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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속으로 〓/영성 산책 향하여 (가나다순)

대자보

by 【고동엽】 2021. 10. 7.

루터의 종교개혁은 한 장의 대자보에서 시작됐다. 비텐베르크 대학 교수였던 그는 1517년 교회 문에 면죄부(免罪符) 판매를 비난하는 95개 조항을 라틴어로 써서 붙였다. 비판은 원색적이었다. “교황은 돼지다. 교회는 창녀다. 텟첼(독일에서 면죄부를 판 신부)은 흡혈귀다.” 흥미롭게도 그는 독일어로도 같은 내용의 글을 써서 붙였다.

 

평민도 읽을 수 있도록. 논란은 커졌다. 교황 레오 10세는 당황한 나머지 루터를 로마로 불렀다. 그는 아프다며 거절했다. 대신 비아냥댔다. “내가 비텐베르크에서 방귀를 뀌면 로마까지 냄새가 가는 모양이지.”(래리 고닉,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세계사』)

대자보는 지금으로 치면 블로그였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의 1인 매체였다는 얘기다. 인터넷 세상인 21세기 대한민국의 대자보는 미니홈피와 블로그를 거쳐 트위터로 이동 중이다.

 

트위터는 일종의 퍼나르기인 리트윗(RT) 기능 때문에 실시간 확산 속도가 상상 이상이다. 대자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젊은 세대가 보면 격세지감을 느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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