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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40:1-11 / 내 백성을 위로하라 / 김동호 목사

by 【고동엽】 2021.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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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백성을 위로하라 김동호 목사 사 40 : 1 - 11

별로 길고 많은 인생을 산 것은 아니지 만 이제껏 살아오는 동안에 가장 마음 아픈 사건과 사고를 꼽으라면 저는 얼마 전 대구에서 있었던 지하철 방화 참사를 꼽겠습니다. 저는 사실 그 사고를 자세히 잘 알지 못합니다. 그 까닭은 텔레비전과 신문을 자세히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도저히 두 눈을 뜨고 그 비참한 사고의 현장을 볼 자신이 없어서 저는 그에 대한 뉴스가 자세히 방송될 때마다 텔레비전을 껐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그 엄청난 재난 속에서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다가 숨을 거두었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특히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은 유가족들을 생각하면 어떻게 할 수 없는 아픔과 무력감을 느끼게 됩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도저히 줄 수 없는 위로를 하나님께서 저들에게 주실 수 있기만을 기도 할 뿐입니다.

이번 이 어처구니없는 사고는 정신질환을 앓는 한 사람에 의하여 저질러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물론 행정기관의 안일한 자세와 기관사와 같은 사람의 어처구니없는 행동도 다 중요한 원인이 되지만 아무래도 가장 직접적이고 중요한 원인을 꼽으라면 그것은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의 방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가 어떤 정신질환을 앓게 되었고, 그와 같은 질병을 앓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그와 같은 방화를 저지른 정신질환자에게는 나름대로 쌓이고 맺힌 한(恨)이 있었을 것이고 아무리 노력하고 힘을 써도 그 한을 풀 수 없었기에 정신질환을 앓게 되었고, 자살을 결심하게 되었고. 혼자 죽기는 억울하다며 지하철에 방화를 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와 같은 사고는 다시 반복 될 확률이 아주 높은 사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는 이번 방화범과 같이 세상과 사회에 대하여 절망하며 원한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와 같은 사람들 중에는 이번의 이와 같은 사고를 보면서 마음 아파하지 않을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참으로 무섭고 떨리는 이야기이지만 그와 같은 사고를 보면서 모방범죄를 생각하고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얼핏 얼핏 신문과 방송에 보도 되는 것을 보면 미수에 그친 그와 같은 모방 범죄들이 벌써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와 같은 뉴스를 들을 때마다 얼마나 마음이 불안한지 이루말로 다할 수 없습니다. 이러다가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정신질환자가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이와 같은 우리 예수 믿는 사람들이 하여야 할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보통 우리 예수 믿는 사람들은 이와 같은 일을 당할 때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물론 이와 같은 일을 당할 때 우리 예수 믿는 사람들이 하여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가 기도인 것은 틀림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입으로만 하는 기도에 대하여 조금 회의적입니다. 기도에는 입으로 하는 기도가 있고 몸과 삶으로 하는 기도가 있습니다. 몸과 삶으로 하는 기도를 저는 ‘기도적 삶’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몸과 삶에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몸과 삶이 기도가 될 때 입으로만 앉아서 기도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능력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이와 같이 비극적이고 절망적인 때에 우리 예수 믿는 사람들이 살아야 할 ‘기도적 삶’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것은 세상과 사람들의 맺힌 한을 풀어주고 위로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세상 사람들의 모든 맺힌 한을 다 풀어주고 위로해 줄 수는 없으나, 저들의 맺힌 한을 풀어주고 위로해 주려고 우리의 오병이어를 내어 놓을 때 하나님께서 그와 같은 삶과 행동을 기도로 보시고 역사해 주셔서 수많은 사람들의 한이 다 풀리고도 12 광주리나 남는 놀라운 기적이 오늘도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세상에 대한 불만과 절망 그리고 풀 수 없는 恨은 왜 생기는 것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수도 없는 많은 이유와 원인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한 주일 내내 오늘 설교를 준비하면서 두 가지 큰 이유를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길이 막힐 때와 인격적으로 무시를 당할 때였습니다.

길이 막힐 때 사람들은 절망하게 될 것입니다. 모든 사람의 길이 다 함께 막힐 때 사람들의 절망을 크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의 길을 잘도 열리는데 유독 자신의 길만 열리지 않을 때 크게 절망하게 될 것입니다. 자신은 최선을 다하여 성실하게 사는데도 길이 열리지 않는데 어떤 사람은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쉽게 쉽게 길이 열이 열릴 때 사람들은 절망하게 되고 세상과 사회에 대하여 불만을 품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쌓이고 쌓이게 되면 풀 수 없는 한이 될 것입니다.

