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왔지만 기다리는 사람 (창29:1-9)

먼저 왔지만 기다리는 사람  (창29:1-9)

 

 

◑1. 하란 목자들의 규칙

 

야곱이 형에서를 피하여 외삼촌 라반의 집이 있는 하란에 도착했다.

하란에 도착하여 야곱이 처음 만난 사람은 들에서 양을 치는 목자들이었다.

야곱은 우물곁에서 세 그룹의 목자들을 만난다.

그런데 저들은 우물의 뚜껑을 열고 양들에게 물을 먹이지 않고 있었다.

 

야곱이 그 이유를 물었을 때,

아직 목자 하나가 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자기들의 룰은, 모든 목자들이 다 왔을 때에 우물을 열고

똑같이 모든 양들에게 물을 먹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창29:8

 

▲연약한 여자도 양을 칠 수 있는 사회

저는 지난 주 수요일 이 말씀을 읽다가 참으로 큰 은혜를 받았다.

하란 목자들은, 먼저 왔지만 나중에 오는 사람을 기다릴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저는 그 말씀을 읽으면서 하란이 평화의 땅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먼저 온 사람들이 먼저 물을 먹지 아니하고

나중 온 사람을 기다려 함께 물을 마실 수 있는 세상은 좋은 세상이다.

 

늦게 양을 끌고 온 목자는 라헬이었다. 그는 (연약한) 여자였다.

여자가 남자들과 경쟁하여 자신들의 양을 푸른 초장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는

것은 절대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어느 곳에서도 여자가 양을 치는 목자가 되는 일은 없다.

 

그런데 하란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먼저 온 사람들이 나중 온 사람들을 기다려 줄 줄 알았기 때문에,

그것이 그 사회의 룰이었기 때문에

하란에서는 힘없고 약한 여자도 힘든 양치는 일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저는 그 마음이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라고 생각하였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었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셨으매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빌2:5-11

 

 

◑2. 통일을 준비하는 마음 자세

 

저는 통일을 준비하려고 할 때, 아니 평화 통일을 준비하려고 할 때

우리 남한 사람들이 꼭 마음에 새기고 배워야 할 말씀이

바로 이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와서 나중 오는 사람을 기다려 주는 마음이다.

 

▲먼저 간 사람만이, 나중에 온 사람을 기다려 줄 수 있다.

만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도 이와 같은 룰이 적용된다면

여러분은 먼저 가시겠는가? 아니면 나중에 천천히 가시겠는가?

 

그와 같은 경우 ‘먼저 가는 것과 나중 가는 것이 똑같다.’라고 이야기하지만,

그러나 절대로 그렇지 않다.

나중에 간 사람은, 자기보다 먼저 온 사람을 기다려 줄 수 없다.

먼저 간 사람만이, 나중에 온 사람을 기다려 줄 수 있다.

 

세상은 기다리지 않으려고 먼저 간다.

먼저 가서 뒷사람 생각하지 않고 저만 실컷 물을 마신다.

뒤에 오는 사람이야 마실 물이 남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

세상은 아마 늦게 가도 먼저 온 사람들이 기다려주어 큰 걱정이 없게 된다면

구태여 일찍 힘들게 먼저 가려 하지 않을 것이다.

 

▲나중 오는 사람을 배려해 주려고, 먼저 간다.

그러나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은 그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

먼저 물을 먹기 위하여 먼저 가는 것이 아니라,

뒷사람을 기다려 주기 위하여, 나중에 오는 사람들의 물을 지켜주기 위하여

먼저 가야만 한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통일을 생각할 때 답답하고 불안하던 마음이

창29장 오늘 본문의 말씀을 읽으면서 해법을 찾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들이 하란 목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그 아름다운 마음을 가질 수만 있다면

통일이 되어도 큰 문제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힘과 권리로 약자(나중 온 자)를 보호하신 예수님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으실 수 있기를 바란다.

예수님은 본시 하나님과 동등이시지만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그 권리를 누리지 않으시고

천한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셨다.

 

그 예수님과 같이 우리들도 모든 면에서

힘이 있어서 앞 선 경우에도 우리들이 그 권리를 누리지 아니하고

그 힘과 권리로 나중 된 사람들과 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고 구원하는

그런 삶을 사는 사람들이 되실 수 있기를 바란다.

 

저는 먼저 와서 여자 목자 라헬을 기다리던 하란의 목자들이 너무 좋다.

우리 교인들이 그런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먼저 왔기 때문에 먼저 먹을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권리를 자신을 위하여 쓰지 아니하고 약자를 위하여 썼던

하란의 목자 같은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3. 반드시 평화통일이 되어야 한다.

