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장막터를 넓혀라 사54:1~3
우리는 멋도 모르고 지난 10 여년간 연해주에서 농업선교를 해 왔는데,
요즘들어 점점 느끼는 것은
이것이 <장차 다가올 남북통일을 위한 모종의 준비단계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하나님의 섭리를 지금 느끼고 있다. (맨 뒷부분에 나옴)
▲1. 교회 개척
지난 10년 이상 우리 교회가 연해주沿海州를 집중적으로 선교해 왔다.
지금은 한국선교사가 직접 교회개척을 하지 않고,
러시아 현지인들을 훈련시켜서, 그들이 교회를 개척하도록 방향을 잡고,
그들을 지원하며 돌보고 있다.
▲2. 문화 선교
또한 우리는 색다르게 ‘문화 선교’를 해 오고 있다.
6년 전에 한국의 성악가 3명이 연해주를 방문해 처음으로 음악회를 열었다.
러시아에는 각 소도시마다, 문화예술회관(소년궁전)이 잘 지어져 있는데,
평소에는 행사가 없어서 항상 텅텅 비어 있었다.
그래서 장소를 아주 헐값에 쉽게 빌릴 수 있었고,
우리 한국의 성악가 말고도, 현지인 연주가들도 합세해서
연해주의 4곳에서 음악회를 처음으로 열었다.
소련은 공산주의 시절 때
모든 학생들에게 ‘1인1기’로 문학, 음악, 미술, 체육 등, 각종 예체능 교육을 시켰다.
뿐만 아니라 국가에서 지원하고 투자해서
세계 정상급의 오페라, 발레, 오케스트라, 연극 팀을 양성했으며
무수한 공연회를 열어서, 온 나라 사람들의 민심을 사로잡았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소련 연방이 무너질 무렵부터 경제가 어려워졌고,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한 예술가들은, 하나 둘씩 무대를 떠나기 시작했고,
그래서 북적이던 공연장은 오래 동안 거의 텅 비어 있었다.
그러던 중 우리나라 성악가들이 주축이 되어 연해주에서 연주회를 열었는데,
현지인들이 성황을 이루었으며,
마치고 기립박수를 치는데, 어떤 이는 눈물을 흘리기까지 하였다.
이런 일을 계기로, 우리는 연해주 주요 도시에서
매년 1년에 15~20회 정도 음악회를 열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인구대비) 제일 많은 음악가를 가진 나라이다.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와 오페라단에 한국인들이 없는 곳이 없다.
이런 분들이 연해주로 가서 연주회에 동참했고,
그곳 현지인들은 한국인들의 음악적 수준에 감탄했다.
사실 과거에 국제사회의 인식은
한국을 일본이나 중국의 아류(독창성없이 모방하는 자)정도로 아주 낮게 인식해 왔는데,
연주회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접한 이후부터,
그들은 한국 민족을 ‘문화 민족’으로 매우 우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언젠가 국립합창단이 연해주에 가서 ‘헨델의 메시야’를 연주했다.
그 때 극동함대사령관이 차 한 잔 하자고, 저(홍정길 목사님)를 초대했다.
“목사님, 제가 말로만 듣던 ‘메시야’를, 오늘 저녁에 평생 처음 들었습니다.
이런 천상의 음악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연해주의 주 의회 의장, 도지사, 시장 들도 깊은 관심을 나타내 주었다.
이렇게 문화예술은 모두를 친구로 만들어주었다.
과거에 저는, 선교는 언제나 가장 하층 사람들 속에 들어가서
그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달래고 위로하는 것이 선교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문화선교’를 하니까, 상류층 사람들과 만나서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연해주에서 벌이는 우리의 각종 선교 사업에
자연히 관청으로부터 많은 협조를 받을 수 있었다.
▲3. 교육사업
우리는 <블라디보스톡 국제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운영할 계획인데,
아직은 중학교까지만 허가를 받아서 운영하고 있다.
우리 국제 학교 international school는
블라디보스톡 사람들이 자녀를 ‘가장 보내고 싶은 학교’ 중 하나가 되었다.
▲4. 농업선교
우리가 연해주에서 벌이는 여러 선교사역 중에
가장 성과가 큰 사역을 꼽으라면 <농업선교>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농업선교를 계획하고서 연해주로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
19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정책으로 30만의 연해주 동포들이 중앙아시아로 갔는데,
1989년 소련 붕괴 이후, 각 중앙아시아 공화국들이 독립하면서
소련 시절에 거기서 기반을 잡고 출세했던 고려인들이 내몰리기(물갈이) 시작했다.
카작인, 우즈벡인, 기르기즈 민족주의 때문에, 대거 공직에서 쫓겨났던 것이다.
또한 당시 어려운 경제상황과 맞물려,
그렇게 내몰린 고려인들이 이주 60년 만에 다시 연해주로, 자기 발로 되돌아왔다.
