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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신학은 무엇인가?

by 【고동엽】 2021.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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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신학은 무엇인가? - 김성수 교수_합신구약신학


구약신학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가장 간단하게 말한다면 구약 성경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만 말하면 성경 계시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조직신학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라고 물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런 반문에 대하여 딱히 무어라고 대답하는 것은 쉽지 않다.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학문

그러나 구약신학이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저술된 여러 책이나 논의되어온 내용을 고려하여 굳이 그 차이점을 말한다면 구약신학은 구약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제시하는 데 있어서 어떤 틀과 방법을 사용할 것인가에 깊은 관심을 보여 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조직신학의 방법론이나 틀과는 거리를 두면서 독자적으로 구약 내용을 파악할 틀과 방법론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논의해 왔다.
이러한 논의가 대부분 특정 문제제기 내지 주제와 관련하여 진행되어 온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 있다. 구약 내용은 전체적으로 통일성과 일관성을 갖추고 있는가? 그리하여 구약에는 모든 내용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구심점이 존재하는가? 어떤 이는 있다, 다른 이는 없다, 이것이 구약의 중심 사상이다, 저것이 구약의 핵심 관심사이다 등 의견이 분분하였다.


특히 성경신학이 힘을 얻으면서 구약 내용을 파악하는 데 역사적인 면과 틀을 중시하게 되었으며 이와 함께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구약 성경은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어떤 변화를 겪었는가? 만일 변화가 있다면 그 정도와 질은 어떤 것인가? 이전 계시와 이질적인 차이를 드러내고 있는가, 아니면 이전 계시와 여전히 유기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점점 더 명료하고 풍성해진 것인가?


설사 구약 내용이 역사적으로 변천을 겪어왔다고 해도, 그리하여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내용이 이전과 달라졌다 하여도 적어도 각 시대의 범위 내에서는 계시의 내용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통일된 모습을 갖추고 있는가? 아니면 시대마다 과거의 전승이 다양한 상황에 처한 부류와 계층에 의해 재해석됨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된만큼 시간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전체적인 통일성과 구심점을 말하는 것은 무의미한가? 만일 후자의 견해가 옳다면, 구약 내용이 다양하고 이질적인 전승들의 파편으로 해체되는 것을 어떻게 피할 수 있겠는가? 정경의 맥락과 틀을 중시하는 것이 그 대안 내지 보완책이 될 수 있을까?
이런 간략한 내용만 보더라도 지금까지 구약신학과 관련하여 진행되어온 논의가 성경을 하나님의 절대적인 계시로 믿는 우리와는 전혀 다른 입장과 견해를 토대로 하고 있다는 것을 이미 짐작하였을 것이다. 사실 구약신학과 관련된 신학적 논의의 주류를 형성해온 견해들은 ‘역사비평’을 확고히 신뢰하며 ‘성경의 영감’을 구시대의 유물 정도로 여기는 사람들에 의해 주도되어 왔다.
더욱이 이러한 논의는 당시의 철학적 시류(時流)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따라서 구약신학에 관한 다양한 서적이나 견해들을 접할 때 읽는 이의 세심한 분별이 요구된다. 문제 제기를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전체적으로 다 수용해야 할 것인지, 선별적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철저히 배격해야 할지 주의 깊은 판단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런데 구약신학이라는 말은 사실 신약신학이라는 말을 전제하고 있다. 따라서 구약신학이든지 신약신학이든지 자연히 신구약의 관계라는 중요한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문제를 취급하는 것은 여간 까다롭지가 않다. 구약신학에서나 신약신학에서나 비껴갈 수 없는 문제이므로 반드시 다루어야 하나 구약과 신약의 관계가 그리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구약은 신약과 단절되었다고 볼 수 없으나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변화 없이 동일한 흐름을 계속 이어왔다고 말할 수도 없다. 신약과 구약은 전혀 서로 다른 것이요 무관하다고 말할 수 없는가 하면 신약과 구약은 완전히 동일하다, 차이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구약과 신약은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에서 얼마만큼, 어떻게 같으며 반대로 그 차이와 다른 점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이 당연히 제기되겠으나 이에 대해 명확하게 대답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한마디로 신 구약 관계는 너무 복잡하고 어려우므로 사람마다 각양각색의 견해를 제시하
여 신학 입문자로 하여금 당혹과 혼란을 겪게 하고 있는 것이다.
구약신학을 가르칠 때는 지금까지 제시되고 논의되어 온 여러 문제와 다양한 견해들을 소개하고 평가한 다음, 기존의 견해를 더 발전시키든지 아니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보통이다.

다양한 논조와 견해 다뤄

본교에서는 구약신학이나 신약신학에서나 다 같이 필수적으로 다루어야 할 문제이면서 모든 논의의 중요한 바탕과 틀이 되는 신구약 관계를 다루되 다양한 이론을 소개하는 대신 성경 중 한 책을 선정하여 이 중요한 문제와 그 해결에 더욱 가까이 접근하는 방법을 지금까지 택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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