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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의 헌신 (레위기23:33-44)

by 【고동엽】 2022. 7. 14.

절기의 헌신  (레위기23:33-44)


논  지 : 절기에는 하나님께 헌신하여 예배 드리고, 사람에게 헌신하여 나누고, 함께 즐거워 하는 일을 합니다.

가. 초막절 성회 – 하나님께 헌신(33-38)

1. 추석에는 어느 집이든 송편을 만들어서 먹습니다. 그런데 어렸을 때, 송편을 먹을 때 가장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것이 송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느냐였습니다. 송편 안에는 깨가 들은 것도 있고, 밤이 들어간 것도 있고, 콩이 들어간 것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뭐가 제일 좋습니까?  뭐니뭐니해도 깨죠?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송편을 딱 깨물었을 때에 그 속에 무엇이 들었느냐에 따라 기분이 달라집니다. 어쩌다 콩을 씹게 되면 기분이 나쁘고, 깨를 씹으면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일년 중에서 가장 풍요로운 명절이 추석입니다. 오늘 성경에 유대인들의 명절 가운데 초막절이 나오는 데 이 초막절은 우리의 추석과 비슷한 명절입니다. 초막절은 곡식과 과일을 수확하는 절기입니다. 초막절이 끝나고 나면 우기가 옵니다. 우기가 오면 농사도 짓지 못하고 활동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수확한 모든 것들을 저장하는 명절이 초막절입니다. 그래서 초막절을 수장절이라고도 합니다. 또 초막절은 일년 농사의 절기가 순환되는 농사력 중에서 새로운 농사력이 시작되는 절기였습니다. 풍성한 수확물이 있는 풍요의 계절이면서, 일년의 농사절기의 마지막을 보내고 새로운 농사력이 시작되는 절기가 초막절입니다. 풍성하게 모든 농사지은 것을 수확하는 풍요의 계절이면서 동시에 농사력이 새로 시작되는 전환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풍요한 명절이고 계절이 순환되는 명절이라 사람들이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명절이었습니다.  

2. 이 명절은 성회를 여는 것으로 시작하고 성회를 여는 것으로 마쳤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가 안식일입니다. 안식일에 성회를 열고 7일 동안 명절을 지낸 다음에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는 8일째에도 안식일이기 때문에 노동을 안하고 성회를 엽니다(36). 이 성회를 여는 안식일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하나님께 예배 드리는 성회만 했습니다. 피곤에 지치도록 힘들게 일하던 것을 쉬고, 육체의 휴식을 가지고 하나님께 예배를 드립니다. 그 동안에는 나를 위해서만 시간을 사용하고 내 이익을 위해서만 시간을 사용했지만 그러나 이제는 하나님께 시간을 드리고 내 존재와 내 생명과 내 소유를 모두 하나님께 내어드리는 예배를 드리는 것입니다. 8일 째 되는 날은 거룩한 대회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36). 대회라는 것은 매우 큰 성회라는 말씀이지요. 그래서 이 대회 때에는 사람들이 빠짐없이 모두 참여합니다. 모두 모여 하나님께 예배를 드립니다. 오늘 날도 우리가 하나님께 예배드릴 때, 매주일 예배를 드리기 때문에 1년 52주 성수주일합니다만, 또 어떤 분들은 신앙생활을 잘 하지 못해서 가끔 교회에 나오는데 성탄절이나 부활절과 같은 중요한 절기 때에는 빠짐없이 예배에 참석합니다. 제가 그런 분들을 볼 때에 마치 일년에 한 번 하나님께 문안 삼아 나오시는가 하는 생각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 중요한 절기 때에는 빠짐없이 다 모두 나와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립니다.



3. 유대인들에게는 유월절, 칠칠절, 초막절, 이렇게 3대 명절이 있었는데, 이 명절때에는 예루살렘 성전에 와서 예배드리기 위해서 먼 거리를 순례했습니다. 이 일은 많은 시간을 들이는 일입니다. 하나님 앞에 시간을 완전히 드리고 내 삶 전체를 헌신하는 것입니다. 또 초막절 성회 때에는 각종 제물을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물론 평상시에도 하나님께 제물을 드립니다. 속죄제, 화목제, 서원제를 드린다든지 여러 가지 명목의 제물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절기의 성회 때에는 일상적인 제물 외에도 특별한 제물을 드렸습니다(38). 율법에 규정된 데에 따라서 번제, 소제, 전제 등 특별한 제물을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런 명절 절기 성회에는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갔고, 더 많은 제물을 드리는 절기였습니다. 하나님께서 풍요를 주셨기 때문에, 더 많이 하나님께 감사하여 헌신하는 것입니다.