그런데 황량한 동토의 땅에 내버려진 그들의 참상을 도저히 눈뜨고 볼 수 없었다.
처음에 우리가 그들을 만나서 할 수 있었던 일은.. 앉아서 같이 우는 것뿐이었다.
서로 눈이 퉁퉁 붓도록 같이 울었다.
그렇게 겨울을 지새니, 연해주에도 봄이 찾아왔다.
거기에는 경작하지 않고 버려둔 땅이, 사방 천지에 허다했다.
그들은 중앙아시아에서 대학을 마치고, 공무원, 고급장교, 교수, 의사를 했었지만,
그래도 부모들에게 어깨 너머 눈짐작으로 배운 농사 기술이 조금 있었다.
농사 중에 가장 쉬운 것이 ‘감자농사’란다.
우리는 하바로브스크에 가서, 씨감자 500톤을 사다 주었다.
그랬더니 첫 해 수확으로 120톤 거두었다.
농사지을 줄 모르니까 다 썩어서 버리고, 수확이 고작 그것뿐이었다.
▶그런데 농사도 농사지만, 그것을 내다 파는 것도 큰 문제였다.
그래서 팔다 팔다 못 판 것은, 우리 재단이 소매가로 쳐서 다 구입해 주었다.
어느 해는 감자 1762톤을 사서 (그 때 제 차 번호판이 1762라서 제가 기억한다.)
굶고 있는 북한에 구호물자로 실어서 보냈다.
연해주 동포들도 돕고, 북한 동포들도 도울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었다.
올해(2008)는 콩농사 지은 분들에게서 1톤당 330불 주고 샀다.
그랬더니 곡물가격상승 여파로, 콩이 톤당 700불로 상승했다.
이제 우리가 구매해 주지 않아도,
시장에 내다파는 것이 저들에게 더 유리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중앙아시아에서 연해주로 돌아와 농사를 지은 동포들은
정착에 성공할 뿐만 아니라 상당한 부를 축적할 수도 있게 되었다.
참고로, 우리가 ‘농업선교’로 협력하는 가정은, 약 40가정에 이른다.
▶그 곳 현지인 어떤 분이 제게 이런 제안을 해 왔다.
연해주에 1억2천만 평, 아무르 주에 1억 2천만 평 땅이 놀고 있는데,
우리보고 마음대로 쓰라고 했다.
한국에서 ‘김제 만경 뜰’이 유일한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곳인데, 총 8천만 평이다.
그러니까 김제 평야의 3배나 되는 땅이다.
그래서 우리 장로님들과 한국의 농업전문가들, 현지의 선교사들과 함께
그 땅의 실사 팀을 구성해서 둘러보았다. 그들은 이런 보고서를 내 놓았다.
“연해주 유휴지 농업의 가장 큰 함정은, 땅이 넓다는 것이다.
(땅이 넓은 것이 좋은 줄로만 알았는데, 함정이 된다는 말은 처음 들었다.)
①농사를 짓는 인프라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전기도 없고, 물길도 없었다. 찻길도 없었다.
농사짓는데도 전기가 필요하며,
농사를 지어도 반출해 내는데, 찻길이 없으니까, 엄청 어렵고 물류비가 많이 든다.
②초기투자비용이 많이 든다.
이 넓은 땅에 농사를 지으려면, 비행기가 몇 대 필요하다.
트렉터도 큰 것으로 30대 이상 필요하다. 그 외 탈곡기 등 많은 기계가 필요하다.
그런 것 구입하려면, 초기투자비용이 엄청난데, 채산성 문제가 따른다.
③아무리 기계가 잘 갖추어져 있어도 결국 사람이 일하는데,
거기 농업인구가 2~3만 명밖에 안 되는데,
그 넓은 땅을 농사지을 인력이 부족하다.
④만약 기상이변이라도 생긴다면, 농사에 직접 타격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땅이 넓으면 좋은 줄로만 알았는데,
땅이 너무 넓어도, 여러 가지 약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그 넓은 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에 실사팀은 한국의 ‘비닐하우스 농사법’을 그곳에 수출할 것을 제안했다.
그런데 비닐하우스를 하려면, 설치비용이 든다.
그래서 3년 거치 10년 상환의 무이자로 고려인들에게 농자금을 대 주었다.
그래서 약 20가정이 수혜를 받았다.
▶그런데 2007년 말에, 10년 상환을 3년상환으로 앞당겨
그들은 우리 재단으로부터 대출받은 '비닐하우스 융자금'을 모두 반납했다.
이제 2008년부터 비닐하우스는 흑자만 보게 되었다.
올해 거기도 채소 값이 폭등해서 많은 이득을 남겼다고 한다.
연해주에서 농사지어 돈 제일 많이 번 사람들은,
우리 ‘농업선교’에 가담했던 사람들이라고 이제 그렇게 알려지고 있다.
