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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백성이 되리라(출 19:1-6) / 이수영 목사

by 【고동엽】 2021. 12. 3.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출19:1-6
새문안교회 주일예배


설교 이수영 목사




오늘 본문은 우리를 출애굽기뿐만 아니라 구약성경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적 시점에 서게 합니다. 그 시점은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두 사건의 연결점에 위치합니다. 그 두 사건이란, 하나는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은 모세의 영도 하에 애굽으로부터 해방되어 나온 사건이며, 다른 하나는 이스라엘 민족이 모세를 통하여 그들이 하나님의 선택된 언약의 백성 됨을 확인 받은 시내산 언약사건입니다. 이 사실을 본문 1-3절은 다음과 같이 요약하여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을 떠난 지 삼 개월이 되던 날 그들이 시내 광야에 이르니라/ 그들이 르비딤을 떠나 시내 광야에 이르러 그 광야에 장막을 치되 이스라엘이 거기 산 앞에 장막을 치니라/ 모세가 하나님 앞에 올라가니 여호와께서 산에서 그를 불러 말씀하시되 너는 이같이 야곱의 집에 말하고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말하라."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하신 말씀 속에서 먼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구하시기 위하여 하신 일과 그 일을 이루시기 위하여 애굽에서 행하신 일들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상기시키셨습니다. 4절 말씀이 그것입니다: "내가 애굽 사람에게 어떻게 행하였음과 내가 어떻게 독수리 날개로 너희를 업어 내게로 인도하였음을 너희가 보았느니라." 여기서 "독수리 날개로 너희를 업어 내게로 인도하였다"는 말은 무슨 뜻이겠습니까? 그것은 이스라엘이 전적으로 하나님께 의존되어 있었으며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안전하게 보호하시고 부족함 없이 돌보셨음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른 해석임은 이 하나님의 말씀을 일생 마음 속에 기억하고 있던 모세가 그의 말년에 이스라엘 총회 앞에서 읽은 노래 속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32:9-14를 읽어보면 모세는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여호와의 분깃은 자기 백성이라 야곱은 그가 택하신 기업이로다 여호와께서 그를 황무지에서, 짐승이 부르짖는 광야에서 만나시고 호위하시며 보호하시며 자기의 눈동자 같이 지키셨도다


마치 독수리가 자기의 보금자리를 어지럽게 하며 자기의 새끼 위에 너풀거리며 그의 날개를 펴서 새끼를 받으며 그의 날개 위에 그것을 업는 것 같이 여호와께서 홀로 그를 인도하셨고 그와 함께 한 다른 신이 없었도다


여호와께서 그가 땅의 높은 곳을 타고 다니게 하시며 밭의 소산을 먹게 하시며 반석에서 꿀을, 굳은 반석에서 기름을 빨게 하시며 소의 엉긴 젖과 양의 젖과 어린 양의 기름과 바산에서 난 숫양과 염소와 지극히 아름다운 밀을 먹이시며 또 포도즙의 붉은 술을 마시게 하셨도다."


사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으로부터 출발해서 시내산 기슭까지 이른 것은 그야말로 "독수리 날개로 업어 인도"한 것과 다름없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의 역사였습니다. 이스라엘의 출애굽은 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으며 이스라엘 백성들 스스로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애굽왕 바로는 이스라엘 백성을 놓아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의 땅에 내린 여러 가지 재앙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완강하게 버텼습니까? 그는 애굽의 온 땅에서 자기 자신의 아들을 포함하여 모든 장자들이 죽는 열 번째 재앙을 당하고서야 비로소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놓아주었습니다. 출애굽 후에도 이스라엘이 간 길은 험난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놓아주고는 마음이 바뀐 바로의 군대가 맹렬히 추격해왔습니다. 광야에서 40년간 끊임없이 이동하는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마실 물이 없을 때가 많았습니다. 식량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아말렉 군대의 습격을 받아 힘든 전투를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출애굽으로부터 시내산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에서 온갖 사건들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보여주신 것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이스라엘은 전적으로 하나님께 의존되어 있는 민족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 없이는 살 수 없는 민족이라는 것입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란 아무 것도 없다는 것, 그러나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도 하나님께서는 그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다 공급하시며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그 사실을 요약한 것이 4절 말씀입니다: "내가 애굽 사람에게 어떻게 행하였음과 내가 어떻게 독수리 날개로 너희를 업어 내게로 인도하였음을 너희가 보았느니라."


이렇게 하나님께서 그 때까지 행하신 바를 상기시키시는 것은 그저 상기시키시는 것으로 그치시려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행하신 바에 대한 이스라엘의 응답을 원하셨던 것입니다. 그 원하시는 바가 5절 상반절에 나타납니다: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했습니다. 즉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고 그와의 언약을 지키기를 원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먼저 이스라엘을 애굽으로부터 구해내시고 그 후에 하나님의 언약의 말씀을 주셨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한 번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고는 그 다음에는 그들 자신이 아무렇게나 살도록 내버려두신 것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을 은혜로 구원하신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그 구원과 그 구원의 은혜를 더 크게 계속하여 누릴 수 있는 길을 제시하신 것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고 그와의 언약을 지키는 것이며, 그리하여 하나님에 의해 하나님께서 특별히 아끼시는 나라가 되고, 하나님께서 그의 사역을 위해 사용하시는 나라가 되며, 다른 민족들과는 구별된 백성이 되는 것입니다. 본문 5절 하반절과 6절은 그것을 말합니다: "...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너는 이 말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할지니라."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소유"가 될 것이라 한 것은 언약 속에서 하나님께 헌신함으로써 하나님께 특별히 보배로운 민족이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특별히 아끼시는 나라가 된다는 것입니다.