나. 초막절 잔치 – 사람에게 헌신(39-41)

1. 초막절은 하나님 앞에 헌신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에게도 헌신하는 명절이었습니다. 초막절은 추수 감사 절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농작물을 수확하여 풍요를 누리는 절기입니다. 이 때에는 사람들의 마음도 넉넉하고 여유가 있습니다. 풍성하기 때문에 가족들과 이웃들이 모두 모여서 잔치하며 즐거워합니다. 풍성한 음식을 먹고 즐기며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고 춤추면서 즐기며 함께 웃고 대화하면서 즐기는 잔치가 벌어집니다. 모든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잔치를 벌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잃어버린 것 가운데 하나가 함께 모여서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혼자서는 잘 합니다. 혼자서 TV나 컴퓨터를 하면서 즐거워하고, 요즘엔 손바닥만한 휴대폰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사람들도 있더라구요. 혼자서는 즐거워하는데, 가족이나 친구들이 함께 모여서 즐거워하는 것은 점점 약해지고 있습니다.

함께 모여서 하는 놀이도 점점 약해지고 있습니다. 윷놀이나 널뛰기, 투호 같은 건전한 민속놀이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왜 모이기만 하면 화투만 맨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화투가 사행심과 도박성이 강한 불건전한 놀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들만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점점 가족과 이웃사이의 공동체성이 약해져 가고 있습니다.  



2. 그런데 초막절은 모두가 함께 모여서 한 공동체로서 잔치하고 즐거워하는 명절이었습니다. 그런데 풍요를 누리며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풍요를 누릴 수 없는 사람에게 베풀고 나누어서 함께 누리는 절기이기도 했습니다. 신명기 16:14은 “절기를 지킬 때에는 너와 네 자녀와 노비와……레위인과 객과 고아와 과부가 함께 연락”하라고 말씀합니다. 가난한 고아와 과부, 외롭고 쓸쓸한 나그네, 농토를 기업으로 분배 받지 못해서 수확물이 없는 레위인, 천하게 무시되고 소외되는 노예 등, 잔치를 벌일 수 없는 사람들을 초청하여 같이 음식을 나누어 주고, 즐거움을 함께 누리라는 것입니다. 나의 풍요와 즐거움에 도취되어서, 혼자만 즐기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런 때에 가진 것이 없어서 남들이 즐거울 때에 더더욱 우울하고 쓸쓸한 사람들을 기억하고, 그들에게도 풍요와 즐거움을 나누어 주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연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헌신하라는 것입니다.

금년에는 추석을 앞두고 태풍과 수재가 있어서 그만 추석의 기쁨과 즐거움이 반감된 것 같습니다. 여러분, 수재를 당한 분들이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까?  한해동안 열심히 농사를 지었는데, 그 모든 것이 한 순간에 쓸려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뿐 아니라 돌이나 모래, 자갈들이 농토에 잔뜩 들어가 박혀서 다시 농토를 되살리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될 것입니다. 아무것도 추수할 것이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집이 무너져서 잘 곳이 없는 사람들도 있고, 또 가족들을 잃고 슬퍼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풍요해야 할 계절에 쓸쓸하고 우울한 사람들인 것입니다. 지난 주간에 우리 교회에서 총회를 열 때에 이번 수해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강원동노회 목사님, 장로님들을 초청하여 우리 교회에서 점심을 대접하면서 위로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그 분들에게 들었습니다. 교회가 완전히 무너지거나 혹은 일부 무너진 교회, 사택이 완전히 무너지거나 혹은 일부 무너진 교회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떤 교회에서는 사택이 산사태로 인해 완전히 무너졌는데, 방안에 목사님 가족 4명이 있었는데 젊은 사람들은 황급히 뛰어나갔지만 목사님과 사모님이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태가 나서 벽이 점점 무너져 오는데 갑자기 냉장고가 구석으로 확 쓸려가다 멈춰 섰는데, 다행히도 그 틈에 공간이 생겨서 다치기는 했지만, 생명을 건져서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우리가 수재를 돕는 일들을 많이 했지만, 그러나 이렇게 무너진 교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에 조금 더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지금 조사하는 중에 있습니다. 여러분, 이런 풍요를 누릴 수 있는 명절에 오늘 성경은 연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헌신해야 된다는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다. 초막절의 의미

1. 그 다음 세 번째로 초막절의 특별한 의미를 오늘 본문 말씀 가운데 발견할 수 있습니다. 초막절은 다른 절기와 달리 색다른 풍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집에서 나와서 들에 다가 종려나무 가지 등을 꺾어서 나뭇가지로 오두막을 만들어 거기서 7일 동안을 지내는 풍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편안한 집에서 나와서 불편한 오두막에서 7일 동안 지내는 것입니다(40,42). 생활방식을 완전히 바꿔서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것을 43절에는 광야에서 이스라엘 조상들이 유리방황하면서 고생하던 것을 기억하고 7일 동안 살라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애굽에서 노예생활을 할 때에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습니까? 그 역사를 기억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40년 동안 광야 생활하면서 유리방황하며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까?  그 어려움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사람들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시고, 광야에서 안정된 삶을 누리지 못하고 방황하면서 초막에서 살던 때에 하나님께서 보호하셔서, 가나안 땅, 약속의 땅에 인도하신 것을 기억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들은 다시금 초막에 들어가 살면서 과거를 다시 체험해 보는 것입니다. 해마다 초막절이 되면 들판에 나가서 오두막을 짓고 거기서 불편하고 힘들고 험하게 생활해 나갈 때에 아마 과거의 역사를 결코 잊지 못하고 계속해서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 민족의 큰 약점이 하나 있는데, 그 약점은 과거의 역사를 쉽게 잊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쉽게 잊어버리다 보니까 과거의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을 기억하고 있어야 그러한 실수와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는데, 잊어버리니까 과거의 실수와 실패를 또 다시 되풀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놀이공원에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북적댑니까?  그런데 독립기념관과 같은 역사의 현장은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유지가 힘들다고 합니다. 이것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굉장히 큰 약점입니다. 우리교회에서는 여러 부서별로 국내성지순례라고 해서 용인 순교자 기념관이나 제암리 교회, 여수 애양원과 같은 여러 가지 역사의 현장을 순례하고 있습니다. 일제 시대 때에 공산주의자들에 의해서 핍박을 받아서 순교를 당한 분들의 유적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앙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순교하기까지 한 선배들의 신앙을 배워보는 것입니다.