 

▲북핵 실험으로 초읽기 위기에 처한 한반도

언제나 벼랑 끝 전술을 잘 사용하는 북한이 핵실험을 함으로써

지금 우리 한반도는 역사 이래 가장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북한은 벼랑 끝 전술을 사용하고 있으며,

미국은 북한의 벼랑 끝 전술에 휘 말리지 않으려고 초 강수로 대응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역사 이래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고들 말한다.

우리 한국은 지금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 분명하다.

 

초 강수와 초 강수가 맞부딪히면 거기서 나오게 될 수는 그다지 많지 않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판이 오래 가지도 않는다.

몇 안 되는 결과 중에 하나로 판이 끝나게 된다.

 

지금 우리는 그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우리 한반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시간이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없다.

우리 한반도는 지금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초읽기로 (바둑에서) 끝내기를 하는 상황이다.

시간이 없다. 그것이 우리를 참 불안하게 한다.

 

▲지금은 남북 분단이 끝나가는 상황

초 강수가 서로 조금도 양보 없이 부딪히고 있는 이 상황에서

거의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은

60 여 년 동안 지속되어오고 있는 남과 북의 분단 상황이

머지않아 끝날 것이라는 것이다.

어떤 모양으로든지 통일이 될 것이다.

우리가 밤낮 소원하며 노래하던 통일이 지금 우리 코앞에 닥쳐 있다.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통일은 크게 두 가지 모양이다.

그것은 전쟁을 통한 통일 과, 전쟁을 통하지 않은 통일이다.

실제로 지금 우리 한반도는 세계에서 가장 전쟁의 위험이 높은 지역이 되었다.

언제나 그랬지만 지금은 그 동안과 상황이 좀 더 다르다.

절대로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우리는 지금 그와 같은 상황도 예상하고 준비를 하여야만 하는

급박한 상황에 처하여 있다.

 

▲전쟁 없는 통일이 되어야 한다.

전쟁이 일어난다면 북한이 승리할 수는 없다.

북한이 핵을 가졌다고는 하지만

그 핵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전쟁이 일어난다면, 한반도에 엄청난 피해를 입힌 후 북한은 멸망할 것이다.

우리의 역사를 다시 50년 전으로 되돌리고 이 땅에는 통일이 오게 될 것이다.

우리는 그와 같은 일이 이 땅에 일어나지 않도록

죽기 살기로 하나님께 매달려 기도해야만 한다. 지금은 그런 때다.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하나님이 들어 주셔서

전쟁 없이 이 땅에 통일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이루어질 수도 있는 것이 아니라 꼭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

 

 

◑4. 평화 통일의 과제 - 남북간 동질성 회복

 

▲전쟁이 없다고 무조건 평화통일은 아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그냥 쉽게 평화통일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저는 전쟁 없이 이 땅에 통일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그것을 쉽사리 평화통일이라고 하는 데는 찬성하지 않는다.

 

그것은 너무나 안일한 생각이기 때문이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중요한 것이지만

무력적인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그것으로 평화가 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제가 개인적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통일의 경착륙(硬着陸)이다.

통일도 경제와 마찬가지로 시간을 두고 연착륙해야만 한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 사이에 두어지고 있는 초 강수들이

우리에게서 통일이 연착륙할 시간을 빼앗아가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을 놓고 보면,

하나님의 은혜로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통일이 된다고 하여도

그것이 통일의 연착륙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전쟁이 없다고 능사가 아니다.

사람들은 전쟁만을 전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무서워하는 전쟁을 핵전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세상에는 핵전쟁보다 무서운 전쟁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저는 핵보다 더 무서운 것이 사람들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들의 마음에서부터 일어나는 갈등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갈등은 차이에서 온다. 남북의 격차에서 온다.

 

▲통일 후 남북의 경제적 격차도 (전쟁만큼) 위험하다

연초인가 어느 가수의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 나왔다.

그런데 가사 내용이 제 마음에 참 들지 않았다.

그것은 사회적인 갈등과 불화를 조장하는 듯한 내용으로 들렸다.

 

“누구는 소주 먹고, 누구는 양주 먹고.

누구는 버스 타고, 누구는 택시 타고...”

한 마디로 세상이 왜 이렇게 불공평하냐는 것이었다.

 

설교 시간에 술 이야기를 해서 죄송합니다만

소주와 양주가 우리들의 마음에 갈등을 일으키고,

그 갈등은 분노가 되고,

그 분노가 사회적인 불안의 요소가 되어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그와 같은 사회적 갈등의 폭발은 핵폭발보다 더 무서우면 무서웠지

절대로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통일을 눈앞에 두고 있는 남과 북의 격차이다.

그 차이가 ‘누구는 소주 먹고, 누구는 양주 먹고’ 정도의 차이가 아니다.

지금 남한은 세계 10위권을 넘보는 무역대국이다.

지금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빈국입니다.

(남북한 경제 규모가 30배 차이가 난다고 한다.)