우리 예수 믿는 사람들은 세상과 사람들의 길을 열어주는 삶을 살아야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이 시대의 세례요한이 되어야만 합니다. 세례요한은 세상에 주의 길을 예비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오늘 우리 예수 믿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하여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는 바로 이 세상에 주의 길을 예비하는 것입니다. 세상과 사람들에게 살 길을 예비해 주고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

이 시대에 세례요한과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 대표적인 사람으로 전에도 설교 중에 언급을 하였습니다만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누스라는 사람을 꼽고 싶습니다. 그라민 뱅크라는 은행을 설립하여 구조적으로 절망적인 가난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신용이 없어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소액대출을 해 주어 그것을 통하여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희망을 주고 있는 무하마드 유누스가 저는 바로 이 시대의 세례요한과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무하마드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크리스천이 아닙니다. 그는 아마 회교도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방인이라고 할 수 있는 그에게서 세례요한의 이미지와 삶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그를 존경하면서도 저는 목사로서 그의 이름이 ‘데이비드 유누스’ ‘폴 유누스’ ‘피터 유누스’가 아니라는 것이 안타깝고 부끄럽습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그와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우리 예수 믿는 사람들 중에 많아질 수 있기를 바라고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우리 높은 뜻 숭의교회 교인들이 많아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올해 우리 교회가 계획하고 기도하고 있는 사역 중에 하나가 바로 ‘그라민 뱅크’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입니다. 박사 학위를 가지고 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인 한 분이 책임을 맡아서 연구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을 보면서, 그리고 오늘 설교를 준비하면서 올해 우리 교회가 가장 중점적으로 하여야 할 일 중에 하나가 바로 ‘그라민 뱅크’를 설립하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라민 뱅크에 투자하려고 합니다. 적극적으로 후원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기도하려고 합니다. 설교를 준비하면서 우리 교회 안에 있는 실업인들을 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여보았습니다. 저들과 함께 부족하지만 제가 쓴 ‘깨끗한 부자’라는 책을 함께 공부하면서 무하마든 유누스와 같이 가난 때문에 절망하고 희망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사역을 하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여 보았습니다.

앞에서도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우리의 그와 같은 힘이 세상적인 절망과 불만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으며, 어떻게 수많은 사람들의 맺힌 한을 풀어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오천 명을 먹이고도 열 두 광주리가 남게 하셨던 하나님의 역사를 믿고 그저 우리의 도시락을 하나님 앞에 내어 놓고 저들과 함께 나누려고 할 때 많이 사람들이 우리 때문에 한을 풀고, 삶의 새 길을 찾아 나가게 될 줄 믿습니다.

길이 막힐 때에도 사람들은 절망하고 한을 품습니다만 사람들은 인격적으로 무시당하고 업신여김을 당할 때 세상과 사람에 대하여 한을 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저들의 한을 풀어주고 저들의 아픔을 위로해 주는 삶을 살려고 하면 겸손하고 따뜻한 마음을 먼저 가져야만 합니다. 저들을 사람으로 인격적으로 대해 주는 마음이 있어야만 합니다.

다른 설교 중에도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만 저는 매우 내성적이고 열등의식이 심한 아이였습니다. 그것이 아주 심해서 잘못하면 비뚤어지고 위험해 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저는 참으로 좋은 스승과 친구 그리고 이웃을 만남으로 제법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고 나름대로 자신의 삶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교회에서 성경암송 대회가 열렸습니다. 우리 2학년 학생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사도신경을 암송하는 것이었는데 우리 반 대표로 그것을 암송하기로 하였던 아이가 준비가 안 되었는지 기권을 하고 대회에 나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때 저희 반 담임 선생님은 홍 선생님이라고 하는 여대생 선생님이셨습니다. 그 선생님은 암송대회가 시작되었는데 저를 기도실로 데리고 가 사도신경을 외우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암기하는 은사를 주신 것 같습니다. 어쨌든 그날 그 자리에서 저는 사도신경을 외우게 되었고 암송대회에 나가서 특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날 그 사건이 하나님의 의도적인 사건이라고 지금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날 상이 엄청나게 컸습니다. 보통 노트 몇 권 정도 주는 것이 상례였으나 그날은 상이 너무 많아서 손으로 다 들고 들어 올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것을 통하여 저는 매우 심각했던 열등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나도 무엇인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사건은 그 다음에 일어났습니다. 그것은 상을 받고 들어오는 나를 홍 선생님께서 끌어 앉아 주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배가 끝날 때까지 저를 선생님 무릎 위에 앉혀 주셨다는 것입니다. 늘 내성적이고 열등의식에 사로 잡혀 있던 저에게 여대생 선생님이 안아 주시고 무릎 위에 앉혀 주었다는 것은 참으로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저는 그날부터 교회를 좋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밥 먹는 것 보다 좋아하고 학교 다니는 것 보다 좋아하였습니다. 저는 제가 목사가 되게 된 가장 중요한 사건 중에 하나를 바로 그날 그 홍 선생님의 사건으로 꼽습니다. 선생님의 거의 무의식적인 따뜻한 사랑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던 것입니다.