"제사장 나라"가 될 것이라 한 것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 안에서 하나님을 잘 받들어 섬기며 다른 모든 민족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역의 도구로 쓰임 받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사용하시는 나라가 된다는 것입니다.


"거룩한 백성"이 될 것이라 한 것은 위의 그런 일들을 감당하기 위하여 다른 민족들과 구별되어 따로 불러 세우심을 받는 것을 뜻합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과의 언약관계 속에 있는 백성이 어떠해야 하며 또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를 만방에 알리기 위한 표본으로 택함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시내산에서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셨던 이 언약은 그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언약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 이스라엘이 된 모든 주의 백성들에게 다 해당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사실을 벧전2:9-10의 말씀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너희가 전에는 백성이 아니더니 이제는 하나님의 백성이요 전에는 긍휼을 얻지 못하였더니 이제는 긍휼을 얻은 자니라."


해방을 맞았지만 5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6.25라는 비극적 전쟁을 겪고 가난과 굶주림과 독재하에서 신음했던 우리이지만 오늘 세계가 놀라고 부러워하는 나라로 성장한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임을 우리는 고백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독수리 날개로 너희를 업어 내게로 인도하였다"는 말씀은 바로 우리 나라에 베푸신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깨닫고 감사하는 우리의 신앙고백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 머물 수는 없습니다. 그런 놀라운 은혜를 받은 민족이라면 마땅히 그 은혜에 응답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땅한 응답은 하나님의 말씀에 귀기울이며 그와의 언약을 지키는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하나님에 의해 하나님의 소유, 제사장 나라, 거룩한 백성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분명 해방을 얻고, 전쟁의 참화로부터 구원을 받고, 가난과 독재정권을 물리치고, 경제적 성장을 이루며, 월드컵 축구 4강이 되는 것 이상의 나라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이 세상을 향한, 전 세계를 위한 하나님의 크고 놀라운 사역의 도구로 부르심을 받은 것입니다. 하나님을 잘 믿는 백성이 흥왕하고 복 받는 백성이 될 수 있음을 온 세상에 증거할 사명을 받은 것입니다. 특히 북쪽 땅의 우리 동족들이 그것을 다 알게 되도록 전할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이 새 세기 새 시대에 하나님께서 귀하게 쓰실 하나님의 소유요 제사장 나라요 거룩한 백성으로 구별되게 하고자 하심을 우리는 보아야 합니다.


본문 5절의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하신 말씀은 참 의미 있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6.25를 생각할 때마다 한편으로는 보다 확고한 국방과 안보의 의지를 다지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역사적으로나 지정학적으로 얼마나 위태롭고 불안한 자리에 처해있는지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 5절의 말씀은 우리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는 것입니다. 온 세계가 다 하나님께 속해있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모든 민족 중에서 하나님께서 특별히 아끼실 소유가 되면 아무 문제나 두려움이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잘 순종하는 민족이 되면 되는 것입니다.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하신 5절의 말씀은 또 이어지는 말씀, 즉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하신 말씀과 더불어 우리 나라가 오늘날 세계를 위하여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바 사명이 있음을 생각하게 하는 말씀입니다. 요즈음 우리는 정말 하나님께서 온 세상을 위하여 이 민족을 크게 들어 쓰려 하신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6.25전쟁은 참으로 비극적인 동족상잔의 참화였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8.15 해방의 감격과 기쁨을 선물로 주셨던 하나님께서 왜 동시에 상반된 이념을 가진 남북간의 분단을 주셨고, 5년도 안 지나 동족간의 그런 참화를 우리에게 주셨는지 우리는 보다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하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런 시련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분명한 깨달음을 주셨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부인하는 공산주의를 추종하는 무리들은 동족간의 전쟁을 일으킬 뿐 아니라 온갖 테러를 자행하며 동족을 굶어죽게 만들며 그들 스스로의 이념과도 정반대되는 계급사회, 돈밖에 모르는 사회로 변질되었고 세계의 최빈국으로 전락함으로써 하나님을 부인하는 공산주의는 우리 민족이 망하는 길이라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는 것입니다. 분단의 고통과 북쪽 땅에서의 공산주의체제의 설립이라는 비극과 6.25전쟁이라는 재앙은 그것을 우리로 하여금 확실히 체험하게 해준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우리는 하나님이 아니면 살 수 없는 민족이라는 것입니다. 교회를 다 없애버리고 그리스도인들을 멸절에 이르도록 철저히 박해한 북쪽의 오늘의 형편과 기독교역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교회가 부흥한 남쪽의 오늘의 이 놀라운 모습을 비교할 때 그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입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어떻게 하면 이 땅의 교회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잘 지키는 교회들이 되며, 이런 교회들이 더 많아지며, 그리하여 이 나라가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순종하는 나라가 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제 벧전2:9-10의 말씀이 진정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너희가 전에는 백성이 아니더니 이제는 하나님의 백성이요 전에는 긍휼을 얻지 못하였더니 이제는 긍휼을 얻은 자니라." 정말 우리는 한 때 암흑 속에 살고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며 긍휼을 얻지 못한 백성 같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복음을 주시고 이 땅에 믿는 백성을 무수히 일으켜 주셨습니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온 천하에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고 믿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하여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으로 부르셨음을 확신해야 할 것입니다. 특별히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 되기를 힘써야 할 것입니다. 온 세상이 다 하나님을 버리고 떠난다 할지라도 우리는 하나님을 꼭 붙잡고 사는, 이 세상과 구별된 백성들이 되어야 합니다.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이것은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은혜로우신 약속의 말씀으로 들려질 뿐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오늘 우리의 응답이요 다짐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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