 

작년에 금강산을 다녀왔다.

금강산에서의 식비는 대개 한 끼에 10불 정도이다.

남한에서의 식사와 비교할 때 금강산에서의 식사는 저렴한 편이다.

남한에서는 그 정도의 식사를 10불에 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10불이 그곳에서 복무하고 있는 북한 인민들의

한 달 월급이라는데 있다. 더 큰 문제는 그 10불의 월급이 북한에서는

우리가 억대 연봉을 생각하는 만큼 쉽지 않은 보수라는데 있다.

 

10불의 월급을 받는 것을 횡재로 여기는 북한 종업원들 앞에서

남한에서 온 여행객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한 끼에 10불짜리 식사를 한다.

몇 백 불씩을 내고 여행을 온다.

그것도 아주 부자들의 특별한 여행이 아니라

중, 고등학생들이 떼를 지어 수학여행으로 온다.

 

저는 금강산의 짧은 여행을 하면서

북한 주민들이 느낄 충격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통일이 된다면 자기들 2년~3년의 봉급을 가지고

수학여행을 오는 학생들에게서 느끼는 쇼크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는

큰 쇼크를 받게 될 것이다.

 

현재 금강산에서 근무를 하는 북한 주민은

쇼크는 받아도 쇼크를 준 남한 사람들과 함께 살지는 않는다.

자기들과 같은 수준의 사람들과 경쟁하며 산다.

그 사회에서는 매월 10불의 봉급을 받는 자신들이 사회적인 우위에 있다.

때문에 큰 문제없이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

그러나 통일이 된다면 저들은 앉은 자리에서 비참한 거지가 될 수밖에 없다.

 

▲경제뿐만 아니라, 사상 차이도 문제다.

북한과 남한의 차이는 다만 경제적인 면뿐만이 아니라는데 있다.

체제와 의식의 차이는, 사상과 사고의 차이는

경제적인 차이와 격차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그와 같은 격차의 조율 없이 초 강수의 의한 통일의 경착륙을 맞게 된다면,

그것을 어떻게 전쟁 없이 무사히 통일이 된다고 하여도

평화통일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북한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남한의 노숙자와 같이 인생을 포기한 사람들도 아니다.

똑똑한 사람들이, 남달리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이

그와 같은 격차를 감내하며 통일된 조국에서 과연 평화롭게 살 수 있을까?

 

북한 주민은 그렇다 치고, 통일된 조국에서 남한 사람들은 과연 평안할까?

평화를 누릴 수 있을까? 그와 같은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

과연 그것을 평화통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핵을 무서워하지만 저는 통일이 무섭고 두렵다.

지금 선택의 여지없이 초읽기에 들어간 통일이 무섭다.

 

 

◑5. 우리 교회의 대책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경제적 격차와 사상과 사고의 차이를 극복할 시간이 우리에게 많이 없다.

 

통일을 위하여, 진정한 의미의 평화통일을 위하여 우리가 최선을 다하여야 할,

그리고 시급히 하여야 할 일은 남한과 북한 주민의 마음을 바꾸는 것이다.

저들의 마음속에 그리스도 예수 마음을 심어주는 것이다.

그것을 가르쳐주고 훈련하는 것이다.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바꾸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떻게 바꾸어 주어야 하는가를 연구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저들을 교육하고 훈련할 커리큘럼을 짜야만 한다.

깊은 애정을 가지고 저들을 교육하고 훈련하여야만 한다.

 

▲그와 같은 일을 열매나눔재단이 앞으로 본격적으로 하게 될 것이다.

남한에 내려와 있는 탈북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그것을 연습하고 훈련할 것이다.

그것을 통하여 우리는 통일을 준비할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평화통일을 연습하고 준비할 것이다.

 

그러나 훈련은 탈북자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보다 중요한 훈련이 필요한 사람들은 우리 남한 사람들이다.

우리 남한 사람들이 빨리 평화통일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만 한다.

 

통일이 되었을 때 북한 주민들에게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를

연구하고 훈련하고 배워야만 한다.

저들에 대하여 어떤 마음을 품어야 하는지를 배워야만 한다.

저들을 어떻게 대해야만 하는지를 배워야만 한다.

저들과 함께 잘 사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통일 후에도, 심각한 남북간 갈등이 일어날 것이다.

 

우리 교회부터 시작해야만 한다.

빠른 시간 내에 북한과 평화 전문가들로 하여금

그와 같은 과정을 만들게 하여 훈련하려고 한다.

 

평화 통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도이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교육과 훈련이다.

 

하란의 목자들이 먼저 왔지만, 나중 오는 목자들을 기다리는 자세로

경제적 성장을 먼저 이룬 남한 국민들은

인내심과 배려로 북한 주민들을 다독거려 나갈 때

진정한 평화통일이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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