모르고 주의 몸 된 교회를 억압하며 하나님의 백성을 멸시하는 자들이 득세하고 권력을 장악할 때 이 나라와 민족이 얼마나 고통을 당하며 피폐해지는지를 그토록 경험하고서도 그 역사의 교훈을 깨닫지 못한다면 하나님께 버림받는 것밖에 다른 일이 없을 것임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합니다. 바른 신앙으로 바른 지도자를 세워 이 나라를 바른 길로 나아가게 함으로써 나라와 온 국민이 평안을 누리게 하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출처/이수영목사 설교자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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