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커피의 맛, 낡은 옷의 멋 잠20:29
오늘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은
잠언 20장 29절,
‘젊은 자의 영화는 그의 힘이요.
늙은 자의 아름다움은 백발이니라’
제가 이제 암에 걸리고
하나님이 '내 백성을 위로하라' 하는 말씀으로
어떤 나름대로의 소명을 주시고
그래서 이제 우리 암 환우들과
그분들을 보호하는 보호자들을 위해서
제가 CMP 집회도 해보고 'Comport My People'
그리고 또 저들과 좀 얘기하고 격려하고
기도해 주고 싶어서
사랑방을 꾸몄잖아요.
코로나 때문에 이제 만나지는 못하지만
뭐 끝이 있겠지요.
제가 만나면 커피 내려 드리려고
한 석 달 나가서 커피 드립 하는 거 배운 거 여러분 아시죠?
연습하는 마음으로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제 꽤 됐네요.
매일 저는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를 내려요.
커피 내릴 때 아무렇게나 내리지 않아요.
선생님이 배워준 대로 내려요.
제가 커피 내리는 거 한 번 그대로 여러분께 일러드릴게요.
저는 커피 20g을 갈아요.
아침에 일어나면서 오늘은 어떤 커피를 마실까를 생각해요.
꽤 여러 종류의 커피가 생겼어요.
그래서 오늘은 뭐 케냐 커피를 갈아야 되겠다.
오늘은 에티오피아 커피를 갈아야 되겠다.
또 과테말라 커피도 있고요.
뭐 여러 가지 커피가 있어요. 저희 집에
커피를 고르고 20g을 갈아요.
그리고 물을 끓여요.
그래서 물의 온도를 90도로 맞춰요.
그리고 이제 커피물을 내리는데
첫 1분 동안은
40g의 물을 내려서 뜸을 들여요.
그다음에 두 번째는... 중략
조심스럽게 원을 그리면서 정성껏 내려요.
그리고 이제 커피 잔도 또 뜨거운 물에 잘 데워뒀다가
그 잔에다가 따른 후 첫 모금을 마실 때 기대가 있어요.
매일 맛이 조금씩 달라요.
똑같은 루틴으로 하는데 그때마다
물 내리는 속도나 뭐 그거의 차이가 있는지
뭐 그런 미세한 차이가 있는데요.
그런데 10번이면 한 몇 번 정도는
"아이 오늘 커피 잘 내렸다." 이럴 때가 있어요.
그래서 한 방울까지 다 마시는 때가 있어요.
커피가 잘 내려졌을 때는
별거 아닌데 행복해요.
커피 맛을 모를 때가 있었어요.
우리 탈북자들 위해서 제가 커피숍 내 준 적이 있었는데
그 아이들에게 커피 교육을 했었죠.
선생님 붙여가지고
그 아이들이 그래서 바리스타가 되고 그랬는데
그 아이들이 커피를 배우면서 했던 말 제가 잊지 않아요.
"이 쓴 물을 왜 돈 주고 사 먹지?"
예, 쓴 물이잖아요.
과거에 저도 그 수준이었는데
매일 그래도 마시다 보니까
커피의 맛이 참 오묘해요.
아 그리고 그 맛을 느끼게 되는데
그 맛을 아는 것이, 맛있는 것을 먹는다는 게
얼마나 고 짧은 순간이지만
삶을 행복하게 하는지 몰라요.
▲1982년도에 제가 영락교회 부목사가 되었습니다.
그때 선배 목사님들이 참 좋으신 분들이었는데
제일 선임 목사님이
막내로 들어온 저에게 이렇게 얘기하셨어요.
'주일날은 꼭 까만 양복만 입어라!'
보니깐 목사들은 다 까만 양복만 입고 주일날 나가더라고요.
그런데 몇 달을 그러다 보니까 숨이 막히더라고요.
아니 뭐 어느 날은 좀 회색 양복도 입고, 다른 색 양복도 입고
콤비도 입고 그러지 어떻게 까만 양복만 입고
이렇게 주일날 가야 되나
그래서 제가요, 어느 날 하루아침에 견디다 못해 가지고요
청바지 입고 청재킷 입고
할 일도 없는데 교회 마당을 돌아다녔어요.
우리 선배 목사님 아주 기가 막혀 돌아가실 뻔하셨죠.
목사의 전형적인 드레스 코드
숨 막히는 드레스코드가 있었는데
와 이게 정말 숨이 막혀서
청바지 입고 청재킷 입고 한번
시위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저는 거기에 얽매이고 싶지 않았어요.