하루는 블라디보스톡 총영사가 이렇게 말했다.
“어디 그 돈 갚았다는 증서를 제게 좀 보여주세요.
사회주의 국가 사람들이 돈 빌려서 그대로 다 갚았다는 이야기는
제가 처음 듣습니다!” 라며 놀라워했다.
공산주의는 모든 게 국가 것이라서, 돈 빌리면 안 갚는 게 오래 된 전통이었다.
내년부터는 양돈사업을 해보려고 준비하고 있다.
물론 우리가 연해주 고려인 전체를 커버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단지 그들에게 ‘샘플링’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나님을 믿고, 이렇게 하면 살 수 있다!’는 모델을 단지 제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차츰, 우리가 하는 농업선교에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통일에 대한 대비>였다.
이 자리에 탈북 동포들도 같이 앉아 예배드리지만
만약 북한이 붕괴된다면, 5백만~1천5백만의 난민이 남쪽으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한다.
만약에 휴전선에서 기총소사를 해도(당연히 그렇게 하면 안 되지만),
사람들이 목숨 걸고 뚫고 넘어올 것이다.
이런 급격한 인구이동은 여러 가지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연해주가 열리면,
북한 동포들이 연해주로 자유롭게 이주해 갈 수 있는 물꼬가 트이면,
‘통일비용’을 엄청나게 절감할 수 있다고 본다.
‘인구이동’으로 인한 사회혼란도 연착륙시킬 수 있다.
북한이 막아서 지금 못 가지, 놀고 있는 연해주 개간을 위해서
러시아는 얼마든지 북한 주민들의 이민을 받아줄 것이다.
우리는 멋도 모르고 농업선교를 지금까지 해 왔는데,
지금 점점 느끼는 것은
이것이 장차 다가올 남북통일을 위한 모종의 준비단계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하나님의 섭리를 지금 느끼고 있다.
우리는 그저 평화통일 되는 것만 바라지 않는다.
남북의 힘이 합쳐져서 민족이 웅비하게 되고,
그것을 계기로 전세계 복음화에 앞장서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날 줄.. 기대한다.
무엇보다도 연해주 지역에서
한국과 러시아가 합작해서
서로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연합사업으로 나아가는 길에
지금 우리가 선구자로서 도로를 닦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여기 황량하게 넓은 땅에서 식량을 생산해서
요셉처럼
세계에 굶고 있는 백성들을 구제할 수 있다.
이런 꿈을 지금 우리가 꾸고 있는 것이다.
▶네 장막터를 넓히며 네 처소의 휘장을 아끼지 말고 널리 펴되
너의 줄을 길게 하며 너의 말뚝을 견고히 할찌어다
이는 네가 좌우로 퍼지며 네 자손은 열방을 얻으며
황폐한 성읍들로 사람 살 곳이 되게 할 것임이니라 사54:2~3
사람 살 곳이 못되는 황폐한 성읍 연해주 땅도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면, 사람 살 곳이 될 뿐만 아니라,
세계를 먹여 살리는 곡창지역이 될 줄 믿는다.
주께서 은혜를 베풀어 주시면, 그 '산지'(척박한 땅이란 뜻)를 우리에게 주시고
우리 북한 동포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어가서
개간해서 풍성한 소출을 얻게 될 줄 믿는다.
잉태치 못하며 생산치 못한 너는 노래할지어다. 구로치 못한 너는 외쳐 노래할지어다.
홀로 된 여인의 자식이 남편 있는 자의 자식보다 많음이니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사54:1
지금 우리 형편은 잉태치 못하는 여인 같고
잉태하더라도 생산치 못하고 유산하는 여인 같지만, (한국은 전도가 안 되지만)
이런 우리들에게
‘남편 있는 자의 자식보다 많은 자식들을 주실 줄’ 믿고 바라본다.
과거 분단 60년을 하나님께서 오늘까지 은혜로 인도해 주셨듯이
앞으로 70년이 될 때, 하나님께서 놀랍게 은혜로 모두 이루어 주실 줄 믿는다.
이 민족이 세계를 복음으로 섬기는 놀라운 역사를, 주께서 이루어 주실 줄 믿는다.
저도 앞으로 위 이사야 54:1~3절 말씀을 늘 외며, 붙잡고 기도하면서
황폐한 성읍들을 회복케 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날마다 찬양하며 살아가리라!
<08.10.05. 인터넷설교 녹취 *원제목 : 네 장막터를 넓혀라
▶황석영의 소설 「바리데기」전반부에 보시면,
북한 기근의 실상이 아주 적나라하게 잘 나타나 있습니다...
'소설가는 위대하다'는 느낌을 주는 소설이었습니다.
'◑명인 명설교편◑ > 김동호목사 명설교 (155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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