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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목자, 예수 (요한복음 10:11~17)

by 【고동엽】 2021.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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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한 목자, 예수   (요한복음 10:11~17)

   목자가 딸랑딸랑 방울을 울리며 앞서 갑니다. 그러면 양들은 그 뒤를 졸졸 따라갑니다. 원래 양은 지독한 근시라고 합니다. 양이 앞을 볼 수 있는 거리는 기껏해야 10 미터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거기다가 양은 냄새도 잘 맡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걸핏하면 구덩이에 빠지곤 한다고 합니다. 때문에 목자는 앞에서 양들을 잘 인도해야 할 뿐 아니라 틈만 나면 돌아보며 양들의 형편을 자주 살펴야 합니다. 혹시라도 구덩이에 빠진 양이 있으면 손에 있는 지팡이를 가지고 빠진 양을 건져냅니다. 목자들이 가지고 다니는 지팡이는 그 끝이 낚시 바늘처럼 휘어져 있기 때문에 구덩이에 빠진 양을 건져내기 쉽게 되어 있습니다.

   먹을 만한 풀이 있고 마실 만한 물이 있는 곳을 만나면 잠시 쉬면서 목자는 양들을 일일이 쓰다듬으며 그 수를 세어 봅니다. 가만히 앉아서 되새김질이나 하고 있었으면 좋겠는데 간혹 뒹굴다가 그만 몸을 추스르지 못해서 네 다리를 하늘로 향한 채 쩔쩔 매고 있는 양들이 있습니다. 살이 쪄서 다리가 약해진 양이 눕기 편한 곳을 만나면 이런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그러면 목자는 다가가서 그 양들을 일일이 일으켜 주고 몸을 털어 주며 따뜻한 손길로 어루만져 줍니다.

   들에서 밤을 지새우게 될 때는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합니다. 목자는 돌을 모아서 담을 쌓고 다른 짐승들이 그 담을 넘어 양들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쪽에 양의 문을 만듭니다. 불을 피우고 목자가 거기에 가로질러 눕습니다. 양들을 해치려고 다가오는 나쁜 짐승들이 있으면 막대기로 물리쳐야 합니다. 또 허리에 차고 있는 물맷돌로 쫓아버려야 합니다.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의 물맷돌 실력도 알고 보면 양들을 지키며 쌓은 것입니다. 그러나 늑대나 이리가 떼를 지어 몰려올 것 같으면 때로는 양들을 버리고 달아나 버리는 목자도 있습니다. 그런 목자가 바로 삯꾼입니다. 댓가만 바라고 하는 일이기 때문에 예기치 못했던 어려움에 처할 것 같으면 양들은 돌아보지 않고 달아나 버리는 삯꾼 목자도 있다는 말입니다.

   장정만 육십만 명이 넘는 히브리 노예들을 이끄는 지도자가 있었습니다. 그가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히브리 노예들을 이끌고 광야로 나오자 하나님께서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밤에는 불 기둥으로 그들을 인도하여 주셨습니다. 그런데 얼마 가지 못해서 홍해 바다가 그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이었습니다. 뒤에는 그들을 다시 붙잡아 가려는 바로 왕의 강한 군대가 병거 육백 승을 앞세우고 맹렬히 추격해 오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왜 여기까지 데리고 와서 죽게 하느냐고 원망하며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출애굽기 14장 11절, 12절에 뭐라고 기록되어 있습니까? “애굽에 매장지가 없어서 당신이 우리를 이끌어 내어 이 광야에서 죽게 하느냐 어찌하여 당신이 우리를 애굽에서 이끌어 내어 우리에게 이같이 하느냐 우리가 애굽에서 당신에게 이른 말이 이것이 아니냐 이르기를 우리를 내버려 두라 우리가 애굽 사람을 섬길 것이라 하지 아니하더냐 애굽 사람을 섬기는 것이 광야에서 죽는 것보다 낫겠노라.”

   그러나 지도자는 낙심하지 않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말했습니다. 출애굽기 14장 13절, 14절 말씀입니다.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너희가 오늘 본 애굽 사람을 영원히 다시 보지 아니하리라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 그들은 가만히 있을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지도자의 지시에 따라 그들은 대열을 정비하고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했습니다. 지도자가 지팡이를 들고 손을 바다 위로 내밀었습니다. 그러자 어떻게 되었습니까? 하나님께서 큰 동풍이 밤새도록 바닷물을 물러가게 하시니 물이 갈라져 바다가 마른 땅이 되었더라고 성경은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지도자는 히브리 노예들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믿었습니다. 그의 이름이 바로 모세입니다. 그는 또한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반드시 그들을 인도하실 것이라는 사실을 믿었습니다. 아울러 그는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맡기신 사명을 목숨을 걸고 감당하고 말겠다는 굳센 의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과연 출애굽의 위대한 지도자 모세야말로 선한 목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목자도 있었습니다. 유다 베들레헴에 잠시 머물던 한 레위인 청년이 일자리를 찾아 에브라임 산지에 갔습니다. 그 에브라임 산지에 미가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미가의 어머니가 돈을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게 되자 그 돈의 일부로 아들 미가를 위하여 신상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바로 그 미가의 집에 그 레위인 청년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레위인 청년이 일자리를 찾고 있다는 말을 듣자 미가는 그에게 후한 보수를 주겠으니 자기 집의 제사장 노릇을 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 청년은 그 청을 만족하게 생각하고 미가의 집의 제사장 노릇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에 단 지파는 거주할 땅을 구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용맹스런 다섯 사람을 보내서 땅을 정탐하고 살피도록 했습니다. 그들이 에브라임 산지에 가서 미가의 집에 잠시 머물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그들은 레위인 청년 제사장이 있다는 사실과 신상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목표로 하는 땅을 정탐하고 돌아갔다가 육백 명의 무장한 군사를 데리고 다시 와서 그 군사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그 집에 들어가서 신상들을 빼앗아 갔습니다. 그리고 한 개인의 제사장이 되는 것과 자기들을 따라가서 한 지파, 한 족속의 제사장이 되는 것 중에 어느 편이 더 좋겠느냐고 그 레위인 청년 제사장을 유혹했습니다.