옷 입는 게 얼마나 즐거운 낙 중의 하나인데
그걸 그렇게 까만 옷으로 다 동결하나?
▲제가 기독교 방송에 한 1년 방송을 했는데
방송국 촬영을 갈 때
저는 그냥 가지 않습니다.
가면 2회 분을 녹화하는데요.
한번 첫 번째 옷은 입고 가고
두 번째 찍을 옷을, 꼭 옷 가방에 챙겨서 가요.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어떻게 옷을 입을까
제 나름대로 코디해요.
위에는 어떤 옷을 입을까
속에는 어떤 셔츠를 입을까
바지는 뭐를 어떻게 할까
혹시 넥타이를 묶을까, 노타이로 할까
그리고 신발은 운동화를 신을까
구두를 신을까 구두도 어떤 식으로
정장의 구두를 신을까 아니면 뭐 이런 구두를 신을까
그 생각을 이렇게 조합을 해요.
제가 가지고 있는 옷이 뭐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그렇지만 그것도 조합을 하면은
여러 가지 패턴이 만들어지거든요.
그리고 가서 촬영을 해요.
그럴 때 제일 기본 좋은 게 뭔지 아세요?
이렇게 제 화장해 주는 우리 친구들
또 그 작가들
'목사님 어떻게 어디서 옷 참 이쁘게 입었다'고
어디서 그렇게 옷 입는 거 배우셨냐고, 누가 코디했냐고
그럼 제가 자랑스럽게 얘기해요. "내가 했어"
저는 이렇게 옷 잘 입는다는 소리 들으면 좋아요.
▲뭐 이렇게 나이들은 목사인데도
이제 날기새 매일 찍잖아요. 매일 찍는데
여러분 제가 매일 이틀에 한 번씩은 옷을 바꾸는 거 아시죠?
녹화할 때마다 옷을 입는데
여러분 어떻게 보시는지 모르지만 제 딴에는 그냥 입지 않아요.
생각하고 입어요.
오늘도 이거 제가 생각해서 오늘은 까만 거 입고 나왔어요.
이렇게 댓글들이 달릴 때
'오늘 목사님 옷이 어울려요. 옷 이뻐요.'
뭐 이런 얘기 하면 여러분 아세요?
제가 그 댓글에는 꼭 '좋아요'를 눌러요.
◑제가 오늘 무슨 이게 좀 허튼 얘기처럼 시작이 됐는데
오늘 제가 얘기하려고 하는 것이요.
맛과 멋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했어요.
커피를 잘 모르지만, 그것도 해보니까 맛이 있더라
그 커피 맛 하나를 알아도
삶이 얼마나 행복하냐
옷 아무렇게나 입는 것 같아도
옷도 어울리게
예쁘게 멋있게 입으면 멋있지 않냐
이왕이면 멋이 있는 게 좋지 않냐? 하는 얘기죠.
주제는, '늙어도 이왕이면 아름답게 늙을 수 있다'는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맨 마지막에 나와요.
▲우리 막내아들이 빈티지 옷 가게 하는 바람에
생전 모르던 빈티지 옷을 알게 되었어요.
저는 처음에는 '빈티지 옷'에 관심 없었어요.
나는 구제품 옷인 줄 알았어요.
빈티지 옷이 뭔지 이제 알게 되었는데,
옷에도 역사가 있고
옷이 세월을 먹어요.
세월을 먹는 동안 옷이 순해지더라고요.
색깔도 순해지고요.
이렇게 풀도 죽잖아요.
근데 풀이 죽은 게
그냥 기가 죽은 게 아니고요.
그 속에 기능 그대로 있는데
풀이 죽은 거.. 그 멋이 괜찮아요.
이렇게 꿰진 것도 보면, 어느 땐 이뻐요.
어느 땐 구멍 난 것까지도 예뻐요.
색을 일부러 워싱 해서 이렇게 뺀 게 아니라
오랜 세월이 지나서 자연스럽게 바랜 색깔
색바램도 이뻐요.
그거 입으니까 멋있어요.
'와 빈티지의 멋이 있구나!'
그래서 도리어 새 옷보다도
그 빛바래고 낡은 옷이 더 비싼 옷도 많아요.
우리 막내 가게에 보니까
그런데 그 멋을 알게 되니까 사고 싶더라고요.
이해가 가요.
다 꿰진 옷, 오래된 옷, 남이 입던 옷인데
이게 새 옷보다도 비싸?
