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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설교〓/결혼

행복한 부부, 화목한 가정이 되려면

by 【고동엽】 2022.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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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부부, 화목한 가정이 되려면

몇몇 형제들 모였다. 한 주간을 살아가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가정들마다 크고 작은 문제들이 없는 가정이 어디 있겠으며, 아픔이 없는 가정이 어디 있으랴. 참석한 모든 형제들마다 그들의 가정에는 크고 작은 문제와 그것으로 인한 아픔들을 가지고 있었다. 행복한 가정을 원하고, 화목한 가정을 원하기에 서로가 기도를 요청하며 하소연 하듯이 자기 가정의 문제들을 들추어 이야기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형제들이 가지고 있는 가정의 문제와 아픔은 생각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들이었다. 어쩌면 남편과 아내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남편으로서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 아내에게는 받아 드릴 수 없는 중요한 일이 되고 있었다. 또한 아내로서는 당연한 일이 남편으로서는 이해하거나 용납할 수 없는 것이 되기도 했었다. 둘 사이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는 듯한 상황이었다. 이대로는 도저히 해결의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그들에게서 희망이 보였다.

형제들은 행복을 원하고 있었다. 이로써 그들은 가정의 화목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들은 결코 불행한 가정, 깨어진 화목을 원하지 않고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아끼는 애틋한 사랑이 감추어져 있었다. 수줍은 사춘기의 소년과 소녀같이 서로가 서로에게 수줍어서 마음의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는 부끄러움이 있는 듯이 여겨졌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서도, 서로가 아끼는 따뜻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서로의 마음을 나누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형제들은 좀 더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상대방의 내밀한 마음을 읽을 수 없어서 일어나는 부작용일 뿐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지나치게 의식하기에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못하여 겪는 아픔들이었다. 더 잘해주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자책하고 있는 것처렴 여겨졌다. 스스로 어떤 열등감에 빠져 그들의 마음이 자꾸만 움추려들고 있다고 여겨졌다. 그럼 모습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다른 사람들은 내게 대하여 평가하기를 '아내에게 잘해주는 좋은 남편'으로 평가할 때가 많다. 물론 나는 아내에게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해 무척 노력하고 있는 것만은 솔직한 고백이다. 그렇지만 생각처럼 아내에게 좋은 남편이 되지 못해 갈등하고 있다. 때때로 아내가 내게 하는 말이 있다. "우리 집에서는 당신 혼자만 사람이다. 나와 아이들은 모두가 당신의 부속품일 뿐이다." 물론 나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천부당 만부당한 일이라며 손사레를 친다. 그래도 아내는 여전히 자기의 말이 맞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아내와의 끝이 없을 것 같은 언쟁을 잠시 뒤로하고 곰곰히 혼자 생각해 젖어 본다. 아내의 주장이 옳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미친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우리 가정에서는 모든 일들이 내 멋대로였기 때문이다. 우리 가정에서는 내 주장만이 항상 절대적일 뿐이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라면 그 것의 결과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반드시 해야만 했다. 물론 아내가 내가 하고자 하는 모든 일들을 즐겁게 따라주지 않았다. 어떤 때는 심하게 반발하며 반대하기도 했다.  

아내로부터 강한 반발과 반대가 있다고 해서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포기한 적은 없었다. 끝까지 아내를 설득했다. 시일이 얼마를 걸리든지 상관하지 않았다.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여 줄기차게 아내를 설득했다. 결국은 내가 하고 싶을 저지르고(?) 말았다. 물론 아내가 나의 집요한 설득에 넘어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남편이기에 어쩔 수 없이 져주는 듯 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항상 내 멋대로 저지른 일을 의기양양해 했었다.

설득이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아내의 반발을 극복한 것은 마치 대단한 일이나 되는 듯 오만불손했었다. 그렇지만 그런 오만불손함도 오래가지 못하고 여지없이 무너져 버릴 때가 있었다. 줄기차게 설득이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저지른 일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일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을 때보다 더 많았었다. 차라리 아내의 반발과 반대를 빌미로 일찌감치 포기했더라면 더 좋을 뻔한 일들이 많았다. 내 고집으로 밀고 나간 일의 결국이 이러했기에 참담한 심정이 될 때가 많았었다.

한 번의 쓴 경험으로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는 지혜로움이 내게는 없었나 보다. 즐겁지 못한 경험을 쉽게 잊어 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일이 생기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그래서 아내가 내게 "우리 집은 당신만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말이 되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아내와 식구들의 생각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막무가내였음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참으로 그랬다. 아내와 가족을 조금만 더 배려했더라면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 터였다. 그렇지만 나는 아내와 가족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에만 집착하여 같은 잘못을 여전히 반복하고 있을 뿐이었다. 결국 나는 "우리 집메서는 당신만 홀로 사람"이라는 아내의 질책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말았다. 참으로 제 멋대로 행동하는 망나니가 따로 없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가정의 화목은 부부의 행복으로부터 비롯된다. 부부의 행복은 서로의 양보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드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자기 중심적인 이기심으로 스스로는 존중하되 더불어 살아가는 아내를 존중하지 않는 배타적인 자세로 양보하는 것은 진정한 양보가 아니다. 이런 양보는 오히려 상대방의 중심에 분노로 가득하게 되어 그의 마음을 깊이 병들게 한다. 또한 마음에 병이 든 사람은 결코 행복을 느낄 수 없으며,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과 더불어 사는 가정이 화목해 질 수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행복한 부부가 되기 위해 부부가 화목해지려면 서로가 자기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털어 놓을 수 있어야 한다. 내적인 불신의 장벽을 털어 버리고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감추지 않고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부부 사이에 가로 막혀진 담장을 털어내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여과없이 드러내어 자신의 진솔함을 상대방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일은 서로가 분쟁하기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

이제는 상대방이 가지고 있을 마음의 상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것을 치유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본인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하여 상대방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의 교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런 노력은 한 두 번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에 서로가 상대방에게 준 마음의 상처에 따라 더 많은 시간을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정말 행복한 부부, 화목한 가정을 원한다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용납할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야 한다.

우리는 참으로 그동안 남편으로서 아내를 이해하려고 했던 날들이 적었다. 아내는 여필종부라 하여 무조건 남편의 말에 순종해야 할 것만 생각했다. 마치 남편은 하늘이요, 아내는 땅이라도 되는 듯이 아내 위에 군림하는 남편이 되는 것만이 가부장적 권위를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오해하고 있었다. 또 그런 권위에 말 없이 순복하는 것이 양처라고 오해하기도 했다. 따라서 남편과 아내는 항상 쌍방통행이 이루어져야 하건만, 오히려 일방통행이 당연시 되는 그릇된 풍토에서 살아 왔었다.

이제 이런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 같은 인격체로 서로를 존중하며 진정한 한 몸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런 노력이 없으면 참 부부라 할 수 없음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양보를 강요하거나 양보해서도 안 된다. 오히려 서로가 서로를 더 많이 알아가기 위해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더 이상 일방적인 양보나 그 반대의 대립적 관계로는 행복한 가정, 화목한 가정은 영구히 이룰 수 없는 꿈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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