2. 초막 절기 7일 동안 모든 사람이 자기 집에서 나와서 초막에서 살 때, 빈부귀천이 모두 사라지고 사람들이 모두 평등해 지는 것입니다. 큰 집을 짓고 부유하게 살던 사람들도 7일 동안은 오두막을 짓고 삽니다. 어려운 가정인 사람도 7일 동안 오두막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계급과 소유의 격차가 일시적으로 정지되고, 이스라엘 사람이라면 모두 하나님 앞에서 같은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는 기간이 바로 이 기간입니다. 여러분, 사람이 삶을 살아가는데 빈부귀천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빈부귀천의 격차가 너무 현격하게 커져 버리면 민족의 동질성이나 사회의 유대감이 깨지게 됩니다. 그러면 그 민족, 그 사회에 있어서 굉장히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빈부의 격차를 줄여서 민족의 동질성이나 사회의 유대감을 늘 유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초막절 같은 명절은 그런 것에 기여하는 명절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집니다. 이스라엘 민족의 동질성과 유대감이 확인되고 강화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 앞에서 한 백성이고, 한 민족이라는 것이 확인되는 기간인 것입니다.  

또한 자기 집에서의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을 떠나서 초막에서의 거칠고 불편한 삶을 살 때,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보면서 내가 너무 안일한 삶에 안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돌이켜 깨닫게 되고, 근신하고 절제하는 생활을 살며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려분, 이것은 일종의 신앙수련회와 비슷하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여름에 산상기도회를 하지 않습니까?  산상기도회를 하면, 우리 기도원이 4-500명 밖에 수용할 수 없는 시설인데 한 2000여명이 사용하니까 잠자리도 비좁고 식당도 좁아서 길게 늘어진 줄을 서서 밥을 타고는 나무 밑에 쭈그려 앉아서 먹어야 하고 씻을 데도 없고 화장실도 적으니 여러 가지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런데 편안한 집을 떠나 며칠동안 불편한 생활을 하면서 하나님 앞에 예배를 드리고 신앙훈련을 받을 때, 그것은 일종의 내 삶을 훈련하는 체험이 되는 것입니다. 안일하게 안주했던 삶을 돌이켜 보고 근신하며 절제하는 삶을 생각하고 헌신하는 삶이 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불편하고 힘든 환경 속에서 사는 이 경험을 통해서 현재 나의 삶이 너무 편안하지 않았는가를 깨닫게 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것들을 하나님 앞에 감사하는 삶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3. 또한 초막에서 7일 동안 지내다가, 명절이 끝나게 되면 지내던 오두막을 모두 헐어 없애버리고 자기 집으로 돌아옵니다. 이런 일들을 통해서 우리가 이 땅에서의 삶이 일시적이고 제한된 삶을 살아가는 것이고, 이 땅에 우리가 집착을 두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하늘나라를 소망가운데 바라보는 신앙훈련을 하게 됩니다. 초막절에 자기가 살던 집에서 나와서 들에서 7일 동안 생활하는 동안에 생활방식과 환경 속에서 하나님 앞에 헌신하는 것입니다. 편안한 생활을 희생하고 거칠고 험한 생활을 체험함으로써 내 삶 전체를 하나님 앞에 헌신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초막절이란 명절은 이렇게 농사한 것을 다 수확하여 풍요를 누리는 명절이지만, 동시에 세가지 방면에서 헌신하는 절기였습니다. 이 절기에는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풍요의 복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해서 제물을 드리는, 하나님께 헌신하는 명절이었습니다. 또 이 절기에는 풍요의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연약하고 소외된 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가진 풍성한 소유를 나누고 베풀어서 함께 즐기는, 사람들에게 헌신하는 명절입니다. 또 이 명절은 편안하게 살던 내 집에서 나와서 초막에서 생활하는 가운데 광야 생활의 어려움 중에 하나님의 보호와 인도를 기억하는, 그래서 내 생활 전체를 헌신하는 명절인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들, 풍요를 즐기는 이 추석 명절에 풍요를 즐기면서도 헌신하는 명절이 되시길 바랍니다.

출처/이철신목사 설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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