왜요? 멋이 있으니까!
▲오늘 하나님이 이 말씀을 하세요.
'늙은 자의 아름다움은 백발이니라' 잠20:29
늙은 자의 아름다움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여러분 젊음만이, 힘 있는 젊음만이
아름다움인 줄로 우리가 생각하고 살잖아요.
그래서 그것을 잃어버리면
그냥 젊어지고 싶어서
'옛날에는..' 늘 이런 얘기하면서 살잖아요.
성경에서 말씀하기는
'젊은 자의 영광이 있지, 힘이 있을 때 얼마나 좋으냐?
그런데 늙음에도 아름다움이 있어!
빈티지에도 아름다움이 있는 거야'
늙은이의 아름다움은 백발이니라!
'색바램, 풀 죽음
꿰짐, 구멍남
그런 것들이 그것도 다 아름다움이다...'
이게 제 마음에는 받아들여졌어요.
▲제가 암에 걸렸을 때
굉장히 중요한 깨달음을 깨달았어요.
'얼마 남지 않았다..'
내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절망하거나 낙심하거나
그러지 않았어요.
'그러므로 나는 잘 살아야 돼!'
그래서 뷰티플 랜딩이란 말을 만들었잖아요. *경착륙, 연착륙에 빗대어
아름답게 랜딩 할 거예요.
근사하게 옷 하나를 입어도 멋있게 입고 싶은데
커피 한 잔이라도 맛있게 내려고 싶어서
매일 그렇게 신경을 쓰는데
아무렇게나 막 내려서는 절대로 좋은 커피를 못 만들어요.
대충대충 커피 내려서 절대로 좋은 커피 안 나와요.
옷 아무렇게나 막 입어가지고 절대로 그 멋을 낼 수 없어요.
별것 아닌 커피 하나도 맛을 내려면
정성을 다하고
그 식을 따라야 되는데
옷을 입는데도 식이 있고 배움이 필요하더라고요.
저는 나이 들어가면서
암에 걸려서 투병하면서
늙어가는 삶조차도 예쁘게 꾸미고 싶어요.
백발
여러분 까만 머리는 젊음이고요. 백발은 늙음이에요.
까만 머리는 까만 머리대로의 멋이 있지만
백발은 백발대로 멋이 있다고요.
건강한 것도 멋이 있을 수 있지만
병들었는데도 기죽지 않고
거기 순응하면서 잘
기쁘게 살아가는 것도 아름다움이 될 수 있단 말이에요.
저는 커피 내리듯이 제 인생 내리고 싶어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서
하나님, 속도를 어떻게 할까요?
온도를 몇 도에 맞출까요?
몇 그램 갈까요?
이렇게 하나하나 물어가면서
하나하나 인생을 살아서
내 늙음을 아름답게 만들어가고 싶어요.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대로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이 옷에는 이 바지를 입고 양말은 이렇게 신고
이런 가르침이 있잖아요.
그거 해 보면 그렇게 입으면
안 어울릴 것 같은데 하는데
하나님의 식대로 딱 입어보면
내 늙음의 삶도
멋이 나지 않을까요?
커피 맛도 중요하지만
김동호라고 하는 제 인생의 맛이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사람들이 보고 제 삶의 맛을 느끼면서 "야 참 맛있게 산다."
늙었는데, 암에 걸렸는데, 은퇴했는데
병들어가면서 죽어가면서도
근사하다. 멋있다.
잘 산다. 잘 살았다.
이런 얘기를 들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저는 그 비결이 성경 말씀에 있다고 생각해요.
말씀 속에 있어요.
늙음
병듦
실패
어려움
그것도 다 잘 믹스하면요.
하나님의 말씀대로 잘 하면은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고
멋을 이루고, 맛을 이루게 될 줄을 믿습니다.
환경 탓하지 마세요.
풀 죽은 거 섭섭해하지 마세요.
여러분 색 바랜 거 기죽지 마세요.
그것도 다 멋이에요.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믿음으로 잘 조합하면
모든 것이 성공은 성공대로, 실패는 실패대로
편함은 편함대로, 어려움은 어려움대로
건강은 건강대로, 병듦은 병듦대로
모든 것이 다 아름다움이 될 거예요.
백발도 아름다움이 되는
그런 신비한 믿음의 능력을
체험하면서
간증하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면서
그 어디나 하늘나라 찬송하면서 살아가는
우리 사랑하는 날기새 식구들 다 될 수 있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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