고등학교 때 영어 시간에 무뚝뚝하고 무서워 보였던 영어 선생님으로부터 ‘너 발음 참 좋다’는 칭찬 한 마디를 듣고 영어에 취미를 갖게 되어 드디어 대학교의 영문과 교수가 된 분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야기는 수도 없이 많이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반대의 이야기도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생각 없이 던진 한 마디의 말이 평생 상처가 되어 한을 품고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들도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사람들의 냉대와 무시 때문에 정말 세상에 불이라도 지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88년도에 처음 미국을 갔었습니다. 애트란타에 있는 마틴 루터 킹 목사님 기념관에서 사진첩 하나를 샀습니다. 흑인들과 함께 자기 아이들을 공부시킬 수 없다고 흑인 아이들의 등교를 막는 사람들이 있는 가운데 이마에 까만 줄 두개를 긋고 데모를 하는 어른과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이마에 근 까만 두 줄은 이퀄 사인(equal sign)이었습니다. 흑인과 백인은 동등하며 똑같다는 사인이었습니다. 저는 그 사진을 보면서 얼마나 큰 감동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우리 크리스천의 이마에는 그 이퀄 사인이 있어야 합니다. 가난하고 낮고 천한 곳에서 살고 일하는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업신여기지 아니하고 따뜻하게 인간으로 대해주고 인격적을 대해주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와 같은 일을 우리 예수 믿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해 주어야만 합니다.

저도 조금씩 나이를 먹어 가면서 말과 얼굴 표정이 점점 딱딱해 지고 근엄해져 가는 것을 느낍니다. 생활이 조금씩 넉넉해지면서, 그리고 조금씩 지위가 높아지면서 나도 모르게 교만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나이를 잘못 먹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를 잘못 믿고 있는 것입니다. 나이를 잘 먹고 예수를 정말 잘 믿는다면 말이 점점 겸손해 지고 따뜻해지며 얼굴 표정도 부드러워지고 삶의 자세도 겸손해 져야 할 것입니다. 점점 따뜻한 사람이 되어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 예수 믿는 사람들이 이와 같은 때에 열심히 하나님께 기도하고 구하여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사랑의 은사입니다. 사랑의 은사를 달라고 열심히 기도해야만 합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의 은사를 가지고 모든 가난하고 상처받고 소외당한 이웃들을 진정으로, 진심으로 사랑하고 품고 섬김으로 저들의 한을 풀어주고 저들의 상처를 위로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돈 많은 것은 부자이지 잘 사는 것이 아닙니다. 출세하고 세상적으로 성공한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 자체만 가지고 진정한 인생의 성공을 논할 수는 없습니다. 무하마든 유누스와 같이 희망의 없는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길이 막힌 사람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삶을 사는 사람이 진정 잘 사는 사람입니다. 낮고 천하다고 세상 사람들이 차별하는 사람들을 변호하며 이마와 마음에 이퀄 사인을 붙이고 저들에게 따뜻한 말과 마음을 주는 사람이 진정 잘 사는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번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는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그와 같은 비극적인 사고는 세상에 맺히고 쌓여 있는 절망과 한 때문이었습니다. 우리의 힘과 능력으로 그 모든 한과 절망을 다 풀 수 없지만,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고 우리의 작은 오병이어를 하나님께 내어 놓으십니다.

내 몫의 점심 한 끼라도 가난한 자들과 함께 나누며, 말 한
마디라도 따뜻하게 하여 세상의 무시와 냉대로 한이 맺힌 사람들의 한을 풀어주는 사람이 되십시다. 저는 그것이 오늘 본문을 통하여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습니다.

너희 하나님이 가라사대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 너희는 정다이 예루살렘에 말하며 그것에게 외쳐 고하라 그 복역의 때가 끝났고 그 죄악의 사함을 입었느니라 그 모든 죄를 인하여 여호와의 손에서 배나 받았느니라 할지니라. 외치는 자의 소리여 가로되 너희는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 사막에서 우리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케 하라. 골짜기마다 돋우어지며 산마다, 작은 산마다 낮아지며 고르지 않은 곳이 평탄케 되며 험한 곳이 평지가 될 것이요, 여호와의 영광이 나타나고 모든 육체가 그것을 함께 보리라 대저 여호와의 입이 말씀하셨느니라 (사 40 : 1 - 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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