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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설교〓/설교.자료모음

에덴의 회복을 위해 필요한 것

by 【고동엽】 2022. 12. 6.

우리 주위에는 사치를 부리면서 자기를 과시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그 허영심이 불쌍해 보이고, 가련해 보일 때가 있습니다. 물론 그런 모습을 부러워하는 또 다른 허영심을 가진 사람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허영심을 가진 사람을 좋아하지 않고, 높게 보는 것이 아니라 비천하게 봅니다. 그래서 그 사람으로부터 마음이 멀어지게 됩니다. 허영 뒤에 찾아오는 것은 허무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허영심보다 더 인생을 허무하게 만드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영적인 허영심입니다. 영적인 허영심을 가진 분들은 "어떻게 하면 자기를 영적으로 보일까?" 하는 문제로 대단히 수고합니다. 그렇게 수고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측은한 생각이 듭니다. 얼마나 내세울 것이 없으면 영적인 허영심으로 자신을 포장해야 할까 하는 생각에 안타깝습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 과시의 본능'이 있습니다. 그런 인간의 본능과 연약성을 생각해 볼 때 "내가 너보다 영적으로 낫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까지는 큰 죄가 아닐 것입니다. 때로는 그런 자부심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영적인 허영심이 자기의 높음을 증명하기 위해 남을 깎아 내리는 언행으로 발전하고, 심지어는 교회와 교회 지도자까지 깎아 내리는 언행으로 발전하면 참으로 잘못된 것입니다. 교회가 자기 성에 안 차고, 교회 지도자가 자기 수준을 담지 못한다는 투의 얘기는 사람의 영혼을 급속히 무너뜨리는 무서운 바이러스입니다. 그와 관련해 가끔 저의 부끄러운 과거가 생각납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느껴져서 항상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습니다. 1984년부터 1986년까지 만 2년 동안 저는 은혜가 충만한 가운데 있었습니다. 그래서 OO교회에서 인정받는 청년이었습니다. 그때 기도와 말씀과 봉사로 철저히 교회 중심적으로 생활했습니다. 그 당시 새벽기도를 하면 가식이 절대 아니었는데 매일 1시간 반 이상 기도하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항상 마지막까지 남아서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남아서까지 기도해야지!" 하는 그런 의도적인 마음은 결코 없었는데 항상 그렇게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평신도 때였지만 성경을 엄청나게 보았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엄청나게 독서를 좋아하기 때문에 책도 엄청나게 많이 읽고 빨리 읽는 편이었는데, 그때는 오직 성경만 보았고, 성경을 그런 식으로 읽었습니다. 어림잡아 한 달에 한번 정도는 성경을 보았습니다. 그 덕분에 성경 지식은 많아졌고, 성경을 몇 번 읽었다는 횟수는 늘어갔습니다. 그와 동시에 자신도 모르게 생긴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영적인 교만이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는 몰랐습니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회를 하면서 그것이 무서운 교만이고, 아무리 좋게 말해도 영적인 허영심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조금 기도 많이 한다고, 조금 성경을 더 읽었다고 부목사, 전도사들은 눈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직 내가 진정으로 머리를 숙일 분은 담임목사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겉으로는 "목사님! 전도사님!" 했지만 깊은 존경은 드리지 못했습니다. 저주받기에 합당한 무서운 생각과 태도를 가진 것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기가 막힐 일입니다. 당시에 저는 한편으로는 은혜를 충만하게 받는다고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무서운 모습으로 받은 은혜를 털어 버리고 있었습니다. 그때만 생각하면 항상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로 영적인 허영심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 뒤 많이 노력하지만 그래도 인간인지라 가끔 불쑥 그런 허영심에 이끌리는 저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영적인 허영심은 여러 가지 상태를 증거하지만 특별히 영적인 미성숙을 증거합니다. 자기 자신이 든든하지 못하니까 남에 의해, 환경에 의해 자신을 평가받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물론 자신의 능력과 존재를 인정받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의 당연한 욕망일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는 거기에 익숙해져서, 남이 나를 칭찬하면 "헤!" 하고 좋아하고, 그렇지 않으면 너무 의기소침해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리는 이따금 좋은 일을 합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기특합니다. 그런데 그 일을 누군가 인정해주지 않으면 손해 보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 인정해주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셔서 할 수 있었어요"라고 대답할 준비는 되어 있는데, 그런 말을 할 기회조차 안 주니까 이제는 자기가 나서서 은근히 자기의 잘 하는 일을 드러냅니다. 이때부터 그 좋은 일에서 악취가 나기 시작합니다. 이제 남의 눈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남의 인정을 지나치게 받으려는 영적인 허영심을 철저히 버려야 합니다. 남의 눈을 의식하고 하는 일은 아무리 좋은 일도 비참한 일이 되고, 사람의 인정은 하나님의 인정을 멀어지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상을 받겠다고 하나님의 영원한 상급을 날려버릴 수 있으니 영적인 허영심이란 참으로 사람을 허무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이 우리를 알아주지 않아도 하나님은 우리의 행실을 다 보고 계시고, 또한 다 기억하십니다. 성경에서는 우리의 소자에게 준 냉수 한 그릇까지 기억해주신다고 했습니다. 또한 은밀한 중에 하나님의 뜻대로 기도한 것은 기도 한 마디까지 하나님께서 다 기억해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인정에 지나치게 매달려 살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받는 가장 큰 유혹인 영적 허영심의 유혹을 이길 때 우리는 진정한 에덴의 삶을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한규목사(분당 샛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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