   그러자 그 레위인 청년 제사장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단 지파 사람들을 따라갔습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미가가 뒤를 따라가며 항의했지만 그 레위인 청년 제사장은 못 들은 척했습니다. 그리고 단 지파 사람들은 죽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 물러서라고 협박하여 미가를 돌려보냈습니다. 강하고 부한 것에 미혹되어 맡겨진 임무는 헌신짝처럼 내팽개친 삯꾼 목자가 바로 그 레위인 청년 제사장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바로 그 레위인 청년 제사장이 모세의 손자요 게르솜의 아들인 요나단이라는 것입니다. 할아버지 모세와는 너무나도 대조적이지 않습니까? 사사기 17장, 18장에 기록되어 있는 이야기입니다.

   예루살렘에 가면 유태인 학살 기념관이 있습니다. 나치 독일이 유태인들을 무려 육백만 명이나 학살한 죄악을 잊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세운 것입니다. 그 기념관 마당에 동상이 하나 서 있는데 그 동상의 주인공에 얽힌 사연을 들을 것 같으면 가슴이 뭉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2차 대전 중 특히 폴란드에서 유태인 학살이 많이 저질러졌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유태인 아이들 가슴에는 모두 노란 별을 달고 있어야 했습니다. 유태인이라는 사실을 나타내는 다윗의 별 표시였습니다.

   하루는 총을 든 독일군 병사들이 교실로 들이닥쳤습니다. 그리고 가슴에 노란 별을 달고 있는 유태인 아이들을 마구 끌어냈습니다. 그 때 공포에 질려서 울고 있는 유태인 아이들을 막아 서며 자신도 함께 가겠다고 따라 나선 여자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병사들이 선생님은 폴란드인이기 때문에 따라 나설 필요가 없다고 말렸지만 그 선생님은 막무가내였습니다. 폴란드인이든 유태인이든 아이들은 자신이 돌봐야 할 양들이라고 하면서 아이들과 손을 잡고 기도하며 함께 가스실에 들어가 목숨을 바쳤습니다.

   어린 양들을 위해서 하나뿐인 목숨을 기꺼이 버린 코르자크 선생님, 그 선생님이야말로 울면서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었던 샛별 같은 그 아이들에게 있어서 진정한 의미의 위로를 베푼 선한 목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도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나는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노라.”(요 10:15 하반절) 그렇습니다! 코르자크 선생님처럼 목숨을 버릴 수 있어야 선한 목자가 될 수 있습니다. 아낌없이 목숨을 버릴 때 비로소 양들에게 귀중한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될 수 있는 확신을 심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민족은 지금까지 별로 선한 목자를 갖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개발의 그늘진 응달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려야 했고 또 희생을 감수해야 했는지 모릅니다. 진정으로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 나라와 민족을 사랑한 지도자가 있었습니까? 양 백 마리 가운데 아흔아홉 마리가 중요하지 그까짓 길 잃은 한 마리 때문에 걸음을 멈출 수 없다고 생각한 그런 지도자들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험한 세월 속에 주님이 오셨습니다. 오셔서 우리에게 구원의 복음을 전해 주셨습니다. 아니 친히 십자가를 지심으로 우리 민족의 선한 목자가 되셨습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니면서도 결코 두려워하지 않도록 우리와 함께하시며 지팡이와 막대기로 우리를 안위하셨습니다. 원수의 목전에서 우리에게 상을 차려 주셨습니다. 기름을 우리의 머리에 부으셨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이제 우리는 사람이 아니라 신실하신 그 주님을 믿어야 합니다. 믿고 그 주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합니다. 말씀에 순종하여 그 주님의 뒤를 따라가야 합니다. 그 주님의 모습을 닮아가야 합니다. 선한 목자의 모습을 닮아감으로 말미암아 절망 중에 빠져 있는 이 민족에게 참된 소망을 안겨 줄 수 있어야 하겠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헌신하기로 다짐하고 결단하는 여러분의 삶의 현장에 평생토록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항상 따를 것입니다! 그 주님의 복된 집에 영원히 살게 되는 여러분 모두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출처/강석공목사 설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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