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에 매몰되지 말라 (창세기 19장 1-11절) < 이방인을 잘 대접하라 >
하나님으로부터 소돔의 심판을 위해 보내진 두 천사가 날이 저물 때쯤 소돔에 이르자 마침 롯이 소돔 성문에 앉아있었다(1절). 고대 근동에서 ‘성문에 앉은 사람’은 성을 대표하는 사람 혹은 재판관을 뜻하는 동의어로 사용되었다. 롯은 재물이 많았기에 소돔에서 외지인으로서 꽤 높은 자리를 차지한 성공적인 자산가였지만 실제로 소돔에서의 그의 삶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다. 실제로 소돔 사람들로부터 이방인이라고 은근히 차별도 많이 받았을 것이다.
하나님은 게으름과 무책임과 인격적인 잘못도 없는 데 잃어버려진 영혼을 되찾는 것을 무엇보다 기뻐하신다. 하나님의 마음을 얻으려면 잃어버린 영혼에 대한 마음을 가지라. 예수님은 유대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 밀려난 사람, 내몰린 사람, 낯선 사람, 비천한 사람을 오히려 가까이하셨다.
예수님은 바깥에 있는 사람을 안으로 들이기를 기뻐하신다. 그 사실은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잃어버린 양의 비유, 잃어버린 동전의 비유, 잃어버린 탕자의 비유가 잘 보여준다. 소외된 사람은 자기를 진심으로 맞아주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 앞에 서기만 해도 내면의 상처가 치유되는 느낌을 가진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이 자기 모습 그대로 받아주시는 예수님의 사랑에 자석처럼 이끌렸다. 예수님은 우월감을 가지고 사람을 ‘우리들’과 ‘너희들’로 무조건 나눠서 차별하는 것을 결코 기뻐하지 않으신다.
왜 유대인이 오랫동안 이방 지역으로 쫓겨나가 이방인처럼 살게 되었는가? 먼저 이방인을 개처럼 여기고 차별했기 때문이었다. 남을 소외시키면 내가 소외되고 남을 차별하면 내가 차별되고 남을 벼랑으로 밀면 내가 벼랑으로 밀린다. 그런 원리에 따라 이방인의 처지가 되지 않도록 이방인에 대해 긍휼한 마음을 가지라. 소돔의 멸망은 이방인을 멸시하고 함부로 동성애 대상으로 취급했던 것이 큰 원인이었다.
< 화려함에 매몰되지 말라 >
롯이 두 천사들을 보고 일어나 천사들을 집에 모시고 식사 대접까지 잘해드렸다(2-3절). 그때 소돔 백성들이 노소를 막론하고 원근에서 다 모여 그 집을 에워싸고 롯을 부르고 “오늘 밤에 네게 온 사람들이 어디 있느냐 이끌어 내라 우리가 그들을 상관하리라.”고 했다(4-5절). ‘상관한다’는 말은 ‘남색한다’는 말의 완곡한 표현이다. 소돔에는 늙은이와 젊은이를 막론하고 사방에 동성애자들이 많았다. 그래서 영어로 동성애는 소도미(sodomy)라고 표현하고 동성애자는 소도마이트(sodomite)라고 표현한다.
외형만 보고 살기 좋은 줄 알고 소돔으로 왔는데 사방에 동성애자로 넘쳐있으니까 롯이 많이 괴로웠을 것이다. 게다가 정성껏 접대하는 손님까지 범하려고 하자 롯은 필사적으로 그 행위를 막으려고 자기 두 딸까지 내어주겠다고 했다(6-8절). 그래도 성적 욕망에 눈먼 소돔 사람들은 물러서지 않고 “너는 물러나라. 이 자가 들어와서 거류하면서 우리의 법관이 되려 하는도다. 이제 그들보다 너를 더 해하리라.”고 하면서 롯을 밀치고 문을 부수려고 했다(9절). 결국 천사들이 소돔 사람들의 눈을 어지럽게 해서 그 위기를 모면했다.
롯의 어려움은 그의 잘못된 선택 때문이었다. 그가 아브라함과 헤어질 때 왜 소돔을 택했는가? 소돔의 온 땅에 물이 넉넉해서 여호와의 동산 같고 애굽 땅과 같았기 때문이다(창 13:10). 화려한 외형을 보고 선택한 것이 문제였다. 외형적으로 화려한 것을 추구하면 불평과 원망과 근심이 많아지면서 인생 낭비도 심해진다. 사실상 인간적인 화려함은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솔로몬 시대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영화롭고 풍요로운 시대였지만 예수님은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다고 말씀하셨다(마 6:29). 백향목 인생이 아닌 들꽃 인생도 하늘나라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암시다. 화려한 것을 추구하고 화려하게 보이려고 하지 말라. 하나님은 경건해 보이는 바리새인보다 애통할 줄 아는 세리와 창녀를 더 귀히 보신다. 화려함에 매몰되는 본능을 과감히 거부하라. 들꽃 한 송이를 귀하게 볼 줄 아는 위대한 정신을 갖추면 어떤 현실도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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