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예배전통의 특성(1)

개신교 예배전통의 특성(1)


박은규 교수(목원대학교, 신학대학)

들어가는 말

새 천년을 맞이하는 한국 개신교는 수많은 과업을 앞에 놓고 있다. 산업화와 현대화의 물결, 그리고 정보화와 국제화의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오는 이 때 21세기의 상황과 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목회자의 새로운 비전과 역할이 요청되고 있다. 특히 목회자에게는 학문적 수월성, 영적 성숙성, 인격적 영향력, 그리고 전문적 역량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교회 전체적으로는 선교 우선 순위에 대한 새로운 통찰, 전도와 봉사를 통한 균형잡힌 목회, 동결된 평신도의 해빙과 활성화, 그리고 정의, 평화, 창조질서의 보전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시급하게 요청 받고 있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활력 있는 예배하는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하나의 바람직한 전제를 세우게 된다. 그것은 "예배가 살아있을 때 교회는 활력을 지닌다"라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초대교회에서 현저하게 나타났으며 종교개혁 이후 계속적인 예배갱신을 통해 나타났다. 새 천년을 맞이한 한국의 개신교도 예배갱신에 대한 요청을 간과할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 목회신학 연구원(원장 : 염필형 교수)은 "새 천년의 예배"를 전망하면서 "개신교 예배전통에 대한 이해 ", 그리고 "새로운 예배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연구모임을 마련하였다. 여기서 필자는 전자를 담당하게 되었으므로 개신교 예배를 이루고 있는 신학적 근거, 예배의 기준, 예배의 표현, 그리고 예배 갱신의 방향에 관하여 탐구하기로 한다.

Ⅰ. 예배 신학의 핵심

역사적으로 중세기 로마 카톨릭 교회는 교회 자체에 권위를 부여하면서 성찬 중심의 예배를 절대화하기에 이르렀다. 이 때 종교개혁자 루터는 성서에 권위를 부여하면서 "오직 성

서"(Sola scriptura)를 외쳤고 "오직 믿음"(Sola fide)을 강조하였다. 그리하여 비록 루터는 성찬의 중요한 위치를 견지하지만 설교를 중심한 예배가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카톨릭 교회의 예배에서는 사제(Priest)가 주로 중재적 역할을 수행하지만 개신교 예배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과 회중 사이를 중보하심으로 개신교 예배자는 하나님께 직접적으로 기도하며 예배드릴 수 있게 되었다. 카톨릭교회는 예배에서 성직자와 신도들 사이를 구분함에 비하여 개신교의 여러 교회는 만인사제 신앙을 토대로 하여 모든 신도가 각자 사제의 위치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러면 개신교 예배신학의 핵심은 무엇인가?

기독교 예배는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의 지고한 가치를 승인하는 것을 비롯하여

하나님께 영광과 존귀를 드리는 것이다. 여기서 기독교 예배는 단순히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계시에 대한 우리의 응답적 행위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기독교 예배의 시작은 인간으로부터 연유되기 보다 인간을 먼저 찾으시고 구원과 은혜를 베푸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자기계시에 뿌리를 둔다.

기독교 예배에 있어 불가결한 요소는 중보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인간들이 하나님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것, 그리고 성령의 역사에 의하여 위로와 정결함과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참된 예배 안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glorification)과 죄 많은 인간의 성화(聖化, sanctification)가 이루어진다. 이런 점에서 예배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행위요, 동시에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 수단이다.

기독교 예배는 또한 하나님의 구속사와 긴밀하게 연결된다. 왜냐하면 그 예배는 하나님의 구속사를 요약하고 그것을 다시 재현하기 때문이다. 이런 예배는 하나님의 구원행동을 기억하게 하고 그 구원과 해방시킴에 대하여 감사하게 하는 동시에 세상에 나아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재 헌신하도록 돕니다.1) 이것이 이루어질 때 훌륭한 경축적 예배(celebration)가 가능할 것이다.

기독교 예배의 특징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자기를 바치는 것"(elf-offering)이다.2) 구약시대에는 예배자들이 양을 제물로 바쳤지만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을 하나님께 모두 바치는 것이다. 예배 안에서 우리 자신을 솔직하게 바침으로써 우리는 신앙강화를 얻고 새로운 피조물이 되는 은총을 받게 된다.

훌륭한 기독교 예배는 말씀과 성례전의 균형잡힌 내용을 포함한다. 이런 "균형잡힌 예배"는 전도와 봉사의 사역을 위한 동기를 부여하며, 복음화와 인간화를 위해 헌신하도록 일깨워 준다. 균형잡힌 예배는 찬양, 기도, 말씀선포, 성찬나눔, 봉헌, 친교, 파송을 통해 역동성 있는 "예배하는 공동체"를 이루게 하는 동시에 "선교 공동체(missional community)로 이어지게 한다.

전체적으로 보아 기독교 예배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계시하신 창조주시오, 섭리자이시며, 구원자이신 하나님을 분명히 알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사랑과 구원의 은혜를 베풀어주신 살아 계신 하나님을 만나며 성령의 감화와 역사하심의 도움을 받아 화해와 구원의 확신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공동적인 예배 의식적 응답이요, 동시에 전생(全生)의 봉사이다.3) 그러므로 신도들은 예배에서 성령의 역사를 통해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고 신앙생활을 위해 영적 교회를 받으며(edification), 치유와 온전을 이루는 한 편, 세상에 나아가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활력있게 살아갈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출처 : 하얀 비둘기

글쓴이 : 하얀비둘기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